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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0] 제목 : ◈해피투게더◈ 10회 시나리오 (7/15)
#1. 유치원 밖 (밤, 비)
-비 맞고 있는 유치원.
-비닐 커버 씌워져 있는 수하의 자전거.
#2. 유치원 복도
-불 다 꺼져있는 가운데 한 창문에서 은은한 불빛 새어나온다.
-E, 태풍의 생일축하 노래. '생일축하 합니다. 생일축하 합니다. 사랑하- 사랑하-(멈추는)'
#3. 유치원 안
-반은 녹아 뭉게진 아이스크림 케익 위엔 은은한 촛불들.
태 풍 : (혼자 계면쩍, 중얼) 사랑..하는 사랑..하는 (괜히 실내 빙 둘러보며) 흠 흠. (씩 웃기
도) ... (이윽고 결심하고) 흠! 사랑하는 우리 수하씨 생일축하 합니다! (좋아라 박수 치
며 싱글벙글 바라보는데)
-수하, 굳은 표정으로 녹아 뭉게진 케익 물끄러미 쳐다보고 있다.
수 하 : (태풍 존재감 없다! 혼자만의 생각으로 골몰)
태 풍 : 수하씨 불, 불 안꺼요? 노래 다 했는데...
수 하 : (못듣고 그자세 그대로)
태 풍 : 수하-(방해 못하겠다)...(낮은 소리로) 수하씨! 수하씨? (두손 입에 모아) 수하-씨이~!
수 하 : (쳐다본다)
태 풍 : (여전히 두손 모아 낮게) 불 꺼요 불! 불 꺼야죠.
수 하 : (?) 네? 왜...(둘러보며) 무슨 일 있어요?
태 풍 : (여전히 두손 모은 채 낮은 소리로) 불이요 불!
수 하 : 태풍씨 손 떼구 그냥 말씀 하세요. 뭐라 그러는지 잘 안들려요.
태 풍 : 예? (몰랐다!) 예 손. 이게 왜 여기... 흐흐. 불 안꺼요? 이번엔 수하씨가 불 끌 차롄
데... 꺼요 어서.
수 하 : (케익으로 시선 옮기는, 착찹하다)
태 풍 : 내가 하나 둘 셋 하면요 셋에 셋 할때 그때 끄세요 예? 에이 더 가까이 앉아요. 더요.
- 케익에 고개 박고 있는 두 사람.
수 하 : (태풍 우울하게 쳐다보는데)
태 풍 : 잘 꺼요 수하씨? 셋에 셋에 끄세요! 하나 두울 셋!
- 수하 끄려는데 태풍이 먼저 단숨에 촛불을 끈다!
수 하 : (?)
태 풍 : (초 빼내고 아이스크림 찍어 먹으며) 와아- 생일 축하해요 수하씨! 진짜 어 진짜루 내
가 축하해요 수하씨! (손에 묻은 크림 먹으며 쳐다보는데) 어? (초 보고 수하 보고) 어?
아니 난요 ... 그냥 대고만 있었는데.. 입이 커서...
수 하 : (엷은 미소) 고마워요 태풍씨. 제 생일까지 기억해주구...
태 풍 : 어후 수하씨 생일을 내가 어떻게 잊어요. 달력에다가 빨갛게 표시해두구요 맨날 10일전
9일전 날짜만 세면서 살았어요. 이렇게 수하씨 만날줄 알았으면 하이-선물도 준비해
갖구 오는 건데... 난요 수하씨 없는 줄 알았어요. 어디 좋은 데 가서 지석이하구 둘이
서 근사한 생일파티 하고 있을 줄 알았-(아차!)
수 하 : (시선 떨구는)
태 풍 : (실수다!) 어후. ... (조심스런) 수하씨! 수하씨?
수 하 : (시선 떨군 채)
태 풍 : (낮게) 수하씨이~! 나 좀 봐요 예? 나 한번 봐봐요?
수 하 : (고개 들고 보면)
- 태풍, 우스꽝스런 표정 만들어서 웃기려고 애쓴다.
수 하 : (픽 웃음 터지는)
#4. 경기도 OO의 OO건물 근처, 채림 차 안 (밤)
- 잠복해 있는 경찰봉고차 한 대와 채림 차.
- 채림차 안, 지석과 채림 긴장해서 유리 너머 건물쪽 상황 주시하고 있다.
채 림 : (정면 주시한 채) 그놈들 나타나도 서검산 내리지마. 그냥 형사들한테 맡겨둬.
지 석 : (정면 주시한 채) ...
채 림 : 가스총 갖구 그놈들 권총 상대 못해. 사시미 칼 같은 거루 찔리기라두 하면 어쩔거야.
내리지마 어? (쳐다보는)
지 석 : ... (갑자기 눈 빛내며 가스총 꺼내든다)
채 림 : 어? (상황 보면)
- 검은 그림자 4~5명 건물 안으로 들어간다.
채 림 : 내리지마 서검사!
지 석 : (내리며) 꼼짝말고 안에만 있어. 문 다 올려.
채 림 : (걱정) 지석아? (불안해서 보는데)
- 지석, 형사들 지휘하면서 건물쪽으로 접근해 간다.
채 림 : (불안하다)
#5. OO건물(가건물 또는 폐건물) 안
-지석과 형사들 주위 살피며 은밀하게 추적중이다. 긴장된 분위기..
-이형사, 지석 앞으로 슬며시 서며 지석 엄호해준다.
지 석 : (그맘 알고) 이형사님도 조심하세요.
이형사 : (미소)
-지석과 형사들, 2개조로 흩어져 추적한다.
#6. 건물 밖, 채림 차안 (밤)
-불안한 채림. 건물 고요하기만, 안 상황 알수가 없다.
-채림, 답답하고 갈등하다가 내린다. 가스총 겨누며 조심스럽게 건물쪽으로...
-순간 제풀에 놀라 간담이 서늘해지는 채림.
채 림 : (흘기며) 고집불통! 야 임마? 너 오늘 다치기만 해봐 너? (조심조심 안으로) 손톱 하나
라두 부러졌단 봐라 내가 너 나머지 손톱두 다 부러뜨려 버릴거야. 제발 다치지마. 다치
지마라 서지석.
#7. 건물 안
-마약 밀매 중간책, 4~5명의 덩치들로부터 막 가방과 가방 교환하려는데,
-지석과 형사 두명 총을 겨누며,
지 석 : 움직이지 말고 조용히 가방들 내려놔. 가방 내려놔. 난 서울지검 강력부 서지석 검사다.
- 덩치들 눈치보며 가방 놓는다.
지 석 : 손 올려! 올려 손! (고함) 이형사님 여깁니다! 이형사님?
- 이형사들 대꾸없다!
지 석 : (불안, 못기다리겠고 형사 둘 향해 가까이 가자는 싸인) ...(긴장해서 다가가는, 예민해
져서) 움직이지 말랬잖아 이새끼야! (형사 총 뺏아 엄호해주며) 소지하고 있는 무기부
터 압수하고 수갑 채우세요.
-형사들 몸 수색하고, 지석, 잠시 이형사 찾아 두리번거리는데, 그때 덩치 두명이 형사 한방 먹
이고 지석쪽으로 확 밀어버린다. 지석 총 놓치고 줍는 사이, 덩치 둘 마약가방 들고 도망친다.
-형사 한명과 다급하게 뒤쫓는 지석. (나머지 한명은 나머지 덩치와 마약중간책 수갑 채우고..)
#8. 건물 일각
-채림, 어두컴컴한 건물 안 살피며 소리나는 쪽으로..
-뭔가 후다닥 뛰어오는 소리 들리고, 채림 바짝 긴장하는데,
-채림, 달아난 덩치 두명과 맞닥뜨린다!
채 림 : (얼어붙어서 가스 총만 겨누는)
덩 치1 : (가소롭다! 권총 꺼내 겨누면서 동료 향해 싸인)
덩 치2 : (사정없이 날린다! 한대 두대)
채 림 : (고꾸라진다)
-덩치들 달아나고, 한발 늦게 달려온 지석과 형사들 달아나는 덩치들 눈으로 보면서 추적하는데,
채 림 : (E, 신음) 지..석아 서..지석.
