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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온이 낮아지면 타이어 접지력이 떨어진다는 사실을 많은 사람이 상식처럼 알게 됐다. 그러면서 윈터 타이어가 유행처럼 번졌다. 바람직한 변화다. 서울과 시베리아를 합친 신조어 '서베리아'가 등장할 정도로 추웠던 지난겨울에도 윈터타이어가 우리의 안전을 지켰다. 하지만, 이제 겨울은 끝났다. 3월이다. 날씨가 따뜻해지면 타이어를 바꿔야 한다. 고무 재질 차이와 특유의 트레드 구조 탓에 윈터 타이어는 날씨가 따뜻해지면 연비도 떨어지고, 달리는 측면에서도 제 성능을 발휘하지 못한다.
그렇다면 과연 어떤 타이어를 선택해야 할까? 지금부터 당신의 운전성향과 주행상황에 딱 맞는 타이어를 고르는 객관적이고 트렌디한 정보를 공개한다.
타이어의 구조
타이어는 사람으로 치면 발이자 신발이다. 제아무리 훌륭한 자동차라도 타이어가 없으면 무용지물이다. 타이어는 자동차의 육중한 무게를 안정적으로 지탱하는 역할도 한다. 그럼 타이어가 도로와 맞닿는 크기는 얼마나 될까? 고작 어른 손바닥만 하다. 그 작은 면 4개로 차체의 무게를 견디고 지면을 움켜쥐면서 달리고 돌고 멈춰선다. 충격 완화제의 역할에도 충실하다.
▶ 타이어의 구조와 용어
▲ 타이어의 구조
<출처: 한국타이어>
언뜻 보면 그냥 고무 덩어리로 보이는 타이어. 알고 보면 첨단기술의 복합체다. 간단하게 타이어 구조를 이해하고 넘어가자. 맨 바깥인 타이어 표면부터 안쪽으로 차례로 살펴보자.
트레드(Tread)라고 부르는 타이어 표면은 도로와 타이어가 직접 접촉하는 부분이다. 바로 그 밑에 벨트(Belt)가 자리 잡는다. 스틸 와이어 또는 섬유로 만들며 트레드 강성을 높인다. 트레드와 벨트 사이에 캡 플라이(위 그림에서는 Nylon Reinforcement)라는 게 있다. 특수 코드지로 벨트를 고정시키고 성능을 높이는 역할을 한다. 벨트 아래로 이너라이어(Inner Liner)가 위치한다. 타이어의 가장 안쪽 고무층으로 공기를 단단히 잡고 유지한다. 그리고 타이어 뼈대에 해당하는 카카스(Carcass)가 존재한다. 카카스는 타이어 골격 형성의 주인공으로 섬유나 스틸로 만든 코드층을 말한다. 타이어 안쪽 테두리를 감싸 휠 장착 시 림과 맞닿아 단단히 고정하는 역할을 하는 비드(Bead)가 마지막이다.
▲ 참 쉽죠?
엄청 복잡한 것 같지만 이 정도면 오히려 간략하고 단순하게 설명한 것이다. 안전과 생명을 책임지는 타이어는 결코 쉽게 만드는 물건이 아니다.
타이어 규격 보는 법
지금부터가 핵심이다. 타이어 고를 때 반드시 필요한 것이 바로 이 규격 확인이다. 타이어 옆면을 보면 255/40ZR20/99Y 같은 수치 표시를 볼 수 있다. 이 수치들은 하나하나 의미를 담고 있다. 앞에서부터 차례대로 보자. 타이어 단면폭, 편평비, 래디얼 구조, 림경, 하중지수, 최고속도를 의미한다.
단면폭
타이어가 도로와 맞닿는 트레드면의 가로 길이(폭)를 말하며 숫자가 클수록 광폭 타이어다. 단면폭이 넓을수록 도로와 닿는 부분이 많아져 접지력과 코너링 성능 등 주행 안정감이 높아진다. 대신 폭이 커지면 마찰력이 커지고 무거워서 연비와 출발 가속이 떨어진다.
편평비
단면폭과 타이어 높이의 비율을 말한다. 숫자가 낮을수록 타이어 단면폭이 넓고 두께가 얇다. 단단한 사이드월과 넓은 단면폭 덕에 운동성능은 좋아지지만 그만큼 승차감은 불편해진다. 숫자가 높으면 그 반대로 단면폭이 좁고 두께가 높아 승차감은 부드럽지만 접지나 코너링 성능은 떨어진다.
림경
휠과 맞닿는 타이어 안쪽의 직경을 말한다. 20인치 휠에 장착해 달릴 수 있는 타이어라는 의미다.
