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인 김어준 씨가 이동재 전 채널A 기자에게 손해배상금 500만 원을 지급해야 한다고 판결한 법원이 “김 씨가 자신의 견해를 부각하려고 의도적으로 관련 내용을 왜곡했다”고 판결문에 명시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27일 문화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서울동부지법 민사3단독 장민경 판사는 이 전 기자가 김 씨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 판결문에서 “김 씨는 관련된 사정을 충분히 알았거나 알 수 있었다고 봐야 한다”며 “‘검(검찰)·언(언론) 유착’이라는 자신의 견해를 부각하려고 의도적으로 편지·녹취록을 활용했다”고 밝혔다. 이어 “김 씨는 내용을 왜곡해 기자와 검사가 공모한 것처럼 인식되도록 했다”며 배상 책임을 인정했습니다.
장 판사는 김 씨가 문제가 된 라디오와 유튜브 방송 2개월 전부터 제보를 받아 관련 내용을 검토했다는 점을 판단의 근거로 제시했습니다.
김 씨는 2020년 4월 라디오·유튜브 방송을 통해 “내가 이 사건을 처음 제보 받은 것은 2월 22일이고, 편지를 입수하게 됐다”며 “확실한 녹취와 함께 드러날 공작을 잡아낼 기회라고 봤다”고 말했는데, 김 씨는 이후 방송에서는 “이 전 기자가 수감 중이던 이철 전 신라젠 대표에게 접근해 ‘유시민에게 돈을 줬다고 해라’라고 협박했다”는 취지로 발언하기도 했다고 합니다.
사건을 수사한 서울 성북경찰서는 김 씨를 한 차례 조사한 뒤 지난해 10월 증거 불충분으로 불송치 결정을 내렸는데, 이에 대해 검찰이 재수사를 요청했고, 경찰은 6~7월 중 김 씨와 소환 날짜를 조율했다고 합니다. 하지만 김 씨 측이 소환 날짜 연기를 거듭 요청하면서 아직 조사가 이뤄지지 않았다고 합니다.
한편 김 씨는 최근 방송에서 서이초 교사 극단적 선택과 관련해 여당 의원 가족 연루설을 제기했다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고발되기도 했습니다.(문화일보. 염유섭 기자 보도)
<거짓은 어떻게 정치화하고 진실은 어떻게 쇠퇴하는가.
거짓은 어떻게 사실의 자리를 꿰차는가. 가짜뉴스 생태계는 어떻게 만들어지나.
김어준 씨가 주장한 ‘서이초 교사 사망 사건 국민의힘 의원 연루설’이 가짜뉴스로 확인되고, 당사자로 지목된 한기호 의원이 김 씨를 경찰에 고소하면서 그의 오랜 가짜뉴스 행적과 괴담·음모론 유포 행위가 여론의 도마 위에 올랐다.
◇가짜뉴스의 특징
가짜뉴스나 음모론에는 공통된 특징이 있다. 대중의 공포심을 유발하고, 과학과 합리적 담론을 거부하며, 전통과 과거를 소환하고, 이견과 배신을 동일시하는 것이다(미치코 가쿠타니, ‘진실 따위는 중요하지 않다’). 퓰리처상을 받은 비평가 가쿠타니는 음모론을 전체주의적 대중선동의 고유한 특징이라고 봤다.
김 씨의 음모론이 바로 전체주의적 대중선동과 닮았다. 정치·사회적 주요 국면마다 보수를 몰아세우는 음모론을 제기했고, 사실이 아닌 것으로 밝혀져도 ‘아니면 말고’ 식으로 지나갔다.
서이초 교사 극단 선택 사건과 관련해 그는 지난 20일 “국민의힘 소속 현직 3선 의원이 연루돼 있다… 곧 실명이 나올 것이고 대단한 파장이 있을 사안”이라고(유튜브 ‘겸손은 힘들다 뉴스공장’) 말했다. 금세 가짜뉴스로 밝혀졌지만, 사과는 없었다. 합리적 담론 거부다.
