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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 104회 :: 나는 운이 없다 】방송일: 2005.04.26.
극본 : 박 해 영
씬1 마당 + 대문 앞 (D)
부록 출근준비하고 허둥지둥 나서는데,
할머니 셋은 거실에서 베란다 창을 통해,
우현은 마당에 쫓아나와서 부록의 가방을 주며
부록 다녀오겠습니다.
할셋 그래, 갔다와. / 행길 조심하고.
우현 (대문 앞까지 쫓아나가) 다녀오세요.
부록, 대답없이 후다닥 간다.
씬2 동네 일각 (D) - ENG
타이틀 : 나는 운이 없다 흐르면서
허둥지둥 뛰는 사람들 틈에서
시계보면서 뛰었다 걸었다 하는 부록.
부록 (NA) 쉰여섯 말년 부장에도 아침이면 늘 이렇게 뛴다. 일분이라도 일찍 나가, 일분이라도 더 일해야 한다.
복권을 사도 오백원짜리 하나 당첨되는 일 없는, 운하고는 거리가 먼 내 인생은, 이렇게 죽어라 아등바등 살아야 그나마 이
정도다. (종종종 달려서 카메라에서 프레임 아웃되며) 그러나...
#부록, 급하게 골목을 돌아서 나오면
이제 막 문을 닫고 출발하는
버스의 뒤꽁무니가 보인다.
부록 (NA) 아무리 열심히 해도, 운이 안 따라주면 어쩔 수가 없다.
그런데 그 버스가 신호대기에 걸리고
그걸 잡아타는 어떤 직장인이 보인다.
부록, 다시 한번 달려보나...
신호 끄트머리였던 지라 바로 떠나버리고.
부록 (NA) 아무리 열심히 해도, 운 좋은 놈은 못 당한다.
멍하니 떠나는 버스를 보는 부록.
씬3 버스 안 (D) - ENG
빈자리가 없고, 몇몇 사람들 서 있다.
부록, 서서 앞에 앉은 사람을 슬쩍 내려보는.
부록 (NA) 나는 이 사람이 제일 먼저 내릴 것 같아서 여기에 선다. 그러나...
영화 ‘중경삼림’의 거친 시간경과 느낌으로
다들 한두번씩 일어나 자리가 로테이션 되는데,
부록과 부록의 앞에 앉은 두 사람만 변화 없다.
부록의 뚱한 표정에
부록 (NA) 내가 어디에 서든, 내 앞에 앉은 놈은 꼭 종점까지 간다. 나는 이렇게 작은 것에도 운이 따라주지
않는다.
씬4 부록 회사 / 사무실 (D) - ENG
<INS: 9시 15분을 넘어가는 시계>
부록, 상사 앞에 덤덤히 서 있다.
상사 (못마땅하나, 낮게) 거 윗사람이 모범을 보여야지... 매번 이렇게 늦어서야...
부록 (NA) 올해 들어 두 번 늦었다. 그러나, 늦을 때마다 걸렸다.
상사, 뭐라고 잔소리하는데,
그때 더 늦은 김대리, 쭈뼛쭈뼛 들어와
부록과 눈이 마주치자 외면하는데,
부록, 너도 늦었으니 이리 오라는 듯 눈짓을 하자,
김대리, 못이기는 척 부록의 옆으로 오는데
직원 사장님 박작가님 전?니다.
사장 어, 그래.
중요한 전화인 듯 의자를 돌려 앉아 전화를 받는다.
김대리, 도로 방향을 틀어 자리로 가버린다.
#자리에 앉아 부러운 듯 멍하니
김대리를 응시하는 부록.
부록 (NA) 김대리는 오늘도 늦었다. 그러나, 오늘도 안 걸렸다.
사장 (돌아앉으며, 전화 끊고) 김대리, 박작가 계약서 갖고 와요.
김대 예.
부록 (NA) 역시, 운 좋은 놈은 못 당한다.
