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쟁이
김 난 석
나무도 아닌 것이 나무(蔓木) 문패 달고
풀도 아닌 것이 이저리 뒤척이며
낮 밤 더듬거리는 슬픈 목숨이여
애당초 절벽이 제 바닥이라는 듯
끝 간 데 알 바 없이 오르고 또 오르다가
허공에 쉬어갈 뿐이구나
뙤약볕에 물 한 모금 마시지 못한 채
땀을 짜내 잎 그늘 아래 꽃 피워내고
또 내일을 품어보기도 하느니
풀물 배인 날의 설렘도
어둠 속에 허우적대던 날의 불안도
핏빛 절은 날의 열정도 숨긴 채
힘없이 떨어져 나뒹구는 날의 체념도
말라붙은 핏줄도 타버린 두 주먹도
어룽진 흔적도 이제야 뻗어보는 여린 손끝이여
담 넘어 한없는 저 허공도 모두
지금의 제 육신이라 여기며
꼬옥 꼭 감싸 쥐며 세월을 그려나가는가.
이더님이 도종환의 시 '담쟁이' 를 올렸다.
이에 곡즉전님이 화답하기를
"어디 기댈 데가 없으니 벽이 제일 만만하지 않느냐" 했다.
나는 이에 대해
"웬 깐죽?" 했는데
이건 시비 거는 게 아니다.
하도 오랜만이라 말걸기를 해봤을 뿐이다.
사실 심심해서 이곳 카페에 접속하는건데
다른 데에 접속할 데가 없어서가 아니다.
여기가 편하고 만만해서 그런 것이다.
그렇다고 이더님이 만만하다는 건 아니다.
그렇다고 곡즉전님이 만만하다는 것도 절대 아니다.
그저 점심 먹고 심심해서 하는 짓이요
다 이해할만한 분으로 생각하기에 그런거다.
나는 단지 이 게시판이 편하고 만만해서 끼적거리다 간다.
이해 있으시라 풍류객님들이시여...
첫댓글 선배님의 그 마음..
댓글에서 이미 알고 있었으니..
너무 염려 안 하셔도 될 듯합니다.
오히려 곡즉전님 과의 해학적 소통에..
감탄 했으니까요.
그럼요.
다 웃자고 해본 소리랍니다.ㅎ
우리도 담쟁이 처럼 살고 있지요.
어딘가 누군가에게 기대면서요.
그래서 나이 환갑이 지나면 耳順, 듣는 것 만이 아니라 보는 것도 目順하면 좋겠죠.
도종환의 시보다 석촌님의 담쟁이가 더 가슴에 와 닿습니다.
글 고마워요.
네에 그런거 같습니다.
목순 그것도 재미있는 표현입니다.^^
오랜만에 석촌선배님의 좋은 글을 대하니
반갑고 즐겁습니다~~^^
건강하게 잘 지내시죠~?
네에 잘 지낸다네요.
저도 나이를 조금 먹었습니다만
살면서 겪어보니 사람들마다 저를 시피여기더군요.
제 주제가 워낙 허름해서 그렇습니다.
저는 만만하고 맨맞한 사람 맞습니다.
저는 얼마든지 함부로 대해도 무방하오니 아무쪼록 낑겨만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무슨 그런 겸손의 말씀을 ~
한 번 봐야 하는데요 ^^
그저 컨디션이나 잘 조절하다가 만납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