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장자를 세 번 치고 들어 보시시다.)
8월 초하루 정기법회에 참석하신 시회 사부대중께서는 아시겠습니까? 직하에서 계합을 해서 바로 깨달아 알면, 생사를 해탈해서 가는 곳마다 걸림이 없도다. 상봉휴문조주관(相逢休問趙州關) 수리금오천상일(水裏金烏天上日) 서로 만나서 조주의 관문을 묻는 것을 쉬어버리니 물속의 금까마귀는 천상의 해이더라. 악! 금일 대중께서는 도리어 아시겠습니까? 만약 알지 못했을진댄 다시 이르리라. 팔만사천 법문이 문문마다 길이 활짝 열려 있다. 삼천대천세계의 티끌 수의 부처님이 법을 설하니 있음을 설함도 아니요, 없음을 설함도 아니며(不說有不說無) 있음도 아니요 없음도 아님을 설함도 아니며 (不說非有非無) 있으면서 또한 없는 것을 설함도 아님이니(不說亦有亦無) 어찌하여 그러한고? 일체 상대적인 대구를 모조리 다 여의고, 모든 것이 아니라는 것도 다 끊어버렸으니(離四句絶百非) 서로 만나서 눈을 드니 아는 사람이 적더라.(相逢擧目少人知)
작야상풍루소식(昨夜霜風漏消息) 매화의구철한지(梅花依舊綴寒枝) 어젯밤 서릿바람에 이미 소식을 누설하였고 매화는 예를 의지해서 찬 가지에 꽃을 맺었다.
오늘 초하루법회 서두에 일구의 법문을 말씀드린 것입니다. 다음은 참회법문을 의지해서 말씀을 드리겠습니다.
<자비도량참법> “원컨대 시방의 일체 중생이 오늘부터 태어나는 곳에서 각각 모든 부처님과 보살의 불가사의한 대지혜심을 얻되, 항상 번뇌를 여의려는 마음과 맹리(猛利)한 마음과 굳센 마음과 금강같은 마음과 불퇴(不退)하는 마음과 청정한 마음과 명료한 마음과 선을 구하는 마음과 장엄한 마음과 광대한 마음이 있으며 큰 지혜의 힘이 있어 법을 들으면 스스로 알며”
법문을 들어도 귀에 잘 들어오지 않고, 법문을 들어도 신심이나 발심을 하지 못하고, 더구나 법문을 들어도 확실하게 알지 못한다는 것은, 그만큼 어리석다는 것입니다. 업이 두터워서 마음이 어두운 고로 진리의 말씀을 빨리 알아듣지 못한다는 것입니다. 내가 어느 정도, 어느 위치에 사는 중생인지, 나한테 업보가 얼마나 있는 건지, 여러분이 이 자리를 통해서 스스로 알게 됩니다. 전생에 부처님 경전을 많이 읽고, 참선수행을 많이 한 사람은 이생에 와서 일문천오(一聞千悟)라, 한번 들으면 천가지 부처님 말씀을 바로 다 깨달아서 알아듣게 됩니다. 그러나 알아듣지 못할 때는 내가 전생에 불법의 인연을 많이 심어놓지 못했고, 나의 어두컴컴한 마음을 많이 닦지 못했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그래서 법문을 통해서 여러분이 더욱 발심을 하게 되고, ‘내가 이러선 안 되겠구나. 더욱 용맹심을 내서 수행을 해야 되겠다’는 큰마음을 내는 좋은 기회가 되는 것입니다. 그런데, 초하루마다 법문을 듣고도 몸이 마비가 돼서 침을 놔도 감각도 없는 것처럼 맹맹하게 지나가면 안 됩니다. 법문을 들을 때마다 여러분이 확실한 느낌이 있어야 됩니다. 그렇지 못하면 스스로 그만큼 진리의 말씀과는 거리가 멀어지게 되고, 멀어지면 뒤로 퇴보가 되고, 퇴보가 되면 무한한 업을 짓게 되고, 업을 짓게 되면 축생보나 지옥으로 떨어진다는 것입니다. 축생은 어리석습니다. 어리석은 게 그만큼 무서운 겁니다. 그래서 이생에 여러분이 부처님 진리의 말씀을 만났을 때가 절호의 기회라. ‘내가 이 진리의 말씀을 의지해서 일생에 모든 업을 빨리 닦아서 빨리 깨달아야 되겠다’는 큰마음을 내야 됩니다. 