하중지수
타이어가 견딜 수 있는 무게. 이 수치는 0부터 279까지 나눠 표시한다. 위에서 예로 든 수치의 하중지수는 99. 약 775kg에 해당한다. 즉, 타이어 한 개당 775kg의 무게를 견딜 수 있다. 타이어가 4개인 평범한 자동차는 3,100kg의 무게를 견딜 수 있다는 의미다. 참고로 하중지수 90은 600kg, 91은 615kg, 93은 650kg, 94는 670kg, 95는 690kg을 견딜 수 있다.
최고속도
A1 ~ ZR 까지로 구분한다. 위에서 예로 나온 타이어는 Y이다. Y는 무려 300km/h에 해당하는데, 이는 ZR(240km/h 이상) 등급과 함께 최고급 성능을 지닌 타이어라고 볼 수 있다.
현명한 타이어 선택, 어렵지 않아요
기다리던 봄, 윈터 타이어여 안녕. 봄처럼 산뜻한 새 타이어를 골라보자. 현명한 타이어 선택을 위해 구분법 정도는 알아두면 좋다. 우선 타이어 용도에 따라 하이퍼포먼스와 사계절, SUV로 나뉜다. 사계절 타이어는 다시 컴포트와 스포츠로 나누고 SUV용 타이어는 다시 오프로드와 포장도로로 나눌 수 있다.
▶ 하이퍼포먼스 타이어
고성능 타이어 등으로 통하는 하이퍼포먼스 타이어는 펀드라이빙을 추구하는 성향의 운전자나 고출력 파워트레인을 자랑하는 차에 어울린다. 마모도와 연비 등을 다소 포기하는 대신 탁월한 접지력과 운동성능으로 보다 기민하고 날카로운 움직임을 얻는다. 한마디로 하이퍼포먼스 타이어는 접지 성능 최우선 타이어다.
한국타이어 벤투스 R-s4
2010년 나온 벤투스 R-s3를 업그레이드한 벤투스 R-s4. 세미슬릭 타이어로 레이서뿐 아니라 일반인도 스포츠 드라이빙의 즐거움을 만끽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 특히 마른 노면에서의 핸들링을 획기적으로 올렸다. 또한, 일반 타이어에 비해 열이 빠르게 올라 보다 빠르게 접지 성능을 발휘하는 것이 특징이다. 마른 노면뿐 아니라 젖은 노면에서도 향상된 성능을 보여준다. 비밀은 친수성 소재인 실리카 컴파운드와 기능성 폴리머 적용에 있다.
미쉐린 파일럿 스포츠4
민첩한 반응과 정교한 핸들링이 특징인 미쉐린의 고성능 스포츠 타이어. 모터스포츠 레이싱에서 쌓은 노하우를 접목한 트레드 디자인과 다이내믹 리스폰스 기술을 적용했다. 제조사에 따르면 하이브리드 아라미드 나일론벨트로 핸들링 반응을 극대화했다고. 마른 노면과 젖은 노면 모두에서의 안정성도 훌륭하다.
▶ 사계절 타이어
말 그대로 타이어 하나로 사계절 내내 쓸 수 있는 타이어다. 그런데 이 설명이 맞기도 하고 아니기도 하다. 사계절 타이어는 접지 성능과 코너링, 제동성능, 연비, 내구성, 마른 도로와 젖은 도로, 뜨거운 도로와 차가운 도로 모두에서 일정 기준 이상의 성능을 낸다. 하지만, 전체적으로 무난하기 때문에 뚜렷하게 뛰어난 부분도 없다. 그래서 한겨울 눈길 같은 극한상황에서는 '사계절'이라는 말을 너무 믿으면 안 된다.
컴포트 사계절 타이어 : 한국타이어 벤투스 S1 노블2+
새로 설계한 디자인을 도입해 이전 제품에 비해 승차감과 조용함을 더 강조했다. 실리카와 폴리머 결합력을 높인 하이브리드 고무를 사용해 접지력과 제동력이 제법 좋으며 내구성도 키웠다. 2개 층의 고밀도 조인트리스 나일론 풀 커버로 강성까지 챙겼다.
컴포트 사계절 타이어 : 넥센타이어 엔페라 AU5
강력한 내마모 성능으로 타이어 수명이 동급 타이어 중 최고 수준이다. 회전 저항을 줄여 연비 운전을 돕고 제동력, 내구성에 집중한 모델이다. 제조사에 따르면 주행 중 진동과 소음도 최소화해 승차감과 정숙성도 챙긴 모델이라고. 골프공 표면 같은 딤플 구조와 비대칭 패턴 적용으로 핸들링과 조종 안정성도 챙겼다.
다이내믹 사계절 타이어 : 금호타이어 엑스타 PS91
솔직히 고민 좀 했다. 다이내믹 사계절 타이어로 분류해도 될지에 대해서. 사실 이 제품은 하이퍼포먼스 타이어로 분류해도 될 정도의 성능을 갖췄다. 가격도 꽤 비싸다. 그럼에도 전체적인 성능과 내구성이 좋다. 일반도로와 터프한 주행 모두에서 만족스럽다는 의미. 앞뒤 타이어를 다르게 설계한 점도 특징이다. 앞 타이어는 핸들링 성능, 뒤 타이어는 접지와 블록 강성을 극대화했다. 또한, 림프로텍터를 강화해 고속주행 안정성과 코너링 능력도 챙겼다.
