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부_ 성소와 연관된 시대별 교회
앞서 우리는 성소가 예수님의 봉사 사업의 국면을 표상하고 있을 뿐 아니라, 그분의 구속 사업을 가르쳐주는 교과서로서, 개인적인 영적 경험을 예표해주는 것을 생각해 보았다. 이제는 성소가 전체적인 교회, 즉 시대별로 나타난 하나님의 교회들을 어떻게 나타내고 적용되는지, 성소 속에 등장하는 교회들을 고찰해 보려고 한다.
하나님께서는 시대마다 그분의 교회를 가지고 계셨다. 하나님께서는 그분의 교회를 “선택받은 세대”(벧전 2:9, 킹제임스 역)라고 부르셨다. 교회의 목적을 나타내고 있는 성경절 “오직 너희는 택하신 족속이요, 왕 같은 제사장들이요, 거룩한 나라요, 그의 소유된 백성이니, 이는 너희를 어두운 데서 불러내어 그의 기이한 빛에 들어가게 하신 자의 아름다운 덕을 선전하게 하려 하심이라”는 구절 중에 “택하신 족속이요”라는 부분을 킹 제임스 영어 성경에서는 “chosen generation”, 곧 “선택된 세대”라고 기록하고 있다. 이 명칭은 모든 교회 세대에 적용될 수 있는데, 성소와 연관하여 교회를 네 개의 시대와 구분으로 나눌 수 있겠다. 성소 뜰의 교회와 성소의 교회 그리고 마지막 남은 무리 교회와 하늘의 영원한 성전의 교회가 그것이다. 성소와 연관 지어 시대별 교회를 함께 공부해 보자.
1) 성소 뜰 교회 – 이스라엘 시대의 교회
히브리 교회 세대인 이스라엘 교회는 성소 뜰의 교회라고 할 수 있다. 이 세대에서는 성소 뜰에서 드려지는 모든 희생제물이 앞으로 오실 메시아 예수 그리스도를 상징하였다. 처음에 하나님께서 우상숭배 하는 민족에게서 아브라함을 불러내시고 약속하시기를, “내가 너로 큰 민족을 이루고 네게 복을 주어 네 이름을 창대케 하리니 너는 복의 근원이 될지라”(창 12:2)고 하셨다. 이 축복에는 구주에 대한 약속, 곧 에덴동산에서 아담에게 약속의 자손을 허락하신 것과 똑같은 약속(창 3:15)이 포함되어 있었다. BC 1500년경에 이 “큰 민족” 이스라엘 백성이 애굽을 나와 시내 광야로 인도되었으며, 거기서 하나님의 직접적인 지시 아래 이스라엘 교회가 조직되었다.
1. 이스라엘 교회에 맡겨진 사명과 의무
히브리 교회 세대에게는 매우 귀한 특권을 줬는데, 그것은 하나님의 말씀과 법이 그들에게 위탁된 것이었다. 하나님께서 친히 돌비에 새기신 그분의 계명은, 누구든지 연구하고 탐구하기만 하면 하나님의 뜻과 성품을 알게 해주는 위대한 계시였다. 그리고 신의 임재가 가시적인 상징으로 나타났는데, 그것은 바로 성소에 하나님 영광의 빛 쉐키나가 머물고 있었다는 것이다. 또한 대제사장이 입은 흉패에 있는 우림과 둠밈은 하나님의 직접적인 지시와 계시를 백성에게 보여주시는 것이었다. 이 히브리 백성으로 이루어진 교회는 지상에서 참 하나님의 지식과 그분의 거룩한 율법을 간직한 유일한 조직이었다. 이 지식이 다른 모든 국가보다 유대 민족을 뛰어나게 하였다.
그들에게 맡겨진 사명은, 그들에게 주어진 하나님의 선물과 거룩한 특권과 하나님을 아는 지식을 다른 이방 나라들에 널리 전하여서 다른 민족들로 하여금 하나님을 알게 하고 섬기게 하며 구원을 얻게 하는 것이었다. 그들 주위에 있던 우상숭배 국가들에게 유일하신 창조주 하나님과 율법의 거룩함과 공의로움과 영원하신 참 하나님의 복음을 전하는 것이었다.