남자가 마음이 크면 그 가족이 걱정이 없습니다. 큰마음을 가진 남편에 의해서 큰 위로를 받고 모든 문제를 해결하게 됩니다. 마음이 큰 부인을 만나면 남자가 출세를 합니다. 여러분이 역사에서도 많이 보았을 것입니다. 이성계가 자식을 여럿 낳았지만 누가 왕이 됩니까? 이방원이가 왕이 되잖아요. 그 부인이 지혜가 있은 덕택입니다. 부인을 잘못 만나면 남자가 출세길이 막히고 도리어 망하게 되고, 또 남자를 잘못 만나면 여자가 망합니다. 여필종부란 말처럼 여자는 반드시 남편을 좇아간다는 거예요. 다리 밑의 거지여자라도 왕자를 만나면 왕비가 된다는 겁니다. 우리가 앉아있는 자리의 뒷산이 주산(主山)인데, 앞쪽에 안산(案山)이 있어야 주산이 득세를 하는 거예요. 주산과 안산은 서로 배필이라, 주산은 좋은데 앞에 아무것도 없으면 헛일이라. 큰 마음을 가진 남자가 있으면 모든 걸 해결하고, 큰마음을 가진 여자를 만나는 남자는 복 있는 남자예요. 그런 여자를 만난다는 건 어렵거든요. 그러니까 모든 것이 잘 되고 못 되는 것이 여러분의 마음자리를 얼마만큼 크게 잘 쓰느냐에 따라서 좌우가 되는 것입니다. 그러니 여러분이 이 절에 오실 때는 평소의 마음자리를 비워버리고 큰마음으로 돌아가야 됩니다. 그래서 집에 가서도 니가 잘했니 내가 잘했니 다툴 것 없이 “모든 게 내 잘못이요.”, “내가 잘못했습니다.” 이러면 해결이 싹 되는데, 그게 자존심이 있어서 하기 싫은 거라요. 내가 절에 들어와서 행자 때, 큰스님이 늘 하시는 말씀이, ‘물을 아껴 써라. 불을 아껴 써라. 물을 함부로 헤프게 쓰고 천하게 여기면 다음에 물이 없는 곳에 태어난다. 또 불을 함부로 쓰면 과보로 불이 없는 캄캄한 곳에 태어난다. 네가 심은 대로 받느니라.’ 내가 밥을 하면서 양동이를 씻다가 물을 많이 쓰니까 옆에 있던 보살이 화들짝 놀라면서, “아이고, 물을 조금 써도 다 되는데 뭐 하러 많이 씁니까? 스님, 물을 많이 쓰면 안 됩니다.” 나는 그 말을 들을 때 상당히 고맙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다른 행자가 들어와서 불을 때는데 보살이 와서 “왜 장작을 더 넣습니까? 불을 함부로 많이 쓰고 나무를 많이 때면 안 됩니다.” 그러자 그 행자는 “에이~ 보살이 별 걸 다 간섭을 하고 자빠졌네!” 하고 자존심이 상한다고 발로 들고 차더니 가더라고. 나는 그런 게 없이 감사하던데. 사람마다 그게 달라요. 그런 일이 허다하게 많아요. 과거에 화장실에 휴지가 어디 있어요? 감잎사귀, 짚 같은 걸로 닦다가 치질도 걸리고 그랬는데. 나중에 내가 선방에서 입승을 볼 때인데, 변소에 가 보니 화장지를 한 뭉치씩 둘둘 말아서 닦고 버리는 걸 보고 선방에 와서 이야기 끝에 “화장지를 너무 헤프게 쓰고 이러면 안 됩니다.” 했더니 어느 수좌가 “참, 이제 입승이 화장지까지 간섭을 하네. 없이 살 때 그랬지, 요새 무슨 화장지를 가지고 뭐라고 해.” 대번 그러는 거다. 받아들이는 마음자세가 중요한데. 여러분들도 가정생활이나 사회생활 속에서나 인연이 있는 사람끼리 만나는 속에서 무슨 이야기를 하면 대번 아래위로 훑어보면서 ‘이 사람이 누굴 간섭을 하나?’ 이러잖아요? 이게 잘못이라. 나를 지적을 해 주는 걸 고맙게 생각하라고 했어요. 그 사람은 싹수가 있고 앞으로 진취가 커요. 이렇게 이생에 와서 장엄한 마음과 광대한 마음을 쓰는 사람은 전생에 불법의 인연을 닦은 사람이라고 했어요. 닦지 못한 사람은 아주 고약한 성질을 가지고 나와서 옆 사람도 불편하게 만들고 자기도 불편하고 그렇습니다.
