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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 105회 :: 철인 지피디! 】방송일: 2005.04.27.
극본 : 유 남 경
씬1/ 엘리베이터 앞 (D) -ENG
현우, 무거운 테입 박스를 힘겹게 든 채,
귀와 어깨에 핸드폰을 끼고 통화하고 있다.
현우 (화내며) 뭐요? 방송이 장난일 줄 알아요? 말도 안되는 소리하지 말고, 다시 조정하세요. 아뇨. 내일 방송
그대로 할껍니다.
현우, 핸드폰 끊으려는데, 박스 때문에 전화 끊기 힘들다.
이때, 누군가 핸드폰을 들어 끊어주는.. 보면, 미자다.
현우, 금방 입가에 미소가 번진다.
미자 와.. 무섭다.. 화 다 내셨어요?
현우 (머쓱) 네.. (하다) 지금 와요?
미자 (활짝 미소) 네..
이때, 엘리베이터 문 띵! 열리자,
현우 타요.
미자 아뇨.. 전 계단으로 갈께요.
현우 7층까지요? 왜요?
미자 (둘러대며) 그게.. 뭐 여러 이유가 있죠. ...이런 저런 생각할 것두 있고... (하는데)
현우 (바로) 다이어트 해요?
미자 (당황했지만) 뭐.... (맞다) 빙고!
현우 (피식~) 그럼 같이 가요.
미자 (히익! 놀라며) 그..거 무거울텐데..
현우 전혀 안 무거워요. 볼래요?
현우, 이때까지 힘겹게들던 박스,
아무것도 아니라는 듯 번쩍 들어올리며 미소.
타이틀 - 철인 지피디!!
씬2/ 방송국 회의실 (D)
미자, 현우 대본보고 있다.
이때, 미자, 하품하다가 현우와 눈이 마주친다.
미자, 창피한 듯, 고개숙이는데, 현우 귀엽다는 듯 피식..
현우 오늘 끝나고... 약속있어요?
미자 아뇨...
현우 그럼 저녁 같이 먹을래요?
미자 네...
현우 뭐 먹을까요? 뭐 먹고 싶은 거 없어요? 그리구...하구 싶은 거... 갖구 싶은거... 뭐 없어요?
미자 왜요?
현우 (고개 숙이고) 그냥.. 다 해주고 싶어서...
미자 (쑥스러워 고개 숙이고) 생각해볼께요. (어색)
이때, 문 벌컥! 열리며, 영진 들어오자,
미자, 현우 후다닥~ 떨어지며, 열심히 대본 읽는척..
영진 (놀라며) 어? 오늘 연습 11시 아니에요?
현우 네..
영진 (시계 보며) 지금 열신데? (이상하다는 듯)
현우 (당황하다) 미리 대본 체크 할 게 있어서요...
미자 (얼른) 전 미리미리 대본 보는 게 버릇이 돼서...
영진 (황당) 그랬어? ... 언제부터?
미자 (당황) .. 오늘 부터...
영진 챠...! 지피디! 김피디님이 찾으시던데?
현우 그래요? (얼른 영진과 나가고)
미자, 휴.. 한숨쉬다 이내 피식.
씬3/ 방송국 복도 (D) -ENG
선배, 현우, 커피 뽑으며 대화하고 있다.
현우 (놀라며) 네? 특집이요?
선배 응. 이번 창사특집 ‘한국의 소리’ 니가 맡게 됐어.
현우 (난감.. 당황).. 방송이 언젠데요?
선배 사일 후야.
현우 (난감) 사일이요? 준비할 시간이 너무 촉박한데...
선배 그래서 너한테 맡긴거야... 중요한 일이니까... 한 삼일만 빡세게 고생한다 생각해.
현우 ...
선배 색인 뜨고, 자료테입 다 찾고, 간단하게 녹음만 해도 이틀 밤은 꼴딱 새겠다.. 휴.. 안됐다. 수고!
현우, 난감한 표정.
