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물론- 민주당 바람 맞서
현군수 재선가도 민주후보 5명 도전…경선방식 시각차 후보 선출 최대 변수
5·31 완도군수 선거를 관전하려면 먼저 완도읍을 제외하고는 11개 읍면이 모두 섬으로 이루어져 있는 지역적 특성을 이해해야 한다. 선거 운동을 하려면 다른 지역에 비해 발품을 많이 팔아야 하고, 시간도 적지 않게 걸린다. 역대 선거에서 인지도가 낮은 후보들이 고전했던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그동안 지역에 시간과 공을 많이 들인 후보가 상대적으로 유리하다는 얘기다.
또 하나의 관전 포인트는 민주당의 지지율이 상대적으로 높지 않다는데 있다. 지역민들은 민주당 정서가 과거의 맹목적 지지에서 많이 자유로워졌다고 얘기한다. 특히 선거 국면이 본격화한다 해도 이른바 `세몰이'가 잘 통하지 않을 것으로 전망한다. 지역을 샅샅이 훑으며 전개됐던 선거운동 방식이 섬 지역인 완도에서는 통하지 않을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열린우리당 김종식 현 군수의 재선 가도에 민주당 예비후보 5명이 도전장을 내밀었다. 김 군수가 우세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민주당 후보들이 추격전을 펼치고 있다는 것이 현지 여론이다. 김 군수의 인물론과 민주당의 바람이 맞대결할 것으로 예측되는 이번 선거전은 민주당 후보가 결정되면 불이 붙을 것으로 전망된다.
김종식 현 군수(55)는 드라마 `해신' 세트장을 유치, `건강의 섬, 완도'를 전국에 널리 알린 일등공신이다. 광주~완도간 고속도로 건설 착수, 관광객 500만명 시대 창출, 해양생물산업 육성 토대 마련, 스포츠 전지훈련 메카 등 재임시 달성한 굵직굵직한 사업을 내세우며 재선을 자신하고 있다. 한때 나돌았던 무소속 출마설 또는 민주당 입당설에 “가급적이면 정도를 걷고 싶다. 어렵고 힘들더라도 올바른 길을 가고 싶다”고 했다. 그는 지난 22일 열린우리당에 공천을 신청했다.
민주당에서는 5명의 예비후보가 당내 경선에 대비해 뛰고 있다. 당내 경선은 3월말로 예정돼 있다. 아직까지 정해지지 않은 경선 방식이 최대 변수다. 여론조사와 전략공천을 놓고 후보들이 미묘한 신경전을 펼치고 있다. 전남도당이 내놓은 안대로 여론조사 100%를 주장하는 쪽과 당선 가능성이 있는 인물을 전략공천해야 한다는 논리가 맞서고 있다. 경선 과정에서 자칫 `적전분열' 양상이 나타날지도 모른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박현호 전 광양부시장(55)은 정년을 6년 남겨두고 공직에서 물러났다. 이번 선거에 배수진을 친 셈이다. 표밭갈이를 한 것이 5~6년 되었다고 한다. 섬 곳곳을 안 다닌 곳이 없다는 박 전 부시장은 수산업 경쟁력 강화와 소득 증대에 역점을 두겠다고 밝혔다.
최충민 전 서울시의원(45)은 지난해 7월 완도군 운영위원장을 맡은 이후 조직 재건에 힘을 쏟았다. 1천여명에 불과하던 후원당원을 5천600여명으로 늘렸고, 읍면 조직도 상당 부분 복원하는데 성공했다. 도지사와 군수, 도의원, 기초의원 후보가 정해지면 민주당 바람이 완도에서도 이어질 것이라고 했다. 깨끗하고 참신하며 개혁적인 정치를 하겠다는 뜻을 피력했다.
김창주 전남도당 자문위원(67)은 농협중앙회에서 30년을 근무한 농협인이다. 완도의 민주당 재건에 참여하라는 주변 권고로 당에 들어왔다는 그는 공직자들이 안심하고 투명한 행정을 펼칠 수 있도록 행정질서를 재편하겠다고 말했다.
차용우 전남도의원(54)은 30여년 간 해양수산 업무에 종사한 해양전문가로 완도를 해양수산의 메카로 만들겠다며 출사표를 던졌다. 그는 “바다의 주인인 어업인과 해양 수산인이 대접받도록 완도를 명실공히 동북아 해양수산의 허브로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이옥 청해종합주류 대표(48)는 그동안 청해장학회 설립 등 고향사랑 활동을 발판삼아 밑바닥 정서를 파고들고 있다.
김성후·완도/장광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