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제로 남겨졌던 연지산을 찾았다.
의욕만 앞선 지난 산행에서 된걸음을 한 탓으로 이번엔 널널한 산행이 되었다.
지난 트라우마도 있고, 더 늘릴 생각도 없어 짧게 한바퀴한 셈.
연지산(蓮芝山 277.2)과 태봉산(胎峰山 104.2)은 어디에서도 이렇다할 자료가 보이지 않는다.
지난 번 언급하였듯 ‘蓮芝山’이란 한자는 산아래 마을인 연지리(蓮芝里)에서 가져왔다.
늪지에 연(蓮)을 많이 재배하였대서 유래한 연동(蓮洞)과, 지동(芝洞)마을이 합쳐져서 연지(蓮芝)가 된 것.
태봉산은 태(胎)를 묻은 봉이어서 생긴 이름일 테지만 정확한 유래나 전설마저도 확인하지 못했다.
차를 댄 곳은 내나 그 자리(고성군생명환경농업연구소).
태봉산과 연지산을 거친 뒤 232.9m봉과 201.5m봉 사이의 안부에서 구룡사로 내려가는 길을 짓접 확인하고 싶었다.
그 길은 지난 금정산 산행 때 세동마을에서 연지산으로 산자락을 갈아타고 오를 코스였던 것.
그 안부에서 구룡사 방향으로 구불구불 내려가는 묵은 산길을 확인하였다.
하산길은 201.5m봉에서 주능을 이탈, 지능을 타고 틈실마을로 내려선 뒤 도로를 따라 외우산마을로 내려왔다.
틈실마을은 특골(特谷)이라고도 불리는 골짜기마을.
외우산(外牛山)마을은 뒷산(소슬산)의 생김새가 소(牛)가 누워 있는 형국이라 하여 우산(牛山)이라 하였다.
내우산은 골의 안쪽마을이고, 외우산은 바깥마을.
또 두 마을을 소의 성별(性別)에 빗대어 내우산을 암소슬, 외우산을 숫소슬이라 부르기도 하며, 다시 내우산을 안우산, 외우산을 큰우산이라 부르기도 한다.
빨간색 실선은 지난 금정산 산행<☞ blog.daum.net/bok-hyun/1044>이고, 파란색 실선이 오늘의 트랙.
빨간색 세동마을에서 구룡사 우측(노란색 실선)으로 안부에 올라서 파란실선을 따라 연지산과 태봉산을 찍고 원점회귀하려던 지난 계획이 빗나가면서 오늘 그 자투리를 걷게 된 것.
7km를 천천히 3시간 40분 걸렸다.
고도표.
<산길샘> 빨간색 실선은 지난 금정산 산행이고, 임의로 그은 노란색 실선이 오늘 코스.
지난 산행 때 준비했던 표지기.
차를 댄 곳은 맹 그자리(고성군생명환경농업연구소).
주소는 '고성군 고성읍 남해안대로 2829-60', 또는 '고성군 고성읍 우산리 250-7'.
딱 그자리에 차를 댔다.
차를 댄 사거리에서 북쪽 150여m 전방에 나즈막하게 산자락이 내려와 있는 게 보인다.
작은 다리 건너 컨테이너가 보인다.
그 컨테이너 좌측이 들머리.
보라색 엉겅퀴에 눈맞춤하고...
능선으로 올라선다.
무덤은...
증통훈대부사복사정(贈通訓大夫司僕寺正) 함안이씨묘. 사복사정은 정삼품.
살짝 올라선 85.9m봉엔 우헌처사(愚軒處士) 함안이씨묘.
등로에 낮게 깔려있는 이름 모를 노란 꽃.
첫 이정표(연지산 1.4km)를 만난다.
풀숲에 자연으로 돌아가는 묘지.
다시 이정표.
동백숲.
등로 우측 잡목더미에 살짝 올라서자 태봉산.
무덤이 있는 안부에는 이정표가 있고...
그 아래로 묵은 산길이 내려가고 있었다. 그 아래는 봇골 어디쯤 될 것.