씬4/ 집 앞 (D)
영옥과 할머니 3명, 대화하고 있다.
영옥 부곡? 좋네! 뭐.. 오랜만에 뜨거운 물에 몸 좀 푹~ 담그고 옵시다.
할2/3 (....)
할1 (할2,3 설득하 듯) 자원봉사도 일주일 쉬잖아.. 그리고 봄바람도 쐴겸.. 갔다 옵시다.
할2 (좋다) 그래.. 뭐 몸도 쑤시고 그랬는데.. 좋지~
할3 (조심스레) 난.. 잘 모르겠어.. 자식들 눈치도 보이고..
영옥 아! 무슨 눈치를 봐? 자식새끼 그만큼 키워줬으면 됐지, 우리 나이 때는 한번 가자고 했으면 가야 돼... 언제
무슨 일이 생길 줄 안다구...
할머니들, 그런 것 같고.. 끄덕.
영옥 됐어! 여기 있는 사람들 무조건 다 가는거야! 이번 주말에 부곡, 알았지?
영옥, 큰소리에, 일동 고개 끄덕~
씬5/ 거실 (D)
영옥, 콧노래 부르며 들어오는데,
영숙, 혜옥, 우현 침울한 모습들이다.
영옥 (살피며) 왜.. 그래? 무슨 일 있어?
영숙 (조용히 하고, 이쪽으로 오라는 손짓)
영옥 (다가가며) 왜?
영숙 (조용히) 미자 아범.. 기분이 안 좋아요.
영옥 왜?
우현 매형이랑 계약하기로 약속했던 작가가 뒷통수치고, 다른 출판사랑 계약했대요. 워낙 중요한 계약이라 회사에 비상
걸렸다나봐요...
영숙 회사 다녀온 후부터, 방에서 꼼짝도 안해요..
영옥, 부록 방쪽을 안쓰럽게 바라본다.
씬6/ 부록방 (D)
영옥, 문을 조심스레 여는데,
부록, 힘없이 모로 누워, 한숨쉬고 있다.
영옥, 그 모습을 보니, 저절로 한숨이 나온다.
씬7/ 거실 (D)
영옥, 문을 조심스레 닫고 나오는데,
혜옥, TV를 멍~하게 보다가..
혜옥 (헤벌죽~) 와.. 언니, 저기봐.. 꽃 너무 예쁘다.. 이런날 나들이 가면 진짜 좋을텐데..
영숙 (머리 콩! 쥐어박으며) 넌 지금 그런말이 나와? 조카가 저러고 있는데? 나들이는...?
순간, 영옥, 뜨금!
영숙 언제 철들래..? (혀차며) 쯧쯧.. (하며 영옥 보면)
영옥, 영숙과 눈 마주치자,
영옥 (얼른, 혀 차는 척) 쯧쯧쯧.. 하여간 이건...
영옥, 속으로는, 난감하고 당황스럽다.
씬8/ 원룸 (D)
윤아, 물구나무서기하고 있는데,
지영, 들어온다.
지영 (황당하게 보며) 뭐하냐?
윤아 보믄 모르냐? 이거 하루에 삼십분만 해도.. 하체살이 쫙~ 빠지고, 라인이 확 산대.
지영 (얼굴 한참 보더니) 라인은 살지 모르겠지만... 니 얼굴 보니까 별루 좋을 거 같지만은 않다.
윤아 뭐? (힘들어 씩씩대는데)
이때, 윤아 핸드폰 울린다.
윤아 여보세요? (반가움에, 똑바로 앉으며) 어머! 형길아! 언제 왔어? (사이) 어머! 그래? 당연히 나가야지!
그럼~ 어디? 그래 이따 봐~ (전화끊자)
지영 형길이면.. 너랑 고등학교때부터 친구란 애?
윤아 응. 한 3년 전에 갑자기 미국 유학갔다가.. 또 갑자기 돌아왔네.. (피식) 싱거운 놈..
지영 걔도 참.. 끈질기게 연락한다.