“자비한 마음으로 사람을 대하여 모든 원결을 끊으며, 수치한 마음이 있어 항상 참괴함을 품으며, 나와 남을 계교치 아니하여”
너와 내가 다르다고 하는 게 아니라, ‘어떻게 하면 상대방을 편하게 해줄까?’ 나는 괴롭고 불편하고 어렵더라도 상대방이 편할 수 있다면 내가 그걸 겪어주겠다고 한다는 것입니다.
“선지식과 같으며, 보시 지계 인욕 정진 선정 지혜를 수행하는 사람을 보면 환희심을 내며, 원수와 친한 이를 한결같이 관찰하여 교만한 마음이 없으며, 다른 이의 선악과 장단을 말하지 않으며”
귀머거리가 누워있다가 옆에서 ‘아무개가 어쩌고 저쩌고…’ 얘기 하니까, “어? 누가?” 하면서 일어나더라는 거라. 귀가 먹어도 남 험담하는 소리는 얼른 귀에 들어가더라는 거라. 중생들이 희한하잖아? 누가 험담하면 귀가 번쩍 뜨이고, 법문하는 소리는 안 들어간대요. 법문하면 도리어 심장이 상하고 싫어하고 들었는지 마는지 모릅니다. 어느 노장이 선방에 앉아서 하도 조니까 젊은 수좌가 옆을 쿡 찌르니, “어? 왜 그래? 대중공양 들어왔어?” “아니, 그래서 무슨 화두가 됩니까? 무슨 화두를 어떻게 하시길래 그렇게 조십니까?” “글쎄, 조주라 하던가, 개라 하던가 하던데 모르겠어~.” 진리의 말은 귀에 잘 안 들어가는 이것이 박덕한 중생이라요. 기가 차는 겁니다.
“누구든 사이가 좋고 나쁜 것을 전하지 아니하며”
“저 사람들이 사이가 안 좋대.”, “무슨 일로 저 사람들이 어찌 됐다네.” 그런 말은 잘 하잖아요? 안 좋으면 본인이 좋게 해줘야 되는데, 더 안 좋게 하기 위해서 그런 말을 여기 저기 다니면서 전하지 아니한다는 것입니다.
“부처님의 공덕을 찬탄하며 경전 배우기를 좋아하며”
부처님의 진리의 말씀을 한 글귀라도 박덕한 중생들에게 성심성의껏 일러주면 모래수와 같은 보배로 보시한 것보다 더 공덕이 크다고 했어요. 그래서 초하루 법회날, 부처님의 궁전에 참배하고 부처님의 말씀을 들을 수 있는 그런 자리에 함께 가서 듣게끔 할 수 있는 보살이 되라는 것입니다.
“중생을 애호하되 내 몸과 같이하며, 복을 짓는 이를 보고는 비방하지 아니하고”
사무실에 가서 기도비를 내고 거스름돈이 생기면 “부처님한테 낸 거니 거스름돈은 놔두세요” 하는데 옆에서 “아, 거슬러 받아야지!” 하고 잘못 가르쳐주는 보살이 있다 이거라. 부처님한테 하는 걸 여러분이 어떻게 흥정을 하느냐. 그런 삿된 마음을 가지고 있어선 안 됩니다. 마음 있는 그대로 성심성의껏 진심 그대로 해야지, 요리조리 가려서 하지 말라는 겁니다.
