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나
어딘가 아프다는 것은 소문내고 볼 일이다.
물론
소문만큼 확실하게 치료해준다거나
덕분에 나만은 좋았다 라는 경험을 나눠 갖기 위해서 다.
무설재 쥔장 또한
틈틈이 미련스럽게도 -의료 보험과 상관없이-
늘 자발적 치료를 우선하다 보니
정말 한심하리만큼
나라에서 무료도 시행하는 의료 혜택은 한번도 써먹어보지 못한 채
지나고 말았는데 어리석은 것인지, 잘난 것인지...-요즘은 그 의료 혜택을 사용하지 않으면
치료 상황과 보험에도 지장이 있다고 하더라구요.
암튼
자가 부담 치료만을 고집했던 덕분에
이런 저런 불리한 상황을 빨리 극복 할 수 있었음이나
일이 꼬이려고 그랬는지
한번도 눈을 의심하거나
눈의 질환이 있으리라고는 생각도 해보지 못했다.
하지만 엉뚱하게도
안경을 맞추러 평택 애경 백화점 내
"오케이 애체 안경원" 으로 안경을 맞추러 갔다가
심한 백내장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으니 그나마 다행인가 싶다가도
-한심한 건지 무심한 건지
무식하면 용감한 건지 알다가도 모를 일이지만-
어쨋거나
타의에 의해 생겨난 시간적 여유로
심한 두 눈의 백내장 수술을 하게 되었으니
이것도 운명이지 싶다.

심각한 백내장...그것도 양쪽 눈이라는 말을 듣고 부터는
좋다는 곳, 잘한다는 곳을 수소문 해 보았지만
생각보다 어려운 일도 아니고
수술 후 치료 받으러 다닐 일을 생각해서
지인이 소개해준대로 무설재 가까이 안성에 자리한 "삼성 서울 안과"로 들어섰다.

당연히 수술이라는 것은
어떠한 일 일지라도 떨리고 겁나는 것을 피해갈 수는 없는 법이어서
경직된 마음으로 들어선 병원에서
마음을 편편하게 갖기는 어려운 일...게다가
동공 확대를 위해 주어지는 한 시간 여의 용액 투여와
기다리겠다는 신선을 돌려 보내고
평택에서 안성으로 날아와 준 지인 이경은 님과 수다를 떨면서도
마음은 계속 좌불안석임을 부인할 수 없는데
그러나 그것은 시작에 불과해
수술대에 눕고 보니 젠장...가슴이 콩닥 콩닥, 벌렁벌렁이요
부분 마취된 근육과 신경이 오히려 불안감을 얼마나 조성시키는지
오른쪽 눈을 수술하는 내내
온 몸의 긴장은 이루 말할 수 없고
시키는대로 잘 해내야한다는 강박관념은 또 얼마나 간담을 서늘하게 하는지
극도로 민감해진 신경발 덕분에 마음은 둘째 치고 온몸에 쥐가 날 지경이었다.
그래도 무사히
불안과 초조와 공포로 일관된
수술대 위에서의 극악스런 공포체험을 치르고 나니

생각보다 길지 않은 시간이 소요되었고
뮤설재 쥔장은 반눈 박이가 되어버렸다.

그러나
다행스럽게도 수술이 잘 되었다고는 하나
환자가 지키고 스스로 해내야 할 일은 또 얼마나 많은지
일거수 일투족에 온 신경을 곤두서지 않으면
아차차...실수가 플러스 되는 법이다.
해서
자는 동안의 플라스칙 안대는 필수요
물과는 상극인 관계로
세안은 커녕 샤워나 머리감기도 쥐약이어서
두어달 동안
간이 인생을 살게 될 예정이라는 말씀과 아울러
찾아오는 걸음에 향기롭지 못한 향내여도 어쩔 수 없다는 이야기 이기도 하다.

그런데
하루종일
신경써서 안약을 넣고

약을 챙겨먹고

하지말라는 일을 하지 않기는
정말로 어려워서
완전히 돌아가시는 줄 만 알았는데
그중에서도 압권은
보지 않고, 못하게 하는 것을 안하는 것이 문제가 아니라
잠을 잘 때 반드시 반듯하게 누워서 자야하는 것이 고역 중에 고역이었다.
그래서
무슨 경험이던 반드시 필요한 법인지도 모를 일이지만
물론 안해도 될 경험은 그렇다 치고-꼭 그런 경험이 있다...-
뭔가를 경험해 본다는 것은
나와 상대를 이해하게 된다는 말과 같은 법이요
머리 속에서 그냥 말로만 듣고 아는 것과는 천지 차이라
경험한 만큼 더욱 진하게 알게 된다는 말도 되겠다.
암튼 경험이란 것은
다른 사람을 배려하는 마음도 더 생기고
자신을 뒤돌아보는 일도 될 터이지만
무설재 쥔장에게는
특히나 움직일 수 없는 고통을 지닌 환자의 부분적인 고통을 이해할 수 있었다 는 것 만으로도
이번 경험은 소중하고 소중해서 안 하는 것보다는 나았다고 할 수 있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누워서 느끼는 몸의 편안하지 않은 기운은
자다가 벌떡 일어나 뒤틀리고 짜증나는 몸을 거실로 옮길 수 밖에 없게 하는데
온 몸의 신경질을 느껴야 했던 새벽녘의 고통이란 것이 웃어넘길 일만은 아니었다는 말도 되겠다.