윤아 보통 친구니..? 십년 친군데..
지영 걔 아직 여자친구 없지?
윤아 응. 아마.. 그럴껄..?
지영 걔가 혹시 너 좋아하는거 아냐?
윤아 또또또! 말도 안되는 소리! 우린 우정이야!
지영 피... 남자랑 여자사이에 우정이 어딨어?
윤아 (단호하게) 우린 있어!!
지영 (얼굴 보며) 하긴 그 몰골엔 우정밖에 없겠다.
지영, 일어나 가고 윤아, 얼굴 만지작 거리는
씬/ 거리외경 (N)
씬9/ 까페 (N) -ENG
윤아, 들어서서 두리번거리다, 형길 발견한다.
윤아 (다가가서 반갑게) 야! 노형길!
형길 (역시 반갑게) 야! 윤아야~
윤아 (앉으며) 와~ 자식~ 이게 몇 년만이야?
형길 (미소) 3년~ 진짜 오랫만이지?
윤아 그래! 갈때도 아무말없이 갔잖아. 아주 온거야?
형길 아직.. 잘 몰라.. 넌 잘 지냈어? (살짝 긴장하며) 남자친구는..?
윤아 없어.
형길 (미세하게 안도의 한숨) 그래.. 남자들 눈 다 삐었다. 아니 오윤아를 그냥 둬?
윤아 내 말이!! 돈 있으면 남자들 안경들 좀 맞춰줘라.
형길, 피식 웃고, 윤아와 즐겁게 대화한다.
씬10/ 할머니방 (N)
영옥, 한숨쉬며 들어온다.
영옥 그래.. 아들이 저러고 있는데.. 에미라고 있는게 이럼 안되지.. 암..
영옥, 전화기 들려는데 전화온다.
영옥 여보세요? 어, 마침 전화 잘했네.. (하는데)
할3(F) 아유.. 고마워
영옥 잉? 왜?
할3(F) 자네 말대로 자식들 눈치 안 보고 그냥 하고 싶은 얘기 다 했더니~ 잘 하셨다고 다녀 오라네~
영옥 (난감) 응..
할3(F) 어찌나 속이 시원하던지... 고마워... 자네 덕에 온천에도 다 가보네~
영옥 .. 내덕은 뭘~ (난감한) ..어.. 그래.. (끊고) 하.. 이렇게 좋아하는데 아들 눈치 보인다구 얘기할
수도 없고.. 아들놈이 저러고 있는데 갈 수도 없고
영옥, 난감해하는 머리위로
김이 모락모락 나는 온천 그림이 띵! 뜨는
영옥 (자신에게 변명) ... 사실 또 내가 아들을 그렇게 약하게 키우진 않았지! 응? 그 정도 시련이야 우리 아들이
또 충분히 이겨내지, 암! 그냥 방해 안되게 몰래 갔다오자. 그럼! 신경 쓰이지 않게만 갔다 오면 되지 뭐...
영옥, 밖에 눈치 살피며, 가방에 짐 챙기기 시작한다.
씬11/ 방송국 더빙실 (N)
현우, 가득 쌓인 CD 뒤적이며, 열심히 자료 찾고 있는데,
미자 신나서 들어온다.
미자 여기 있었어요? 한참 찾았네..
현우 네..
미자 저 하구싶은 거 찾았어요!
현우 아.. 오늘.. (하는데)
미자 한강이 내려다 보이는 레스토랑에서 분위기 좋게, 스테이크 먹고 싶어요.
미자, 눈 초롱초롱 빛내며 이야기하자,
현우 (이내 피식) 그래요. 까짓거 오늘 가죠.
미자 네? 까짓거요? 왜 까짓거..?
현우 아니에요. 가요..
씬12/ 레스토랑 (N) -ENG
미자, 현우 대화하며 음식 먹고 있다.
미자 분위기 너무 좋아요...
현우 (흐뭇) 저두요...
미자 (현우 휴대폰 보더니) 휴대폰 좀 잠깐만요..