후쿠시마(福島) 오염수 이슈와 관련해서는 지난 5월 30일 같은 유튜브에서 “10년 동안 모인 오염수를 30년간 방류하는데 아무런 해결책이 없다. 그 와중에 이렇게 수도꼭지를 틀면 언제까지고 계속 방류될 것”이라고 선동했다. 평판 있는 주류 과학자들이 제시한 데이터와 관찰 결과를 거부하고 대중의 공포심을 자극하려는 행위다.
2017년 4월 김 씨가 제작한 영화 ‘더 플랜’을 통해 그는 문재인 후보가 낙선했던 2012년 18대 대선 당시 부정 개표가 있었다고 주장했다. 그의 음모론은 2018년 4월 개봉한 영화 ‘그날, 바다’에서 극에 이르렀다. 김 씨는 이 영화를 통해 박근혜 정부에 의한 ‘세월호 고의 침몰설’을 집중적으로 제기했다.
오랜 수사와 조사 끝에 모두 사실이 아님이 밝혀졌다. 제작비 9억 원을 투자한 ‘그날, 바다’는 44억여 원의 매출을 올렸다. 김 씨는 크라우드펀딩으로 20억 원이 넘는 거액을 지원받았다.
◇교주냐 장사꾼이냐
가짜뉴스나 괴담은 객관적 진실에 헌신하지 않는다. 음모론은 늘 최악의 것을 상정하고, 대중은 언제나 최악의 것을 믿을 준비가 돼 있다. 신속하고 교활하게 언어를 무기화하고 이견을 억압하며 편견에 뿌리를 둔 증오감정에 불을 붙여 군중심리를 장악하는 것, 괴담 유포의 역사에서 확인되는 김어준식 성공 공식이다. 이 공식을 통해 김 씨는 정치적 우회로 대신 곧바로 국민에게 접근하는 방식을 택했다.
음모론은 상대를 악마화한다. 블라디미르 레닌은 자신의 선동적 언어에 대해 “증오와 혐오와 경멸을 불러일으키려는 것”이라고 토로한 일이 있다. 상대를 깨부수고, 정적을 파괴하고, 라이벌을 전멸시키기 위한 것이라는 뜻이다.
음모론은 우리 편을 우상화한다. 가족 입시 비리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을 ‘십자가를 진 예수’(황교익)로 묘사하거나 문재인 정부 시절 윤석열 검찰총장과 전투를 치른 추미애 법무부 장관을 ‘이순신 장군’(최배근)에 비유하는 것 등이 그렇다. 김 씨는 자신의 책 ‘닥치고 정치’ 첫 문장에 “이게 다 조국 덕이다”라며 조국 예찬론을 폈다.
이런 김어준을 뭐라 불러야 할까. 강준만 전북대 명예교수는 최근 저서에서 김 씨가 부정확한 사실로 증오와 혐오를 선동하면서 언론권력이 됐다고 평가했다. 강 교수는 책의 이름을 ‘정치 무당 김어준’이라 지었다. 유창선 정치평론가는 ‘나는 옳고 너는 틀렸다’에서 패거리정치와 반지성주의가 사람들로 하여금 김어준의 음모론에 빠지게 한다고 진단했다.
기자가 관찰한 김 씨는 음모론에 밝으면서도 계산에도 능한 상업주의자다. 겉은 교주이나 속사람은 장사꾼이다. 가끔은 막스 베버가 경멸했던 ‘불모(不毛)의 흥분 상태에 빠진’(‘소명으로서의 정치’) 정치소매업자로도 보인다.
◇음모론의 생태계
김어준 음모론은 보편적 사실을 부인하는 신좌파의 상대주의 혹은 해체주의와 관련이 있다. 68혁명 이후 풍미하던 신좌파 이념은 1980년대 이후 유럽에서는 소멸하기 시작하지만 이내 포스트모더니즘으로 재포장돼 전 세계로 퍼졌다. 이는 1990년대 들어 사회주의의 붕괴에 갈 길 잃은 국내 좌파 진영의 도피처가 됐다. 한국의 진보주의자들은 마르크스·레닌주의에서 이 사조로 옮겨 탔다.
