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일례 시 모음 31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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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4월 꽃 바다
주일례
아픈 역사가
4월 꽃바다로 온다.
누가 불렀을까.
집에 있던 너를
붉은 거리로……
가만히 있어도
수줍던 그 웃음.
해마다 4월 '
아픈 꽃으로 와도
영혼 없는 청춘은
아픈 줄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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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5월은 그래도 꿈을 꾼다
주일례
눈에 보이는 것처럼 산천이 푸르고
새싹이 무성하게 자라 자기 세상을 이룬 게 5월이 아니었다.
뚜껑을 열고 속살을 뒤집어 까보면
늙은 부모 관절처럼 아프지 않은 게 없다.
강도 때로는 아프고
산도 아프고
나무들도 아파서
속살이 곪아 터지는 것처럼
어린 새싹들도 가끔은 푸른 꿈이 아프고
가난한 주머니는 앙상한 나무처럼 서럽고 슬픈 달
5월이 푸르러
마냥 푸른 게 아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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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가고도 가슴에 사는 사람
주일례
가을 나무는 지금 뼈 속까지
너로 인해 시뻘겋게 물든 것을 털어 내고 있다
얼마나 아프고 슬플지
그건 상상으로만 존재할 뿐
허공에 한때 푸른 심장들이
몇 초의 짧은 시간 우수수 찍고
등뒤의 슬픔을 안고
지고도 아름다운 그 빛깔
나는 그 앞 벤치에 앉아서
가고도 가슴에 사는 사람을 생각했다
바람에도 묻어가지 않은
한 잎 슬픈 잎이 나인 것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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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가슴 아픈 자리
주일례
너를 이해하지 못하더라도
살다보니 그냥 받아드리고 가야했다.
부딪혀서 바라보는 것들
시퍼런 심장에 깃든 멍 하나
복사꽃이 모두 같아 보여도 다른 이유를 생각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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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가을
주일례
당신이 오시는 길로 마중을 가고 싶습니다.
급하지 않게 천천히, 서운하지 않게 마음을 놓겠습니다.
그동안 함께했던 저 매미에게 작별을 하고
뜨거웠던 햇살에게도 안녕을 고하고 싶습니다.
초록이던 나뭇잎에게도 즐거웠노라고 인사를 하고 싶습니다.
그리고 다시 가을에 그 나뭇잎을 만나면 묻고 싶습니다.
여름에 무슨 일이 있었기에 그 심장이 시뻘겋게 익어가냐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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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가을에 쓰는 시
주일례
이 가을에는 사랑하지 않아도
사랑한 것처럼 마음이 달달한 시를 쓰고
풀벌레 소리와 바람 소리가 살을 섞는
그 깊고도 오묘한 빛깔의 가을처럼
눈이시린 단풍 하나 애잔하게
처마에 떨어지는 쓸쓸한 풍경 같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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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가족
주일례
그는 귀가 몹시 가벼운 사람이고
발도 귀처럼 무식하게 가벼워
우리가 원하는 것은 무엇이든
언제라도 기꺼이 들어주는 사람이다.
그는 두 어깨가 넓은 사람이고
슬픈 드라마나 영화를 보면
어린아이처럼 울어버린 사람이다.
그는 주는 것이 익숙한 사람이고
받는 것이 작아도 티를 내지 않은 사람이다
그는 대문 밖 세상을 집으로 가져오지 않고
집안 일을 밖으로 끌고 나가지도 않은 사람이다.
그는 걷는 것이 사뿐사뿐 하지만
가끔 작은 등에 무거운 게 보이고
우리가 세상일에 무지할수록 더 크게 보이고
오늘처럼 늦게 귀가하고
새벽 같이 나갈 때마다 울컥하게 든다.
그가 전부라고 생각하는 것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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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그래도 사랑하고 싶다
주일례
소중한 것을 잃고 아파본 사람은
지금 소중한 게 사람이고
당신을 사랑하는 게
얼마나 행복한 일이고
또 살아있다는 그 자체만으로도
당신을 사랑해야 한다는 것을 충분히 안다.
살다보면 뼈 속까지 베인
그 마음도 낯설어지고
인생 격하게 사랑하고 살자는
약속도 낯선 손님처럼 어색할 때가 있지.
생각이란 게
의미라는 게
소중하다는 게
살다보면 희석된다는 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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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그래도 살아야 하는 이유
주일례
그 사람 술잔이 아프다.