지 석 : (놀라서 돌아보면)
-채림 구석에 널부러져 있다.
지 석 : (? 가까이 가서 보면) 채림아? (부축해 안으며) 너 너? 꼼짝말고 안에 있으랬잖아? 괜
찮아? 윤채림 괜찮아 어?
채 림 : (입가에 피 흐르는, 기운없는) 넌? 안다쳤어? 걱정돼서 앉아있을 수가 있어야지. 어디
다친 데 없어? 괜찮아? 정말 괜찮아?
지 석 : (깊게 보는, 가만히 그 피 닦아준다)
채 림 : (따뜻하다. 빤히 응시하는데)
지 석 : (버텨내지 못하고 피하며) 가자. (일어나 굳어서 앞서 나간다)
채 림 : 야 나 안일으켜줘? (일어나며) 같이가. 야 임마?
지 석 : (성큼 걸어나가는, 혼란스럽다)
#9. 유치원 앞 (밤, 비)
-우산 완전히 수하쪽으로 기울여 받쳐들고, 몸은 수하랑 거리를 두고, 태풍과 수하, 걸어온다.
-태풍, 바깥쪽 어깨 다 젖었다.
수 하 : (느끼고 젖은 어깨 보는)
태 풍 : (싱글벙글 기분 좋다!)
수 하 : (우산 태풍쪽으로)
태 풍 : (다시 수하쪽으로)
수 하 : (멈춰서서 바라보는)
태 풍 : (?) 왜..왜요?
수 하 : (우산 태풍쪽으로 기울여서) 감기.. 감기 걸려요. 똑같이 반반씩 나눠 쓰구 가요. 네?
태 풍 : (따뜻해져서 끄덕끄덕) 예.
수 하 : 가요.
태 풍 : (순한 양처럼) 예.
수 하 : 어깨 붙이구 걸어요. 비 맞아요.
태 풍 : (순한 양처럼) 예. (어깨 붙이는데 무지 떨린다) 흠 흠.
수 하 : (뭔가 생각, 시선 바닥에 향한 채) 태풍씨.
태 풍 : 예- 수하씨.
수 하 : 저 오늘 늦게 아주 늦게 집에 들어갈 건데 그때까지 저랑 친구해 주실래요?
태 풍 : 예?
수 하 : 그냥 이대루 광화문까지 왔다갔다 해두 좋구요 아님 밤 늦게까지 하는 놀이공원 같은
데루 가두 좋아요. 그냥 아무데로나, 아 그럼 되겠다. 태풍씨 우리 심야영화 보러 가요.
한편에 두시간씩 잡으면 영화 끝나면 1시 반, 1시 반이면 오늘 아니구 내일 되는 거 맞
죠? 태풍씨 우리 영화보러 가요.
태 풍 : 저기 수하씨 있잖아요? 나두요 내맘도 수하씨랑 지금 똑같거든요. 더 같이 있고 싶죠.
이대루 헤어지는 거 나두 나두 싫어요 수하씨. 근데요... 지석이, 지석이 그녀석, 바쁘
단 일 끝내놓고 지금쯤 수하씨만 목빠지게 기다리고 있을 건데... 어떻게 그래요? 다음
에, 우리 다음에 가요 수하씨. 다음엔 내가 꼭 데리고 가께요. 약속하께요 내가.
수 하 : 광화문두 싫구 놀이공원도 싫구 영화 보는 것두 싫음, 그럼 태풍씨 좋은 데루 태풍씨
가고 싶은 데로 가요. (앞서 걸어나간다)
태 풍 : (??) 수하씨 비 맞아요 비. (뛰어가 우산 씌워주는)
-나란히 걸어내려가는 태풍과 수하.
#10. 박하 꼬치구이집 안 (밤)
-박하, 손은 꼬치 굽는데 시선은 다른 데 가 있다. 이렇게 봤다가 저렇게도 봤다가..
박 하 : (이쁘다! 입엣말로) 수,수하씨?
- 바에 나란히 앉아있는 태풍과 수하. 수하는 시선 떨구고 멍하니 소주잔 바라보고 있다.
태 풍 : (끄덕끄덕, 입엣말로) 이쁘지? (양 엄지 손가락 들고서) 무지 이쁘지?
박 하 : (보고 좋아서 그렇다고 엄지 손가락 내미는)
태 풍 : (씩 웃고는) 수하씨 얘가 그 박하사탕 박하덴요 수하씨가 무지 이쁘대요. 자기가 여태껏
본 여자들 중에서 수하씨가 최고래요.
수 하 : (박하 보고 옅은 미소로 목례한다)
박 하 : (기분 좋다!) .. (안주 내주며) 수,수하씨 또,똥집 드,드세요.
수 하 : (고맙다고 목례)
-박하, 다른 손님 서빙하고,
태 풍 : 나하구 젤루 친한 녀석이예요. 나 고아원 들어간 날 저 녀석두 눈물 찔찔 짜면서 왔더
라구요. 덩치는 산만한 놈이 무슨 외로움을 그렇게 타는지, 나보담두 저자식이 먼저 즈
이 가족들 찾아야되는 건데, 저자식한테 갈 행운까지 내가 다 뺏은 거 같아서 솔직히
좀 그래요. 무지 착한 놈이거던요. (쳐다보는데)
수 하 : (가만히 보고 있는) 태풍씨두 그래요. 태풍씨, 참 좋은 사람이예요.
태 풍 : 에이 말두 안돼요. 착한 사람이 어디 장마비에 몽땅 다 떠내려갔대요 내가 착하게? 에
이 수하씨도...
박 하 : 아,아녜요. 태,태풍이 차,착해요 수,수하씨. 태,태풍이가 어,얼마나 수,수하씰 사,사랑하
는데~,
태 풍 : 임마? 너 왜 그래?
박 하 : (계속) 동생 위,위해서 수,수하씨 아,안사랑하는 척 하,하고, 보,보고 싶어도 하,하루종
일 자,잠만 자,자고... 수,수하씨 하고 지,지석이가 모,몰라서 그,그렇지 태,태풍이 마,
맘이 요,요즘 어,얼마나 아,아픈데요. 그,그래도 표 아,안내고 매,맨날 우,웃잖아요. 태,
태풍이 우,웃는 거 소,속으룬 우,우는 거예요.
수 하 : ... (몰랐다!)
태 풍 : 하이 자식! 가! 가 임마! 안그러던 놈이 갑자기 웬 수다야? 손님 불러 임마!
수 하 : 몰랐...어요.
태 풍 : 뭐,뭘 몰라요. 어후 자식이 괜한 말 한거예요. 술 마셔요. 아까 술 마시고 싶댔잖아요.
자요. (하는데)
수 하 : (바라보며) 미안해요.
태 풍 : 어후 수하씨가 뭐가 뭐가 미안해요? 미안은 박하사탕 저자식이-
수 하 : 생각 못했어요. 나 없는 줄 알면서두 태풍씬 케익 사들고 왔는데, 10일전 9일전 날짜
세면서 기다렸단 말두 했는데...그맘이 어떤 마음인지... 나...생각 못했어요. 한번두 생
각 안해봤어요.
태 풍 : 생일파티 같이 했잖아요. 헛탕인줄 알고 간건데 그럼 된거죠. 내가 수하씨한테 해줄수
있는 것도 딱 그만큼 뿐인데요 뭐. 것두 지석이 놈이 펑크를 내주니까...
수 하 : ... 태풍씨 난요-
태 풍 : 알아요. 접때 우리아버지 무덤 앞에서 내가 그랬죠. 죽을 때까지 오래오래 수하씰 지석
이 아내 제수씨로 사랑하겠다고... 그럴거예요. 솔직히 아직은 나두 왔다갔다 헷갈리는
데요, 앞으론 지석이 그놈 사랑하는 것만큼 똑같이 수하씰 사랑할 거예요. 다른 맘 아
니예요. 아닐.. 거예요.
