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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고야산(莫姑射山)
늙지도 죽지도 않는 신선들이 사는 선경, 북해 속의 신선이 사는 산을 말한다.
莫 : 아득할 막(艹/7)
姑 : 시어미 고(女/5)
射 : 산이름 야(寸/7)
山 : 뫼 산(山/0)
[동의]
열고야(列姑射)
묘고야(藐姑射)
먼고야산(邈姑野山)
일설로는 '없을 막(莫)'이, '멀 막(邈)'과 같은 자로서 '멀다'는 뜻이 있다고 하여 먼고야산(邈姑野山)이라고도 한다. 고야산은 늙지도 죽지도 않는 신선들이 사는 선경으로 전해오고 있다. 또 막고야산(莫姑野山)이라고 하여 북해속에 신선이 사는 산을 뜻하기도 한다.
장자(莊子) 소요유(逍遙遊)편에 나오는 말로, 묘고야(藐姑射)로 읽기도 한다. 전설(傳說)상에 전하는 신선(神仙)이 사는 곳으로 열자(列子) 황제편(黃帝篇)에서는 열고야(列姑射)라 하고 있다. 장자(莊子)에 나오는 내용은 다음과 같다. 견오(肩吾)와 연숙(連叔)은 전설상의 신선(神仙)이다.
어느날 견오(肩吾)가 연숙(連叔)에게 이런 말을 하였다. “내가 초(楚)나라의 은사(隱士) 접여(接與)에게서 말을 들었는데, 그게 도무지 크기만 했지 합당(合當)하지 않고, 앞으로 나아가기만 했지 돌아올 줄 모르더군. 나는 그 이야기가 마치 은하수처럼 끝없이 이어져 두렵기까지 하였다네. 도대체 길과 뜰처럼 동떨어져 상식으로는 이해할 수 없었다네.”
연숙(連叔)이 “그 말이 어떤 것이었는가?”라 묻자, 견오(肩吾)가 대답하였다. “막고야산(莫姑野山)에 신인(神人)이 살고 있는데, 피부는 얼음이나 눈처럼 희고, 몸매는 처녀같이 부드럽다네. 오곡을 먹지 않고 바람과 이슬을 빨아들이며, 구름의 정기를 타고 비룡(飛龍)을 부리면서 세상 밖에까지 나가 논다고 하네. 그가 정기를 한 곳에 모으면 만물이 병들지 않고 곡식이 잘 영근다네. 하도 허황된 이야기라서 믿어지지가 않는군.”
그러자 연숙(連叔)이 말하였다. “그렇군. 장님은 그 때문에 색깔의 아름다움을 보지 못하고, 귀머거리는 그 때문에 종과 북소리를 듣지 못하네. 어찌 형체에만 장님과 귀머거리가 있겠는가. 지식에도 그와 같으니, 지금 자네 같은 사람을 두고 이르는 말일세. 신인(神人)의 덕은 만물을 섞어 하나로 만들려는 것이라네. 세상은 그가 천하를 다스릴 것을 바라고 있으나, 그가 무엇 때문에 마음과 몸을 피로하게 하며 그 일을 하겠는가. 이 사람은 외계(外界)의 어떤 사물로도 해칠 수 없으니, 홍수가 나서 물이 하늘까지 닿아도 빠져 죽지 않고, 큰 가뭄에 금석(金石)이 녹아내려도 뜨겁다고 하지 않는다네. 먼지나 때, 작은 겨자씨로도 능히 요(堯), 순(舜)을 만들 수 있는 사람인데, 무엇 때문에 그가 굳이 천하를 다스리려 하겠는가.”
장자(莊子)가 말하고 있는 막고야산(莫姑野山)은 바로 무위(無爲)의 도(道)를 갖춘 자유인이 사는 곳을 가리키는 것이다.
장자(莊子) 소요유편(逍遙游篇)
藐姑射山, 有神人居, 焉肌膚若, 氷雪淖約, 若處子不.
묘(막)고야산에는 신인이 살고 있는데, 피부가 얼음과 눈같이 차고 희며 온화하고 부드럽기가 처녀같다 합니다.
食五穀吸, 風飮露乘, 雲氣御飛龍, 而遊乎四海之外.
오곡은 먹지도 않고 바람을 마시고 이슬을 먹는데 구름을 타고 비룡을 몰고 다니며 사해 밖을 떠돕니다.
其神凝, 使物不疵厲而年穀熟.
그 정신이 응집하면 만물이 병들지 않게하고 농사가 풍년이 든다 합니다.
吾以是狂而不信也.
나는 이 말이 너무 어이없어 믿지는 않습니다.
不偎不愛, 仙聖爲之臣.
아끼지도 사랑하지도 아니하고 선인과 성인이 그의 신하였다.
不畏不怒, 愿慤爲之使.
위압하지도 노하지도 아니하여 성실한 사람들이 그의 부림을 받았다.
不施不惠, 而物自足, 不聚不斂 而己無愆.
베풀지도 은혜를 입히지도 않으나 물건은 절로 풍족했고 모으지도 거두지도 않았으나 부족한 것이 없었다.
陰陽常調, 日月常明.
음양은 조화를 이루고 해와 달은 언제나 밝게 비추었다.
四時常若, 風雨常均.
사철은 언제나 순조롭고 바람과 비는 골았다.
字育常時, 年穀常豊.
번식과 양육은 때에 맞았고 곡식은 풍년이 들었다.
而土無札傷, 人無妖惡 鬼無靈響焉.
토지에는 질병이 없고 사람은 요절과 불행이 없고 만물에 병폐나 귀신의 요사스런 짓이 없었다.
