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는 외국인이 많이 거주하는 곳에는 이 작퉁 시장이 존재한다. 내가 직접 가 본 곳은 상해와 청도에서였다. 상해의 작퉁 시장은 홍콩 느와르 영화에서 나오는 마약과 매춘소굴처럼 미로를 따라 나무계단을 삐걱거리며 호객꾼을 따라올라 간 적이 2003년 처형과 업무 차 남경 출장 갔을 때 일이었다.
이들은 합법적으로 생산해낸 물건은 시장 전시대에 진열해서 팔고 있었지만 호객꾼들이 명품을 싼값에 판다고 관광객들을 유혹해 그들의 또 다른 비밀 매장으로 안내한 곳에는 대낮인데도 하얀 장막을 쳐놓고 그들이 모시고 온 관광객들만 장막너머로 확인하고 출입을 시키며 이들은 매우 조심스럽게 이 작퉁 물건들을 판매하고 있었다.
하지만 청도의 짝퉁 시장은 중국의 전통 민예품시장 내 한 건물에 위치해 있어서 이곳에 가면 모든 명품들이 한곳에 집결돼 마음 내키는 대로 고르면 된다.
이곳에는 세계유명 스포츠의류, 구두, 가방, 시계, 지갑, 골프채 등 참 없는 것 없이 고루 준비가 되 있어 일부 허영심 있는 관광객들은 자신의 대리만족을 실컷 풀어주는 곳이어서 자주 들리는 곳으로도 유명하다.
나 역시 한국으로 귀국할 때는 이곳에 들려 중국의 전통찻잔이나 집사람이 소장하는 중국전통 수공예품들을 구매하며 명품 짝퉁 지갑을 몇 개 구입하고 들어오곤 하였다.
유명브랜드 지갑의 가격은 몇 십 위안 내외면 구입할 수가 있고 시계 역시 200~300위안이면 진품처럼 생긴 명품시계를 구입할 수가 있었다.
이 명품을 모방하여 만들어낸 제품이 중국의 지하경제에서 무시 못할 금액으로 중국정부도 대놓고 단속을 못하는 이유가 이 시장의 규모가 무시할 수 없어선데 이제 중국은 해외의 유명상표 업체의 압력으로 인해 이젠 주기적으로 단속을 하고 있었다. 어느 날 한국에서 손님이 청도방문을 마치고 귀국할 때 이 지모루 시장 가서 한국의 지인들에게 기념품으로 줄 지갑 몇 개를 사고 싶어한단 말에 모시고 갔었는데 그날 마침 공안에서 단속을 나왔는지 한창 영업할 시간인데도 각 상점마다 문을 걸어놓기도 하고 장막을 쳐놓기도 하며 거의 철시분위기였었는데 30여분이 지나니 이들은 다시 장사를 개시하기 시작 하였다.
아마도 단속 반원들이 물러갔기에 이들은 장막을 걷어내고 매장 깊숙이 숨겨뒀던 조금 고가의 제품들을 진열하기에 바쁘다.
이 짝퉁 시장은 1층 현관로비에서부터 시작하여 2층 전 매장이 작퉁 제품으로 진열돼있어서 이들도 단골장사를 하고 있었다. 한 두 번 이들 판매원과 얼굴을 익혀 놔두면 이들에게 바가지 쓰는 경우는 그리 많지 않다. 왜냐하면 우리 한국인들은 한번에 제품을 구입 하지 않고 이곳 저곳을 둘러보다 최종적으로 값이 저렴하고 제품에 하자가 그리 많지 않으면 구입한다 라는 걸 알고 이 단골들에겐 장난치는걸 자제한다.
하지만 처음에 시장에 나타난 한국인들에게는 이들에게 물 만난 고기와 같다고 할까? 중국의 짝퉁 시장 생리를 모르는 일부 관광객들은 한국보다 저렴하다는 인식 때문에 덥석덥석 물건을 집는데 이들 판매원들은 한국사람들이 물건을 깎는다는 인식 때문에 처음부터 뻥튀기를 해놓고 제품의 가격을 흥정하기에 이를 구입한 한국인들은 싸게 구입했다고 자랑을 하곤 하지만 나중 알고 보면 그보다 더 싼값에 구입한 얘기를 들으면 분개하고 배 아파하는 경우를 종종 본 적이 있었다.
