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무제한 금융완화 정책에 따른 국내 기업들의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습니다. 일본이 아베 신조 총리 취임 후 자국의 경제를 살리기 위해 금융완화와 엔저를 무기로 하는 ‘아베노믹스’ 정책을 강력하게 추진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대다수의 국내 경제 전문가들은 일본과 수출경쟁이 치열한 우리나라가 가장 큰 영향을 받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일본 제품이 가격 경쟁력을 갖게 되면서 한국 업체들이 누리던 호황이 일본으로 이동하게 됐다고 보도했으며, 세계 각국의 경제 전문가들은 일본의 아베노믹스 정책이 국제적인 환율전쟁을 야기할 수 있음을 경고했습니다.
아베노믹스란 무엇인가?
‘아베노믹스’란 일본이 무제한 금융완화, 강력한 경기대책, 규제개혁이란 방법을 통해 디플레이션과 엔고에서 탈출해 일본경제를 성장궤도로 환원시키기 위한 전략입니다. 즉, 아베 내각의 일본경제 재생전략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일본 정부는 아베노믹스의 기본목표를 2%의 물가상승률과 3%의 명목 성장으로 제시하고 이를 달성하고자 각종 규제완화, 제로금리 유지, 13.1조 엔의 추경 편성, 매월 13조 엔 규모의 자산 매입 등 강력한 경기 대책을 쏟아내고 있습니다.
금융완화(金融緩和)
경기회복을 위해 중앙은행이 자금시장의 자금수급 관계 조절에 개입, 자금조달이 쉬워지도록 하는 금융정책입니다. 금융긴축으로 경기가 후퇴한 경우 설비투자나 유효수요 증대를 위해 중앙은행이 공정이율•예금준비율을 인하하거나 공개시장 매입조작(公開市場買入操作)을 하는 등 금융시장에서 유통되는 통화량을 늘리려는 정책입니다.
현재 아베노믹스로 도쿄 증시의 주가 상승 등 일본 경제에 생기가 돌고 있지만, 국제적으로 엔저가 심화되면서 환율 전쟁으로 비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일본은 왜 세계 각국의 지탄을 감수하면서까지 아베노믹스를 추진하는 것일까요?
일본경제는 1991년 버블 붕괴 이후 2011년까지 21년 동안 평균 성장률 0.9%에 머물렀으며, 1995년부터는 디플레이션이 지속됐습니다. 2003년부터 지금까지의 엔/달러 환율을 살펴보면 2008년 미국의 금융위기 전까지 1달러 평균 110엔 정도였으나, 금융위기 이후 미국을 비롯한 주요 국가들이 대대적인 양적완화 조치를 취하자 엔화가치가 상승하기 시작했습니다. 또 2010년 유럽 재정위기를 겪으면서 2011년 10월말 75.75엔까지 치솟으며 엔고현상이 더욱 심화되었는데요, 심지어 2011년 일본 대지진과 후쿠시마 핵 사고가 발생했음에도 엔화가치는 계속 상승하는 비상식적인 현상도 보였습니다.
지속적인 엔화가치의 상승은 결국 일본으로 하여금 2012년도에 6조 9,000억 엔의 무역수지 적자를 기록하게 만들었습니다. 이는 일본의 무역수지 역대 최고 적자액에 해당합니다. 위기의식을 느낀 일본은 아베노믹스란 특단의 조치를 취하게 되었으며, 조치 후 약 2개월이 경과한 2013년 2월 18일 기준 달러당 94.05엔까지 엔화가치가 하락한 상태입니다. ‘아베노믹스’를 통해 일본정부는 추세적인 엔저를 유도하여 산업 및 수출경쟁력을 제고하고 경기회복세를 가속화해 2013년 실질 GDP 성장률 1%P의 개선효과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양적완화(量的緩和, quantitative easing)
양적완화는 금리 인하를 통한 경기부양 효과가 한계에 봉착했을 때 중앙은행이 국채매입 등을 통해 통화를 시중에 직접 공급함으로써 신용경색을 해소하고 경기를 부양시키는 통화정책을 뜻합니다.
아베노믹스가 한국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1. 부정적 영향
① 국내 수출입
일본과 수출경쟁을 벌이는 독일은 일본의 엔화약세가 상당히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기 때문에 메르켈 총리가 직접 아베 총리를 향해 공개적으로 경고하기도 했는데요, 우리나라에도 엔저는 막대한 영향을 미칩니다.