열자(列子) 황제편(皇帝篇)
列姑射山, 在海河洲中.
열(막)고야산은 해하주 가운데에 있다.
山上有神人焉, 吸風飮露, 不食五穀.
그 산위에 신인이 있는데 바람과 이슬을 마시고 곡식은 먹지 않았다.
心如淵泉, 形如處女.
마음은 깊은 샘물과 같고 모습은 처녀와 같았다.
산해경(山海經) 해내북경편(海內北經篇)
列姑射, 在海河州中.
열고야는 바다 하주 가운데 있다.
姑射國, 在海中.
고야국은 바다 가운데 있다.
屬列姑射西南, 山環之.
열고야에 속하며 서남으로 산이 둘러있다.
장자(莊子) 소요유(逍遙遊)
1-3 막고야산(莫姑射山)
견오가 접여에게 들은 황당한 이야기에 대해 연숙에게 물어보는 내용이다. 접여가 해준 이야기에 따르면 막고야산에 사는 신인들은 먹지도 않고 구름과 용을 타고 사해 밖에서 노닌다고 합니다. 이런 사람들은 당연히 세상에 얽매일 필요가 없고, 세속적인 자유로울 수 있는 존재입니다. 견오가 연숙에게 이런 말도 안 되는 소리를 들었다고 하소연합니다.
연숙은 그런 견오를 나무랍니다. 수준 높은 이야기를 해줘도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들은 귀머거리나 장님과 다를 것 없는 사람이다. 자기가 보고 싶은 것만 보고, 자기가 듣고 싶은 것만 듣는 사람들은 정신적 장애인일 것입니다. 황당한 이야기를 많이 한 접여를 '초나라의 미치광이'라고 불렀지만, 접여의 말을 알아듣지 못하는 사람들이야말로 인지 능력에 문제가 있는 미치광이일지도 모릅니다.
肩吾問於連叔曰: 吾聞言於接輿, 大而無當, 往而不返. 吾驚怖其言, 猶河漢而無極也. 大有逕庭, 不近人情焉. 連叔曰: 其言謂何哉?
견오가 연숙에게 물어 말하길: "내가 접여에게 말을 들었는데, 크기만 하고 마땅함이 없고, 가기만 하고 돌아오지 않는다. 내가 그 말에 놀랍고 두려웠는데, 은하수와 같아서 끝이 없었다. 매우 (현실과) 동떨어진 것이 있어, 사람의 정리와 가깝지 않았다"라고 했다. 연숙이 말하길: "그의 이야기가 무엇을 말하던가?"라고 했다.
* 接輿(접여): 孔子와 동시대의 楚나라의 은자(隱者). 여기서는 가공의 인물로 보는 것이 적절하다. 論語 微子편에는 공자의 현실정치에 대한 관심을 비판한 접여(接輿)의 말이 보인다. 접여(接輿)는 논어 본문에 초광접여(楚狂接輿, 초나라의 미치광이)로 나오기 때문에 흔히 초광접여(楚狂接輿) 또는 광접여(狂接輿)로 불린다.
* 河漢(하한): 중국의 황하(黃河). 남북으로 길게 보이는 은하계를 강으로 보고 하는 말.
* 逕庭(경정): 정도의 매우 심한 차이.
* 不近人情焉: 인정과 가깝지 않음. 곧 사람의 상식과 어긋난다는 뜻.
曰: 莫姑射之山, 有神人居焉, 肌膚若氷雪, 綽約若處子. 不食五穀, 吸風飮露. 乘雲氣, 御飛龍, 而遊乎四海之外. 其神凝, 使物不疵癘而年穀熟. 吾以是狂而不信也.
말하기를: "막고야산에, 신인이 살고 있는데, 피부가 얼음이나 눈 같고, 가냘프고 아리따운 몸이 처녀와 같다. 오곡을 먹지 않고, 바람을 들이켜고 이슬을 마신다. 구름을 타고, 비룡을 몰아서 사해 바깥에서 노닌다. 그 신묘한 정기가 뭉쳐서, 만물로 하여금 병들지 않게 하고 그 해의 곡식이 잘 익도록 한다. 내가 이 때문에 미친 소리로 여겨서 믿지 않는다"라고 했다.
* 綽約(작약): 몸이 가냘프고 아리따움.
* 不食五穀: 오곡을 먹지 않음. 오곡(五穀)은 五穀百果의 오곡으로 孟子 滕文公 上 허행장(許行章)의 조기(趙岐) 주(註)에 의하면 벼[稻], 찰기장[黍], 메기장[稷], 보리[麥], 콩[菽]의 다섯 가지 곡식 또는 곡식의 총칭이다.
* 年穀熟: 해마다의 곡식이 풍성하게 영글도록 한다. 해마다 곡식이 풍성하게 익도록 한다로 해석할 수도 있고(年이 부사로 쓰인 경우), 해마다의, 또는 그 해의 곡식이 잘 익도록 한다로 해석할 수도 있다(年을 형용사로 읽음). 그런데 年을 형용사로 읽는 年穀이란 용어는 戰國時代 이래로 흔히 사용되고 있는 말이다.
連叔曰: 然! 瞽者無以與文章之觀, 聾者無以與乎鐘鼓之聲. 豈唯形骸有聾盲哉? 夫知亦有之. 是其言也, 猶時女也. 之人也, 之德也, 將旁礴萬物以爲一, 世蘄乎亂, 孰弊弊焉以天下爲事! 之人也, 物莫之傷, 大浸稽天而不溺, 大旱金石流, 土山焦而不熱. 是其塵垢粃糠, 將猶陶鑄堯舜者也, 孰肯分分然以物爲事.