#11. 채림집 앞, 채림 차 안 (밤, 비)
-채림차 와서 멈춰선다. (지석 운전하고 채림 조수석에)
지 석 : ... (굳어있다)
채 림 : ... (보고) 그놈들 놓쳐서 그래? 나머지 3명 검거해 놨는데 무슨 걱정이야.
지 석 : 내리자. (내린다)
-지석, 우산 받쳐들고 조수석으로 가는데, 문득 채림집 쳐다보게 되고,
-채림집 대저택이다!
지 석 : (다른 세계다!)
채 림 : (우산 속으로 들어오며) 우리집 첨이지? 하긴 니가 나 데려다 준 것두 첨이다.
지 석 : 다친 덴 괜찮아?
채 림 : 괜찮아. 사실 그 깡패놈 펀친 별거 아녔는데 안되겠다싶어서 그냥 고꾸라진거야. 더 맞
아봐? 강력부 검사두 아니고 낼 출근하면 뭐라들 그러겠어?
지 석 : 나 때문에 고생했어. 들어가 쉬어.
채 림 : 너하구 같이 있어서 난 내내 설레고 흥분됐어.
지 석 : ...
채 림 : 질문 하나 해두 돼?
지 석 : ...
채 림 : 이번주 일요일에 뭐해? 선약 없음 나하구 데이트 하자. 일터 말구 다른 데서 니 얼굴
보구 싶어.
지 석 : 선약 있어.
채 림 : 없는 얼굴인데?
지 석 : (수하생각으로 어두운) 있어.
채 림 : (좀 보다가) 가. 들어가께. (대문으로 벨 누르고) 내차 갖구갈래? 정류장까지 멀어.
지 석 : 잘 자. (걸어내려간다)
채 림 : (그 뒷모습 잠시 보다가 들어간다)
지 석 : (잠시 멈춰서나 안돌아보고 걸어나간다)
#12. 박하 꼬치구이집 안
-수하 술 취해 엎드려있다.
태 풍 : 수하씨 물 물 먹어요. 여기요 여기요 수하씨.
수 하 : (싫다고 손사래) 딸꾹!
태 풍 : 그럼 일어나요. 집에 가야죠. 벌써 많이 늦었어요.
수 하 : (벽시계 노려보며 도리질) 딸꾹! (*12시 30분쯤)
태 풍 : 으이- 하마아이씨한테 나 맞아죽어요 수하씨.
박 하 : 어,어떡하냐? 수,술 마,많이 마셨어?
태 풍 : 아니. 소주 딱 두잔 원샷하고 그담부턴 내가 사이다로 바꿔 바꿔줬거든. 근데 자기가
소주 마신줄 아나봐. 하이 죽갔네 이거. 하마아이씨 알았다간 또 으이-, 박하야 내가
약도 그려주께 니가 우리수하씨 좀 업고 집까지 바래다주구 와라 어?
박 하 : 내,내가?
태 풍 : 장산 내가 알아서 다 다 하께. 청소도 한다 내가. 나 인제 청소 잘해 임마? 야구장 청
소 내가 다 하잖아?
박 하 : 그,그냥 지,집앞에 더,던져 노,놓구 오,오면 돼?
태 풍 : 자식이 매너없이. 임마 벨은 눌러주구 와야지 벨은.
박 하 : 아,알았어. 야,약도 그,그려. (앞치마 벗는다)
태 풍 : (열심히 약도 그린다)
박 하 : (엎드려있는 수하에게 가서 등 내밀고) 어,업혀요 수,수하씨.
수 하 : (잠든 듯)
박 하 : 빠,빨리 어,업혀요. 수,수하씨? 수,수하씨?
태 풍 : 하이 자식 그냥 업어 니가 업어 임마? 정신두 없는 사람보구 업혀요 업혀요 그런다구
업히냐? 내가 널 뭘 믿구 어이구 약도나 봐 임마. 가서 헤매지말고. 자.
박 하 : (약도 보는데)
-태풍의 약도, 코믹하게! (길 위에 수하집만 그려놓았다든지, 수하집앞만 전봇대 담벼락 계단 등
자세하게 그려놓았다든지...)
박 하 : (??)
태 풍 : 잘 찾아갈 수 있겠어? 약도대루만 가면 돼. 약도대루. 등 내밀어. 업자.
-태풍, 수하를 일으켜 박하 등에 업힌다.
태 풍 : 조심해. 조심해 임마.
박 하 : 조,조심 해,했어. 가,갔다 오,올게.
태 풍 : (수하 걱정된다!) 어. 갔다와. 하마아이씨가 너 누구냐 그럼 그냥 지나가는 사람이라구
그래. 절대루 나 안다 그럼 안돼 어?
박 하 : 어. (가는데)
태 풍 : (보다가) 야 박하야!
박 하 : (돌아본다) 왜,왜?
태 풍 : 어? 아 아냐. 가.
박 하 : 어. (가는데)
태 풍 : (다급한) 야 박하! 박하! (다가가서) 아무래도 안돼겠다야. 수하씨, 내가 내가 데려다주
께.
#13. 달리는 택시 안 (밤, 비)
-지석, 굳어서 있다.
-지석, 선물 케이스 꺼내 무겁게 내려본다.
지 석 : (생각이 많다)
#14. 수하집 앞 (밤, 비)
-택시 출발한다.
#15. 수하집 거실 - 계단
-수하 업은 태풍, 고개 푹 떨구고 서있고, 필중 야구방망이 들고 사납게 노려보고 있다.
태 풍 : 아이씨 그게 아니구요 어떻게 된거냐면요-
필 중 : (야구방망이로 쿡쿡 찌르며) 시끄러 시끄러 임마. 너 오늘 내손에 죽었다 임마. 얼른 수
하나 옮겨. 얼른?
태 풍 : 저기 아이씨 아니 사둔어른, 안사둔 어른 깨시잖아요. 보험 파신다구 웬종일 발바닥에
땀나실텐데 그냥 조용히 조용히 넘어가요 예?
필 중 : (방망이 휘두르며) 주둥이 닫구 올라나가 임마. (방망이로 쿡쿡 밀며) 올라가. 올라가.
-태풍, 필중에게 밀려 올라간다.
#16. 수하방
-태풍, 수하 눕히고 이불 잘 덮어주려는데, 필중 사납게 태풍을 밀어낸다.
필 중 : 나와 나와 임마. 어딜 만져 뭘 만져 자식아? 어후 이놈을 그냥 (방망이 확 휘둘며) 콰
악-!
태 풍 : (피하는)
필 중 : 너 임마 사실대루 있는 고대루 말해 어? 우리딸하구, 너 지금 우리딸하구 여직껏 어서
있다가 아니 뭐하다가 뭐하다가 왔어 어? 빨리 말해. 빨리 말 안해.
태 풍 : 아니요. 다른 날두 아니구 오늘이 수하씨 생일 생일 아닙니까 아이씨? 사둔..어른? 그
래서요 유치원서 1차루 생일파티 딱 하구요, 내 친구가 술집을 하거든요. 돈두 없구해
서 그냥 거기 가서 2차루 소주파티-
필 중 : 뭐야? 뭐야 임마? 소주파티? 소주파티 임마? 하이 이자식이 그런데. 야 야? 우리딸 생
일파틸 왜 니가 해 임마? 애비두 있구 지에미두 있구 어 지석이 우리 서검사두 있는데
왜 니가 해 임마?
태 풍 : 지석이가 바빠서요.
필 중 : 뭐? 걸 말이라구 지껄이냐 어? 이자식이 근데-
수 하 : (E) 아빠!
두사람 : (동시에 돌아본다)
수 하 : 내가 하자 그런거예요. 지석오빠 바쁘대서. 생일날 혼자 있기두 싫구...비두 오구... 지
석오빤 바쁘대구... 아빠! 태풍씨 내가 부른거예요. (눈물 그렁한) 늦게까지 걱정 끼쳐
서 죄송해요 아빠.
