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4.30)은 북-베트남 군대가 사이공(현 호찌밍시)을 함락하면서 베트남 전쟁이 끝난지 40주년이 되는 날입니다. 베트남은 오늘 종전 40주년을 기념하여 호찌밍시에서 대규모 "통일절" 기념 퍼레이드를 벌였습니다.
베트남 군대의 제식동작은 중국과 완벽히 동일하군요. 일단 따끈따끈하게 입수된 동영상부터 소개합니다. 후반부에는 베트남 전쟁 당시 각종 게릴라 부대들의 복장을 그대로 재현한 행렬들도 등장하여 흥미롭습니다. 다른 것은 잘 모르겠고, 베트남도 음악적 면에선 참 많이 부족한 민족인 듯합니다. (^.^)
(동영상) 베트남 MTV9의 오늘(2015-4-30) 중계방송 화면.
물론 군사행진 잘 하는 나라 치고 제대로 된 나라는 없습니다만...
그런데 올해 아시아권에서 이러한 군사행진을 준비하는 국가는 베트남만이 아닙니다. 올해는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난지 70주년이 되는 해이기 때문에, 여러 나라가 대규모 군사행진을 준비하고 있고, 자국의 행사에 외국 정상들을 초대하기도 했습니다. 이에 금년에 "군사행진 외교"를 펼칠 국가들의 제식동작들을 한번 살펴보고자 합니다.
먼저, '제2차 세계대전'과는 별로 관계가 없긴 합니다만, 2013년에 대규모 군사행진을 선보였던 북한이 금년도 행사를 "사상 최대 규모로" 할 것이라고 이미 예고를 한 상태입니다. 북한은 군사행진을 잘하는 것으로 유명하지만, 가만히 들여다보면 손을 전혀 안 사용하고 오로지 발로만 모든 것을 표현하는 "깡다구" 제식동작으로 인해, 군인들의 몸이 좌우로 뒤뚱거려서 상당히 우스꽝스럽기까지 합니다.
(동영상) 2013년 한국전쟁 종전 60주년 기념 군사행진.
한편, 중국은 지난 2009년에 건국 60주년 기념 대규모 군사행진을 한 바가 있습니다. 특히 당시 행사는 미모의 여성 예비군 부대를 출연시켜 더욱 화제가 된 바 있습니다(☞ 참조용 게시물).
그런데 중국은 올해 최초로 '제2차 세계대전' 종전일(9월)을 기념하여 군사행진을 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더구나 중국은 무력시위 중심의 이전 행사들과는 달리, 금년에는 평화를 강조하는 국제행사로 준비하고 있다고 하며, 주요국 정상들을 초청하기까지 했습니다. 러시아의 푸틴 대통령은 이미 이 행사에 참석을 결정한 상태이고요, 일본의 아베 총리와 북한의 김정은 위원장도 초청했습니다만, 참석 여부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습니다.
중국 군 제식동작의 특징은 상당히 우아하고 여성스럽다는 점입니다. 특히 본격적인 사열선에 들어서기 전까지는 더욱 더 그러합니다. 중국 군은 이전에 이런 방식으로 군사행진을 했습니다.
(동영상) 중국 군의 천안문 광장 사열식 모습.
(동영상) 화제가 됐던 중국 여군들의 행진모습.
하지만 뭐니뭐니해도 사회주의 원조 국가인 러시아의 군사행진은 누가 뭐라해도 종합예술 면에서는 압권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아래의 동영상은 작년의 전승기념일 행사입니다만, 금년 5월9일(독일 항복일) 행사에는 북한의 김정은도 참석할 예정이라서 더욱 관심을 집중시키고 있습니다.
러시아는 군인들의 활기찬 제식동작은 물론이고, 화려한 제복과 장엄하고 클래식한 군악대의 연주 등 매우 럭셔리한 유럽형 군사행진을 보여줍니다. 이 행사 전체는 마치 한편의 오페라를 보는 듯한 느낌을 줍니다. 아마도 김정은이 이 행사를 본 후에, 혹시 북한 인민군의 제복 디자인이 변하지는 않을까도 조심스레 점쳐봅니다.
(동영상) 2014년 러시아 전승기념일 행사. 푸틴 대통령의 연설과 최고 지휘관들의 열병식을 거쳐, 군사행진은 후반부에 시작된다. 러시아 군 의전행사의 특징 중 하나는 소수의 의장대가 의식 전체에 걸쳐 상징성이 큰 움직임을 보여준다는 점이다. 또한 현역 4성 장군들(국방장관, 군총사령관)이 오픈 카를 타고 상호 보고하거나, 연설을 하며, 각 행진 제대 역시 해당 부대 지휘관(소장=2성 장군)이 선두에서 이끌고 있다. 의식 중에는 장군들이 상당한 시간 동안 거수경례를 하는 모습을 보여서, 러시아 군대에서는 오십견이 있는 장교들은 장성 진급이 불가능할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
최근 아시아권에서 군비경쟁이 가속화되는 가운데, 대략 주요국들의 군사행진 외교 계획을 살펴보았습니다만... 제식동작만 놓고 봤을 때, 위의 국가들이 절대로 쫒아갈 수 없는 국가가 존재합니다. 바로 최근 급성장하는 경제력에 힘입어 급속히 군사대국화의 길에 나서고 있는 인도입니다.
인도와 파키스탄은 원래 동작변화 시에 발을 구르는 영국식을 기본으로 자체 변화시킨 것입니다. 아래 동영상은 인도-파키스탄 국경의 유명한 국기하강식 모습입니다. 양국 관광객들의 응원 속에 양국 군인들이 엄청나게 큰 동작으로 움직입니다.
(동영상) 와가-아따리 국경의 국기하강식 모습. 매일 아침과 저녁 국경 문이 열리고 닫힐 때 행사가 있다. 원래 하나의 국가로서 독립했던 양국 군인들의 자존심 대결이 볼 만하다.
인도 군의 이러한 제식동작은 대충 이렇게 황당한 것입니디만... 이들이 집단으로 대규모 군사행진을 할 경우 더욱 입이 벌어지게 만들어줍니다. 이들은 요가를 하는 민족이라서 관절구조가 다른 것인지, 팔이 앞으로 뿐만 아니라 등 뒤로도 엄청난 높이로 올라갑니다. ㅠㅠ 그럼 인도 군의 군사행진을 감상하면서 오늘의 동영상 에세이를 마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