연숙이 말하길: 그런가! 눈먼 사람은 무늬와 빛깔을 보는 것에 참여할 수 없고, 귀먹은 사람은 종소리와 북소리를 듣는 것에 참여할 수 없다. 어찌 오직 사람의 몸에만 귀머거리와 장님이 있겠는가? 무릇 지혜에도 또한 그런 것이 있다. 이 말은, 오히려 너에게 딱 맞는 것이다. 이런 사람이, 이런 덕이, 장차 만물을 뒤섞어 하나로 하니, 세상(사람)은 다스려 주기를 바라지만, 누가 애써 힘들여가며 천하 다스리기를 일삼겠는가! 그런 사람은, 만물이 무엇도 손상시키지 못하니, 큰 홍수가 나서 하늘에 이르더라도 물에 잠기지 않고, 크게 가물어서 쇠와 금이 (녹아) 흐르고, 흙과 산이 타더라도 뜨거워지지 않는다. 이 사람은 먼지나 때, 쭉정이나 쌀겨로도, 장차 오히려 요순과 같은 사람을 길러낼 수 있으니, 누가 기꺼이 분연히 세상일로 일삼으려 하겠는가."
* 與乎文章之觀: 무늬와 빛깔의 아름다움을 볼 수 없음. 與는 참여하다는 뜻(曹受坤). 文章之觀은 무늬와 빛깔의 아름다운 볼거리라는 뜻이다.
* 形骸(형해): 사람의 몸과 몸을 이룬 뼈.
* 是其言也猶時女也: 이 말은 지금의 그대에게 딱 들어맞는 말임. 是其言也는 ‘이(또는 그) 말은’으로 번역되는데 그 말을 누구의 말, 어떤 말로 보느냐에 따라 풀이가 달라진다.
* 旁礴萬物以爲一: 旁礡을 司馬彪는 混同으로 보고 ‘혼합한다’, ‘반죽한다’는 뜻이라 했다. 以爲一은 하나로 한다, 하나로 합한다는 뜻인데 以爲一에서 句를 끊지 않고 아래의 世자까지 붙여 읽어 ‘一世蘄乎亂’에서 絶句하는 견해(林希逸, 朴世堂, 王先謙 등)도 있다.
* 弊弊焉: 지친 모습. 애씀, 심신을 피로하게 하여 일을 함(安東林). 째째한 모습으로 풀이한 견해(李基東)도 있다.
* 陶鑄(도주): 도공(陶工)이 옹기(甕器)를 만들고 단공(鍛工)이 금속(金屬)을 녹여 부어 그릇을 만든다는 뜻으로, 인재를 양성(養成)함을 이르는 말.
宋人資章甫而適諸越, 越人斷髮文身, 無所用之. 堯治天下之民, 平海內之政, 往見四子邈姑射之山, 汾水之陽, 窅然喪其天下焉.
송나라 사람이 장보관을 준비해서 (팔려고) 월나라에 갔는데, 월나라 사람들이 머리를 자르고 문신을 하고 있어서, 그것을 쓸 곳이 없었다. 요임금이 천하의 백성을 다스리다, 천하의 정치가 평안해지자, 가서 막고야산에서 네 스승을 만났다가, 분수의 북쪽에서, 멍하니 자기의 천하를 잊었다.
* 資章甫: 章甫를 장만함. 李頤는 資를 貨로 풀이했는데, 장사 밑천으로 장만하다의 뜻이다. 章甫는 역시 李頤가 은나라 관[殷冠]으로 풀이했는데, 殷의 후예인 宋人이 조상 전래의 章甫라는 갓을 존중한 데서 성립된 說話이다.
* 窅(요)然喪其天下: 멍하게 얼이 빠져 천하를 잊어버림. 窅는 실의에 빠져 멍하다의 뜻이다. 莊子에는 窅然이 세 차례 보인다. 첫째는 이 부분으로 실의에 빠져 멍하다는 뜻이고, 두 번째는 知北遊편의 ‘大道窅然難言哉’로 이때의 窅然은 심오하고 어두운 모양이고, 또 하나는 역시 知北遊편의 ‘窅然空然’으로 이때의 窅然은 심오한 모양, 空然은 허무한 모양이다. 喪은 忘과 같은 뜻이다.
막고야산(莫姑射山)에 살고 있는 신인(神人)이야기
장자 내편(莊子 內篇), 제1장 소요유(逍遙遊)
[8절]
肩吾問於連叔曰: 吾聞言於接輿, 大而無當, 往而不返. 吾驚怖其言, 猶河漢而無極也. 大有逕庭, 不近人情焉. 連叔曰: 其言謂何哉? 曰:“莫姑射之山, 有神人居焉, 肌膚若氷雪, 綽約若處子. 不食五穀, 吸風飮露., 乘雲氣, 御飛龍, 而遊乎四海之外. 其神凝, 使物不疵癘而年穀熟. 吾以是狂而不信也. 連叔曰: 然! 瞽者无以與文章之觀, 聾者无以與乎鐘鼓之聲. 豈唯形骸有聾盲哉? 夫知亦有之. 是其言也, 猶時女也. 之人也, 之德也, 將旁礴萬物以爲一, 世蘄乎亂, 孰弊弊焉以天下爲事! 之人也, 物莫之傷, 大浸稽天而不溺, 大旱金石流, 土山焦而不熱. 是其塵垢粃糠, 將猶陶鑄堯舜者也, 孰肯分分然以物爲事.