시커멓게 타들어 간 술잔이다.
사는 게 고단하다고
도저히 숨을 쉴 수 없을 것 같다고
얼굴 끝내 테이블에 박아 놓은 서러운 술잔이다.
문자 한통
아빠 빨리 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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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그리운 사람
주일례
허리가 휘었구나.
누군가에 가슴이 된다는 건 그런 것이다.
뼛속에 단물 빠져
바람이 지나갈 때마다
서러운 소리가 나서
휘청거리는 거지.
그래도 더 줄 것이 없어
가슴이 아프고 슬픈 밤이 많다.
지 몸 온전히 태워
세상을 밝히는 촛불이라도
가끔 마음이 천금만금 무거운 까닭을
네가 언젠가 어머니가 되어보면 안다고 했던 사람이지.
그리 말했던 사람이다.
꽃피는 봄이 와서 그리운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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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그리운 사람들
주일례
이 가을에는 나뭇잎도 익고 나도 익는다.
별들이 드문 도시 어느 하늘이라도 익는다.
어제 그대와 사소한 언쟁이 아무일도 아닌 것처럼
가슴을 넉넉하게 하는 그 오묘한 빛깔처럼 익어간다.
새들도 익어가고 저 억새의 생도 하얗게 익어가서 아름답다.
눈으로 보고 담는 모든 생이 눈부신 가을이다.
허나 또 무수히 떨어질 서러운 운명
그대 낙엽을 밟으면 한번이라도 생각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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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꽃은 그냥 피지 않더라
주일례
꽃도 하루 아침에 피지 않더라.
씨앗이 땅에 박히는 그 순간부터
비가 오거나 바람이 부나
기다림과 그리움으로
하루가 수 없이 가고 오더라.
네 가슴이 내게 오는 순간부터
마냥 설레고 아름다운 꽃길만도 아니더라.
가끔은 강물에 잠기고도
안이 바짝 말라버린 자갈 같더라.
하루아침에 꽃은 피지 않더라.
비가 오거나 바람이 오는 것처럼
꽃이 피어나는 것도 그 길을 지나야 피더라.
네가 그냥 오지 않더라.
은하수 같다가도
쓸쓸한 그림자 하나도 오더라.
꽃은 그렇게 피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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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나는 당신 생각으로 후회를 한다
주일례
당신 생각을 하면 후회를 한다
함께했던 그 순간이 사랑이고
업겹의 시공을 지나
겨우 만난 기다림의 순간이라는 것을
그리움이 처연하게 누워버린 심장 하나가 후회를 한다
사랑하지 못한 것과
함께 더 웃지 못한 것을
오늘 다시 하늘을 보고
내일 다시 또 하늘을 봐도
나는 여전히 당신 생각으로 후회를 한다.
습한 곳에 눈물 한 방울
쓸쓸함이 깃든 거울속 당신
마지막까지 들을 수 없었던 당신 목소리처럼
엄마, 엄마!
더 세게
한 번 더 부르지 못한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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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
나는 그 강을 건너지 못했다
주일례
오랫동안 서로 다른 생각이
서러운 강을 이뤘던 사람아
그 속살 온통 시퍼런 것들
흘러야 하는 것들이 흐르지 않고
멈춰버린 곳마다 갈등 하나 매서운 칼끝이었다.
매화 핀 자리에 매화꽃 피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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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
나보다 더 사랑하고 싶은 사람
주일례
내가
당신을 사랑하는 일이
언제나 나보다 먼저라는 생각
걷다가 생긴 것도 아니고
하늘에서 떨어진 것도 아니고
지나는 새 한 마리가
물어다 준 것도 아니고
당신 발바닥
갈라진 발바닥
그곳에 살고 있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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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
낙엽을 바라보며
주일례
마음이 한없이 고단할 때마다
습관처럼 하늘을 보고 너를 보고
언제나 푸르게 웃던 너는
봄에 내 심장으로 자라는 희망이었지
긴 밤이 오기 전에
시뻘겋게 번져 가는 노을처럼
네 아름다운 빛깔도
쓸쓸히 우수수 가야할 때
그래도 너는 무수히
많은 사람들에 푸른 심장이었지
단 한 사람의 심장도
너처럼 태우지 못한 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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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
네가 보고 싶다
주일례
꽃병에 있는 꽃만 보던 나이가 있었지.