부록의 얼굴에서 천천히 줌 아웃되면서
허망한 분위기를 이어가는데
쾅! 머리 위로 떨어지는 ㅇㅇ, 황당한 부록
씬5 방송국 / 부스 앞 (D)
여자, 미자 지영 현우 성우들에게 청첩장을 주는데
모두들 축하해주는 분위기.
영진 어떻게 소리소문 없이 딴 남자한테 가냐~
미자 축하해요. 결혼식이 언젠데요?
여자 이번주 토요일이요. 꼭 오세요.
지/미 그럼요 꼭 가야죠. / 정말 축하해요.
왁자하게 축하 말 전하는.
청첩장의 초대문구를 보는 듯한 미자의 표정에서
미자 (NA) 청첩장을 받으면, 자동적으로 따라 나오는 생각이 바로 이건 얼마짜리인가 하는 것이다.
씬6 방송국 / 화장실 (D)
왁자한 전씬의 분위기와는 다르게
미자와 지영, 냉정한 분위기로 빠르게 말한다.
미자 (청첩장 들어 보이며) 이 여자랑 친해?
지영 그냥 아는 사이.
미자 그럼 3만원?
지영 그래도 난 같은 엔지니언데 5만원!
미자 난 친하지 않으니까.. 3만원?
지영 ....
미자 (고민하다가) 좋다. 5만원. 내가 5만원 하는데 설마 지가 내 결혼식에 3만원 하겠어?
씬7 부록 회사 / 사무실 (D) - ENG
#부록, 덤덤히 일하는 표정 위로
부록 (NA) 운도 별로 좋지 않은 놈이 세상을 살아가려면, 남들보다 몇 배의 노력이 필요하다. 내가 그나마 버티는
이유는 노력만으로도 얻을 수 있는 것이 분명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부록, 한쪽을 뿌듯하니 올려다본다.
[4월부터 사내추천포상제도 실시]라고
벽에 크게 써 붙어 있다.
부록 (NA, 미소) 바로 저것! 열심히 일하는 직원을 서로들 추천해서 상을 주는 이 공정한 제도. 내 이상을 받기
위해 한 달 동안 얼마나 열심히 해왔던가...
#모두들 서 있고, 직원 발표를 준비하고 있다.
직원1 이번달 우등직원은?
부록 (티내진 않지만 긴장한다)
모두 (익살스레 효과음) 뚜그두그두그두그...
부록 (더욱 긴장한다)
직원2 ....최부록 부장님!
모두 (우후~ 환호와 머리 위로 손 올려 박수)
부록 (감격에 다리 풀리는. 이내 능청) 아니 왜 내가...
모두 축하해요~ 축하드려요~ 최부장님이 되실 줄 알았어요~
씬8 부록 회사 / 휴게실 정도 (D) - ENG
부록, 조용한 한쪽 구석에서
몰래 봉투 내용물을 꺼내본다.
부록 (NA, 뿌듯) 세상은 노력한 자에게 꼭 보상을 준다. 그런 믿음이 여태까지의 나를 있게 한 힘이다. (내용물
보며) 상품은 동남아 여행권... 흐흐흐... (좋아라)
박부 (OFF) 어? 동남아 여행권?
부록, 그 말에 ‘그래 동남아 여행권이다’
하는 뻐기는 표정으로 돌아보는데,
박부장, 음료수 따 들고 마시다 말고 병뚜껑을 보고 있다.
직원들, 뺏어서 뚜껑의 안쪽을 보며,
직원들 어디 봐요. 와 진짜네. 진짜야. 진짜 동남아 여행권이네요.
부록 (멍하다)
박부 (머쓱) 그냥 자판기에서 뽑은 건데.
부록 (한대 맞은 듯한 멍한 표정으로 줌인, NA) ... 나는 한달 내내 공들여서 얻는 걸, 저 놈은 음료수 따다가
얻는다... 운 좋은 놈은 당할 수가 없다.
씬/ 집 외경 (D)
씬9 주방 + 할머니 방 (D)
#밥 먹는 중인 영옥 영숙 혜옥 우현.
영숙 (먹다가 주머니 뒤지며) 아 참! 내 정신 좀 봐!
혜옥 뭐 찾어?