현우 왜요? (건네 준다)
미자, 현우 핸드폰 1번 누른다.
INS// 1번에 ‘사무실’이 뜬다.
미자 (살짝 실망) 애걔... 재미없다..
현우 뭐가요?
미자 아무리 일이 좋아도 그렇지.. 어떻게 1번이 사무실이에요? 치...
현우 (피식) 0번 눌러봐요.
미자, 갸웃하며, 0번 누르면,
INS// 0번에 ‘미자씨’ 가 뜬다.
미자, 약간 당황.. 기분 좋고...수줍고..
미자 그래두... 이게 뭐에요? 드라이하게 그냥 미자씨...
현우 (그래?) 미자씨는요? (하며 집어서 1번 누르면)
INS// '현우씨’
현우 (피식) 미자씨두 드라이 하네요?
미자 (당황) .. 그러게요...
현우, 어이없다는 듯 피식 웃으며, 미자 본다.
씬13/ 미자 집 앞 (N)
미자, 현우 배웅하고 있다.
현우 (따뜻한 미소로) 잘 들어가요.
미자 현우씨두요.. (돌아서다) 참! 내일 아침 같이 먹을래요? 회사에서 일찍 만나서요..
현우 (흔쾌히) 좋아요.
미자 (귀엽게 퉁~) 왜냐고 묻지도 않구... (하다가) 맞다! 내일 안되겠다.
현우 왜요?
미자 내일 티니로 바로 출근하거든요.. 미안해요...
현우 아니에요.. 그럼 잘 자요...
미자 네..
현우, 미자 들어가는 것 끝까지 보고,
시계 보더니. 얼른~ 후다닥~ 뛰어간다.
씬14/ 방송국 더빙실 (N)
선배 일하고 있는데,
현우 후다닥~ 급하게 들어온다.
선배 와.. 지현우, 완전 똥배짱이네... 너 내일 아침에 국장님이 자료 색인 목록 보고하라 그랬잖아?
현우 (흐뭇) 밤 새서라도 끝내면 되죠.
현우, 미친 듯이 일하기 시작한다.
씬15/ 거실 (N)
영옥, 우현, 영숙, 부록 눈치보며 앉아있는데,
우현 형님.. 뭐 드시고 싶으신 거 없으세요?
부록 없어..
영옥 (눈치보며) 말해봐라~ 나라도 해줄테니.. 뭐 먹고싶은 거 있으면 얘기해.
부록 괜찮습니다. 어머님.. (하는데)
이때, 헤옥, 짐가방 들고 나오면서,
혜옥 이게 뭐야?
영옥, 보면 힉! 가방이다.
혜옥 이거.. 큰언니 여행가방아냐? 짐 다 싸져있던데.. 큰언니 어디 가?
영옥 (당황) 어? ..어.. 그냥.. 조기..
영숙 조기 어디요?
영옥 아.. 있어..
영숙 아, 어디?
영옥 (당황) 어.. 그게.. (하다) 사실은 내가 이년전부터 계를 했는데, (눈치보며, 화내는 척) 글쎄 그
계주년이 돈을 들고 날랐지 뭐냐?
일동, 놀란다.
영옥 다음이 내 차롄데.. 어떡해? 내 손으로라도 잡아와야지..
영숙 아니.. 그 사람이 어딨는 줄 알고 가게요?
영옥 어? 알지~ 그게.. 부곡에 있대..
혜옥 부곡? 거기.. 온천 있는데?
영옥 (몰랐다는 듯) 그래? 거기 온천이 있어? 몰라.. 난.. 거기 온천이 있었구나...
부록 (걱정) 어머님 혼자 가시긴 좀 그렇지 않겠어요? 처남! 자네가... (하는데)
영옥 (펄쩍) 아냐, 아냐. 아냐. 나 혼자 갈수 있어...
하지만.. 영옥, 미안하고, 뻘쭘하다.
