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학사정관에게 듣는다] ⑩경희대

[Daniel]

[입학사정관에게 듣는다] ⑩경희대

• 경희대 서울 입학사정관 임진택

 

한 가지만 잘하는 학생보다 '멀티플레이어' 원해
잠재력 드러내는 노력 생생하고 진실한 목소리로 자기소개서에서 들려줘야

"뭐가 특별해 입학사정관제로 이 학생을 뽑았어요?"라는 질문을 최근에 자주 받는다. 한마디로 답하기란 사실 곤란하다.

올해 경희대 입학사정관 전형인 네오르네상스 전형에서는 '창의성'과 '수월성'을 겸비한 인재를 선발하기 위해 자기소개서, 교사추천서, 학생부, 면접 등 다양한 전형요소를 거쳐 학생들을 뽑았다. 소위 한 가지만 특별히 잘하는 '타짜'보다는 여러 분야에 다재다능한 '멀티플레이어'를 선발하고자 했다. 이 전형에서는 '미래를 선도하는 도전적 인재, 세계에 봉사하는 글로벌 인재, 새로운 학문에 열정을 인재'라는 경희 인재상에 가장 부합하는 '대표 선수'를 뽑으려고 했다.

▲ 경희대 입학관리처장과 입학사정관들. 사진 앞줄 왼쪽부터 권범석 서울 입학 사정관팀장, 강제상 서울 입학관리처장, 권영하 국제 입학관리처장, 전현 국 제 입학사정관팀장. 둘째줄 왼쪽부터 입학사정관 서울 채진선, 김지영, 박혜영, 김정아, 국제 김지연, 박소연. 셋째줄 왼쪽부터 입학사정관 서울 김영석, 임진택, 국제 이수영, 김상유, 김대현 / 경희대 제공

◆노력과 열정

'경희대 대표 선수'를 선발하기 위해 크게 두 가지 관점에 주목했다. 첫 번째 모집단위와 관련된 노력과 열정이 얼마나 남다른가다. 영어학부에 합격한 오승진(19)양은 중2 때부터 아나운서가 되기로 결심하고 혼자 큰 소리로 책읽기를 연습했다. 고등학교 때 진주지역에서 열린 '개천예술제 전국시낭송대회'에 참여해 고등부 최우수상을 받았고, '산사로의 춤 나들이'라는 전국 무용대회 사회까지 맡았다. 또 '제1회 한국방송 말하기능력시험'에 응시하는 등 끊임없이 노력했다. 특히 통역 없이 국제 시사 프로그램을 진행하겠다는 꿈을 이루기 위해 혼자 주한미군방송(AFKN)을 수십 번 따라 연습했다. 또 노래를 좋아하는 친구들이 하나같이 영어 성적이 좋다고 생각해 대학에 진학하면 영어의 음성학적 구조가 음악의 본질과 어떤 관련이 있는지 연구하겠다는 포부도 가지고 있다.

관광학부에 합격한 도혜미(19) 양은 아버지의 사업부도로 가정 형편이 어려워 복지시설에서 거주하면서 4시간 마다 한번 있는 시외버스를 타고 대구에 있는 학교로 등교했다. '버스가 독서실이야, 나 버스 4시간도 기다려봤는데, 이쯤은 참을 수 있어'라면서 가정형편에 굴하지 않고 노력한 결과 전문계 고등학교에 수석으로 입학했고 고등학교 때 일등을 거의 놓치지 않았다. 평소 책을 많이 읽은 덕분에 '국민독서경진대회 대구광역시 예선대회'에 참가해 고등부 최우수상을 받는 등 각종 독서 관련 경연에서 입상했다. 요리에 대한 관심이 남달라 '세계 이탈리아 음식과 축제경연대회'에 참가해 입상했고, 자신의 꿈을 위해 꾸준히 노력한 결과 한식 조리기능사 등 여러 자격증을 따기도 했다.

◆결과보다 과정

두 번째 '결과'보다는 '과정'에, 외부로 드러난 '실적'보다는 그것을 이루기 위한 '활동'에 주목했다. 경희대 입학사정관 전형에서는 경시대회나 표창장 등 학생부 비교과 영역에 기재된 실적뿐 아니라 자기소개서나 교사추천서에 지원한 모집단위에 관한 꾸준한 노력의 과정과 활동을 주로 평가했다. 자기소개서에 자신의 꿈을 이루기 위해 얼마나 많은 활동을 했는지, 교사추천서에 학생이 수업시간에 어떤 질문을 했는지 등 '현란한 미사어구보다 다소 거칠더라도 생생하고 진실한 목소리'를 들려주면 좋은 점수를 받을 수 있었다. 학생만이 알 수 있는 일을 추천서에 넣으면 오히려 감점요인이 된다.

이러한 심사과정을 통해 '마치 먼 발치 문밖에서 촛불아래 방안 모습을 보는 것 같이' 희미하지만 학생의 걸어온 삶의 과정을 대략이나마 그려볼 수 있었다. 이것이 바로 잠재력이 아닌가 한다. 앞으로 경희대에서는 객관적으로 드러나는 실적보다는 학생이 꿈을 이루기 위해 준비하고 노력하는 과정을 알아보기 위해 4월부터 예비 네오르네상스 추천 시스템을 운영할 계획이다. 이 추천시스템은 경희 인재상에 부합하는 고등학생이라면 누구나 교사나 학부모, 혹은 본인이 추천 가능하다. 추천된 학생들은 입학사정관들이 이력관리를 통해 성장과정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고 필요하다면 직접 현장을 방문해 면접도 하게 된다.

경희대에서는 입학사정관 전형으로 전년도에 네오르네상스 전형(20명)와 사회배려대상자 전형(96명)에서 116명을 선발했으나, 올해는 네오르네상스 전형(100명), 사회배려대상자 전형(96명), 국제화 전형(150명), 과학인재특기자 전형(19명) 등 365명을 선발하게 된다.

[수선화]

우리아이가 고1인데 예비네오르네상스인추천인시스템에 등록하고 싶은데요. 경희대입학정보 홈피에 들어가봐도 등록할 방법을 모르겠네요. 도와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