한국의 진보가 지적 파산을 시작한 것도 그 무렵이었다. 객관적 사실과 절대적 규범을 인정하지 않는 상대주의에서는 괴담과 선정성을 사고파는 게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았다. 군중심리를 움직이는 교주, 편견과 증오를 선동하는 무당들, 그리고 이성을 헌납한 맹신도가 광장을 지배했다. 진보로 포장된 정치 장사꾼들이 담론을 독점했다.
그런 지적 풍토 속에서 진실이 설 자리는 없었다. 공식 서사는 붕괴됐고, 괴담은 ‘대안사실’이란 이름으로 번졌다. 앤 애플바움이 2017년 워싱턴포스트에 기고한 글처럼 “놀라울 정도로 레닌의 방식을 도입해 타협을 거부하고 특정 집단을 비민주적 방식으로 승격시키며 상대에 대해 악의에 찬 공격을 가하는” 유사 전체주의 모습이다.
진보 정치권에는 ‘김어준류 생태계’가 만들어졌다. 더불어민주당 장경태 최고위원은 ‘김건희 여사 빈곤 포르노’ 파문을 일으켰고, 김의겸 의원은 ‘윤석열 대통령 청담동 술자리’ 가짜뉴스를 퍼트렸다. 문 정부 때 지상파 방송의 보도국장은 서초동 조국 수호 집회에 “딱 보면 100만 명”이라고 거짓을 늘어놨다.
가짜뉴스는 ‘최악의 것을 믿을 준비가 돼 있는’ 팬덤에 의해 온라인과 오프라인에서 증폭됐다. 해나 아렌트는 ‘전체주의의 기원’에서 “전체주의 지배의 이상적인 대상은 확신에 찬 나치당원이나 공산주의자가 아니라 사실과 허구의 차이, 진짜와 가짜의 차이가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 사람들”이라고 썼다.
◇거짓이 지탱하는 삶
“나는 잘생겼다! 크하하하.”(‘닥치고 정치’ 마지막 문장)라던 김어준, 대체 그의 말을 어디까지 믿을 수 있을까.
거짓에 의지해서만이 삶을 지탱할 수 있는 이들이 없지 않다. 도무지 해석되지 않는 비극을 겪는 이들은 현실을 부정하려 할 것이다. 그러나 명성과 돈과 권력을 거머쥐고 희극적 인생을 걷는 김 씨에게 해당할 말은 아니다.
걱정스러운 건 김 씨가 어느 날 거짓말처럼 사라진다 해도 진실이 건강성을 온전히 회복하기는 힘들 것이라는 점이다. 적어도 당장은.>문화일보. 허민 전임기자, 행정학 박사
출처 : 문화일보 정치카페. 김어준, 겉은 교주 속은 괴담장사꾼… 진보로 포장한 정치소매업자
좌파들이 기승을 부린 지도 벌써 여러 해라 그 폐단을 하루아침에 쇄신하기는 쉽지 않을 겁니다. 박원순 전 시울시장의 비호아래 교통방송에 둥지를 틀고 여러 해 아침 방송을 장악하다보니 많은 사람들이 그에게 세뇌를 당했습니다.
제가 요즘 김명호 선생의 『중국인 이야기』를 읽고 있는데 거기서 보면 왜 공산당이 선전 전략에 큰 힘을 기울이는지 상세하게 나와 있습니다. 우선 사람들에게 솔깃한 이야기로 접근한 뒤에 그들의 사상을 주입하는 것이 어떤 전략보다 확실한 성과가 있다는 것입니다.
지금 대한민국은 온갖 가짜 뉴스가 뒤덮고 있고 이재명 같은 사이비들 입에서 ‘양심’이라는 말이 나와도 아무도 이상하게 생각하지 않는 현실이 되고 있습니다.
정말 걱정입니다.
時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