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기점 점원서 일약 가요계 큰별로
30년대 국민가요 '연락선은 떠난다' 등 불후의 명곡 수두룩 평양이 낳은 가희 '청초한 色氣' 창법으로 만인의 심금 울려 관부연락선을 아시는지요. 관부(關釜)라면 일본의 시모노세키(下關)와 한반도의 부산, 두 지역을 가리키는 말입니다. 이곳을 오고 가던 정기선박을 관부연락선이라 불렀습니다. 그런데 관부연락선이란 말 속에는 지금도 식민지 시대 우리 민족의 한과 피눈물이 흥건히 배어있습니다. 가졌던 토지를 모조리 빼앗기고 다만 절박한 생존을 위해 현해탄을 건너갔던 무수한 한국인의 상처와 슬픔이 관부연락선에 깃들여 있을 것입니다.
관부연락선이 맨 처음 운항을 시작한 것은 1905년입니다. 당시에는 이키마루라 불렀습니다. 그러다가 일제는 관부연락선의 이름을 자주 바꾸곤 했는데, 그 배경에는 한반도에 대한 침략이념과 대륙정책이 고스란히 반영되고 있었습니다. 자, 그러면 관부연락선의 이름이 어떻게 바뀌어져 왔는지 어디 한번 확인해 볼까요. 이키마루→쓰시마마루→우네카마루→홍제환, 고려환, 신라환→경복환→덕수환, 창경환→금강환, 흥안환→이치키마루→천산환→곤륜환 등으로 줄곧 명패를 바꾸어왔습니다. 이 관부연락선은 맨 처음 1천500t급 소형연락선으로 출발하였으나 세월이 갈수록 7천500t급 대형 선박으로 바뀌었습니다. 이 관부연락선에 몸이 실려 떠나간 한국인들은 일본의 시나노가와 발전소, 규슈탄광, 북해도탄광 등지에서 민족차별과 인간 이하의 천대를 받으며 심지어는 학살을 당하기까지 했지요. 1923년에 일어났던 관동대지진 때는 상상을 초월하는 한국인학살사건의 희생양이 되기도 했습니다. 그리하여 관부연락선은 일본의 식민지 경영과 한반도 강점의 부조리한 현실을 그대로 옮겨다 놓은 듯한 축소판으로 여겨졌던 것입니다.
1937년 2월, 식민지조선의 여성가수 장세정은 한 편의 기막힌 가요작품을 발표했습니다. '연락선은 떠난다'가 바로 그것입니다. 노래 가사를 보면 그저 사랑하던 연인과의 평범한 이별 장면으로 펼쳐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자세히 음미해보면 이별과 눈물의 의미가 범상치 않습니다. 그야말로 생살이 찢기는 식민지의 고통과 한을 다루고 있다는 사실을 금방 알아챌 수 있습니다.
쌍고동 울어 울어 연락선은 떠난다/ 잘 가소 잘 있소 눈물 젖은 손수건/ 진정코 당신만을 진정코 당신만을/ 사랑하는 까닭에 눈물을 삼키면서/ 떠나갑니다 (아이 울지 마세요)/ 울지를 말아요.
-'연락선은 떠난다'(박영호 작사, 김송규 작곡, 장세정 노래)
징용이라는 이름으로 강제노동에 동원되었던 우리 동포들은 이 '연락선은 떠난다'의 구슬픈 곡조에다 슬쩍 가사를 바꾸어서 자신의 처연한 심정을 표현했습니다. 이른바 노가바(노래가사 바꿔 부르기)의 한 과정이었지요. 그 노랫말은 이렇게 시작됩니다.
무엇을 원망하나 나라가 망하는데/ 집안이 망하는 것도 이상할 게 없구나/ 실어만 갈 뿐 실어만 갈 뿐/ 돌려보내 주지 않네/ 눈물을 삼키면서 떠나갑니다/ 연락선은 지옥선.
작사가 강사랑이 엮은 '한국레코드가요사'의 기록에는 다음과 같은 성우의 대사가 펼쳐지고 있습니다. 레코드를 전축 위에 걸어놓고 지그시 눈을 감은 채 들으면 관부연락선을 타기 위해 아우성치던 부산항 제2부두의 광경과 소음들이 생생하게 재현됩니다.