견오(肩吾)가 연숙(連叔)에게 물었다. “나는 접여(接輿)의 말을 들은 적이 있습니다만, 하도 커서 끝이 없고 나가기만 하고 돌아올 줄은 모릅니다. 나는 그의 말은 놀라서 두려워지고, 그것이 은하(銀河)처럼 끝없는 듯이 느껴졌습니다. 너무 크고 엄청나게 상식에 벗어나는 것이었습니다.”
연숙이 말하였다. “그가 한 말은 대체 어떤 것이었소?” 견오(肩吾)가 말했다. “막고야산(藐姑射山)에 신인(神人)이 살고 있었답니다. 살갗은 얼음이나 나긋나긋하기가 처녀와 같았는데, 오곡(五穀) 쌀, 보리. 콩, 참깨, 기장. 을 먹지 않고 바람과 이슬을 마셨으며, 구름을 타고 나는 용을 몰면서 이 세상 밖에 노닐었다 합니다. 그의 신기(神氣)가 한데 엉기게 되면 만물이 상하거나 병드는 일이 없고 곡식들도 잘 여문다는 것입니다. 나는 그래서 허황하다고 여기고 믿지 않았습니다.”
연숙이 말했다. “그렇겠소. 장님은 무늬의 아름다움과 상관이 없고, 귀머거리는 악기의 소리와 관계가 없는 것이오. 어찌 오직 형체에만 장님과 귀머거리가 있겠소? 지능에도 역시 그것이 있는 것이오. 이 말은 바로 당신 같은 사람에게 적용될 것이오. 그 신인의 그러한 덕은 만물과 함께 어울려 하나가 되는 것이오. 세상이 스스로 다스려지도록 되어 있다면 누가 수고로이 천하를 위해 일하겠소? 그 신인은 어떤 물건도 그를 손상시킬 수가 없소. 큰 장마물이 하늘에 닿게 된다 해도 물에 빠지지 않으며, 큰 가뭄에 쇠와 돌이 녹아 흐르고, 흙과 산이 탄다해도 뜨거움을 느끼지 않소. 그는 티끌이나 때 또는 곡식의 쭉정이와 겨 같은 것으로도 요임금이나 순임금을 만들어낼 만한데, 어찌 물건을 위하여 어떤 일을 하려 들겠소?”
[9절]
宋人資章甫而適諸越, 越人斷髮文身, 无所用之. 堯治天下之民, 平海內之政, 往見四子邈姑射之山, 汾水之陽, 窅然喪其天下焉.
송(宋)나라 사람이 장보관(章甫冠) 중국 은(殷)나라 때의 관(冠)으로, 공자(孔子)가 늘 썼으므로 뒤에 유생들이 많이 썼다고 한다. 조선 시대에 유생(儒生)들이 쓰던 관의 하나이다. 을 사 가지고 월(越)나라로 팔러 간 이가 있었다. 월나라 사람들은 머리를 짧게 깎고 문신(文身)을 하고 지내므로 관이 소용 없었다. 요임금이 천하의 백성들을 다스려 세상의 정치를 평화롭게 하였지만 분수(汾水)의 북쪽 막고야산으로 가서 네 분의 신인(神人)을 만나 보았더라면 까마득히 천하를 잊어버렸을 것이다.
노자 도덕경 10장
載營魄抱一 能無離乎 專氣致柔 能嬰兒乎 滌除玄覽 能無疵乎 愛民治國 能無知乎 天門開闔 能無雌乎 明白四達 能無爲乎 生之畜之 生而不有 爲而不恃 長而不宰 是謂玄德.
혼비백산(魂飛魄散)할 상황에 놓여도 혼(魂)에 백(魄)을 싣고 하나를 껴안아서 분리되지 않게 할 수 있겠는가? 정기(精氣)를 모아 다스려서 부드러움에 이르게 하는데 젖먹이처럼 할 수 있겠는가? 거울에 묻은 흠을 씻어 제거하는데 완전히 흠이 없도록 할 수 있겠는가? 백성을 사랑하고 나라를 다스리는데 지식 없이도 가능하겠는가? 하늘의 문을 열고 닫는데 암컷 없이 가능하겠는가? 밝게 사통팔달이 되도록 하는데 억지가 없음으로 가능하겠는가? 자연은 만물을 생기게 하고 기른다. 그렇지만 낳아도 소유하지 않고, 해내지만 자부하지 않고, 이끌지만 주관하지 않는다. 사람이 자연처럼 하는 행위, 이것을 일러 깊은 덕이라고 한다.
[해설]
장자 1장인 소요유(逍遙遊)의 [8절]은 신(神)의 경지에 이른 신인(神人)의 능력에 대한 이야기이다. 이때의 신인은 만물과 함께 어울려 하나가 되기 때문에 어떤 물건으로부터도 손상되지 않으며, 인간 세상밖에 노닌다. [9절]은 월(越)나라 사람들이 머리를 짧게 깎고 문신을 하기 때문에 송(宋)나라 장사꾼이 팔러간 장보관(章甫冠)이 필요없듯이, 요임금이 막고야산에서 신인을 만나 보았더라면 천하를 잊어버렸을 것이라는 이야기가 적혀 있다.