나 역시 내가 필요해서 간 적도 있지만 한국으로 귀국하는 손님을 모시고 가는 경우가 있어서 일부 가게의 판매원들은 나를 알아본다. 이들은 왠만한 한국어는 구사한다.”싸게 팔아요, 지갑 있어요, 무엇 찾으세요?”등등 한국인들이 쉽게 접근 할 수 있도록 이들도 많이 친절해 있다. 나 역시 이들의 가게에 가면 이들이 나에게 미리 “깍지 마세요 아저씨껜 특별히 싼값에 드리는 거니깐 더 이상 깎으면 저의가 손해나요”라며 엄살을 미리 부려놓는다.
이 작퉁 시장가면 청도시내에서, 아니면 성당에서 알고 지내던 교우 분들과 간혹 마주 칠 때가 있고 또, 매장을 돌다 보면 이곳 저곳에서 한국말들이 들려 오곤 한다. 아마 이 지모루 짝퉁 시장의 주 고객은 우리 한국사람들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 정도이니깐…..
그리고 이 지모루 시장을 근처로 해서 주위에 한국음식을 파는 식당도 몇 군데나 있다. 한국사람이 운영 하는 건지 조선족이 하는 건지는 몰라도 한국의 떡볶이, 김밥, 김치, 심지언 젓갈까지 파는 반찬가게도 있어서 이 시장에서 쇼핑하다 배가 고프면 이곳 식당으로 와 간단한 요기를 할 수가 있다.
짝퉁 시장 지모루!
사실 한국으로 귀국할 때 마땅한 귀국선물이 없어서 저렴하게 구입해가는 이 제품들이 의류는 한번 빨면 실밥이 나가고, 시계는 하루에 일초씩 더디 가다가 이삼 일 후에 멈춰버리는 명품시계?
그건 명품을 싸게 구입한 대가로 2~3일 분의 명품 사용한 값어치를 지불한 것이라 치부하면 마음이 덜 쓰리려나? ㅎㅎㅎㅎ
이런 악세서리 이외에도 자동차의 짝퉁도 중국의 거리를 휘젓고 다닌다. 한국의 모자동차회사의 메그놈 중형 자동차가 중국에서는 에피카란 명으로 버젓이 다니고 있고 한국의 유명 메뚜기보일러와 똑 같은 보일러가 중국 현지 총판 옆에서 버젓이 판매 되고 있지만 기술노하우가 따라 오지 못해 몇 달 만에 A/S를 해주네 마네 옥신각신한다.
그렇다고 이들이 짝퉁 제품 생산을 한다고 나무랄 것만도 아니라 생각한다. 우리도 한때 일본의 제품들을 배껴서 노하우를 축적하여 우리가 일본의 전자산업을 추월하여 세계 제일이 되었고, 자동차 역시 한 대도 만들지 못했던 그 시절 미군의 버려진 자동차 엔진을 가져다 깡통을 두둘겨 펴 시발택시를 만들기 시작하여 오늘날 전 세계에 한국자동차가 굴러 다니게 하는 한국의 기술력을 자랑하고 있으니깐.....
그래도 한때 청도의 지모루 시장 가서 그곳 판매원들과 제품의 가격을 놓고 깍아 주네 마네 하며
물건을 구입하고 집으로 돌아가는 차 안에서 아까 구매한 제품을 요리보고 저리 보며 마음속으론 오늘 돈 벌고 가네 하며 히히덕 거렸 던 때가 있었음에 나 역시 명품지상주의를 부르짖지는 안 했는지 기억을 더듬어 본다.
오늘 중국이야기의 소재를 지모루 시장으로 정하면서 그때의 지모루 시장과 “모방은 창조의 어머니”란 말이 오버랩 되는 건 무슨 이유에서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