영옥 왜 또오? 너두 혜옥이 닮아가냐?
영숙 이상하네... (찾으며, 혼잣말) 잘 둔다고 뒀는데...
영옥 (퉁박) 아 밥이나 먼저 먹어.
우현 국 식어요, 드시고 찾으세요.
#방으로 들어오는 영숙, 찾다가 TV 위를 본다.
TV위에 놓인 약봉지
영숙 (다가와 약봉지 가져가며) 아우... 여?네.
#영숙, 물과 함께 약을 먹는다.
영옥 (이상하다) 밥 먹다 말고 뭔 약을 먹어?
영숙 (약봉지 보여주며) 식간에 먹으라잖우. 식간!
영옥 응?
혜옥 (보며) 진짜네. 식전 식후는 많이 봤어도... 식간은 처음이다.
우현 어디... (뺏어 보며) 저도 첨 봐요.
영옥 (빼꼼히 보다가 이내 어처구니 없다는 듯) 췌!
영숙 왜요?
영옥 야! 식전은 밥 먹기 전에, 식후는 밥 먹고 나서, 그럼 식간은 뭐겠냐?
영숙 ... 밥 먹는 중에.
영옥 (답답) 식사와 식사 사이 아냐. 아침하고 점심 사이. 점심하고 저녁 사이. 사이 간間, 사이 간.
영숙 (눈 치켜뜨고 그런가 생각하는)
혜옥 (맹) 그니까... 언제 먹으라고?
영옥 점심하고 저녁 사이면 대충 몇 시겠냐? 세시 아냐, 세시. 에으...
영숙 (뚱) 그럼 저녁하고 아침 사이면, 새벽에 자다말고 일어나 먹어요?
영옥 (눈 치켜뜨고, 그런가 생각하는)
영숙, 밥 먹으려고 하다가
영숙, 상 위를 두리번거리며 뭔가 찾는
우현 뭐 찾으세요?
영숙 젓가락이 어디 갔지...? (하며 또 일어나 나가는)
영옥 저저저 또또또...
씬/ 원룸 외경 (N)
씬10 원룸 복도 (N)
윤아, 열쇠로 문을 따고 문을 여는데,
턱! 고리에 걸려 열리지 않는다.
윤아, 순간 살짝 짜증이 난다.
윤아 (낮게) 문 따는 소리 나면 후다닥 움직이면 되지, 티나게 걸어놓긴...
도로 문 닫고, 벨 누르려다가 그냥 있는다.
윤아, 벽에 기대어 시계를 보고
운동을 갈까 기다릴까 고민하는데
엘리베이터 도착 소리와 함께
윤아 (카메라 쪽 보며) 어? 일찍 끝났나보네요.
정민 (카메라 쪽에서 프레임 인되며) 예. 안 들어가고 뭐해요?
윤아 ... (말하기 뭐하다)
정민 동직이... 안에 있어요?
윤아 그런 거 같애요.
정민 (자기 집 방향으로 향하곤) 잠깐 들어갈래요?
윤아 ...!!
씬11 남자원룸/거실 (N)
정민 앞장서 들어오고,
윤아 따라 들어오는데
정민 남자 혼자 사는 집에 많이 와봤죠? 편하게 있어요. (드레스 룸 쪽으로 가는)
윤아 (날 완전히 선수로 아네? 은근히 기분 나쁜)
정민 (OFF) 이상한 거 눈에 띄면 모른 척 하고요.
윤아 (차!)
그때 윤아의 핸드폰이 울리고.
씬12 남자원룸/주방 (N)
윤아, 구석에 가서 낮게 전화를 받고 있다.
윤아 (폭발할 것 같은데 꾸욱 참고, 애써 예의 갖춰) 사람이 싫은데 이유가 어딨어요?
정민 (옷 갈아입고 나오다 그런 윤아를 보고)
윤아 저는 싫다고요. 다시 만나고 싶지 않다고요. 몇 번을 말해요.
정민 (OFF, 크게) 윤아씨~ 나 먼저 씻으께~
윤아 (황당해서 보는데, 전화기 끊긴 듯 접는)
정민 (고개 삐죽 내밀고) 바로 끊지?