2. 이스라엘 교회의 실패
그러나 이 히브리 교회는 주변의 우상숭배 국가들에게 빛을 전하는 대신에 주변 국가들의 영향을 받아 함께 그들의 본을 따라가게 되었다. 그들은 창조주 하나님을 잊어버리고 우상숭배에 빠졌으며, 성소가 주는 진리를 잃어버리고 그 아름다운 성소 제도와 봉사가 가리키는 표상들을 무의미한 형식으로 전락시켜 버렸다. 그들은 이제 성소가 표상하는 죄로부터 구원해주는 구세주를 바라는 대신, 그들을 주위 국가들의 압박에서 구하여 줄 힘 있는 정복자로서의 구세주로 기대하는 수준까지 내려갔다. 여러 세기 동안 성소 뜰에서 희생제물이 날마다 드려졌음에도 불구하고 그것들을 그들의 “믿음과 결합시키지 아니하였”(히 4:2 새번역)으므로 마침내 그 의미를 잃게 되었다. 그 결과 그리스도께서 이 땅에 오셨을 때, 교회는 그분을 참된 희생제물로 여기지 않았다. 예수 그리스도를 성소와 그 봉사가 가리키는 구세주로 깨닫지 못하고, 지상의 뜰에 희생제물의 원형으로 들어오신 그분을 거절하기에 이른 것이었다. 예수님 승천 후에도 그들은 믿음으로 하늘 성소로 그분을 따라가지 않았다. 그들은 여전히 뜰에서 이제는 아무런 의미가 없는 희생을 계속 드렸다. 그들은 믿음으로 예수님을 따라 성소까지 들어가지 못하고 다만 뜰에 머무른 성소 뜰의 교회가 되었다.
2) 성소 교회 – 그리스도 시대의 교회
성소 뜰의 교회는 지나갔다. 희생제물의 원형이 오셨던 그리스도 시대에 이 세상은 진리 자체이신 예수 그리스도로부터 많은 빛과 축복을 받았다. 이스라엘 백성은 하나님의 대표자로서의 그들의 고상한 특권을 분별하지 못하였다. 그들은 이방인의 행습에 동화되는 것을 막는 방편으로 하나님께서 주신, 우상숭배자들과의 교제에 가하신 제재를 다른 모든 민족 사이에 장벽을 쌓는 데 사용하였다. 그리스도 당시 제사장들과 관원들은 의식과 형식의 틀에 매여 있었다. 율법적인 신앙에 만족하였던 그들은 다른 사람들에게 하늘의 산 진리를 전할 수가 없었으며, 구원을 행위와 선행의 공로와 연결시켰다. 유대 지도자들과 율법사들과 바리새인들의 신앙은 하나님의 참 복음에서 거리가 먼 것이었으므로 하나님께서는 새로운 교회가 필요하셨다.
1. 열 두 제자를 부르심
그리스도의 은혜의 왕국이 이 땅에 세워져야만 하였다. 이제 은혜의 초청은 길과 산울과 각 고을에 전파되어야 했다. 유대 지도자들이 실패한 그 사업을 하도록 제자들이 부르심을 받았다. 잔치에 오라는 초청은 먼저 유대인들에게 주어졌는데, 그러나 그들은 복음의 초청을 거절하였다. 예수님께서는 당신의 사업을 수행하시기 위하여 유대 산헤드린의 학식 있는 자들이나 랍비나 교사들을 택하지 않으셨다. 세상을 움직일 위대한 진리를 선포하는 일에 비천하고 무식한 사람들을 선택하셔서 훈련시키셨다. 열 두 제자를 세우신 것은 그리스도 시대의 교회, 즉 성소 교회의 조직의 첫 단계였다. 예수님께서는 부활하셔서 40일간 제자들과 함께 지내시고 마지막 교훈을 가르치면서 성령을 받기까지 기다리라고 명령하신 후 승천하셨다. 승천 후 10일이 지난 50일째 하늘에서 불같은 성령의 강림이 임한 오순절은 그리스도 교회의 창립일이었다. 복음 전파의 중대한 사명이 그들의 어깨 위에 주어진 것이었다.
2. 성소 교회
오순절의 경험은 제자들에게 지상 성소로부터 하늘 성소까지의 길을 가리켜 주었으며, 이제 그들은 하늘 성소가 지상 성소를 계승했음을 이해하게 되었다. 예수님께서는 그들에게 다른 보혜사 성령을 내려 주시고, 이제 하늘 성소에 들어가셔서 그들을 위해 봉사하시는 사실을 그들은 깨달았다. 제물의 원형이신 예수님께서 오셔서 표상적 제도를 끝내셨음에도 불구하고 계속 지상 성소에서 제사를 고집하는 히브리 교회에서 이제 그들은 완전히 떠나 나와야 했다. 유대인들은 메시아를 거절했기 때문에 성소 봉사가 지상에서 하늘로 변경된 것을 이해하지 못했다. 그러므로 오순절의 축복도 받을 수 없었으며, 하늘 성소에서 행하시는 그리스도의 중보의 혜택도 받을 수가 없었다. 오직 믿음으로 지상 성소에서 하늘 성소로 그분을 따라간 자들만이 인류를 위한 그분의 속죄 봉사의 은혜를 얻을 수 있었다. 지금도 마찬가지이다. 성소 뜰에 머물면서, 십자가에서 구원이 다 끝났으며 은혜로만 구원을 얻기 때문에 성품의 온전함이나 순종에 대해서 믿지 않는 사람들은 어린 양이 어디로 인도하든지 따라가는(성소와 지성소로) 경험을 하지 못하는 사람들이다.