씬16/ 윤아집 앞 (N) -ENG
차에서 내린 윤아, 형길 대화하고 있다.
윤아 데려다 줘서 고마워...
형길 뭐.. 이런걸 가지고..
윤아 (가려다) 너 이번에도 또 연락없이 갈꺼야?
형길 왜?
윤아 솔직히 섭섭하기도 하고.. 심심하기도 하고..
형길 (아련히 보며) 나.. 가지 말까?
윤아 (좋아라) 응~ 그래라~
형길 (아련히) 영원히 니 옆에만 있을까..?
윤아, 어라? 느낌이 이상하다..
형길 나.. 삼년전에 너 때문에 떠났어.. 너한테 점점 이상한 마음 가지게 돼서..
윤아, 떠덩!!
형길 널 안보면.. 괜찮을줄 알았는데.. 아니더라구..
나.. 그래서 돌아왔어. (뜸 들이고) 나 너 좋아해.
윤아 (당황 당황) ...
형길 지금 말 안해도 돼. 기다릴게. 십년두 기다렸는데.. 뭐... 갈게. (차 타고 가는)
윤아, 멍하게 서있다가.. 천천히 뒤도는데,
보면, 정민 서있다.
윤아 정민씨...!!
씬17/ 까페 (N)
윤아, 정민 대화하고 있다.
윤아 솔직히.. 얼떨떨해... 십년된 친구가...
정민 (가볍지 않은 표정) 윤아씨 감정은 뭐야?
윤아 응..?
정민 윤아씨두 그 친구 좋아해?
윤아 응...
정민 그럼 고민할 거 없잖아? 사겨! 뭐가 문제야? 좋아한다며? 자기 감정에 충실해야지!
윤아 그렇게 간단한 문젠 아냐... 솔직히.. 두려워...
정민 (보는)
윤아 걔랑 사겼다가 깨지기라도 하면, 함께했던 십년이란 세월도... 친구도 다 잃게 되는 거 잖아...
정민 (약간 흥분) 참.. 이상하다. 안깨지면 되잖아? 왜 안될 거란 생각부터 해?
윤아 솔직히... 그런 생각부터 하게 돼...
정민 (흥분, 대대대) 긍정적으로 생각해! 잘 될 거라고생각해 보라구. 정말 편하고 소중한 사람을 영원히 내 사람으로
만드는거라고! 영원히~
윤아 (당황) 그렇..지..
정민 헤어질걸 두려워해서 만나질 못해? 그런 바보가 세상에 어딨어? (하다) 있지.. 있어..
윤아 누구..?
정민 아.. 있어.. 갑자기 그 바보 생각하니까 열나네..
정민, 벌컥벌컥 얼음물 마시고,
윤아, 골똘히 생각한다.
씬18/ 미자 집 앞 (D)
미자, 외출복 차림으로 나오다가, 깜짝 놀란다.
보면, 현우 서있다. (약간 초췌한)
미자 어머! 아침부터 웬일이에요?
현우 (미소) 아침 먹자 그랬잖아요. 가요.
미자 저.. 오늘 티니로 출근하는데..
현우 알아요.. 미자씨두 데려다 주구, 거기서 밥두 먹죠 뭐...
씬19/ 해장국집 (D) -ENG
미자, 현우 해장국 먹고 있다.
미자 밤 샜어요?
현우 아.. 아뇨..
미자 얼굴이 까칠까칠해 보이는데..?
현우 아니에요.. 어제 잠을 좀 설쳤더니..
미자 응.. 참! 오늘은 뭐해요?
현우 왜요?
미자 영화보러 안 갈래요?
현우 (미소) 당연히 좋죠~
미자 (활짝) 그럼.. 오늘 저녁에 끝나고 약속했어요?
현우 네~ (미소)
씬20/ 할머니방 (D)
전화하고 있는 영옥, 놀라는 리액션에서,
영옥 뭐? 제주도?
할3(F) 어. 그 수미 할멈 있잖아. 그 할멈 사촌이 제주도에 별장이 있다지 뭐야.