윤아 (차!)
씬13 남자원룸/거실 (N)
정민, 거실로 와서 이리저리 채널을 돌리는데,
윤아, 쫓아오다가 바닥에 널부러진 트렁크 팬티를 본다.
윤아 (어머! 놀란 듯 고개 돌리는데)
정민 (TV만 만지며) 내꺼 아냐.
윤아 (얄미워. 팬티를 거리낌 없이 발로 침대 밑으로 쏙 밀어버리자)
정민 내 껀가?
윤아 (저 씨이!)
정민 이종 격투기 봐도 되지?
윤아 (말투와 행동에 선수 기질 나오며, 소파에 앉으며) 뭔지 알겠다.
정민 (건성) 뭐가?
윤아 정민씨가 여자 어떻게 꼬시는지?
정민 (그 말에 돌아보며) 우~와! 대단하다. 그걸 벌써 캐취 했어? (앉으며) 뭔데?
윤아 별로 긴장하지 않는 척, 별로 관심 없는 척, 그러면서 여자들 자존심에 살짝 흠집 좀 내주고, 알아서 덤비게끔
하는 거지. (매력적이게) 나, 좋아해요?
정민, 멍하니 윤아의 얼굴을 보다가
윤아의 손을 잡아 자신의 가슴에 얹는다.
윤아, 살짝 당황하는데,
정민 ... 두근거려?
윤아 ??
정민 늘어지지?
윤아 ??
정민 (손 치우며) 안 좋아한다는 거야. (일어나 마저 채널 만지며) 나 좋아하는 여자 앞에선 좀 틀려. 떨고
당황하고 그래, 나도.
윤아 (황당+무안) 그럼, 나한텐 왜 그래요?
정민 편하니까.
윤아 난 여자도 아니다 이거에요?
정민 왜 이래 선수끼리. 알꺼 다 아는 사이에. (주방으로 가며) 뭐 먹을래요?
윤아 (이 남자한텐 안 통한다)
씬14 카페 (N)
미자 현우 여자 성우들, 모두 앉아있는.
여자 식 끝나고 바로 신혼여행 가거든요, 뒷풀이를 따로 못할 것 같아서요.. 많이들 드세요.
영진 요즘에 다들 뒷풀이 같은 건 안해. 신랑 인사불성 돼서 변기잡고 씨름하구, 신부는 등 두들기다가 첫날 밤 다
보내구... 그런 거 왜 하나 몰라.
미자 (웃음 후) 일은 계속 할꺼죠?
여자 글쎄.. 이번 기회에 하던 공부 좀 더 할까 해요...
학교 등록 하려구요...
미자 (표정 굳는, E) 그럼 내 결혼식에 안 올 확률 구십구프로... 3만원이다.
민지 남편은 뭐하는 사람이에요?
현우 한경천이라고 학교 선밴데 엠프로덕션 피디에요.
영진 (놀라) 한피디랑 해? 내가 잘 알지 한피디. 사람 진국이지.
미자 (눈 굴리는, E) 지피디 선배라... 그럼 5만원.
<시간경과>파하는 분위기. 다들 일어나며
왁자하게 떠드는 분위기.
영진 (조금 취해) 아우 잘 먹고 잘 마셨습니다.
모두 잘 먹었어요.
여자 뭘 요.
영진 (앞섬 여미며) 에으~ 난 언제나 결혼한다고 한턱 쏴볼래나~
하면서 휘청하자 현우가 부축해서는 먼저 나가고,
여자 얼마에요?
점원 14만 8천원이요.
여자 (모자르는지) 누구 혹시 이만원 없어요?
성우들, 갑자기 전화 받는 둥 딴 짓하자
미자 (당황해선 허둥지둥 찾으며) 잠깐만요. 이만원... 여?어요. (주며) 여기요.
여자 고마워요.
미자 아녜요. (홀가분한 표정 E) 삼만원 하면 되지 뭐.