[8절]에서 보통의 인간이 하기에 불가능한 일을 신인이 가능하게 하는 것은 다음과 같다. 살갗은 얼음이나 처녀와 같음. 오곡을 먹지 않고 바람과 이슬을 마심. 구름을 타고 용을 몰면서 세상 밖에 노님. 신기(神氣)를 모아서 만물을 상하지 않게 함. 장마물이 하늘에 닿아도 물에 빠지지 않음. 큰 가뭄에 쇠와 돌이 녹고, 흙과 산이 타도 뜨거움을 느끼지 않음. 티끌, 때, 곡식의 쭉정이, 겨 같은 것으로도 요임금을 만들어 낼 수 있음이다.
견오(肩吾)는 연숙(連叔)에게 위와 같이 불가능한 것을 계속해서 말하고 있는 접여(接輿)를 당신 같으면 믿을 수 있겠느냐고 물었다. 이에 대해 연숙은 시각장애인에게는 색깔이 관계없고, 청각장애인에게는 소리가 관계없듯이, 지능장애인에게는 신인의 능력을 언급하는 접여의 말이 관계없다고 말한다. 연숙은 신인의 덕을 의심하는 견오를 나무란다.
그리고 도덕경 10장에서 인간이 하기에 불가능한 여섯 가지는 다음과 같다. 첫째, 죽어가는 자를 살리는 것. 둘째, 몸이 굳어져 가는 어른을 어린아이처럼 부드럽게 하는 것. 오래된 거울을 새것처럼 깨끗하게 만드는 것. 지식없이 백성을 다스리는 것. 암컷 없이 수컷만으로 만물을 낳는 것. 모든 것을 소통시키는데 무위(無爲)로 자연스럽게 하는 것이다. 인간들이 해낼 수 없는 일을 신인은 해낸다.
도덕경 10장에서는 여섯 가지 불가능한 일을 제시하면서 그 일을 인간이 해낼 수 있느냐고 묻는다. 그런 후 그런 일을 해내는 자는 만물을 낳아도 소유하지 않고, 기르면서도 자부하지 않고, 이끌지만 주관하지 않는다고 한다. 노자(老子)는 이 주관자를 자연(自然)이라고 했고, 장자(莊子)는 신인(神人)이라고 했다. 노자는 주관자의 덕을 현덕(玄德 ; 깊은 덕)이라고 하였고, 장자는 무공(神人無功 ; 공을 내세우지 않음)이라고 하였다.
열자(列子) 황제편(黃帝篇)
(이상적인 성인과 지인)
열고야산(列姑射山)의 신인(神人)
列姑射山在海河洲中(열고야산재해하주중) 열고야산은 해하주 가운데에 있으며
山上有神人焉(산상유신인언) 그 산 위에 신인이 살고 있는데,
吸風飲露(흡풍음로) 바람을 들이 마시고 이슬을 마시며
不食五穀(불식오곡) 곡식은 먹지 않았다.
心如淵泉(심여연천) 마음은 샘물과 같이 깊었으며
形如處女(형여처녀) 모습은 처녀와 같았다.
不偎不愛(불외불애) 서로 미워할 줄도 모르고 서로 사랑하지도 아니하며,
仙聖為之臣(선성위지신) 선인과 성인들이 그의 신하 노릇을 한다.
不畏不怒(불외불노) 위엄을 부리지도 않았고 화를 내지도 아니하며
愿愨為之使(원각위지사) 마음이 곧고 성실한 사람들을 그의 신하로 삼았다.
不施不惠(불시불혜) 베풀어 주지도 않고 은혜를 입히지도 않았으나
而物自足(이물자족) 물건은 저절로 풍족하였고,
不聚不歛(불취불감) 모으지도 아니하고 바라지도 않았으며
而己无愆(이이무건) 자신에게는 허물이 없었다.
陰陽常調(음양상조) 음과 양은 언제나 조화를 이루고
日月常明(일월상명) 해와 달은 언제나 밝게 비추었다.
四時常若(사시상약) 사계절은 언제나 순조로웠고
風雨常均(풍우상균) 바람과 비는 언제나 고르게 불고 고르게 내렸다.
字育常時(자육상시) 생물의 번식과 양육은 언제나 때에 맞았고
年穀常豐(연곡상풍) 곡식은 해마다 풍년이 들었다.
而土无札傷(이토무찰상) 그리고 그 땅에서는 질병이 없었고,
人无夭惡(인무요악) 사람에게는 요절함이 없었고
物无疵厲(물무자려) 만물에는 재해가 없었고
鬼无靈響焉(귀무령향언) 귀신은 요사스런 짓을 하지 않았다.
○ 列姑射(열고야): 열고야(列姑射)는 해하주(海河洲) 가운데 있다. 고야국(姑射國)은 바다 가운데 있는데, 열고야에 속해 있고, 서남으로 산으로 둘러있다. <산해경(山海經) 해내북경(海內北經)> 막고야산(藐姑射山) 혹은 고야산으로 불리우며 장자 (莊子) 소요유(逍遙遊)에 나오는 산으로, 북해의 바다 속에 있으며 신선이 산다고 한다. 藐姑射(막고야)는 ‘묘고야’로 읽는 사람도 있다. 막이라고 발음할 때는 멀다[遠], 넓다[廣]의 뜻이고, 묘라 발음하면 작다[小], 깔본다[輕視], 예쁘다[麗]의 뜻이 된다. 육덕명은 邈(막)이라 音을 달았고 간문제(簡文帝)는 멀다[遠]는 뜻으로 풀이하고 있기 때문에 ‘막’이라고 읽는 것이 옳을 것 같다. 막고야 전체를 山名으로 보는 것이 일반적이나, 육덕명은 姑射를 “산 이름이니 북해 속에 있다[山名 在北海中].”고 풀이하고 있어, 이에 따르면 멀리 있는 고야산이 된다.