완만한 오름길에 '통정대부 공조참의 김해김씨묘'가 있고...
봇골 갈림길 이정표를 만난다. 봇골은 보(湺)가 있는 골이니 대가저수지 수문으로 내려가는 길인 듯.
이름모를 야생화에 눈맞춤.
일기예보는 비가 온다고 하였으나 쾌청. 그렇게 온 비가 송화가루를 얼추 씻어간 듯.
석축의 흔적? 다른 자료에 연지산을 봉화산이라고도 하더니 그렇다면 봉화대의 흔적?
연지산 이정표에 중곡마을 갈림길. 대가저수지엔 상곡, 중곡, 하곡마을이 있다.
그 꼭대기 무덤이 있는 곳에 삼각점이 있어...
안내판을 확인한다.
그리곤 준비해간 '蓮芝山' 표지기를 걸었다. '蓮芝山'이란 한자는 연지리(蓮芝里)에서 가져온것.
미세먼지 없는 쾌청한 날씨. 동쪽으로 고성의 마테호른 거류산과 그 우측으로 벽방산이 조망된다.
셀프 촬영. 그런 뒤 거류산을 바라보며 가져온 매실주로 정상 세러머니. 비온 뒤끝이라 햇살이 참 좋다.
좋은 산길.
지난 산행 때완 달리 정말 느긋하다. 앞으로 이처럼 편하게 걸을 참이다.
계단으로 정비되었지만 이끼가 끼어있어 잘못 딛으면 쭈욱~미끄러져.
세동마을의 구룡사 방향에서 올라오는 안부를 확인코저...
안부 좌측으로 조금 내려서 보았더니 구불구불 산길이 이어지고 있었다.
고인돌인가?
길을 확인하였으니 232.9m봉을 되올라가서 그 남릉(162.9m~121.8m~외우산마을)을 타고 내려갈까 하였다가 게을러서 포기하였다.
201.5m봉을 비스듬히 통과한 뒤...
201.5m봉 남릉으로 길을 찾다가...
밧줄을 발견하여 그 꼭지점으로 올라 보았다.
그랬더니 이 밧줄구간은 엊그제 내가 올라온 곳으로 이어지는 정상적인 코스.
밧줄을 벗어나 우측 능선으로 길을 만들며...
잡목숲을 헤쳤더니...
연이은 무덤들이 나오고...
아래에 틈실마을이 보인다.
농장인 듯 울타리가 쳐진 곳에서...
농막 우측의 좁은 농로를 따랐더니...
세맨트 농로에 내려선다.
돌아본 내려온 길.
세맨트 농로를 따라 내려가다 돌아본 모습. 우측 능선이 내가 내려온 길.
벽돌 건물에 현판이 걸렸길래 당겨 보았더니 임상재.
틈실마을 노거수를 지나...
뽕벵이농장에서 다시 뒤돌아 본다.
'주순애원'은 정신장애 복지시설.
모내기가 한창.
엊그제 내가 올라간 작은 능선이다. 논 건너 잘록이는 '등산로' 푯말과 계단이 있는 곳.
내려가는 길에서 좌측 산이 엊그제의 들머리.
송림사 우측 승용차가 있는 농로에서 임도를 살짝 올라서면 '등산로' 푯말이 있다.
우측 봉우리가 68.4m봉이고, 등로는 봉우리 왼쪽 사면으로 어렴풋이 윤곽이 확인된다.
다시 좌측 낮은 산자락의 흰색 건물이 엊그제의 들머리(고성군 고성읍 우산리 산100-22).
큰길가 팔각정은...
외우산마을의 우산정(牛山亭). 그 옆 흰색건물은 '외우산노인회관'이다.
도로를 따라 회귀하면서 길가의 예쁜 보라색 꽃.
내가 올라간 산자락.
더 우측에 연지산.
그렇게 가볍게 7km를 걸은 뒤 회귀하였다.
"행복한 인생이란 대부분 조용한 인생이다."
<버트렌드 러셀의 '행복의 정복'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