엔저가 지속될 경우 가장 큰 영향을 받는 나라 중 하나가 우리나라입니다. 단기적으로는 수출 부진과 경상수지 악화 등 국내 경기 회복의 걸림돌로 작용할 것이며, 중장기적으로는 일본의 산업경쟁력이 상승함에 따라 국내 산업의 글로벌 시장 경쟁력 하락을 유발해 국내 경제성장에 지속적인 리스크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특히 일본 기업과 우리나라 기업이 글로벌 시장에서 경합하는 자동차, 철강, IT, 전자, 기계 등의 분야의 타격이 클 것으로 보이는데요, 대한상공회의소의 최근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수출 중소기업의 절반 가까이(41.4%)가 ‘엔저로 피해를 입고 있다’고 응답했습니다. 현대경제연구원은 원•엔 환율이 1% 하락하면 우리나라 총수출이 0.92% 감소한다고 분석했으며, 주요 산업마다 일본의 가격 경쟁력이 높아지면 국내 해당 업계의 수익성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은 자명한 일입니다.
② 국내 관광, 서비스업계
엔저현상은 관광 및 서비스업계에도 많은 영향을 미칩니다.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2012년 9월 이후 한국을 찾은 일본인 관광객은 9월 30만 8,882명, 10월 26만 9,732명, 11월 24만 9,481명, 12월 22만 6,000명으로 계속 감소세이며, 전년 동기 대비 12월 기준 25%나 줄었습니다. 일본 관광객 유입 감소는 특히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등 국내 대형 항공사의 손실을 키웁니다. 일본 관광객이 대형항공사를 주로 이용한 반면 일본으로 나가는 한국 관광객은 다소 늘어나긴 했지만 상당수가 저가항공사를 이용하기 때문입니다. 대한항공의 지난해 12월 일본 노선 탑승자는 전년 동기 대비 17% 줄었고 올 1분기 사전 예약률은 전년 동기 대비 40% 줄었습니다. 아시아나항공도 지난해 4분기 탑승률이 전년 대비 7.6% 하락했고 탑승객 수 역시 13% 줄었습니다. 일본 관광객이 줄어들면서 면세점과 호텔들도 어렵기는 마찬가지입니다. L 면세점은 2012년 9월부터 12월까지 총 4개월 동안 일본인 매출이 전년 대비 20% 감소했으며, L 호텔과 S호텔 역시 지난해 4기 투숙객이 전년 대비 각각 30%와 10% 이상 감소했습니다.
③ 금융업계
우리나라의 국제자본 유입전망에 대해서 글로벌 투자 전문가들은 엔저가 한국 자본시장에 미칠 영향력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국제자본이 움직이는 데는 환율보다 다른 요소들이 복합적으로 영향을 미치기 때문인데요, 실제 엔저가 시작된 이후 일본 자금의 한국 투자 금액을 따져보면 그 영향력은 그리 크지 않은 것으로 분석됐습니다. 국제자본 이동은 크게 직접투자와 포트폴리오투자로 구분하는데, 직접투자는 공장 신축, 지분 확보 등 기업 경영과 관련 있는 투자이며, 포트폴리오투자는 투자 포트폴리오의 일부로 소액의 주식, 채권, 기타 유가증권 등에 투자하는 것을 말합니다.
