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현, 3점포 부활!
부상 8개월만에 복귀'인간승리'
정민태, 선발 17연승 '신기록'
브리또 끝내기 스리런…사자, 연장서 거인 울려
◇ LG 김재현이 29일 광주 기아전 4회초 1사 1,3루에서 중월 3점 홈런을 터뜨리며 복귀를 자축하고 있다. <광주=최문영 기자 deer@>
8년을 기다린 신기록, 8개월을 참았던 방망이.
비갠후 맑은 하늘 아래서 펼쳐진 29일의 프로야구는 4개구장 곳곳에서 명승부와 신기록, 감동의 드라마가 쏟아졌다.
선수생명 위기를 딛고 돌아온 LG '캐넌히터' 김재현의 복귀전은 쌍둥이팬들의 가슴에 오래오래 남을 감동의 한경기. 지난해 11월 한국시리즈 6차전 이후 8개월만에 타석에 나선 김재현은 광주 기아전서 5번 지명타자로 출전, 선제 결승 3점홈런을 포함해 4타수 3안타 3타점을 휘둘렀다.
빈타에 허덕이던 LG는 김재현의 꿀맛 한방을 앞세워 4연승 기아에 3대1의 승리를 거뒀다.
행운과 실력의 멋진 만남을 즐기고 있는 현대 정민태는 수원 SK전서 5이닝 4실점으로 17연승에 성공해 프로 최다 선발연승 신기록. 지난 95년 김태원(당시 LG)이 달성했던 종전기록(16연승)을 8년만에 갈아치운 뉴레코드다.
최고 승률팀 삼성과 꼴찌 롯데가 연장 혈투를 펼친 대구경기에서는 연장 10회말 브리또가 끝내기 3점홈런(시즌 8호)을 터뜨린 삼성이 7대4로 이겼다.
'홈런공장' 대구에서 '집주인' 삼성을 이기기란 이렇게 힘들다. 롯데는 8회초까지 4-2로 앞섰으나 마지막 2이닝을 버티지 못해 10연패의 쓴맛을 보고야 말았다. 삼성은 홈 10연승.
잠실에선 한참 물이 오른 '두타파워'가 한바탕 힘자랑을 했다. 한화 마운드를 두들겨 8대4 승. 두산은 최근 3경기서 평균 16안타를 터뜨리는 맹타를 뽐내고 있다.
수원경기는 '네버엔딩' 타격전끝에 현대가 13대6으로 수도권 라이벌 SK를 따돌리며 정민태의 새기록을 시원하게 밀어줬다. < 이승민 기자 cjminnie@>
이승호'9K' 호랑이 낚았다
7⅓이닝 1실점 역투…이상훈 24SP
LG 3 : 1 기아 ▶기록표
◇ LG 손지환이 29일 광주 기아전 3회초 2루땅볼을 친 뒤 쏜살같이 달려 1루에 슬라이딩 했으나 아웃되고 있다. <광주=최문영 기자 deer@>
돌아온 장고, 빛고을 점령.
양팀 선발의 'K쇼'가 볼만했다. LG 이승호와 기아 김진우는 올시즌 탈삼진 부문의 강력한 라이벌이다. 이날 성적은 엇비슷했다. 이승호가 7⅓이닝 동안 9탈삼진(3안타)을 기록했고, 김진우 역시 8이닝을 지키며 삼진 9개(4안타)를 솎아냈다. 나란히 홈런 한방씩을 허용했는데 홈런의 가치가 달라 결국 승부가 갈렸다. 김진우는 4회 LG 김재현에게 3점홈런을 허용한 반면, 이승호가 7회 기아 김상훈에게 홈런을 맞았을 땐 누상에 주자가 없었다. 구위에선 서로 우위를 가리기 힘들었지만 '홈런은 맞는 타이밍도 중요하다'는 사실을 일깨워준 한판이었다. 팀방어율 1위 LG는 불펜도 강했다. 이승호의 뒤를 이은 전승남-류택현 셋업조가 경기를 버텨냈고, 9회 등판한 마무리 이상훈은 1이닝 동안 2안타 2탈삼진 무실점으로 21세이브(24세이브포인트)를 기록했다. < 광주=김남형 기자 star@>
정민태 10승 -선발 17연승 신기록
현대 전근표 스리런 등 3-4회 집중포화
현대 13 : 6 SK ▶기록표
◇ "내가 먼저"
29일 수원 현대-SK전 2회초. 2사 1루에서 SK 정경배가 이호준의 타석때 2루 도루에 성공하고 있다. <수원=김경민 기자 kyungmin@>
SK 마운드에 구멍이 훤하다.