필 중 : (놀라서) 왜..그래? 지석이하구 무슨 안좋은 일 있어?
태 풍 : (수하 쳐다보는)
수 하 : 아뇨. 그런 거 없어요.
필 중 : 니 엄마 얘기룬 서검사한테 돈 빌려줬다던 그...(하다가) 무슨 일 있으면 혼자 끙끙거리
지말구 상의해.
수 하 : 그럴게요. 아빠 자리 좀 비켜주실래요? 태풍씨한테 할말이 있는데...
필 중 : 어? 그러자. (나가며 귓엣말로) 얘기만 해 임마. 얘기만!
태 풍 : 여기 일에 신경 끄구요 속 쓰린데 가서 시원한 꿀물이나 한잔 타다 주세요. 설탕 말구
요 꼭 꿀루 해요 아이씨 예?
- 필중 나가고 태풍과 수하, 두사람만 남는다.
태 풍 : ... (어색해서 씩 웃는)
수 하 : ...
#17. 수하방 앞
-필중, 야구방망이 들고 문에 바싹 붙어서 안의 동태 살핀다.
-필중, 아무래도 안되겠어서 문 살짝 연다.
태 풍 : (E) 에이 왜 울어요? 진짜 아이씨 말대루 지석이하구 뭔 문제 있어요? 접때 지석이한테
온 그차, 잘못 온 거라면서요? 그쪽 아버지가 지석이하구 그집 딸 사일 오해해서 보낸
거라면서요? 수하씨가 그랬잖아요?
필 중 : (?)
#18. 수하방
-수하와 태풍, 나란히 침대에 걸터 앉아있다.
태 풍 : 아니죠? 그 윤채- 맞다 윤채림이라 그랬다! 그 윤채림이란 여자검사하구 우리지석이
진짜루 뭔 일 있는-(하다가 뭔가 떠올라서) 검사?
#19. 비전
-6부 #3, 명함 쥐어주던 채림!
-9부 #5, 지석 입에 입맞춤 하던 채림!
#20. 수하방
태 풍 : (뭔가 짚히는) ... (고개 홱 돌려 수하 본다)
수 하 : (시선 떨구고 있는)
태 풍 : (수하 팔 잡고) 나 봐요. 나 한번 봐봐요 수하씨?
수 하 : (고개 든다. 눈물 그렁한데 미소 만들어서) 잘 될 거예요. 걱정 마세요. 지석오빠, 내가
잘 알아요. 오빠가 먼저 아무말 안하면 오빠한테 아무일 없는 거예요.
태 풍 : (끄덕이기만)
수 하 : 잠시 요란하게 퍼붓다가 그치는 소나기 같은 거였으면 좋겠어요. 소나기 지나가구 나면
하늘두 맑구 나무도 더 푸르고, 어떤 날엔 무지개두 보이잖아요? 그런 거였으면 좋겠어
요.
태 풍 : 예 소나기예요.
수 하 : 고마워요. 그렇게 말해줘서. 그리구 오늘 많이 고마웠어요.
태 풍 : (아니라고 도리질)
수 하 : 태풍씨! 우리, 계속, 아즈버님 제수씨... 하는 거죠?
태 풍 : (끄덕끄덕) 예. (일어난다) 그만 가보께요.
수 하 : 아빠 뵙기두 그렇구 저 안나갈래요. 잘 가세요 태풍씨.
태 풍 : 예. (간다. 문 열다가 돌아서서) 우산이 필요하면 언제든지 나 찾아와요. 내 삐삐번호
알죠? 수하씨가 부르면 언제든지 달려오께요. 언제든지요. (나간다)
수 하 : ...
#21. 수하집 앞 (밤, 비)
-태풍, 무겁게 나온다. 계단 내려오면서 수하집 올려다본다.
-태풍 골목으로 걸어나가는데, 반대방향에서 지석 오고 있다.
태 풍 : (멈추고 보고 있는, 아는 우산이다)
지 석 : (보고 멈춰선다, 본능적으로 수하집 쳐다보고, 한숨 내쉰다, 이런 상황 싫다!)
태 풍 : 늦었다?
지 석 : (모른체 무시하고 지나가는데)
태 풍 : 수하씨, 니여자다! 니여자 아프게 하지 마라.
지 석 : (좀 어이없고 기분 상한다) 내여자한테 관심 꺼라. 더 이상의 관심 참견 무례, 용서 안
한다.
태 풍 : 무롄 니가 하고 있어.
지 석 : (홱 돌아본다)
태 풍 : 나 니형이다! 옛날에도 그랬고 지금도 그래! 아버지어머니 살아계실때두 그랬고 아버지
어머니 돌아가시고 난 지금도 그래. 넌 아니래도 난 그래. 나 니형이야. 아버지어머니가
만들어주신 거야. 내맘대루 니맘대루 누구 맘대루도 어떻게 할수 없어.
지 석 : 허! 아버지? 누구 누구한테 아버지? 우리아버지 돌아가시게 한 느이아버지? 우리엄마
죽게 만든 느이아버지?
태 풍 : 사고야. 사고였어.
지 석 : 사고? 허! ... 뙤약볕에 앉아 한웅큼 또 한웅큼 정성을 다해 모래성을 쌓아놓으면 파도
란 놈은 한입에 그 모래성을 삼켜버리지. 욕심이 많은 놈이야. 그렇게 먹고도 1분도 안
돼 또 덤벼들거든. (쏘아본다) 우리한텐, 늬들 부자가 그래.
태 풍 : 한가지만 알아둬라. 수하씨 포기한 거, 내가 니형이니까 한거야! 너만큼 수하씰 사랑 못
해서가 아냐. 상대가 너만 아니었어도 나 끝까지 갔어. 가진거 배운거 내세울 거 없는
나지만 끝까지 끝까지 했을거야. 그러니까 함부로 하지마. 상처두 내지마. 너 때문에 울
게 하지마. 혼자 비 맞게 내버려 두지마. 그럼 관심 끄께. 참견 안하께. 잘 자라. (걸어
내려간다)
지 석 : 니가 정말 원하는 게 뭐야 서태풍? 수하야?
태 풍 : (안돌아보고) 수하씨면, 니가 물러날래? (걸어내려간다)
지 석 : ... (굳어서 걸어올라간다)
-서로 반대방향으로 걷고있는 두 형제...
-금새 텅 비는 수하집 앞... (F.O)
#22. 수하 유치원 앞 (아침)
-아침햇살 내리쬐는...
-착 가라앉은 수하, 생각이 많은 얼굴로 걸어온다.
-수하 안으로 들어가려다 뭔가 발견하고 ?해서 걸음 옮기는데,
-햇살 아래 비닐 씌워져있는 수하의 자전거다!
-수하, 가까이로 가서 ?해서 내려보는데 언뜻 떠오르는...
#23. 비전 (9부 #63)
-태풍, 쓰러져 있는 우산 가지고 와서 수하를 씌워준다.
수 하 : (슬픈 눈으로 바라보는)
태 풍 : (바라보는) 감기...감기 걸려요. (엷은 미소)
#24. 수하 유치원 앞
-수하, 그 비닐 만져본다. 따뜻한 느낌이다.
수 하 : 고마워요 태풍씨.
-수하, 하늘 한번 쳐다봤다가 그 비닐 뜯어낸다.
#25. 윤주방 마당 (아침)
-요란한 음악소리!
#26. 윤주방
-태풍, 윤주 기타 들고 연주하는 시늉 하고 있다!
태 풍 : 잘 하지? 오빠 죽이지 윤주야?
윤 주 : (바나나우유 화분 분무질 하며) 어. 오빠 잘해. 멋있어.
태 풍 : 윤주야! 거 왜 김경호가 잘하는 거 있잖아? 헤드빙빙이냐 뭐 이거 이거 있잖아?
윤 주 : 헤드뱅잉?
태 풍 : 어 그래 그거. 너두 클럽에서 노래할 때 헤드뱅뱅 그거 해?