대사: 현해탄, 그곳은 한 많은 해협이었습니다. 일본사람들은 여기를 드나들면서 마음대로 실어가고 또 마음대로 실어다 팔았습니다. 부산항, 그 한 많은 부두에는 뼈에 사무치는 원한의 한숨이 점점이 서려있고, 관부연락선 그 연락선 갑판 위에는 피눈물로 얼룩진 한 많은 사연들이 서리서리 젖어있습니다. 우리 한국인이 일본을 가려면 먼저 본적지나 거주지에 도항증명서를 내야했습니다. 이 도항증명서도 부산경찰국에서 인정하지 않으면 되돌아가야 했습니다. 오로지 '조센징'이라는 이유로 도항증명서의 확인을 받아야 하고, 보따리나 몸수색을 당해야 했으며, 심지어는 구둣발로 차이며 따귀를 얻어맞아야 했습니다. 사랑하는 남편을, 단 하나뿐인 아들을 산 설고 물 선 일본 땅으로 떠나보내야 했으니, 여기 이 노래는 그야말로 만인의 심금을 울리지 않을 수 없었던 것입니다.
식민지 시대 우리 민족의 처절한 삶과 한을 다룬 노래 '연락선은 떠난다'를 불렀던 가수는 장세정입니다. 그녀는 1921년 평양에서 출생하였고, 생후 두 달 만에 어머니를 잃었습니다. 만주에서 독립단에 들어갔다는 아버지는 소식도 없고, 조부모의 슬하에서 자라났지요. 부모를 잃은 쓸쓸함을 어린 장세정은 항상 노래로써 달랬습니다. 10대 후반, 장세정은 평양 화신백화점의 점원으로 취직해 일했습니다. 백화점 안에서도 각종 음반과 축음기, 악기 등속을 판매하는 악기점 일을 보았지요.
드디어 1936년 늦가을, 장세정은 평양방송국 개국기념 가요콩쿠르 무대에 올라 자신의 노래를 대중들에게 선보일 수 있었습니다. 엄청난 박수와 환호가 터졌습니다. 오케레코드사의 이철 사장이 마침 평양에 왔다가 장세정의 이런 모습과 만나게 되었고, 단번에 서울로 스카우트해 갈 결심을 했습니다. 장세정이 서울로 간 뒤 '연락선은 떠난다'와 같은 빅 히트작을 낼 수 있었던 것은 오로지 이철 사장의 특별한 지원과 배려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오케에서는 장세정 음반을 소개할 때 '평양이 낳은 가희(歌姬)'란 문구를 꼭 넣었습니다.
흔히들 장세정 창법의 특징을 이렇게 말합니다. 죽죽 뻗어나가면서도 가볍게 코에 걸리는 달콤함을 속으로 간직한 창법, 혹은 청초한 색기(色氣)를 느끼게 하는 창법이라 하지요. 사실 장세정의 노래를 귀 기울여 들어보면 이런 표현이 실감이 됩니다. 장세정의 대표곡으로는 '만약에 백만원이 생긴다면은' '처녀야곡' '불망의 글자' '토라진 눈물' '항구의 무명초' '잘 있거라 단발령' '역마차' 등이 있습니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광복 이후 1948년 봄에 발표한 '울어라 은방울'(조명암 작사, 김해송 작곡) 만큼은 불후의 명곡으로 지금도 우리에게 다가옵니다.
해방된 역마차에 태극기를 날리며/ 누구를 싣고 가는 서울거리냐/ 울어라 은방울아 세종로가 여기다/ 인왕산 바라보니 달빛도 곱다.
장세정은 그녀의 노래를 너무나 사랑했던 한정식과 결혼에 골인합니다. 한정식은 아내 장세정의 무대 활동을 적극 후원했습니다. 오페라, 악극단 공연 등으로 몹시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을 때 6·25전쟁이 발발했고, 장세정은 대구로 피란 내려와서 잠시 머물렀습니다. 이 무렵, 대구의 오리엔트레코드사에서 '고향초' '즐거운 목장' '샨프란시스코' 등의 음반을 발매하고 히트시켰지요.
1970년대로 접어들어 장세정은 가수 신카나리아가 운영하던 카나리아다방에 나와서 즐거웠던 추억담으로 하루를 보내곤 했습니다. 왜냐하면 조명암, 박영호 등의 월북 작사가 작품으로 노래를 불렀기 때문에 장세정의 노래들은 거의 금지곡 목록에 들어있었던 것입니다. 이런 뼈저린 아픔 속에서 장세정은 미국으로 이민을 결심하게 됩니다. 1978년 장세정은 미국 LA에서 은퇴기념공연을 펼친 뒤, 2003년 향년 82세의 나이로 머나먼 타국에서 고단한 생애를 마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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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노자방 님들 안녕하세요~
이 곡은 아주 오래된 옛날 노래라
아마 모르시는 분들이 거의 대다수 일 거예요.
그냥 이런 곡도 있었구나...
하시면서 감상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여름 밤이 깊어갑니다.
고운 꿈들 구시구요~
홈 레코딩이라
음질이 불량합니다ㅠ
삭제된 댓글 입니다.
아이코~이를 워째~
깜빡하고 가사를 빼먹었네요 ㅎ
다비님 반갑습니다.
다비님께서 늦은 밤에 오시어
빼먹은 가사를 올려주셨군요.