씬15 남자원룸/주방 (N)
정민과 윤아, 간단히 밥을 먹는데,
윤아, 니가 나를 이렇게 대접한다면야
나도 굳이 내숭떨 필요 없지,라는 생각에
완전히 오픈한다. 옷차림과 액션도 편하게
정민 몇 명이나 사겨봤는데?
윤아 그걸 어떻게 세요?
정민 그럼 키스해본 남자는?
윤아 그거나 그거나.
정민 (정말 감동) 멋지다, 오윤아. (하다가) 근데 아까 그 놈은 왜 찬 거야?
윤아 맨날 손 한번만 잡아보자, 키스 한번만 해보자, 조르고 징징대는데, 아우 열 받아서 그냥 (액션과 함께)
뒤통수를 한 대 빡~~!!
정민 (또 감동) 멋지다, 오윤아.
윤아 치고 싶다고. 그런 거에 관심없는 척 내숭 떠는 남자도 싫지만 주책맞게 노골적인 남잔 더 싫어. (진저리) 으~
정민 꼬실려고 맘 먹으면 다 꼬셔?
윤아 거의. 안 넘어온 남잔 없었어.
정민 (밥 먹으려다 문득) 난 안 넘어갔잖아?
윤아 (억울해 항변) 솔직히 기술도 안 썼다. (숟가락 놓으며) 제대로 기술 한번 써봐?
정민 (기겁) 아니, 먹어 그냥, 드세요.
컷 튀면,
씬16 남자원룸/거실 (N)
정민과 윤아, 소파에서 차 마시면서
윤아 옛날에 변호사라고 깝치는 놈 만났었는데,
정민 (변호사라 걸린다) 변호사라고 깝치는 놈?
윤아 아 정민씨도 보면 한 대 줘패고 싶었을 놈이야. 어찌나 잘난 척하던지, 천상천하 유아독존이야. 너 같은 건
쳐다도 안 본단 식으로 사람 무시하는데, (열받는) 아우~ 열받아서 내 반드시 저 놈 꼬셔서 바~짝 애닳게 만들어논 다음에
아주 신랄하게 까주고 뻥~ 차 버려야지 맘 먹었지. (거만) 딱 이주만에 넘어오드라. 사랑한다 어쩐다 분위기 잡길래,
요때다! 뒤통수를 그냥 빡!
정민 치고 싶었다고?
윤아 쳤어 정말.
정민 (놀라) 정말?
윤아 응. 정말. 그랬더니 때렸다고 고소한다 어쩐다 길길이 날 뛰길래 하라고, 나도, 내가 왜 니 뒤통수를 쳤는지
법정에서 아주 리얼하게 다~~ 설명해주고 싶다고, 제발 고소하라고, 그랬더니 전화번호 바꾸고 잠적하대.
정민 (감격) 멋지다 오윤아.
윤아 (익살스레) 뭘 이 정도로.
그때 문 여는 소리 들리고
동직 (들어오며 윤아보고) 깜짝이야. 왠 여자신발인가 했네.
윤아 (나가며) 지영이랑은 즐거운 시간 가졌구?
동직 (민망. 벌개서) 가라.
정민 가요. (동직에게) 티나게 고리는 왜 걸어놓냐?
동직 (민망)
씬17 여자원룸/거실 (N)
지영, 문 열면, 윤아, 들어오는.
지영 (민망해) 왔으면 들어오지... 왜 거기 가 있었어?
윤아 고리를 걸어놨는데 어떻게 들어와.
지영 (긁적긁적) 그게 왜 걸렸지...? 쾅 닫아서 걸렸나...?
씬18 부록방 (N)
우현, 이부자리 펴는데,
부록, 책상에 앉아 여행상품권을 보고 있다.
스스로 위로하는 자조 섞인 미소.
부록 (E) 그래도 동남아 여행이 어디냐...
우현 누우세요.
부록, 상품권을 책갈피에 넣어두고 자리로 가며
부록 자네, 인도양과 필리핀 해 사이에 있는, 뽕뿔라 웁~딱이라는 섬 아나?
우현 (혹해) 석양으로 유명한 뽕뿔라 웁~딱이요?