SK 마운드엔 8명의 투수들이 올라갔다. 이들이 내준 안타는 15개, 4사구는 10개. 타자들이 8안타를 치며 6점까지 쫓아갔지만 구멍뚫린 마운드를 막기엔 역부족.
현대 타선은 3, 4회 집중포화로 승부를 결정지었다. 1-2로 뒤진 3회 2사 1, 3루에서 6번 전근표는 SK 선발 스미스의 슬라이더를 잡아당겨 3점 역전 결승 홈런포를 터뜨렸다.
4회엔 타자 일순하며 3안타, 4사구 3개, 3루수 실책 등을 묶어 4득점, 안정권에 접어들었다. 톱타자 전준호는 5타수 5안타 1타점 1득점을 올렸다.
SK 4번 이호준은 5회 투런 홈런(23호)을 터뜨리며 3일 연속 홈런포를 가동했지만 팀 패배로 아쉬움을 남겼다. < 수원=신창범 기자 tigger@>
브리또 "10회 끝내줬어"
굿바이 스리런…삼성 홈 10연승
삼성 7 : 4 롯데 ▶기록표
삼성의 홈런포를 막기엔 너무도 허약한 롯데 투수진.
전날까지 홈 9연승을 달리고 있던 삼성과 시즌 9연패의 늪에 빠졌던 롯데의 경기는 '1'을 늘리느냐 저지하느냐를 놓고 연장전까지 가는 접전이 펼쳐졌다.
선취점은 롯데의 몫. 롯데는 2회초 조성환의 우전 적시타에 이어 6회에는 이시온이 중월 솔로포를 더하며 2-0으로 달아났다.
하지만 롯데 투수진이 경기를 마칠때까지 삼성의 막강 타선을 막기에는 역부족이었다. 5회까지 롯데 선발 임경완에 막혔던 삼성은 6회말 마해영이 2타점 2루타를 터뜨리며 경기를 순식간에 원점으로 돌렸다.
롯데는 7회초 신명철이 삼성 외국인투수 라이언의 초구를 받아쳐 좌측 담장을 넘기는 2점 홈런으로 연패 탈출의 희망을 찾기도 했다.
하지만 삼성의 힘은 경기 후반에 빛이났다. 2-4로 뒤진 8회말 2사 3루에서 양준혁이 롯데 이정훈의 3구째를 받아쳐 좌중간 펜스를 넘기는 동점포를 터뜨리며 경기를 연장으로 끌고갔다. 4-4 동점이던 10회말에는 1사 1루에서 타격감을 찾은 양준혁이 우전안타로 1,3루의 찬스를 만들었다. 이어 브리또가 끝내기 좌월 3점홈런을 터뜨리며 양팀은 홈연승과 시즌 연패를 10으로 늘렸다. < 대구=이정혁 기자 jjangga@>
곰 17안타 독수리 맹폭
정수근 5타수 3안타…이리키 6이닝 3실점 4승
두산 8 : 4 한화 ▶기록표
◇ 다리 닿을라
한화 임재철이 잠실 두산전 2회초 2사 1루에서 김수연의 우전안타때 3루까지 내달아 간발의 차로 세이프되고 있다. <잠실=전준엽 기자 noodle@>
최강의 고춧가루 부대 탄생.
전 한화멤버 전상렬 홍원기 강인권이 친정팀을 울렸다.
홍원기는 1-1 동점이던 2회말 선두타자로 나가 한화선발 조규수로부터 역전 좌월 1점포를 쏘아올렸다. 2번타자로 나간 전상렬은 5타수 4안타 3득점으로 공격 첨병이 됐다.
8번타자로 4타수 2안타를 때려낸 강인권은 포수로서 투수들을 안정적으로 리드해 승리의 버팀목이 됐다.
두산 선발 이리키는 6이닝을 3안타 3실점(2자책점)으로 막아 시즌 4승째(5패5세이브)를 챙겼다.
17안타로 두들겨 한화 마운드를 초토화시킨 두산은 최근 3경기 연속 15안타 이상을 때려내며 웅담 보약이 아닌 요주의 고춧가루 부대로 화려한 신고를 했다. < 잠실=권인하 기자 indy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