예쁘고 향기로와 그 빛깔만 얘기하던 시절이 있었지.
꽃이, 꽃을 떠나 꽃으로 사는 게
얼마나 아프고 서러운지 모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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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
누군가에 첫눈
주일례
첫눈이 오면 창문을 엽니다.
그대가 어디선가 올 것 같습니다.
첫눈처럼 올 것 같고
첫눈처럼 갈 것 같은,
그대가 바라보고 서 있는 곳이 나라고 믿고 싶습니다.
아니, 나여야 했습니다.
그래야만 그리움이 말을 합니다.
하고 싶은 말을 하고
기억에 남아 있는 애기들을 꺼내고
오랫동안 창가에 앉아
바라만 봐도 기분이 좋은 사람
따뜻한 풍경이 되고
첫눈이 된다는 것은 얼마나 격하고 아름다운 일인가요.
그리고 보면 세상에는 헛된 인연은 없습니다.
결코 만나지 말아야될 인연도 없습니다.
단지 극복하지 못한 인연만 존재할 뿐이지요,
그래서 슬픈 사람들이 많습니다.
고통스런 사람들도 너무도 많습니다.
그 시간도 지나가지요.
마음이 잔잔한 바다처럼 고요합니다.
살아보니 그렇습니다.
그냥 스쳐간 사람은 빨리 잊습니다.
허나 마음에 단단한 아픔 하나로 박혀 있는 사람은 다르지요.
시시때때로 생각이 나고 보고 싶어 미치지요.
그러다 또 잊어질 사람입니다.
까마득히 잊었다가 어느 날 문득
첫눈처럼 설레게 올 사람이기도 합니다.
그런 사람을 생각합니다.
이 겨울에 뜨겁게 산 흔적 하나 생각하지요.
첫눈이 그렇습니다.
지금 내 앞에 우는 당신이 그렇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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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
당신을 사랑합니다
주일례
당신을 사랑하고도 사랑한다는 소리를 할 수 없습니다.
당신에게 달달한 고백을 듣고도 용기 있게 대답할 수 없는 사람이지요.
당신을 초초 하게 기다리는 마음이
차가운 버스 승강장에 깃들어 있습니다.
사랑은 그렇게 깊고 무겁지만
나이가 들수록 더 멀어지고 부끄러운 말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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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
등대 같은 사람
주일례
당신 품안에서 어린 새처럼 주는 것을 받아먹을 때는
밥 한 수저에도 당신 고단한 노동력이 고스란히 깃든 줄 모르고
세상 흘러가는 것이 내 입 속에 들어오는 따뜻한 밥인 줄 알았습니다
그런 까닭이라고 해도 너무 오랫동안 몰랐던 게
겨울 새벽 차가운 기침 소리처럼 가슴이 한없이 아프지요
언젠가 당신과 함께 갔던 바닷가 그 등대 하나
먼바다를 향해 고요히 뻗어 가던 그 빛줄기 하나에서
어쩌면 당신은, 당신을 보았거나 당신이 그 등대였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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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
마음으로 보냅니다
주일례
낙엽이 지기 전에 그리웠던 사람
다시 낙엽이 떨어져 한없이 그리운 사람
이름은 있고 얼굴은 없는 사람
얼굴은 있고 이름은 없는 사람
세상 호수가 내 것은 아니지만
세상 잎사귀가 내 것은 아니지만
시뻘겋게 물들어 가는 호수
내 마음 네 마음처럼
둥둥 떠다니는 나뭇잎들
세상 어디에 있더라도 보내고 싶다
따뜻하고 아름다운 가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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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
바다
주일례
눈물이 아플 때도 괜찮다고 말하고
마음이 부끄러울 때도 괜찮다고 말하고
부질없는 고통으로 힘들어 할 때도 괜찮다고 말하고
세상 밖으로 도망가고 싶을 때도 괜찮다고 말하고
한없이 작은 소심함도 괜찮다고 말하고
오직 괜찮다는 소리로 내게 스며들었던 당신
사랑이라는 것을 알고 난 후
당신이 바다라는 것을 알았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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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
사랑만 해도
주일례
작은 바람으로도
꽃잎이 운명처럼 떨어질 때
꽃이 지는 것만 보였지
그 속살이 얼마나 아픈지 몰랐다.
