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칩(驚蟄)
신아금요수필 석청 김재교
4 계절 중 첫 계절이 봄이다. 봄 속에 셋째번에 있는 절기가 경칩이다. 이 절기부터는 땅속에서 겨울잠을 자는 냉혈동물 (개구리. 뱀. 곰. 오소리)등, 수많은 각종 곤충들이 후대를 위해 나뭇가지와 껍질에 알과 번데기이 되어 겨울을 넘겼다. 이제 흙 기온이 잠을 더 잘 수 없는 절기가 바로 경칩이다. 수년전 어느 해는 이 절기에 개구리가 논 웅덩이에 알을 낳아 놓고 울기도 한 해도 있다. 올해는 1월부터 날씨가 따스해 봄이 이르다고 했다. 우리고장도 조금 빠른 것 같다. 봄이 오는 길은 순탄치만은 않다. 우수절기나 경칩에는 시설스런 바람과 눈비도 자주오고 얼음도 언다. 저녁이면 한 겨울로 되돌아갔다. 낯에는 봄 얼굴을 짧게 내민다. 이 변덕스런 모습들이 봄이 오는 길목이다.
집 앞 잠일대 호수 언덕에 우수절기 끝자락이 토여 낸. 홍. 청매실과 자목련 꽃은 추워 꽃 적삼을 밤엔 입었다. 낯에는 호들 짝 펴고 있다. 자목련 꽃과 매실 꽃들은 봄을 서로 먼저 시샘하고 있다. 해마다 싸우다 년 전에는 자목련이 꽃송이조차 강추위에 얼었다. 한 송이도 피지 못 하고 땅에 떨려져 버렸다. 나의 가슴이 얼마나 아프지 모른다.
올 경칩절기에는 우리나라와전세계가 코래나 전염병으로 어려운 봄은 맞고 있다. 세계가 서로 접촉을 못 하는 순간들로 돌변했기 때문이다.
나는 지난 세월동안을 사진실력과 글들을 담고자 욕심을 내여 카메라를 딸도 보태고 해서 품질이 우수한 것으로 구입 했는데 못 움직이는 돌변이 생겼다. 발에 좀이 나고 허리가 아프다. 시인님의 도움을 받은 기억을 더듬어 무조건 남원 산수유마을 용궁을 찾았다. 정신없이 카메라를 설치고 보니 마을은 봄으로 물들었다 . 용궁산수유는 노랑 꽃 문들을 옛 돌담에 얻어 놓고 막 옷고름을 풀고 긴 밭두렁에는 아기자기한 아기 손이 봄바람 따라 노랑 물감을 살랑살랑 나무 가지가지마다 뿌리고 있다. 동래산등을 넘어 용궁다리다. 정령골 아흔아홉 구비 구비 바위사이 틈을 돌아 내려오는 흰 물줄기. 그 소리와 용궁다리위에서 남쪽 봄을 실고 지리산 정령치를 찾아 오르는 꽃바람소리을 한 순간이나마 느껴보는 가슴, 구름에 쌓여 산 꼭지만 보이는 정령치, 오르는 봄바람이 코 속으로 달여 들어와 가슴에 꽉 닫는 환상, 정신을 다듬고 다리 아래를 내려다보니. 늘어진 버들가지도 푸른 봄빛을 물고 긴 머리채를 늘어트리고 실바람 타고있다. 요동치는 저 흰 물결, 지리산오장육부 핏줄 속에 봄을 퍼부어 넣는 찬바람 속 울림을 듣고 보는 이 철없는 나그네의 환희? 길 건너 돌담의 골목길이다. 돌들은 얼마나 수 많은 세월을 삭였는지 돌마다 상처투성이요. 인고의 시간이 얼마인지 모르나 얼굴에는 건 버섯이 한 치의 모습을 분별하기가 어렵다. 돌과 돌 사이 고사리 잎에 검은 꽃이 피어 있다. 참 아름다운 지리산자연의 봄이 오는 모습들을 이모저모 카메라에 담았으니 가벼운 마음과 희열의가슴이다. 남원으로 내려왔다. 금강산도 식구경이라고 남원의 옛 맛집 할매추어탕에서 배를 채웠다.
다시 제2코스를 향해 고속도로와 국도를 따라 국도 17호선인 완주 경천 시우동향에 200백리를 달여 도착하였다.
시우동 길은 옛날에 남쪽지방에서 과거보는 선비들과 행인. 보부상들이 이 길로 단였단다. 서울로 과거시험을 보려 오르고 금의환향해서 내려오는 기름 길이다. 이곳에는 주막집과 쉴 수 있는 곳도 있었고 시우동안에 신그랭이란 곳에서 짚신을 바꾸어 신는다고 해서 별칭이 (신그랭이)이다. 개천가에는 수령이 500년이란 나이테를 감고 있는 웅장한 느티나무가 있고 옆에 대단한 맛집 신그랭이 자연두부집이 있다. 나무 윗길로 오르면 천년 고찰 화엄사로 오르는 길이다. 옛날에는 이절에 수도승들이 많았단다. 임진왜란에도 이곳은 왜놈의 피해가 없었다고 한다. 사찰이 수십 길 절벽위에 있고 쌀 씻는 물이 십리 천을 흘렸으니. 승병들의 얼마나 많았을까? 한다. 지금도 화엄사에 정성을 드리는 사람들의 안전을 이 느티나무는 빌 것이며 아래 시우동 과거길로 오르는 선비들의 행운을 빌었을 것이다. 시우동 계곡은 봄부터 사진작가들 발길이 끝이 없이 드나드는 자연생태가 살아있는 골짝이다. 지금 꽃 문을 열고 봄을 토여 내기 시작한 복수초, 노루귀. 청노루귀, 바람꽃, 할미꽃이 시간 따라 다르고 하루가 다르다. 그리고 절기 따라 다르다. 봄. 이름 모르는 꽃의 천국. 여름의 싱그러운 녹음과 가을의 오색단풍. 눈 내린 겨울설경은 천하의 한 페이지이다. 이골은 북쪽이 막이고 남쪽으로 내려가다 서쪽으로 흐른다. 하루 종일 햇볕이 든다. 골은 깊으나 오름길이 순탄하다. 그래서 서울로 오름길을 옛 선인들이 기름 길로 택했을 것이다. 봄의 전령사들이 경첩절기를 맞아 흙을 휘비고 올라오고 마른가지에 꽃들이 피고 있다. 새벽에 밖에 나가보니. 대문 옆 돌절구에 얼음이 얼었다. 그러나 울타리 위 자목련은 꽃봉을 하늘에 메 달고 토방수선도 노랑 긴 목이 퉁퉁 부풀어 있다 호수가 홍매. 청매화도 무너미 흐름소리와 호수에 청동오리 고함 속에 봄을 뽑아 올리고 바람에 실고 달려오고 있다.2020. 3.9.새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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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궁마을담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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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수유가 담장위에서 노랑옷고름을 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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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비가 쏫아지는 용궁다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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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의 전령사복수초(시우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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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앞 잠일대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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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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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목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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