감사합니다.
복날이라꼬 친구랑 삼계탕 한 그릇했지요.
노인 부부 젊은 남녀 부부 연인들 쌍쌍 ㅎㅎ
식당이 미어 터지더라구요.
이곳은 흐리다가 또 가랑비도 실실 뿌리고
기후가 좋지않았어요.
장마가 오락 가락하고 있어요.
깊은 밤에 걸음하시어
부족한 작품에
고운 향기 뿌려두고 가셔
넘나 감사하답니다.
노자방에 보배신 다비님께 항상
감사한 마음 안고 있답니다.
방가습니다~~연리지님
연락선은떠난다~장세정가수님
어느날인가
어느카페 지정곡으로
한번 불려본기억이 있는 듯합니다
쉽지않는선곡인데
그시절의 정서와
감성이 묻어나는듯합니다
쌍고동 울어울어
연락선은 떠난다
잘 가소 잘 있소
눈물 젖은 손수건
진정코 당신만을
진정코 당신만을
사랑하는 까닭에
눈물을 삼키면서
떠나갑니다
울지를 말아요
감사히 즐청하고 추천박수 올립니다
수고많이하셨습니다
건강하이소~~^^
안녕하세요
연리지님
갈매기가 아닌
꾀꼬리 한마리가
떠나가는 연락선을
아쉬워 하는 마음을
이야기 하듯 고운음색
으로 불러 주십니다
곱게 불러주신 노래에
박수와 추천을
드립니다
연리지 님의 노래는 진짜 오래된
장맛처럼 구수함이 넘쳐나고
있어요.
좀 오래된 노래지만 저도 어느정도
감이 오는 노래입니다.
축음기에서 흘러나오는 노래는 연리지 님이
원곡자 임이 틀림없군요~
귀한 노래 잘 듣고 가오며
큰박수와 추천드리고 가옵니다 ~
연리지님 그간 안녕하셧어요!
올만에 뵈니 이리도 반가울수가
없내요.
옛노래 ~`들으며 시간 보낼적
원음이 들려오드시 ~~최~장이심니다.
감사드리며~~박수요~~ㅉㅉㅉㅉㅉㅉㅉㅉ
좋은 일만 많으시길 바랍니다.
안녕하세요
연리지님
깜짝 놀랬어요
장세정님 레코드를 틀었나 했습니다
제가 좋아하는 가수님이셨거든요
이 노래도 제가 2년전에 불러서
올리기도 했었지요
착각일지도 모르지만 어렸을때
국민학교때 집에 TV가 있었는데
TV에서 장세정님을 뵌것 같기도 해요
장세정님 노래중에서 이 노래를
제일 좋아했지요
근데 연리지님 목소리가 장세정님
하고 똑 같네요
녹음도 마치 옛날처럼 들려지게
녹음이 되었고요
몇번째 들으면서 즐기고 있습니다
멋지게 불러주신 노래에
박수와 추천 올립니다
감사합니다
추억속의 유성기가 돌아가는듯한
반가운 목소리가
갑자기 산처럼의 입안에
엔돌핀같은 군침이 입한가득 고입니다~~
최근 가수들에게서는 들어볼수 없는
반가운 목소리 랍니다~
'멋진 추억속의 목소리
다시 들려 주셔서 감사 합니다~
장마철 습한 날씨에
건강 잘 챙기시기 바랍니다~ 에이스ㅉㅉㅉㅉㅉㅉㅉㅉㅉㅉㅉㅉㅉㅉㅉㅉㅉ~ 추천~
첨 들어보는 노래 넘 좋아요.
추천 드립니다.
목소리가 아름답네요.
늘건강하시고 행복하세요.
즐거운 오늘 하루 되세요.
연리지님 안녕하세요
밤사이 잠마비가 오락가락 내리고
아침에는 소강 상태 입니다
옛노래 참으로 고운 목소리로
멋진 열창의 무대 즐감합니다
옛날 유성기를 틀어놓은줄 알았습니다
오늘도 많은 비가 예상이 됨니다
비 피해없길 바라구요
건강한 여름 나시길 바랍니다
연리지님... 안녕하세요
휴대폰으로는 즐감 했지만 인사가 늦었네요
노래가 너무,너무 아름답습니다
감동이지요....
연리지님의 귀한 노래 정말 감사합니다...
집에서 컴퓨터로 다시 즐감하면서
큰~~~박수 올립니다
ㅉㅉㅉㅉㅉㅉㅉㅉㅉㅉㅉㅉㅉㅉ
연리지님~
좋은 아침입니다~
수덕사의 여승에... 이어
두 번째로 듣는 님의 노래
이 노래도 고운 음성으로
너무 잘 불러주시어
듣는 귀가 즐겁습니다~^^
잘 듣고.. 추천 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