○ 海河洲(해하주): 황하 하류의 평야, 해내(海內)는 황화 하류로 황하가 지류로 나뉘어진 중원평야 지대.<山海經>
○ 神人(신인): 막고야산에 있는 네 사람의 신인. 네 사람의 신인을 허유(許由), 설결(齧缺), 왕예(王倪), 피의(被衣)의 네 사람을 가리킨다고 했지만, 이들의 견해는 무리한 비정(比定)이라고 비판하는 학자도 있다(池田知久).
○ 愿愨(원각): 마음이 곧고 성실함.
○ 字育(자육): 사랑하여 양육함. 자는 사랑하다는 뜻.
○ 札傷(찰상): 질병. 札(찰)은 전염병.
○ 夭惡(요악): 요절(夭折). 나이 젊어서 죽음.
○ 疵厲(치려): 병, 재해.
○ 靈響(영향): 기이한 소리.
장자 第1篇 逍遙遊 第3章 중에서
藐姑射之山(막고야지산), 有神人居焉(유신인거언).
막고야(藐姑射)의 산에 선인(神人)들이 살고 있는데
肌膚若氷雪(기부약빙설), 淖約若處子(작약약처자).
피부는 빙설(氷雪)처럼 희고 몸매가 부드러운 것은 처녀처럼 사랑스럽다.
不食五穀(불식오곡) 吸風飮露(흡풍음로).
곡식은 일체 먹지 않고 바람을 들이키고 이슬을 마시고서
乘雲氣御飛龍(승운기어비룡) 而遊乎四海之外(이유호사해지외).
구름 기운을 타고 비룡(飛龍)을 몰아 사해(四海) 밖에 노닌다.
▶️ 莫(없을 막, 저물 모, 덮을 멱)은 ❶회의문자로 暮(모)와 동자(同字)이다. 삼림(森林) 혹은 초원(草原)에 해가 지는 모양을 나타내고 해질녘의 뜻이다. 나중에 음(音) 빌어 없다, 말다의 뜻(無, 毋)으로 전용(專用)되고 해질녘의 뜻으로는 暮(모)자를 만들었다. ❷회의문자로 莫자는 ‘없다’나 ‘저물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莫자는 茻(잡풀 우거질 망)자와 日(해 일)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갑골문에 나온 莫자를 보면 풀숲 사이로 해가 그려져 있었다. 이것은 ‘날이 저물었다’라는 뜻을 표현한 것이다. 해서에서는 아래에 있던 艹(풀 초)자가 大(큰 대)자로 바뀌게 되어 지금의 莫자가 되었다. 그러니 莫자에 쓰인 大자는 艹자가 잘못 바뀐 것으로 이해해야 한다. 莫자는 이렇게 날이 저물은 것을 표현한 글자지만 지금은 주로 ‘없다’라는 뜻으로 쓰인다. 해가 사라졌다는 뜻이 확대됐기 때문이다. 그래서 지금은 여기에 다시 日자를 더한 暮(저물 모)자가 ‘저물다’라는 뜻을 대신하고 있다. 그래서 莫(막, 모, 멱)은 ①없다 ②말다, ~하지 말라 ③불가하다 ④꾀하다(=謨) ⑤편안하다, 안정되다 ⑥조용하다 ⑦드넓다 ⑧아득하다 ⑨막(=膜) ⑩장막(帳幕)(=幕) 그리고 ⓐ저물다(모) ⓑ날이 어둡다(모) ⓒ나물(사람이 먹을 수 있는 풀이나 나뭇잎 따위. 이것을 양념하여 무친 음식)(모) 그리고 ⓓ덮다(멱) ⓔ봉하다(열지 못하게 꼭 붙이거나 싸서 막다)(멱) 따위의 뜻이 있다. 용례로는 몹시 크거나 많음을 막대(莫大), 힘이 더 할 수 없이 셈을 막강(莫强), 매우 중요함을 막중(莫重), ~만 같은 것이 없음을 막여(莫如), 또는 막약(莫若), 벗으로서 뜻이 맞아 허물없이 친함을 막역(莫逆), 매우 심함이나 더할 나위 없음을 막심(莫甚), 매우 심함을 막급(莫及), 가장 좋음을 막상(莫上), 아닌게 아니라를 막비(莫非), 깊은 밤이나 이슥한 밤을 막야(莫夜), 몹시 엄함을 막엄(莫嚴), 말을 그만둠이나 하던 일을 그만둠을 막설(莫說), 더할 수 없이 매우 강함을 막강(莫強), 황폐하여 쓸쓸함을 삭막(索莫), 고요하고 쓸쓸함을 적막(適莫), 어느 것이 위고 아래인지 분간할 수 없다는 말을 막상막하(莫上莫下), 도무지 어찌할 수 없다는 말을 막무가내(莫無可奈), 마음이 맞아 서로 거스르는 일이 없는 생사를 같이할 수 있는 친밀한 벗이라는 말을 막역지우(莫逆之友), 아주 허물없는 사귐이라는 말을 막역지교(莫逆之交), 더할 수 없이 매우 강한 나라라는 말을 막강지국(莫強之國), 감동하지 않을 수 없다는 말을 막불감동(莫不感動), 더할 나위 없이 아주 중요한 곳이라는 말을 막중지지(莫重之地), 동서를 분간하지 못한다는 뜻으로 사리를 모르는 어리석음을 이르는 말을 막지동서(莫知東西), 자식을 가르치는 일보다 중요한 것은 없다는 말을 막여교자(莫如敎子), 매우 무지하고 우악스럽다는 말을 무지막지(無知莫知), 가는 사람은 붙잡지 말라는 말을 거자막추(去者莫追), 피할 곳 없는 도적을 쫓지 말라는 뜻으로 궁지에 몰린 적을 모질게 다루면 해를 입기 쉬우니 지나치게 다그치지 말라는 말을 궁구막추(窮寇莫追) 등에 쓰인다.
