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心
김선태
마음 심心 자에는 낚싯바늘이 하나 있다
잘만 하면 세상을 낚을 수 있지만
잘못하면 심장이 꿰일 수 있다
----김선태 시집 {짧다}에서
어느 국가나 어느 민족이 가장 고귀하고 위대한 민족인가는 그 국가와 민족이 세계적인 사상가, 즉, 전인류의 스승들을 얼마나 많이 배출해냈는가에 의해서 결정된다고 할 수가 있다. 동양철학의 아버지인 공자와 서양철학의 아버지인 소크라테스가 그것을 말해주고, 근대철학의 아버지인 데카르트와 공산주의 사상의 창시자인 마르크스가 그것을 말해준다. 사상가란 가장 많은 지식을 가진 자를 말하며, 그 지식을 통하여 전인류의 아버지이자 스승이며, 최후의 심판관의 지위에 오른 사람을 말한다. 아버지란 국가나 인류 전체를 인도해가는 사람을 말하고, 스승이란 모든 사람들을 이상적인 시민으로 육성해내는 사람을 말하며, 최후의 심판관이란 도덕군자로서의 상과 벌의 채찍을 들고 있는 사람을 말한다. 모든 사건과 사물들의 가치를 독자적으로 명명하고, 자기 자신의 법정에서 모든 사건과 사고를 심판할 수 있는 사람이야말로 전인류의 스승인 사상가라고 할 수가 있다.
사상가란 앎(지혜)이 육화된 사람이며, 정치, 경제, 사회, 문학, 역사, 철학, 법학, 종교, 심리학, 자연과학 등을 공부한 것은 물론, 이 세상의 진리를 탐구하기 위하여 온몸으로, 온몸으로 글을 쓰고 그것을 실천한 사람을 말한다. 당신은 당신 스스로의 언어로 말하고, 당신은 당신 스스로의 법정을 갖고 있는가? 당신은 인류 전체의 지상낙원과 그 행복을 연출해낼 수 있는 사상을 갖고 있으며, ‘나는 전인류의 스승이다’라는 자부심을 갖고 있는가? 당신은 과연 만인들의 행복을 위해서 당신의 눈앞의 이익을 버릴 수가 있고, 그 어느 누구에게도 공명정대하게 도덕과 법률의 잣대를 들이댈 수가 있는가? 만일, 그렇다면 당신은 전인류의 스승이 되고, 모든 인류로부터 존경과 찬양을 받을 자격이 있을 것이다.
우리 학자들과 우리 정치인들과 우리 사제들과 우리 법조인들은 모두가 다같이 전인류의 스승의 길을 가고 있어야 하며, 그렇지 못할 때는 최하 천민의 어릿광대가 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앎과 권력이 잘못 결합될 때, 또는 앎과 돈이 잘못 결합될 때, 최악의 대형사건들이 터지게 되고, 그가 소속된 국가와 사회는 도덕적, 법률적인 파탄을 맞이하게 된다. 단군 이래 최악의 공익환수사업이라고 포장하고, 그 이면으로는 오직 돈밖에 모르는 업자들과 결탁하여 정치자금과 노후자금을 챙긴 대장동 사건이 그것을 말해주고, 세계적인 대기업의 총수가 부의 대물림을 완성하기 위하여 너무나도 사악하고 뻔뻔스러운 편법과 탈법을 자행한 끝에 형무소를 내집처럼 드나들게 된 이재용 일가의 추악한 형태가 그것을 말해준다. 독서중심의 글쓰기 교육을 토대로 하여 천재생산의 교육에 모든 혈세를 쏟아붓고 있는 문화선진국의 교육제도를 외면하고 일제식 암기교육으로 전국민들을 백치로 만들고 있는 우리 학자들의 행태가 그것을 말해주고, 모든 전관예우를 뿌리뽑고 너무나도 엄격하고 훌륭하게 사법제도를 운행하고 있는 선진국을 외면하고, 오직 전관예우의 이익을 위하여 사법제도의 근간을 무너뜨리는 우리 법조인들의 추악한 행태가 그것을 말해준다.
김선태 시인의 [심心]은 이론철학과 실천철학이 결합된 시이며, 우리 인간들이 자기 자신의 행복을 어떻게 연주하느냐에 따라서 그의 운명이 결정된다는 사실을 암시해 주고 있다고 할 수가 있다. ‘낚는다’는 동사는 물고기를 잡는 것을 말하지만, 그의 [심心]은 이 세상의 행복을 낚는 것을 뜻한다. 이 세상의 행복을 낚는다는 것은 그의 삶의 방법이고, “잘만 하면 세상을 낚을 수 있지만”은 입신출세의 성공에, “잘못하면 심장이 꿰일 수 있다”는 만인들의 지탄을 받는 실패(범죄)에 맞닿아 있다고 할 수가 있다.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며, 어느 누구도 이 사회를 떠나서는 살 수가 없다. 이 성공과 실패의 판단기준은 도덕이며, 그가 소속된 사회에 크나큰 공헌을 한 사람은 존경과 찬양을 받고, 그가 소속된 사회에 크나큰 위해를 가한 사람은 만인들의 지탄을 받게 된다.
대한민국은 전세계의 대표적인 불량국가이며, 우리 한국인들은 도덕과 부도덕, 진리와 허위, 진실과 거짓, 선과 악, 행복과 불행 등을 구분하지 못하는 판단력의 백치들에 지나지 않는다. 자기 자신의 꿈과 국가의 꿈을 일치시킬 줄도 모르고, 자기 자신의 탐욕을 버림으로써 더 큰 이익을 얻는다는 사실도 모른다. 오직 정직한 사람만이 손해를 본다는 피해의식과 하늘이 무너져도 나만 잘 살면 된다는 자기 행복의 원리가 결합하여, 너무나도 뻔뻔스럽고 불량스러운 대한민국을 탄생시키고 있는 것이다. 책을 읽지 않으니 무식하고, 무식하니까 수치심이 없다.
산다는 것은 마음의 낚시를 한다는 것이며, 최고급의 대물, 즉, 나와 우리 모두의 행복을 낚기 위해서는 모든 사심을 버리고 ‘정의의 진실’을 낚아야 한다는 것, 이것이 ‘마음 심의 낚시철학자’ 김선태 시인의 금과옥조라고 할 수가 있다.
돈, 후손, 정의 중, 최고의 유산은 정의, 즉, 도덕철학(실천철학)이라고 할 수가 있다. 전인류의 스승은 지적 자산을 가장 많이 가진 부자이며, 이 세상에서 가장 무거운 짐을 짊어지고 우리 인간들을 이 세상의 삶의 진창으로부터 구원해냈던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