“자비한 마음으로 화합하되 성현들과 같이하여, 보살들과 함께 등정각을 이루어지이다. 오늘 이 도량의 동업대중이여! 모든 하늘과 신선과 일체 선신은 중생들에게 무량하고 불가사의한 은덕을 입혔으며, 중생들과 함께 안락을 누리며 은근하게 수호하여선한 일만 따르나니, 그런 줄을 어떻게 아는가. 부처님이 제두뢰타 사천왕에게 명하여 자비심으로 경 읽는 이를 옹호하게 하되, 자비한 이름만 들어도 천자를 법신(法臣)들이 보호하듯 하게 하며, 또 이발라(伊鉢羅) 용왕에게 명하여 자비심으로 경 읽는 이를 옹호하게 하되 눈을 아끼고 아들을 사랑하듯이 밤낮의 二六시로 떠나지 아니하게 하며, 또 염파(閻婆) 나찰자(羅刹子)와 무수한 독룡과 용녀에게 명하여 자비심으로 경 읽는 이를 옹호하게 하되 정수리를 사랑하여 건드리지 못하게 하며, 또 비류륵가왕(毘留勒迦王)을 명하여 자비심으로 경 읽는 이를 옹호하게 하되 어미가 아들 사랑하듯 싫은 맘 없이 밤낮으로 옹호하여 함께 있게 하며”
새벽에 3시에 여러분이 잠을 안 자고 일어나서 천수경, 금강경, 관세음보살보문품, 고왕경, 42수진언, 화엄경약찬게, 이렇게 독경을 하면 그 시간에 모든 선신이 그 집에 와서 다 그 사람을 옹호하고 앉아있다는 말입니다. 그게 분명하다는 거예요. 그걸 많이 느끼고 보거든요. 못 보는 사람도 있지만 그걸 느끼고 보는 이가 있습니다. 사업이 안 된다고 해서 내가 새벽마다 일어나서 그걸 하라니까, 지금 20년 가까이 하루도 안 빠지고 부부간에 하는 그 분들은 사업이 잘 된다고 그래요. 옛날에는 자꾸 죽겠다고 하더니, 지금은 친구들이 뭐가 안 된다고 그러면 “뭐가 안 된다는 거야? 이상하네?” 하고 도리어 반대로 그런다고 하니까요. 반드시 새벽 3시에 일어나서 독경하는 사람은 모든 선신이 옹호를 합니다. 틀림없습니다. 그걸 여러분이 아주 명심하셔야 됩니다.
“또 난타용왕, 발란타용왕, 사가라용왕, 우바타용왕에게 명하여 자비심으로 경 읽는 이를 옹호하게 하되 공경하고 공양하고 발에 예경하게 하며, 마치 천인들이 제석천왕 받들듯, 또한 효자가 부모를 공경하듯, 자비도량에 안락을 베풀어 중생들로 하여금 법의 친척이 되도록 하며, 후생에 부처님 앞에서 삼매에 들어 필경에 불퇴전을 얻으며, 부처님의 명호를 듣는 이와 무변신보살. 관세음보살의 명호를 들은 이는 삼장(三障: 번뇌장, 업장, 보장報障)을 소멸하고 악업이 없으며, 오안(五眼: 육안 천안 혜안 법안 불안)을 구족하고 보리 이루어 모든 하늘과 신왕이 모든 이를 염려하고 항상 권장하며 위신을 도우게 하셨느니라.”
오늘 초하루에 이 좋은 법문을 여러분이 듣고 그대로 잘 행하시기만 하면 자신만 좋게 잘 될 뿐 아니라 여러분 가족 전체가 그 이익을 보게 됩니다. 그래서 초하루에 여러분을 위해서, 또 오늘 이 법당에 있는 분만이 아니고 우주법계에 있는 모든 중생이 이 말을 다 듣는다는 것입니다. 이 법문을 듣고 여러분이 이대로 잘 행하시면, 모두 부처님의 가피와 선신의 가피로 등정각을 이루고, 또한 여러분이 오안(五眼)이 열려서 부처님처럼 무애자재하게 살아간다는 말입니다.
鴛鴦繡了從君看(원앙수료종군간) 莫把金針度與人(막파금침도여인) 원앙새 수를 놓은 것은 보여줄 수 있음이나 금침(金針)을 사람에게 줄 수는 없다.
(주장자 삼타 후 하좌하시다.) 2021-09-07 8월초하루 대원대종사 법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