▶️ 姑(시어머니 고)는 ❶형성문자로 뜻을 나타내는 계집 녀(女; 여자)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古(고)로 이루어졌다. 남편의 어머니 또는 아내의 어머니의 뜻이다. ❷회의문자로 姑자는 '시어머니'나 나이가 많은 여자를 통칭하는 글자이다. 姑자는 女(여자 여)자와 古(옛 고)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古자는 방패와 입을 함께 그린 것으로 '오래되다'라는 뜻이 있다. 이렇게 '오래되다'라는 뜻을 가진 古자에 女자가 결합한 姑자는 '오래된 여자' 즉 '나이가 많은 여자'라는 뜻으로 만들어졌다. 그래서 姑자는 집안에 나이가 많은 여성을 일컫는 말로 쓰이고 있다. 시집간 여자에게는 '시어머니'가 되겠다. 그래서 姑(고)는 ①시어머니 ②고모(姑母) ③여자(女子), 부녀자(婦女子)의 통칭 ④잠시(暫時), 잠깐 ⑤조금 동안 ⑥빨아 먹다 따위의 뜻이 있다.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지아비 부(夫), 며느리 부(婦), 생질 생(甥), 시아버지 구(舅)이다. 용례로는 시어머니와 며느리를 고부(姑婦), 아버지의 누이를 고모(姑母), 임시 방편밖에 안 되는 것을 고식적(姑息的), 일시적으로 모면함을 고면(姑免), 죄인을 잠정적으로 석방함을 고방(姑放), 아직 천천히를 고서(姑徐), 우선이나 먼저를 고선(姑先), 다시 생각해 봄을 고유(姑惟), 그럭저럭 지낸다는 고의(姑依), 하던 일을 잠정적으로 중지함을 고침(姑寢), 당장 편한 것만을 택하는 꾀나 방법을 일컫는 말을 고식책(姑息策), 근본 해결책이 아닌 임시로 편한 것을 취하는 계책 또는 당장의 편안함만을 꾀하는 일시적인 방편을 일컫는 말을 고식지계(姑息之計), 시어머니와 며느리 사이에 지킬 예절을 일컫는 말을 고부지례(姑婦之禮), 되는 대로 말한다는 뜻으로 어떤 이야기라도 들려달라는 것을 이르는 말을 고망언지(姑妄言之), 구습을 고치지 않고 목전의 편안함만을 취함 또는 일을 행함에 있어 결단력 없이 우물쭈물함을 이르는 말을 인순고식(因循姑息), 마고라는 손톱이 긴 선녀가 가려운 데를 긁는다는 뜻으로 일이 뜻대로 됨을 비유해 이르는 말을 마고소양(麻姑搔痒), 마고라는 손톱이 긴 선녀가 가려운 데를 긁는다는 뜻으로 일이 뜻대로 됨을 비유해 이르는 말을 마고파양(麻姑爬痒), 며느리 늙어 시어미 된다는 말을 부로위고(婦老爲姑), 아버지의 육촌 누이를 일컫는 말을 재종고모(再從姑母), 아버지의 사촌 누이의 남편을 일컫는 말을 종고모부(從姑母夫), 부인네들이 시아버지와 시어머니를 높여 이르는 말을 존구고(尊舅姑) 등에 쓰인다.
▶️ 射(쏠 사, 벼슬 이름 야, 맞힐 석, 싫어할 역)는 ❶회의문자로 온 몸(身)을 집중하여 화살(矢, 寸)을 쏜다는 데서 쏘다를 뜻한다. ❷회의문자로 射자는 '쏘다'나 '비추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射자는 身(몸 신)자와 寸(마디 촌)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그런데 갑골문에 나온 射자는 지금과는 전혀 다른 모습이었다. 갑골문에서는 활과 화살이 함께 그려져 있었기 때문이다. 금문에서는 여기에 又(또 우)자가 더해졌다가 한나라 때의 예서에서는 활과 화살이 身자로 표현되면서 지금의 射자가 만들어지게 되었다. 그래서 沙(사, 야, 석, 역)는 육예(六藝)의 하나. 활을 쏘는 일. 궁술. 사예(射藝)의 뜻으로 ①쏘다 ②비추다 ③추구(追求)하다 ④헤아리다 ⑤사궁(射弓) ⑥사수(射手) ⑦향사례(鄕射禮: 한량들이 편을 갈라 활쏘기를 겨루던 일) 그리고 ⓐ벼슬의 이름(야) ⓑ산(山)의 이름(야) 그리고 ㉠맞히다(석) ㉡쏘아 잡다(석) 그리고 ㊀싫어하다(역) ㊁음률(音律)의 이름(역) 따위의 뜻이 있다. 용례로는 총이나 대포 따위를 쏨을 사격(射擊), 대포나 총이나 활 따위를 쏘는 사람을 사수(射手), 우연한 이익을 얻고자 요행을 바람을 사행(射倖), 물체가 그림자를 비추는 일 또는 그 비친 그림자를 사영(射影), 총이나 활 등으로 쏘아 죽임을 사살(射殺), 총포나 활 따위를 쏨을 발사(發射), 몸에 약을 바늘로 찔러 넣음을 주사(注射), 한 방향으로 나아가던 파동이나 입자선 따위가 다른 물체에 부딪쳐서 되돌아오는 현상을 반사(反射), 총이나 활 따위를 함부로 쏘는 것을 난사(亂射), 열이나 빛 따위를 한 점으로 부터 사방으로 내쏨 또는 그러한 현상을 복사(輻射), 우연한 이익을 얻고자 요행을 바라는 마음을 사행심(射倖心), 고기를 잡으려고 하늘을 향해 쏜다는 뜻으로 고기는 물에서 구해야 하는데 하늘에서 구함 곧 불가능한 일을 하려 함을 이르는 말을 사어지천(射魚指天), 돌을 범인 줄 알고 쏘았더니 돌에 화살이 꽂혔다는 뜻으로 성심을 다하면 아니 될 일도 이룰 수 있음을 사석위호(射石爲虎), 무턱대고 쏘아 과녁을 맞혔다는 뜻으로 멋모르고 한 일이 우연히 들어맞아 성공했음의 비유한 말을 사공중곡(射空中鵠), 요행을 노리는 화살은 자주 차질을 일으킨다는 뜻으로 사행심의 발동으로 하는 일은 성취하기 어려움을 비유해 이르는 말을 사행삭질(射幸數跌), 모래를 머금어 그림자를 쏜다는 뜻으로 몰래 남을 공격하거나 비방하여 해치는 것을 비유하는 말을 함사사영(含沙射影) 등에 쓰인다.