윤 주 : 응. 노래에 따라.
태 풍 : 거 되게 멋있던데. 어떻게 하는 거야? 그냥 무조건 이 헤드만 돌리면 되는 거야? 나 한
번 가르쳐줘봐.
윤 주 : 노래방 가서 하게?
태 풍 : 노래방은. 자식이 오빨 어떻게 보구. 태지 유치원 가서 할거야. 담에 학부형 장기자랑
또 있으면 그때 할려구. 연습 잘 해갖구 담번엔 이거 이거 해야겠다 어? 가르쳐줘봐.
윤 주 : (웃는) 출근 해야지.
태 풍 : 흐흐 출근? 그 출근이란 말은 자꾸 들어도 기분 좋다야. 출근. 그럴게 아니라 윤주야
오빠도 아예 양복 한벌 사까? 양복 입구 넥타이 탁 매고 나가면 야아 기분 죽일건데!
윤 주 : (가만히 보다가) 오빠 양복 입구 싶어?
태 풍 : 폼 나잖냐. 지석이 그자식 요즘 얼마나 폼나는데? 이 입은 걸루만 보면 그자식이 꼭 내
형 같다니까. 태지 그놈도 나보다 지석일 더 좋아하잖아. 지석이가 지 우산이래나 뭐래
나. 내가 생각하기엔 그게 다 이 옷 때문이거든.
윤 주 : (안돼 보인다) 가자 오빠. 늦겠어. 헤드뱅잉 하는 건 저녁에 가르쳐주께. 저녁에 해 우
리.
태 풍 : 그럴래. 그래 뭐. (음악 끈다)
#27. 거리
-태풍과 윤주 나란히 걸어온다. 태풍, 윤주 기타 둘러매고 있다.
윤 주 : 기타 놔두구 오지. 필요두 없는데.
태 풍 : 임마 폼나잖아. (하다가) 왜 저녁에 클럽 안나가? 노래 안해?
윤 주 : 어? 어.
태 풍 : 왜? 그러구보니까 요즘 계속 일찍 들어왔네. 너두 짤렸어?
윤 주 : 어? 아니. 그냥. 그냥 피곤해서 좀 쉬려구.
태 풍 : 어디 아픈 데 있는 건 아니지? 요즘엔 밤엔 수능공부도 안하는 거 같던데.
윤 주 : 아픈 덴. 없어 그런 거. 나 씩씩한 거 오빠 몰라서 그래?
태 풍 : 모르긴 임마. 니 별명이 천하무적 로보트 아냐 로보트.
윤 주 : 맞아. 나 천하무적 로보트야. 로보튼, 절대 안죽지 오빠? 왜 총 맞고 대포 맞아도 끝까
지 살아남잖아.
태 풍 : 그러니까 천하무적이지. 로보트구 사람이구 원래 주인공은 안죽어. 비겁하게 엑스트라
들 다 죽어도 저는 절대 안죽잖아.
윤 주 : 응.
태 풍 : 윤주야 저녁에 우리 떡볶이 떡볶이 해먹으까? 달걀 삶아가지구 라면사리도 좀 넣구 매
콤하게 해서? 어때?
윤 주 : (가만히 태풍 팔짱 끼고 얼굴을 갖다댄다)
태 풍 : (?)
윤 주 : 나 오빠하구 오래오래 같이 살구싶어. 오래오래.
태 풍 : 자식이. 임마 시집 가야지 시집. 시집 안가?
윤 주 : 안갈래. 오빠하구만 살래. 이렇게 오빠하구만. 하느님이 그정돈 해주겠지 오빠? 우리
오래 떨어뜨려 놨으니까 그만큼은 해줄거야. 응?
태 풍 : (?해서 보는)
#28. 필두 거실
-안방과 건넛방에서 동시에 문 열리고, 문주와 필두 나온다. 시선 마주치면 서로 피하면서 동시
에 들어가는 두사람. 문 닫힌다.
안 방 : (E, 상대 의식해서 크게) 흠 흠.
건넛방 : (E, 의식해서 크게) 흠 흠.
#29. 필두 안방 - 건넛방 동시에
-안방, 필두 문에 등대고 앉아서
-건넛방, 문주 문에 등대고 앉아서
필 두 : 또 아이스크림집 갈거냐?
문 주 : 깡패 넌 잠이나 자.
필 두 : 이 가시내야. 잠도 모자라면서 뭔 정신으로 맨날 거기로 출근을 해샀냐? 먹고 싶으면
요앞 수퍼 가서 사먹어. 사오까? (벌떡 일어난다)
문 주 : 관둬.
필 두 : 야?
문 주 : 왜?
필 두 : 내 프로포즈에 아직 대답 안했다? 싫다는 거야 좋다는 거야? 뜻을 분명히 해.
문 주 : (선뜻 대답 못하겠다)
필 두 : 후딱 대답해. 니가 지금 상황을 한참 몰라서 그런데 너 지금 시간 없어. (스스로에게)
섬이냐 이 조필두냐 하이 가시내 저거-
문 주 : 내빚 정말 니가 다 갚아줄거야?
필 두 : 속고만 살았냐? 야 너 나하구 살래 말래?
문 주 : ...
필 두 : 야 서문주! 나하구 살거면 지금 겨나오고 안살거면 내가 외출한 뒤에 겨나와. 알았냐?
(스스로에게) 가시내 니얼굴 보구 내손으루 널 어떻게 넘기냐? (큰소리로) 야 안살거면
서 겨나오면 너 내손에 죽을줄 알아?
문 주 : ...
#30. 필두 거실
-필두 나온다. 건넛방 좀 초조해서 바라본다.
-건넛방 아무 반응없다.
필 두 : ... (낙담하는) ... (착 가라앉은) 가시내 지 복을 지 발루 걷어차구 있네 저게. (한숨
푹) ... (슬픈 얼굴로 현관으로 가고, 신발 신으며) 그래. 사람 싫으면 돈이 무슨 소용이
야. 나두 가시내 너 만나기 전까진 돈이 최곤줄 알았는데, 그게 꼭 그런 거만은 아니더
라. 니가 나 싫은데 어쩌겠냐? (문 열고 나가려는데)
-건넛방에서 문주 나온다.
필 두 : (쳐다보는데)
-문주, 원피스류의 청순하고 단아한 옷차림으로 서 있다.
필 두 : (? 놀라는)
문 주 : 결혼식, 할거지? 그냥은 안살거야. 야 깡패, 쓰는 김에 좀 더 써. 나 결혼식 꼭 하구싶
어.
필 두 : (멍해서) 어 어.
문 주 : 너나 나나 여태두 막 살아왔는데 결혼까지 그렇게 하는 거 나 싫어. 야 깡패 할래 말
래? 할거면 빨리 겨들어오구 말거면 문 열고 나가.
필 두 : (다급하게 신발 벗고 들어온다) ... (계면쩍 쳐다보는)
문 주 : 안아줘.
필 두 : 어? (안는다)
문 주 : 꽉.
필 두 : (꽉 안는다)
문 주 : 고마워. 정말 고마워. 너한테 잘하께. 나 정말 잘하께. (눈물 흐르는)
#31. 은행 현금지급기 (낮)
-윤주(아르바이트 차림), 현금 인출하고 있다. 통장도 정리하고.
-윤주, 통장 잔액 확인하는데, 어두워진다.
-거울 속 자신의 모습 쳐다보는 윤주. 그 얼굴 천천히 만져본다.
윤 주 : (저도 모르게 눈물 흐르는, 많이 두렵다!)
#32. 병원 전경 (낮)
#33. 신장내과 닥터실
신 엽 : 예? 한번두 정말 그 뒤로 한번두 안왔어요?
의 사 : (끄덕) 딴 병원으루 간게 아닌가 했는데.
간호사 : 한번 왔었어요.
신 엽 : 예?