다이내믹 사계절 타이어 : 한국타이어 벤투스 S1 에보2
세계 5대 모터스포츠 중 하나인 독일 투어링카 마스터즈에서 검증한 기술로 만든 고성능 타이어. 고속에서는 보다 섬세한 핸들링과 코너링 성능을 선사한다. 타이어 회전 저항을 최소화하고 하이테크 엔지니어링 기술을 넣어 친환경과 드라이빙 성능을 두루 갖췄다.
▶ SUV용 타이어
오프로드용 SUV 타이어 : 금호타이어 로드벤처 MT KL71
오프로드 마니아에게 강력 추천하는 타이어 중 대표모델. 오프로드 마니아인 지인에게 확인한 결과 이만큼 가격 대비 성능이 좋은 제품도 찾기 어렵단다. 차체 낮은 승용차용으로는 아예 나오지도 않는 SUV 전용 타이어다. 넓은 트레드 사이로 돌이 끼이는 것을 방지하는 기술을 적용해 타이어 손상을 최소화했다. 일체형 센터 블록으로 패턴 또한 정교해 다른 오프로드 전용 타이어에 비해 소음이 적다.
포장도로용 SUV 타이어 : 한국타이어 다이나프로 HL3(RA45)
SUV와 CUV에 최적화된 타이어로 조용하고 안정적인 승차감이 장점이다. 오프로드 주행을 거의 하지 않고 도심 및 포장도로 위주의 주행이라면 우락부락한 오프로드용 타이어보다는 이런 도심형 타이어를 추천한다. 비대칭 트레드 패턴으로 마른 노면은 물론 젖은 노면에서도 제법 만족스러운 주행 안정성을 보인다. 2중 보강 벨트로 내구성을 보강해 무거운 SUV를 무리 없이 버티는 성능을 확보했다.
타이어를 아는 만큼 좋아지는 카 라이프
▲ 트레드가 완전히 닳아서 타이어 내부가 드러났다. 이 정도면 목숨 걸고 운전하는 수준이다
차는 모르고 운전만 할 줄 아는 지인이 있다. 어느 날 우연히 지인 자동차의 타이어를 봤더니 4년 넘게 타고 다녀서 닳고 닳아 언제 펑크가 나도 이상하지 않을 상태였다. 위험하니 지금 당장 새 타이어로 교체할 것을 권했다. 하지만 단호했다. 펑크 나지 않은 멀쩡한 타이어를 왜 돈 들여 바꾸냐며 펄쩍 뛰었다. 이런 케이스가 의외로 흔하다. 타이어는 생명과 직결되는 부품이자 닳으면 바꿔야 하는 소모품이라는 것을 인식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불의의 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타이어는 상태를 수시로 확인해 교체 시기가 되면 꼭 교체해야 한다. 교체 시기는 운전습관이나 주로 다니는 주행 경로의 특징에 따라 다를 수 있으므로 몇 만 km, 몇 년이라고 외우기보다는 엔진오일 교체나 공기압 점검 등으로 정비소나 공업사, 타이어 가게에 갈 때마다 전문가에게 물어봐서 판단하는 것이 좋겠다.
안전을 위해 바꾸는 것 외에도 기호에 따라 타이어를 바꿀 수도 있다. 같은 차라도 어떤 타이어를 선택하느냐에 따라 성격이 달라진다. 단언컨대 타이어만큼 차의 성능과 성격을 확 바꾸는 아이템도 드물다. 좀 달릴 줄 아는 고성능 차라면 하이퍼포먼스 타이어를, 안락하고 중후한 패밀리세단이라면 승차감 좋은 컴포트 타이어를 신고 달려야 차량의 컨셉과 특징을 더 잘 살릴 수 있다. 만약 무난함을 원한다면 사계절 타이어, 그 안에서 취향에 따라 선택하면 된다.
타이어 교체는 다나와 타이어 카테고리에서 최저가로 구매하고 오프라인에서 교체하는 것이 가장 경제적이다. 또, 타이어는 부피가 크기 때문에 집보다는 타이어를 교체할 정비소를 미리 섭외한 뒤 그곳으로 배송시키면 편하다. 정비소는 '공임나라' 홈페이지에서 찾아보거나, 외제차의 경우 스마트폰 앱 '카닥' 등을 이용하면 사용자 평판이 좋은 정비소를 쉽게 찾을 수 있다.
기획, 편집 / 송기윤 iamsong@danawa.com
글, 사진 / 이병진 news@dana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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