하여간에
보지 말라는 티비나
읽지 말라는 책이나
사용하지 말라는 멈이나
찍지 말라는 카메라나 죄다 외면하고
무거운 것을 들지말라는 말을 명심하면서
수술하기 전 날들에 그동안 읽었던 책들을
이층 서채로 옮기지도 못하고
아들 녀석 휴가 나와 옮겨줄 날을 기다리며
계단에 방치해 놓고 나서

매일
푸르른 신록이나
맑은 하늘을 바라보며
눈을 쉬게 하라는 지준영 원장님의 말씀을 충실히 따르자니
원참,
아, 집 주변이 온통 그린, 초록이어요...만을 되풀이 할 수 밖에



허나
그 와중에
짬짬이 다육 식물둘울 분양하고
옮기고 개체수를 늘리는 일들을 하며


좌우지간 못 말리는 일상을 해내어도
마음은 천국이요
몸은 고달프나 행복은 바로 내 곁에 있다는 말이다.




7월의 어느 날,
어쩌다 보니....그렇게
무설재 쥔장과 무설재 뜨락은
안성 바닥에서
늙어가고 무르익고...세월을 낚는 중인데
그러다 보면
수요일, 오전 11시
다시 왼쪽 눈의 재생을 위한 수술이 시작되겠지....
첫댓글 고생 많소.
에고...당쇠님 또한 고생이징.
두 분 여기서 모하세요? ㅋㅋ
수고가 많으시네요. 그 와중에 이렇게나 생생하게 글을 실어나르시니, 초록이 더욱 푸르게 보입니다....아무쪼록 비오는 여름날 조심하셔셔, 무사히, 몸 잘챙기시길 바랍니다
넵, 그리하겠습니다. 내일을 위해 오후부터 신경을 곤두세워야죠? 건강히 지내시기를 ...
에구~! 고생이 많으시네~! 어여 나아서 일상으로 돌아 오셔야지~!
그럼요 그래야 하고 말구요...가까이에서 늘 나눠주는 마음을 감사히 받습니다.
언제나 씩씩한 무설재 쥔장의 일상이 부럽기만 하다오~ 고생도 씩씩하게 불운도 비켜갈 ~
하하하하...천하의 이유경이니 씩씩하게 살아야 합니다만 가끔은 휘청할 때도 있습니다요. 그래도 살아잇다는 사실 하나 만으로도 항상 고마룸을 느낀답니다. 언제나 수고로움을 자청하시는 사포님께 감사...
날도 더운데 고생이 많으시겠다. 하지말라는 게 그렇게 많으니.... 빨리 나으셔요.
그려요...방학하면 날아오실거죠? 곰탱이도 보고 싶은데.
쥔장님 수고 하셔습니다. 하고싶은 것을 못하고 잇으니...ㅉㅉㅉ..몸도맘도 편치는 않겠지만 푹~욱~쉬어가세용....^*^
넵, 그러려구요...그런데 생각보다 노는 것이 쉽지 않네요.
엎어진김에 쉬어 간다고 가던길 잠시쉬며 보안 하시지요~~ㅎㅎ
그러면 얼마나 좋겠습니까만은 잘 안되더라구요.
무설재 쥔장님, 가끔 들러서 쉬어가곤 했지요. 에고, 힘드셨겠습니다. 그런데, 그래도 이뻐 보이는 유경님... 얼른 치유되시기를 바랍니다. 저도 요즘에 눈이 아파서 책 보기가 어려울 정도인데 (안과 가기를 오늘도 미뤘는데) 내일은 병원에 가봐야 겠습니다. 내일 수술 편안하게 잘 받으세요~
눈이 시원치 않으면 절말 빨리 가보세요. 저도 무식한 관게로 아슬 아슬하게 수술할 수 잇엇습니다. 백내장이 말만 쉽지 사실은 시기를 놓지면 어렵답니다. 무방비로 당할 수 밖에 없다는뎁쇼?
오늘 한쪽까지 수술하셨겠네요. 마님은 꼼짝도 못하시는데...저는 신선님이 걱정되니...같은 마당쇠과라 그런지... 잘 관리하시고 주말에 뵙겠습니다.
조심...또 조심 뿐일터인데...그새 조바심이 발동하셨나 봅니다...자취 보이시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