간호사 : 수술비며 통원 치료비 그리구 가능성이 있는지 물어보구 갔어요. 아마 돈 때문에... 수
술을 못받으면 평생 혈액투석을 받아야 된다고 알려줬더니 아무말 없이 그냥 가더라구
요.
신 엽 : (눈물 날것 같다) 수술 수술 하면 되잖아요. 수술해요. 얼른 수술해요. 으이-
의 사 : 하지윤씨한테 맞는 신장을 찾는 게 급선무예요. 수술은 그런 다음에나 가능한 일이예
요. 가족들부터 검살 해보자 그랬는데...
신 엽 : 으이- 걔한테 가족이 어딨어요? 없어요. 달랑 걔 혼자예요. 나부터 나부터 검사 해봐
요 예? 얼른 얼른 검사하러 가요. 뭐해요 안가고.
의 사 : 조건 맞는 신장을 찾는 게 여간 힘든 일이 아녜요. 한형제 지간이래두 수술조건이 꼭
맞는 신장, 사실 힘들어요.
신 엽 : 그러니까 어서 내 배부터 갈라요. 맞는지 안맞는지 확 갈라봐야 알거 아녜요? 내꺼 안
돼면 딴놈 꺼도 있어요. 내가 다 다 준비해 왔으니까 걱정말고 내 배부터 갈라요. 어서
요.
의 사 : (?) 준비해 왔다뇨 뭘?
신 엽 : (의사 잡아끌고 나가며) 못믿겠으면 나와봐요. 신장, 신장들 천지예요 예? 내가 다 준비
해 왔다니까요?
#34. 병원복도
-신엽, 의사 끌고 나온다.
-양 벽에 질서정연하게 줄지어 서 있는 웨이터들.
신 엽 : 마음대루 골라요. 마음대루. 얘요? 얘 어때요 얘?
의 사 : (?)
신 엽 : 야 인사들 해라. 늬들 배 갈라줄 의사선생님이다. 너부터 차례로 시작해.
-웨이터들 한사람씩 차례로 군기 잡혀 인사한다!
의 사 : (??)
신 엽 : (진지하다)
#35. 백화점 남성복 코너
-윤주, 매장 돌며 디스플레이 된 양복들 유심히 살펴보고 있다.
-마네킹 입은 한 양복, 윤주 눈에 들어온다. 멈춰서고.
직 원 : 어떤 분이 입으시게요?
윤 주 : 우리오빠가 입을 건데, 아 20대 후반이예요.
직 원 : 평소 즐겨 입으시는 스타일 같은 건...?
윤 주 : 평소..예요? (슬퍼진다) 그냥 아무거나 다 잘 어울려요.
직 원 : 예에 그러세요. 그럼 하시는 일이나 다니시는 직장 분위기에 맞는 스타일로 선택하세
요. 어떤 일 하시는 분이신데요?
윤 주 : ...
#36. 인써트
-야구장 화장실 청소하고 있는 태풍!
#37. 백화점 남성복 코너
윤 주 : (슬프다!)
직 원 : 손님?
윤 주 : 양복 한벌 사면서 다니는 직장까지 말해야 돼요? (마네킹 입은 양복) 그냥 이걸루 할래
요. 이런건 얼마해요?
직 원 : 상의가 OOO원 하의가 OOO원이니까 한벌에 OOO원이네요.
윤 주 : 네?
직 원 : OOO원이라구요. 셔츠랑 넥타이까지 하시면 구,십만원 정도 더 생각하시면 되구요.
윤 주 : (축 처지는) 다음에 올게요. (가는데 뒤돌아 그 양복 봐지는)
#38. 하행 에스컬레이터
-윤주, 우울한 얼굴로 진열상품들 둘러보는데, 윤주 또 어지럽다. 휘청하고..
-윤주, 주저앉는다. 주저앉은 채 내려오는...
#39. 아이스크림점 앞 (낮)
-원피스 차림의 단아한 문주, 멈춰서고 안을 살핀다. 윤주 없다!
문 주 : (?)
필 두 : 아니 왜 꼭 여기야 어? 두당 버스비 1000원에 아이스크림 값은 또 얼마야? 니돈 주구
사먹겠대서 내 눈감아 주는데 식 올리구 나서는 일절 없다 너. 니돈이구 내돈이구 우리
집선 아이스크림은 무조건 쮸쮸바야? 알겄냐? (하는데)
문 주 : (한곳에 시선 박고 있다)
- 저만치서 시선 땅 향한 채 윤주 힘없이 걸어온다.
문 주 : (시선 박고) 나 어때 보여? 이렇게 차려입었는데두 나 술집 나가는 애루 보여? 그래?
그래 조필두? 어서 말해봐. 응?
필 두 : 대낮부터 셔트 올리는 술집두 있냐? 술집 가시내루 안보여. 너 오늘 학생 같아. 공부
잘하는 대학생 같아.
문 주 : 학생 같애? 나 정말 대학생 같애?
필 두 : 응.
-고개 푹 숙인 윤주, 문주 지나쳐 안으로 들어간다.
문 주 : (눈으로 윤주 쫓는) 저 애 보여?
필 두 : (본다) OO색 옷 입은 애?
문 주 : 응. 이쁘지. 참 맑게 생겼지?
필 두 : 그렇긴 하네. 왜 아는 애야?
문 주 : 내 동생이야.
필 두 : 어? 동생? 서문주 니동생?
문 주 : 응. 내 동생이야. 이름이 윤준데 올해 꼭 스무살이야.
필 두 : 그럼 동네 아이스크림 다 냅두구 여까지 온 게...
문 주 : 나, 쟤가 너무 맑아서 너무 눈부셔서 그동안 많이 망설였는데 오늘은 만날거야. 만나서
우리 결혼하는 것두 알려주구 너두 보여주구. (필두 바라보고 엷은 미소로) 니가 우리
윤주 형부 되는 거야. 잘 할 수 있지?
필 두 : 어? 혀,형부?
#40. 아이스크림점 안
-윤주, 만원권 지폐 내려보며 우울하다.
윤 주 : (한숨 푹)
-문주, 윤주 향해 다가간다. 떨린다.
윤 주 : 어서오세요. (바라본다)
문 주 : (가만히 바라보는데 눈빛 흔들린다)
윤 주 : (?) ... (뭔가 짚혀서 눈빛 흔들린다)
문 주 : ...
윤 주 : ... (조심스런) 언..니야? 문주..언니야?
문 주 : (아무말 안나오고 눈물만 흐른다)
윤 주 : (울지는 말고 그냥 멍하게) 맞구나? 언니가...맞구나?
문 주 : (눈물만)
윤 주 : (가만히 보고만)
#41. 아이스크림점 화장실
-필두 볼일 보고 있는.. 신엽 들어와 나란히 서서 볼일 보려는데,
필 두 : 어이 시원하다.
신 엽 : (어? 본다) 윽!
필 두 : (뭐야? 본다) 윽!
신 엽 : (깜짝 놀라서) 하이에나 형님?
필 두 : (더 놀라서) 치타야?
신 엽 : 형님이 이 동네에 웬일루..?
필 두 : 어어 별일 아냐. 그냥 오줌 누러 온거야. 오줌 누러 왔어. 근데 넌 웬일이야?
신 엽 : 예? 예. 전 똥 누러. (화장실 들어가며) 똥 누러 왔어요. (E) 기다리지말고 형님 먼저
가세요? 변비라 오래 오~래 걸려요 하이에나 형님.
필 두 : 야 치타! 빨리 나올려구 애 안써두 돼 어? 천천히 오래 오래 양껏 누고 나와라. 괜찮아
임마. 나 간다.
-화장실 안의 신엽, 바깥 기척 살핀다.
#42. 세종문화회관 일각 (낮)
-나란히 앉은 문주와 윤주.
문 주 : ... (손장난만)
윤 주 : ... (바닥에 손낙서 하기만)
-두사람 마주보는데, 서로를 향해 미소 짓는다.
#43. 세종문화회관 다른 일각
-나란히 앉은 필두와 신엽.