부록 아는구만, 뽕뿔라 웁~딱.
우현 그럼요. 거긴 해 질 때면 바다가 정말 핏빛이래요. 시~뻘겋대요. 잡지에서 사진 찍어논 거 봤는데... 와...
실제로 보면 심장 터져 죽을 꺼에요.
부록 (뿌듯) 해질 녁... 좋지...
우현 근데 뽕뿔라 웁~딱은 왜요?
부록 왜 그러긴. 가볼라고 그러지.
우현 거길 어떻게 가요? 엊그제 화산 폭발로 흔적도 없이 사라졌버렸는데.
부록 (떠덩!)
우현 진짜 (심형래처럼) ‘뽕뿔라 ?~다’ 돼버렸잖아요. 히히히... (하다가) 근데... 다시 떠올랐대요?
부록 ...!!
우현 에?
부록, 카메라를 등지고 눕는데 들썩이는 어깨.
부록 흐흐흐...
우현 매형, 왜 그래요?
부록 흐흐흐... 뽕뿔라... 웁...딱...
우현 매형, 매혀엉.
씬/ 동네 전경 (D)
씬19 몽타주 (D) - ENG
#동네일각. 아침 출근길, 사람들 허둥지둥 뛰는데,
터덜터덜 걷는 부록, 이젠 뛰기도 싫다.
#모퉁이에서 화투패 쪼듯이 한쪽 눈만 나오는.
이제 막 떠나는 버스가 보인다.
허망하니 나와서 본다.
그럼 그렇지 하는 표정이다.
#부록 회사 / 사무실. 시계는 9시 15분을 넘어서고.
들어오자마자 바로 상사 앞으로 걸어가는 부록.
부록 (자진실토) 오늘도 지각입니다.
상사 (집중해서 서류보다가 ??)
씬20 부록 회사 / 사무실 (D) - ENG
일하는 부록의 모습이 중경상림처럼
거칠게 쉭쉭 지나간다. 멍한 표정에
부록 (NA) 이러나 저러나 운 없는 인생... 아등바등이나 하지 말자...
씬/ 거리 외경 (D)
씬21 정민 사무실 (D) - ENG
정민과 선배, 서서 서류 보며 얘기중인데
윤아, 문간에서, 똑똑똑!
정민 어? 왠일이야?
윤아 같이 밥이나 먹고 들어갈까 하구.
하다가 선배와 윤아 서로를 보고 떠덩!
정민 어 들어와. 금방 끝나.
윤아 아니, 바쁜가 본데, 다음에 먹지 뭐. 일봐요.
정민 (잡으며) 왜애, 다 끝났어. 우리 선밴데 같이 먹지 뭐. 내가 소개시켜주께.
윤아 (귓속말) 내가 뒤통수 때린 변호사에요.
정민 (잉? 선배와 윤아를 번갈아 보는)
윤아 (호호호) 그럼 전 이만. (싱긋)
씬22 주방 (D)
미자, 밥 먹으며 열 받아서 전화 통화중이다.
영숙, 옆에서 챙겨주며 추임새 넣는다.
미자 어제 피로연 따로 못한다고 술 산대서 쫓아갔더니 이만원 모자란다고 나한테 이만원 내라드라. 걔가 나중에 그 돈을
주겠니? 다 같이 먹었는데?
영숙 누군지 뻔뻔스럽네...
미자 친하지도 않는 사람한테 청첩장 주는 거 그것도 민폐야. 지랑 나랑 밥 한끼를 먹어봤어 뭘 했어? 웃겨 진짜.
영숙 염치도 없지.
미자 (흉내) 저 결혼해요. 와주세요~ 결혼이 무슨 비즈니스니? 아 몰라. 난 어제 돈 모자른다고 이만원 내노라 그럴
때부터 맛 갔어.
영숙 그럼~ 사람이 경우가 있어야지.
미자 내가 너하고 지피디 가니까 가긴 가는데, 공짜로 밥 먹을 순 없어서 삼만원 낸다 이거야.
영숙 내, 내줘.
미자 어. 응. 나 티니 들렀다가 거기서 바로 갈 거야.