이론적으론 두 가지 투자 모두 엔저현상에서 일본의 대(對)한국 투자를 위축시키는 것이 정상입니다. 하지만 지금까지의 통계 수치로 보면 엔저로 직접투자가 감소하지는 않았습니다. 지식경제부의 외국인 직접투자 통계에 따르면 엔저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지난해 3분기 이후 6개월 동안 일본의 대한민국 직접투자액은 19억 420만 달러로 2011년 하반기 13억 9,700만 달러보다 36%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는데요, 이는 투자의사결정이 환율보다 투자환경이나 경영목표, 장기투자수익률 등의 복합적인 요소로 결정되기 때문으로 풀이됩니다. 포트폴리오 투자의 경우 금융감독원의 외국인 투자자 증권매매 동향을 살펴보면 지난해 9월을 정점으로 3개월 연속 감소했지만, 향후에도 지속될지는 미지수입니다. 전문가들은 직접투자와 마찬가지로 엔저가 한국 포트폴리오 투자에 미치는 영향 역시 제한적일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2. 긍정적 영향
엔저 현상이 국내에 부정적인 영향만 주는 것은 아닙니다. 엔화부채가 많은 기업은 환산차익으로 부채 평가액이 줄고 이자비용이 줄어들기 때문입니다. 국내주요 그룹 중에서는 롯데그룹이 엔화 약세 덕을 많이 보고 있는데요, 롯데쇼핑의 지난해 말 기준 엔화 부채는 775억 엔(약 9,200억 원)이며 롯데 상장 계열사의 총 엔화 부채도 1조 6,000억 원에 달해 롯데그룹은 2,500억 원 이상의 환산 차익을 거둔 것으로 추정됩니다. 엔화부채가 2조 원대인 포스코, 수천억 원 수준의 현대제철, 한국전력, 한국가스공사 등도 엔화부채가 큰 기업입니다. 일본 관광객 감소로 실적 하락이 불가피한 대한항공도 엔화 부채에 따른 환산 차익을 얻을 것으로 전망되는데요, 모 증권사 애널리스트에 따르면 대한항공의 엔화 차입금은 1조 1,000억 원 수준으로 1,000억 원 이상의 환산차익이 예상된다고 합니다.
이 밖에도 엔저현상으로 이득을 보는 업체로 아웃바운드 여행업체를 꼽을 수 있습니다. 일본으로 나가려는 국내 관광객이 늘어났기 때문인데요, 하나투어 관계자는 지난해 4분기 일본 관광 목적 출국자는 전년 동기 대비 55% 급증했다고 밝혔습니다.
아베노믹스 어떻게 대응할까?
전문가들은 아베노믹스로 인해 엔저 현상과 일본의 중장기적인 산업경쟁력 회복이 예상되는 만큼 정부와 기업들의 적절한 대응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강조하는데요, 우선 엔 달러 환율의 추세적인 상승에 대한 종합적인 대응 전략으로 정부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합니다. 일본이 정부 차원에서 노골적으로 엔화 약세를 주도하는 만큼 우리 정부도 외환시장에 적극 개입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원화절상 리스크를 회피하기 위해 일본정부의 정책과 외환시장 모니터링을 강화하는 한편 외환시장 불안정에 즉시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상시 대응체제를 구축할 것을 당부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정부가 추진하는 ‘한국형 토빈세(단기성 외환거래에 부과하는 세금)’ 도입에 대해서는 신중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토빈세(Tobin's tax)
국제 핫머니의 급격한 유출입으로 각국의 통화가 급 등락하여 통화위기가 촉발되는 것을 막기 위한 규제방안 중 하나. 미국의 노벨경제학상 수상자 제임스 토빈(James Tobin)이 1972년 고정환율제도를 표방했던 브레튼우즈 체제가 붕괴됨에 따라 환율 안정을 위해 국경을 넘는 자본 이동에 대해 과세를 하자는 취지로 제창한 개념입니다.
다음으로 기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환율 변동에 대비할 것을 주문합니다. 기업이라면 원가 절감을 통해 가격 경쟁력을 높이고 환헤지를 준비해야 하며, 엔저가 지속될 경우를 대비해 환리스크로부터 자유로운 해외 생산 비중을 확대하라고 조언하고 있습니다. 한국무역보험공사에서 운영하는 환변동보험에 가입하거나 각종 정책자금을 지원받아 경쟁력을 강화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합니다. 또 정부가 기존 수출제조업체에 대한 R&D 및 수출지원을 강화하고 법인세 인하, 기업구조조정 지원, 불필요한 규제 철폐 등으로 수출경쟁력과 경영여건을 향상시키도록 조언합니다.
마지막으로 환경, 에너지, 인프라 등 대규모 복합형 산업 부문에서 수출 산업화의 기반을 강화하는 한편 국가차원의 산업전략을 재검토하고 중장기적인 대응책을 마련하는 등 적절한 전략을 수립해야 합니다.
첫댓글 좋은 자료 감사합니다.
잘 읽었습니다 투하세요
좋은 자료 고맙슴~^^.
아베 노믹스 감사요
^^*
우리나라도 뭔가 경제적인 대응 방안이 있어야 하겠는데요..정부의 경제적 대응 방안은 무엇일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