필 두 : 이렇게 되면 족보가 어떻게 되는 거냐? 정신이 쪼까 산만해서 그런데 니가 한번 상황설
명을 해봐라.
신 엽 : 예 형님. 먼저 서문주 하고-
필 두 : 형수님 형수님이야. 앞으론 형수님 해.
신 엽 : (못마땅) 그러니까 형수님하고 우리 지윤이가-
필 두 : 그쪽두 윤주야 서윤주. 내 처제 이름을 그렇게 함부루 바꾸고 그러지 마라. 윤주.
신 엽 : 예. 그러니까 형수님하고 우리 윤주가 일단은 자매지간이예요. 자매지간?
필 두 : 통과.
신 엽 : 그다음엔 서태풍인가 서폭풍인가 하는 그 싸가지 없는 자식이 문주, 아니 형수님한테
오빠가 되니까, 형님한텐 형님이 되는 거예요? 알아 들어요?
필 두 : 뭐 뭐야? 형님? 그 싸가지 없는 놈이 나한테 형님이 돼? 그게 참말이야?
신 엽 : 하이 그럼 이 판국에 거짓말 하게 생겼어요? 잘 들어봐요. 아직 하나가 더 남았어요
필 두 : 또 있어?
신 엽 : 이건 하이에나 형님하고 나하고의 문젠데요, 형님이 형수님이랑 결혼하고 내가 지윤이
아니아니 윤주하구 결혼하-(하는데)
필 두 : (쥐어박으며) 이 새끼봐라. 누가 너하고 결혼해? 누가 해 새끼야? 임마 내가 너를 모르
냐? 어? 안돼. 절대 안돼. 어? 너같은 깡패새끼한테 내 처제 못줘. 딴 데 가 알아봐 새
끼야.
#44. 세종문화회관 일각
문 주 : (윤주 바라보고 있는)
윤 주 : 궁금했었어. 언니 오빨 만나면 어떤 기분이 들까?
문 주 : 어떤 기분이 드는데?
윤 주 : 그냥 좀 이상해. 왜.. 꿈에서 봤던 인물을 다음날 지하철 안에서 봤을 때의 기분 같은
거 있잖아, 그런 거랑 비슷해. 미안해.
문 주 : (도리질) 아냐. 니가 미안한 일 아냐. 당연한 거야. 아마 니 기억 속엔 태풍오빠만 있을
거야. 우리 기억 못하는 건 당연한 거야. 요만한 꼬맹이였거든 너.
윤 주 : 우리...라고 한 건... 찬주언니 지석오빠 언니를 말하는 거겠지?
문 주 : 어? 어 그래.
윤 주 : (좀 웃으며) 참 복잡하다. 난 그럼 중간에 낀 거네? 사직동 언니 오빠하구 태풍오빠 사
이에, 그렇게 되는 거지?
문 주 : 아냐 윤주야. 그냥 한형제야. 누구하구 누구 사이에 낀 게 아니라 그냥 같은 형제야. 함
께 눈 뜨구 밥 먹구 목욕하구 또 자구. 언닌 기억나. 니가 첨으루 엄말 불렀던 날도 기
억나구, 마루 기어가다가 안방문 짚구 벌떡 일어서던 것두 기억나. 너 까르르 웃던 소
리도 기억나구 밤새 칭얼대며 엄마 괴롭히던 울음 소리도 기억나. 윤주야! 우린 그냥
형제야.
윤 주 : 어. 태풍오빠두 그랬어. (일어난다)
문 주 : (따라 일어난다)
윤 주 : 가게 너무 오래 비우면 나 혼나 언니.
문 주 : 어 어. 미안. 언니가 생각이 짧았어.
윤 주 : 언니 섭섭한 거 아는데, 나.. 첨이라 이러는가봐. 꿈에서 만난 사람하구 친해질려면 그
래두 며칠은 걸려야 되잖아. 기다려 줄거지?
문 주 : (끄덕이는) 기다릴게.
윤 주 : (끄덕이는) ... 그래두 꿈에서 만나 그런지 언니가 편하구 참 따뜻해. 내맘 알지?
문 주 : 으응. 윤주야! 나 너 한번 안아보구 싶은데...?
윤 주 : (끄덕이는)
문 주 : (가만히 안는다) ... (눈물 흐르는)
윤 주 : ... (팔 두르고 안는다) ... 참 따뜻하다 언니. (F.O)
#45. 엄지만화방 앞 (낮)
#46. 만화방 안
-찬주 무료하게 앉아있다. 빈 자리, 손님 없어 걱정이다. 문득 보면,
-태지, 구석에 멍하니 앉아 있다. 태지도 심심하다.
태 지 : (한숨 푹) ... (그러다가) 저기 고모..?
찬 주 : (무뚝뚝) 왜?
태 지 : TV 봐도 될까요?
찬 주 : 맘대루 해.
태 지 : 고맙습니다. (TV 켠다. 채널 이리 돌리고 저리 돌리다가 야구중계에 맞춘다)
찬 주 : (그러는 양 보고 있는)
-고모, 내려오고, 냉장고에서 음료수 꺼내 마시며,
고 모 : 아니 어떻게 된게 일요일인데두 손님이 이래 없냐 어? 애들 방학 멀었어?
찬 주 : 얼마 안남았어요.
고 모 : 얘 이거 이거 때려치우자. 가겐 코딱지만 한게 영 신경쓰여 어디 살겠냐? 코 묻은 돈
잘되두 뻔한 거 아니냐.
찬 주 : 이거 팔아 포장마차두 못해요 고모. 애들 시험기간 타서 그래요. 방학하믄 나아질 거예
요.
고 모 : 아 자금이야 구하믄 되는 거구. 뭐 할까 그저 생각이나 해봐라.
찬 주 : (?)
고 모 : 얘 그리구 윤검사 집으루두 한번 부르자. 우리 사는 꼴을 걔한테 보여줘야 돼. 그 비싼
차를 말 그대루 선물이라구 준 사람들 아니냐. 윤검사 부르자 어?
찬 주 : 고모? 왜 자꾸 그러세요. 지석이 아니래잖아요. 고모가 자꾸 그러시면 지석이 입장만
난처해져요.
고 모 : 누구한테? 수하 걔한테? 난처해지라구 해. 더 많이 더 많이만 난처해지라구 해.
- 그때 문 열리고 수하母 수박 한덩이 사들고 들어온다.
수하모 : 아이구 안녕하세요 사둔어른? 마침 계셨네요.
고 모 : (안반갑다!) 안녕 못하네요 우린.
수하모 : 예?
고 모 : 아 가게 한번 봐요. 파리만 쌩쌩 날리고 있는 거 수하엄마 눈엔 안보여요?
찬 주 : 고모? 어서 오세요. 밖에 날씨 덥죠? 이리루 앉으세요. 찬거 내올게요.
수하모 : 어어. (기분 상하지만 꾹 참고) 이거 맛이 아주 기가 막히게 익었어요. 한 번 드셔보세
요. (하는데)
고 모 : 놀다가 가세요 그럼. 난 낮잠이 쏟아지는 게 올라가서 눈 좀 붙여야겠어요.
수하모 : 사둔..어른?
-고모, 올라가다가 태지 괜히 쥐어박으며,
고 모 : 아 나가 놀아 이놈아! 전기값은 어디 공짜루 줘? (TV 끈다) 나가 놀아! (밖으로 밀며)
너는 이놈아 친구도 없냐? 친구도 없어. 나가 해 지면 들어와! 안그래두 좁아 터지는
집구석 니놈 때문에 더 갑갑해.
수하모 : 쯧쯧. 땡볕에 저 어린 거를...
찬 주 : (난감)
#47. 엄지만화방 앞 (낮)
-태지, 침울하다. 갈 데가 없다.
-삐삐 꺼내 내려보는 태지.
#48. 수하방
-수하, 핸드폰 들고 망설이고 있다. 이윽고 번호 누르는...
#49. 지석사무실
-지석, 창밖 내려보며 뭔가 생각중이다.
-핸드폰 울린다.