씬23 할머니방 (D)
영옥과 혜옥 있는데, 영숙 들어오자
영옥, 펴놓은 성경책에 들러붙은 젓가락 떼내며
영옥 어이 식간. (휫 젓가락 던져주는)
영숙 (얼결에 받고)
영옥 너 한번만 더 밥 먹다 돌아다니기만 해. 성경책에 쩍쩍 들러붙게 하고.
혜옥 (TV위에서 또 젓가락 집어) 어으 진짜. 어이 식간! (던져주는) 밥 먹다 돌아다니지 좀 마.
영숙 (받아들고 꿍얼꿍얼)
씬24 몽타주 (D) - ENG
#식당. 알탕을 휘젖는 수저. 알이 달랑 두 개다.
부록, 앞에 앉은 직원1꺼를 보는데
저 놈은 건져도 건져도 끝이 없다.
덩어리로 잔뜩 들어가 있다. 복스럽게 먹어댄다.
허망한 부록의 표정.
#식당. 계산을 하고 나가기 직전 카운터에 있는
사탕을 집는데, 부록의 앞에서 동이 난다.
먼저 나가던 직원2가 마지막으로 사탕을 집었다.
허망한 부록의 표정.
#화장실. 부록 변기칸 두드리는데, 사람 있다.
역시 운이 없는 부록 거울 한번 보곤 힘없이 나가는데
거울 앞으로 다가와 거울 보던 직원2
입속의 사탕을 우직 깨물다가
직원2 (떠덩!, E) 이 떼운 거, 빠져버렸다. (난감) 운도 드럽게 없지. 생전 안 먹던 사탕은 왜 먹어갖고.
카메라, 변기칸 속을 비추면 아까의 직원1
직원1 (아랫배 너무 아프다) 알 많다구 좋아했더니만...하필 맛이 간 알탕이냐구... 운도 드럽게 없지..
#엘리베이터 앞. 모두들 엘리베이터에 올라타고
마지막으로 부록이가 올라타자
삐이- 정원초과 소리가 난다.
부록의 멍한 표정에서.
씬25 복도 / 계단 (D) - ENG
계단으로 힘들게 꾸역꾸역 올라가다가
계단에 앉아 담배를 꺼내는데
빈곽이다. 구겨버린다.
부록 어쩜 이렇게 운이 안 따라줄까? (멍한 표정)
씬26 엘리베이터 안 (D) - ENG
김대리, 박부장, 직원1, 2, 3, 다같이
조용히 올라가는 엘리베이터에서
직원3 (E) 에이, 어떻게 버스타구 앉기만 하면 바지에 껌이 붙냐... (힐끗 바지 보며) 운도 드럽게 없어.
김대 (E) 지각한 거 안 걸렸다고 좋아라 했더니, CCTV로 감시하고 있을 줄 누가 알았겠냐구. 에이, 운도 드럽게
없지.
박부 (E) 공짜 동남아 여행이라고 좋아라 했더니, 응모기한이 어제까지일 껀 또 뭐야. 에잇! 진짜 운이 있을라다가두
결국은 없어버리네~
직원1은 배가 살살 아픈지 배를 잡고,
직원2는 살짝 미간 찌푸리며 볼 잡고
모두 (떨떠름한 표정에, E) 운도 드럽게 없지...
그때 철커덩! 엘리베이터가 멈춰버린다.
허억! 이거 왜 이래? 순간 공포 분위기다.
모두 어어어! 왜 이래?
그때 엘리베이터가 짧게 휙 내려가자
모두 (공포, 벽에 붙어) 어어어. 떨어진다, 떨어진다.
씬27 복도 계단 (D) - ENG
차라리 평온한 표정의 부록, 다시 일어나며
부록 (한숨) 에휴... (올라가며) 운도 드럽게 없지...
씬/ 원룸 외경 (D)
씬28 원룸 / 복도 (D)
윤아, 열쇠 끄르는데, 정민, 프레임 인되는.
정민 운동 안가고 바로 왔나봐?
윤아 운동복을 안 갖고 가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