위태로운 촛불처럼
삶이 시시때때로 흔들려
가슴팍에 울음 하나
제대로 새겨서야 보이는 것들
내가 모르던 세상
그냥 지나쳤던 세상
저 나뭇잎이 바람에 몸을 새기고도
저토록 아름다운 이유
산다는 것은
사랑만 해도
후회가 남는 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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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
사랑하는 사람아
주일례
언제나 함께 같은 곳을 보고
같은 길을 걷는 즐거운 내 사랑아
하늘에 박혀 있는 별들처럼
초롱초롱 빛나는 별들처럼
사는 것이 언제나 그 빛깔이 아니더라도
손가락 마디마디
깊게 베인 네 흔적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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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
세상사는 게 그랬다
주일례
무너지지 않으려고
결코 허망하게 무너지지 않으려고
안간힘을 쓰고 버텨봤다.
끝까지 버티고
독하게 버티고
쓸쓸한 강가로
절망 하나 들고 갔지.
처음 만나고도
팔다리 잘려나간 너
생각 없이 뜯어버린 잎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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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
소중한 사람아
주일례
비바람 깃든 인생 어디라도
내게는 고단한 일이지만 네게는
내가 상상한 것 이상으로 큰 시련일 수 있다는 것을 알고 난 후
자세를 낮추고 따뜻하게 보듬는 지혜를 배운다.
사는 게 늘 생각과 같이
흘러가는 게 아니라는 것과
내 마음이 늘 네 마음이 아니라는 거
슬프게도 깨닫는 과정이
하필이면 인생이 가장 힘들 때가 많다.
하나에서 둘이 된다는 거
둘에서 하나가 되기까지는
하나에 씨앗에서 하늘을 채우는 잎들이
풍성한 가지를 이루는 시간보다 더 많이 필요 하지.
우리가 같은 곳을 보고
같은 꿈을 꾸고
너무 가까워서 잊고
믿기 때문에 그냥 지나치는 일들
외로운 자리는
언제나 그곳에서 오고
혼자라는 것도
알고보면 그곳이다.
햇살이 따뜻한 오후
눈부시게 매화꽃 핀 자리에
해마다 매화꽃 피어내는 매화나무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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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
수다 떨고 싶은 날
주일례
가만히 눈을 감으면 생각나는 사람
그 사람 불러놓고 마주 않아
향이 짙은 노란 국화차 마시며
천지가 하얀데도 터지는,
홍매화의 전생이
누군가의 별이었다가
가슴 저린 사랑이었다가
긴 담장에 걸쳐 놓은 기다림 하나였다가
어쩌면 한 번씩 사람 애간장 태우는
그대였는지도 모르겠다고 도란도란 얘기하고 싶은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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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
얼굴
주일례
종이 커피 한잔을 사주며
누군가 내게 지지리도 못났다며
한번쯤 얘기할 줄 알았으나
아무도 속살을 열어 보이지 않았다.
뒤집어 까보니
내 얼굴빛이 그렇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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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
정직한 무기
주일례
한번도 그 길을 가보지 않은 사람이
이제 막 가려는 너에게 충고를 하고 있었지.
매사에 겸손하고
남보다 부지런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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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
함박눈
주일례
네가 오려고 바람은 사납고
하늘은 어제부터 무거운 잿빛이었다
네가 오려고 나무는
한없이 서러운 낯빛이고
차가운 빛깔인 네가
향기도 없는 네가 오려고
까마득히 잊었던 얼굴
오직 너만 가득 차고 넘치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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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
하늘도 때가 되면 저문다
주일례
아련한 빛깔을 가득 쏟아내며
해가 앙상한 겨울 들녘으로 눕고 있다
찬란하게 빛났던 그 몸짓이
따뜻한 어머니 손가락처럼 저무는 일
한때 어둡던 당신 얼굴이
환하게 웃는 것처럼 고운 빛깔
산다는 것은 누구나
빛과 어둠을 동행하고
살아 있다는 것은
격하게 보고 담을 수 있다는 거
슬프게도 이 세상
영원히 피는 꽃은 없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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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4월 꽃 바다
주일례
아픈 역사가
4월 꽃바다로 온다.
누가 불렀을까.
집에 있던 너를
붉은 거리로……
가만히 있어도
수줍던 그 웃음.
좋은글 즐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