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신문) 부산 집값 상승, 소득 증가속도의 2배
고금리·원자재 상승 등 영향, 분양가 7년8개월새 배 올라
“수입 안 쓰고 9.5년 모아야”…10년 전보다 4년치 더 들어
부산지역 ‘가구 소득 대비 주택가격 비율(PIR)’이 10년 새 4점 이상 급등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10년 전과 비교해 부산에서 집을 사려면 추가로 4년 더 소득을 한 푼도 쓰지 않고 모아야 한다는 의미다. 특히 부산지역 민간아파트 분양가가 7년 8개월 만에 배나 오른 것으로 파악돼 갈수록 집을 사기 어려워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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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지오션시티 아파트 단지 전경. 국제신문 DB |
7일 한국주택금융공사(HF) 자료를 보면 올해 2월 기준 부산의 PIR은 9.5점이다. PIR은 부산 평균 주택가격을 평균 연소득으로 나눈 것이다. 9.5점은 가구 소득을 10원도 사용하지 않고 9.5년간 모아야 집 한 채를 살 수 있다는 뜻이다. 10년 전인 2013년 2월에는 PIR이 5.37점이었다. 가구 소득을 모두 쏟아부어도 집을 살 수 있는 기간이 10년 새 4년가량 늘어난 셈이다. HF 통계가 디딤돌대출(주택가격 최대 6억 원)과 보금자리론(〃 9억 원) 이용자 자료를 기초로 하는 점을 고려하면 ‘현실의 PIR’는 더 높을 수 있다.
PIR가 상승한 것은 소득이 느는 속도가 집값이 오르는 속도를 따라가지 못했기 때문이다. HF는 PIR 산출 근거를 공개하지 않지만, 한국부동산원과 통계청 자료를 보면 PIR 상승세와 유사한 흐름을 확인할 수 있다. 통계청 조사 결과 2022년 부산의 연간 가구 소득은 5679만 원이다. 관련 통계 작성이 시작된 2017년(4946만 원)보다 733만 원(14.8%) 늘었다. 반면 같은 기간 부산지역 아파트 매매가격(매해 12월 기준)은 2억9512만 원에서 4억35만 원으로 1억523억 원(35.6%) 올랐다. 집값이 크게 오를 때 월급은 ‘찔끔’ 인상돼 부산시민의 내 집 마련 꿈이 점점 더 멀어지고 있는 것이다.
이런 현상은 최근 고금리와 공사비 급상승으로 더욱 굳어지는 분위기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부산 민간아파트 평균 분양가를 보면 관련 통계가 시작된 2015년 10월 3.3㎡당 1026만9000원에 그쳤다. 그러나 올해 6월에는 2095만1700원으로 치솟았다. 7년 8개월 만에 부산지역 아파트 분양가가 배가량 올랐다. 서울(65.6%)과 전국 평균(83.7%) 상승률보다 오름세가 가파르다. 영산대 서성수 부동산대학원장은 “국내외 경제 상황을 고려할 때 당분간 소득이 많이 늘어날 요인은 보이지 않는다. 분양가와 실제 경제 상황과의 괴리가 커진다면 미분양 사태로 이어져 앞으로 전체 부동산 시장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