지 석 : (잠시 내려보다가 받는다) 여보세요?
수 하 : (F) 오빠 나야.
지 석 : ... 어. 수하..구나?
수 하 : (F) 전화...기다렸어.
지 석 : 어. 좀 바빴어.
수 하 : (F) 지금두 바빠? 안바쁘면 오늘은 좀 오빠 만났으면 좋겠는데...
지 석 : ...
수 하 : (F) 검찰청으루 가께. 잠시 얼굴만 보여줘.
지 석 : 바빠. 오늘은 좀 바쁘다 수하야.
수 하 : (F, 한숨 푹) 알았어. 그럼 다음에 통화해.
지 석 : (다급한) 수하야?
수 하 : (F) 응.
지 석 : 그래 솔직히 말하께. 바쁜 거 아냐. 널 만나기가 좀 힘들어서 그래. 무슨 말이냐면...무
슨 말이냐면 수하야? 나 요즘.. 좀 혼란스러워. 이런 기분으루 널 만나선 안될 거 같아.
수 하 : (F) 채림씨...얘기야?
지 석 : ... 어. 미안하다. 미안해.
수 하 : (F) 얘기해줘서... 고마워 오빠. 정리가 되면 오빠가 먼저 전화해줘. 그렇겐 해줄 수 있
지?
지 석 : ...응.
수 하 : (F) 잘 있어. (끊는다)
지 석 : ...
#50. 수하방
-수하, 핸드폰 들고 멍하니 서 있다. 씁쓸하게 그리고 허탈하게 웃는다.
#51. 지석 사무실
-지석, 굳어서 앉아있다. 스스로가 믿기지 않는다.
수 하 : (E) 나만 불안했으면 좋겠어 오빠. 불안해 하는 건, 나 혼자만 했으면 좋겠어.
지 석 : (괴롭다)
- 그때 팩스 수신된다! 신호음 울리는...
지 석 : (? 다가간다. 들고 보면)
채 림 : (E) 너한테 NO라는 소리 듣기 싫어서 팩스루 보내는 거야. 오늘 데이트 하자구 한거
기억나. 여기 태능 사격장이야. 너한테 거절 당할 땔 대비해서 아빠랑 나와있어. 생각있
음 나와. 싫음 말구. 근데 서지석? 클레이 사격, 이거 죽인다?
지 석 : (깊은 숨을 내쉬는) ... (다시 들고 보는, 갈등된다)
#52. 수하집 앞 (낮)
-태지, 벽에 기대 있다.
-수하, 축처져 외출차림으로 내려오는데 태지 발견하고,
수 하 : (가라앉은) 태지야?
태 지 : (한번 봤다가 고개 떨군다)
수 하 : 선생님 찾아온거야?
태 지 : (도리질) 그냥 갈 데가 없어서 왔어요.
수 하 : 왜 이러구 있어? 왔으면 벨 누르지?
태 지 : 벨 눌렀는데 선생님두 나 가라구 그럼 어떡해요? 그땐 너무너무 슬플 거 같아서요.
수 하 : 태지 뭐하구 싶어? 선생님이랑 놀러갈까?
태 지 : 선생님 어디 갈려구 나온 거 아니예요?
수 하 : 아냐. 선생님두 갈데가 없어. 하나두 없어.
#53. 서울지검 앞 (낮)
- 지석 걸어나온다. 버스 정류장으로...
- 지석, 버스 멎는데, 그 버스 쳐다보며 그냥 보낸다. 한 대, 두 대.
- 지석, 갈등 중이다.
- 버스 한 대 또 멎는다. 문 열리고, 지석 그 문 보다가 홱 돌아 택시 승강장으로 간다.
- 택시를 잡는 지석.
#54. 택시 안
지 석 : ...
운전사 : 어디루 모실까요 손님?
지 석 : ...
운전사 : 손님? 행선질 말씀하셔야 차를 출발시키죠?
지 석 : (힘든) 태능 사격장으루 가세요.
- 횅 출발하는 택시.
#55. 경기중인 잠실야구장 부감
#56. 잠실야구장 앞
-태지 손 잡은 수하, 야구장 바라본다.
태 지 : (잡힌 손 흔들고)
수 하 : (보면)
태 지 : (미소 짓는다) 우리 아저씨 놀래켜줘요.
수 하 : (엷은 미소로) 그러까? 가자. (*평소보다 톤 낮게!)
태 지 : (기분좋다!)
#57. 잠실야구장 내
-태지와 수하, 여기저기 태풍을 찾아다니는데,
태 풍 : (E) 하이 아이씨? 이봐요 아이씨? 쓰레기통 바루 코 앞에 두고 여기다 껌을 뱉으면 어
떡해요 예? 아이씬 공중도덕도 몰라요 공중도덕도?
-태지와 수하, 동시에 그쪽 본다.
-청소복 입은 태풍이다!
태 풍 : 으이 사람들 하군. 이 껌딱지 떼기가 얼마나 힘든데 여기도 팩 저기도 팩! (꿇어앉아 껌
빡빡 떼기 시작한다)
-수하와 태지의 신발, 멈춰서고..
태 풍 : 아 알아서 후딱 비켜가요. 껌 떼구 있잖아요 껌! 어디 여기만 길이예요? (올려보는데)
-수하 좀 난처해서, 태지 울상으로 내려보고 있다.
태 풍 : 수,수하씨? 태지야?
#58. 태능 사격장
-지석, 적당한 곳에 서서 사격중인 채림 보고 있다. 채림부도 보인다.
-채림, 자신감 있고 환한 모습이다.
지 석 : (응시하고 있는)
-채림, 명중 기뻐한다. 채림 그 와중에도 시계 본다. 빙 주위를 둘러보는 채림.
채 림 : (어?)
지 석 : (다가간다)
채 림 : (반색) 야 서지석? 야?
지 석 : 실력 좋은데?
채 림 : 올 줄 몰랐어. 기대두 안했어 임마.
지 석 : 계속 기다리던 눈치던데?
채 림 : 야? 야? (좋아서 포옹한다)
-채림부 두사람 보고 있다.
지 석 : (시선 느끼고 채림 떼며) 아버님한테 인사부터 하자. (간다)
채림부 : 오랜만일세 서검사.
지 석 : 그동안 인사 못드려서 죄송합니다.
채림부 : 어 아냐아냐. 자네 바쁜 건 온 검찰청 안이 다 알던데 그러나. 오늘 하루만큼은 편히
쉬게. 일만큼 이 쉬는 것두 중요해. 스트레스 확 풀구 가자구.
지 석 : 네. 아버님.
#59. 잠실야구장 관중석
-태풍, 지석과 수하 데리고 관중석 빈 공간을 찾아 앉는다.
태 풍 : 여기요 여기 앉아요 수하씨.
수 하 : (착 가라앉은) 네.
-세사람 나란히 앉는다.
태 풍 : (일어나며) 잠깐만요. 음료수 음료수 사갖구 올게요.
수 하 : 네. (경기장 무표정하게 내려본다)
- 태풍, 통로 나가면서 수하 돌아봐진다.
태 풍 : (갸웃)
#60. 태능 사격장
-채림과 지석, 클레이 사격한다.
-명중 기뻐하고, 즐거운 두 사람.
지 석 : (한방 두방 세방, 명중한다)
#61. 잠실야구장
-안타 터지고 사람들 모두들 일어나 열광한다.
-태풍과 태지, 응원방망이 흔들며 좋아한다. 태풍, 춤까지 추는데
-일어선 사람들 속에 혼자 앉아있는 수하.
수 하 : (울고 있다)
태 풍 : (? 내려보는, 앉는다) 수하씨 야구 좋아하잖아요? 왜 재미 없어요?
수 하 : (미동없이 그 자세 그대로)
태 풍 : (조심스러워져) 수하씨? 수하씨? (팔 잡고 몸 돌리는데)
수 하 : (하염없이 울기만)
태 풍 : (놀라서 보는) ...
-태풍, 고개 돌리는데 무서운 표정이다! - 제10부 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