히브리 시대의 교회에게 주어졌던 똑같은 사명이 그분의 제자들, 그리스도 교회에 주어졌다. “예루살렘으로부터 시작하여” “너희는 가서 모든 족속으로 제자를 삼아… 내가 너희에게 분부한 모든 것을… 지키게 하라”(눅 24:47, 마 28:19, 막 16:15)는 것이 성소 교회에 주어진 사명이었다. 열 두 제자와 예수님의 제자들로 시작된 초대 교회는 성령의 능력으로 나아가 복음을 전파했으며, 복음을 땅끝까지 전해야 하는 그들의 사명을 완수하였다.
3. 배도와 실패
역사는 반복된다. 히브리 교회가 성소와 성소 봉사의 거룩한 의미의 이상을 잃어버리고 이방 국가와 동맹하여 우상숭배에 빠진 것처럼, 그리스도의 교회 안에서도 “배도하는 일”이 일어났고, “불법의 사람, 곧 멸망의 아들”(살후 2:3,7)이 나타났다. 초기 제자들이 참된 복음을 전하며 활동한 후 여러 세기 동안 교회는 하나님의 말씀과 성령의 인도를 따라 그들의 사명을 잘 수행하였다. 그러나 시간이 흐름에 따라 적그리스도의 사업과 활동으로 하나님의 순수한 복음과 진리에 인간의 가르침과 유전과 오류가 섞이게 되었다. 작은 뿔의 세력이 일어나 “매일 드리는 제사를 제하여 버렸”(단 8:11)고 성소를 헐었다. 곧 늘 드리는 번제, 예수 그리스도를 예표하는 모든 것을 폐하고, 하나님의 계명과 때를 변경(단 7:25)시켜 버린 것이다. 이제 진리에는 바벨론의 포도주 같은 오류들이 섞이게 되었고 교회는 진리의 빛과 성령의 능력을 잃어버리고 이방 종교에서 들어온 오류와 미신의 가르침으로 어두워졌다. 사람들에게서 성경이 거두어졌으며 하나님의 말씀으로 가르침을 받지 못한 사람들은 인간이 만든 교리의 굴레 속에서 신음하고 있었다.
16세기에 일어난 위대한 종교 개혁은 작은 뿔의 기만과 오류의 일부를 폭로하고 그 세력을 깨뜨리기 시작했다. 동시에 인쇄기술이 발달하여 성경이 현대어로 번역되기 시작하였고 그때에야 비로소 순수한 하나님의 말씀이 일반 사람들에게 이해하기 쉬운 말로 읽히게 되었다. 많은 개혁자가 일어나 부르짖었고, 종교개혁은 작은 뿔의 세력을 무너뜨리고 빠른 속도로 그리스도 교회에 성경을 보급하였다. 그러나 이 모든 활동에도 불구하고 종교개혁은 진리를 완전하게 회복시키지는 못했다. 많은 오류와 거짓 교리들이 여전히 교회 내에 남아 혼란과 불신을 초래하며 그리스도의 교회를 여러 다른 종파로 분열시켰다.
마침내 적그리스도의 거짓된 가르침이 폭로되고 하나님의 참복음과 세 천사의 현대진리가 전해질 시간이 이르렀다. 영원한 복음이 심판하실 시간이 이르렀음을 알리기 시작한 것이다(계 14:6). 다니엘이 예언한 대로 이천삼백 주야 예언의 끝인 하늘 성소가 정결함을 입을 시간이 도래했고(단 8:14), 세계적으로 많은 신실한 사람이 일어나 요한 계시록 14장에 나타난 첫째 천사의 복음, 즉 심판의 시간이 가까웠다고 전하기 시작하였다. 또한 다니엘 8장 14절의 이천삼백 주야 예언을 해석하여 성소가 정결하게 될 것이므로 주의 재림이 가까웠다고 전하기 시작하였다(이천삼백주야의 예언에서 하늘 성소가 정결하게 된다는 의미를 이 땅으로 잘못 해석하는 실수가 있었음 – 편집자 주). 그때에 그리스도께서는 하늘 성소에서 봉사를 마치시고 심판장으로서 지성소에서의 사업을 시작하셨다. 히브리 교회가 하늘 성소의 성소로 들어가기를, 곧 첫 번째 휘장 안으로 그분을 따라 들어가기를 거절했던 것처럼, 이제 그리스도 교회도 예수 그리스도를 따라 지성소로 들어가기를, 곧 두 번째 휘장 안으로 주님을 따라 들어가기를 거절하였다. 이제 하나님께서 이 땅에서의 마지막 시대를 장식할, 참된 복음과 성소에 대한 더 완전한 지식과 이해를 한 마지막 교회가 필요하시게 되었다. 18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