▶️ 山(메 산)은 ❶상형문자로 산의 봉우리가 뾰족뾰족하게 이어지는 모양을 본떴다. 옛 자형(字形)은 火(화; 불)와 닮아 옛 사람은 산과 불이 관계가 깊다고 생각한 듯하다. ❷상형문자로 山자는 ‘뫼’나 ‘산’, ‘무덤’이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山자는 육지에 우뚝 솟은 3개의 봉우리를 그린 것으로 ‘산’을 형상화한 상형문자이다. 갑골문에 나온 山자를 보면 가파른 능선이 그려져 있어서 한눈에도 이것이 산을 그린 것임을 알 수 있었다. 그래서 山자가 부수로 쓰일 때는 ‘산의 이름’이나 ‘산의 기세’나 ‘높다’와 같이 ‘산’에서 연상되는 여러 의미로 활용된다. 그래서 山(산)은 (1)둘레의 평평(平平)한 땅보다 우뚝하게 높이 솟아 있는 땅의 부분(部分). 메 (2)산소(山所) (3)사물이 많이 쌓여 겹치거나, 아주 크거나, 매우 많은 것에 비유한 말, 또는 그것 (4)산이나 들에 절로 나는 것을 뜻하는 말 (5)성(姓)의 하나 등의 뜻으로 ①메(산을 예스럽게 이르는 말), 뫼 ②산신(山神: 산신령), 산의 신(神) ③무덤, 분묘(墳墓) ④절, 사찰(寺刹) ⑤임금의 상(象) ⑥산처럼 움직이지 아니하다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큰 산 악(岳),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내 천(川), 강 강(江), 물 하(河), 바다 해(海), 물 수(水)이다. 용례로는 여러 산악이 잇달아 길게 뻗치어 줄기를 이룬 지대를 산맥(山脈), 들이 적고 산이 많은 지대를 산지(山地), 산과 물으로 자연의 산천을 일컫는 말을 산수(山水), 물건이나 일이 산더미처럼 많이 쌓임을 산적(山積), 산과 숲 또는 산에 있는 수풀을 산림(山林), 크고 작은 모든 산을 산악(山岳), 산 꼭대기를 산정(山頂), 산 위에 쌓은 성을 산성(山城), 무덤을 높이어 이르는 말을 산소(山所), 산 속에 있는 절을 산사(山寺), 산과 산 사이로 골짜기가 많은 산으로 된 땅을 산간(山間), 산의 생긴 형세나 모양을 산세(山勢), 산 속에 있는 마을을 산촌(山村), 산에 오름을 등산(登山), 강과 산으로 자연이나 나라의 영토를 강산(江山), 높고 큰 산으로 크고 많음을 가리키는 말을 태산(泰山), 높은 산을 고산(高山), 산에서 내려옴을 하산(下山), 신령스러운 산을 영산(靈山), 연달아 잇닿은 많은 산을 군산(群山), 조상의 무덤이나 조상의 무덤이 있는 곳을 선산(先山), 산에 들어감을 입산(入山), 나무가 무성하여 푸른 산을 청산(靑山), 돌이나 바위가 없이 흙으로만 이루어진 산을 토산(土山), 유용한 광물을 캐어 내는 산을 광산(鑛山), 눈이 쌓인 산을 설산(雪山), 들 가까이에 있는 나지막한 산을 야산(野山), 산을 좋아함을 요산(樂山), 산에서 흐르는 물이 바위를 뚫는다 뜻으로 작은 노력이라도 끈기 있게 계속하면 큰 일을 이룰 수 있음을 산류천석(山溜穿石), 산에서의 싸움과 물에서의 싸움이라는 뜻으로 세상의 온갖 고난을 다 겪어 세상일에 경험이 많음을 산전수전(山戰水戰), 산빛이 곱고 강물이 맑다는 뜻으로 산수가 아름다움을 이르는 말을 산자수명(山紫水明), 산과 바다의 산물을 다 갖추어 아주 잘 차린 진귀한 음식을 산해진미(山海珍味), 경치가 옛 모습 그대로 변하지 않음을 산천의구(山川依舊) 등에 쓰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