영옥 (꼬인다) 그냥 부곡 가지.. 온천이나 하구...
할3(F) 아.. 거기 온천도 있대. 가서 몸도 지지고, 이참에 관광도 하고 오자고...
영옥 (잘됐다) 사실.. 내가 갈 형편이 못돼서.. (하는데)
할3(F) 돈은 부곡 가는 회비로도 다 해결된다니까... 걱정 말구 갑시다~ 다들 미자 할미 믿구 가는데...
영옥 ..그.. 그래.. 알았어.. (끊고, 난감한) ... 뭔 제주도 까지 가? 가뜩이나 찝찝한데...
영옥, 고민하는 머리위로,
제주도의 푸른바다가 띵! 떠오른다
영옥 (얼른) 그래. 어쩌겠어? 나 믿고 간다는데... 그 순진한 할망구들 나 없으면 고생인데... 이왕 사고친
거... 가보지 뭐... (여전히 고민스럽다)
씬21/ 거실 (D)
우현, 영숙, 혜옥, 부록 있는데,
영옥, 눈치보며 나오다,
얼른 냅다 큰소리 지르기 시작한다.
영옥 아니 이 년이 이젠 바다까지 건너서 튀었네~
일동 네? 하고 보면,
영옥 아.. 그 년이 어제까진 부곡에 있었는데, 오늘 아침에 비행기 타고 제주도로 날랐다네.
일동, 놀라며 너무 멀다.. 웅성..
우현 제주도는 너무 멀지 않아요?
부록 어머님! 제가 모실테니까 같이 갔다 오시죠...
영옥 아냐. 아냐. 나 혼자 가야지.. 내 돈 떼어먹혔는데, 자네한테 폐를 끼칠 수 있나..? 괜찮네!
혜옥 그래도.. 제주도면 좋겠다.. 지금쯤 유채꽃이 참 예쁘게 피었을텐데..
영옥 (빽) 아, 내가 놀러가?
헤옥, 찌그러지고, 영옥 흠흠 눈치본다.
이를 빤히 보고 있는 영숙
씬22/ 방송국 더빙실 (D)
현우, 미친 듯이 테잎 체크하며 일하고 있다.
이때, 선배 들어오더니,
선배 너 밤 샜다며? 근데 아침엔 어디 갔다 온거야?
현우 .. (바쁘게 일만)
선배 대단하다.. 앞으로 계속 밤새도 모자랄텐데.. 외출할 여유도 있냐? (하는데)
현우 (당황) 어?
선배 왜?
현우 자료목록 어디갔지? 아 씨.. (찾다가, 이내 핸드폰 건다) 지영씨? 혹시 콘솔 밑에 뒀던 자료목록 못
보셨어요? (사이) 아.. 그래요? (하다) 아니에요. 제가 갈게요. (후다닥 나가는)
씬23/ 까페 (D)
윤아, 지영 대화하고 있다.
지영 그래서 형길이랑 사귈꺼야?
윤아 아마.. 지금 마음으로는..
지영 어머? 결정한거야?
윤아 정민씨 말을 듣고 보니까.. 맞는 말인 거 같아서..
지영 정민오빠가 뭐랬는데?
윤아 편하고 소중한 친구를.. 영원한 내 사람으로 얻을수도 있다는 거지.. (하는데)
현우 (OFF) 소중하고 편한 친구를 영원히 잃을 수도 있어요.
일동, 놀라 보면, 현우 서있다.
지영 (놀라) 현우씨!
윤아 (당황했지만 이내) 그렇게 부정적으로만 생각할 이유는 없지 않나요?
현우 (앉으며) 그건 부정적으로 생각하는 게 아니라, 넓고 깊게 생각하는 거에요. 사랑은 깨질 수 있지만.. 우정은
깨질 수 없다는 거 아시잖아요!
윤아 그렇긴 하죠.. 그치만 내 감정에 충실해보고 싶어요...
현우 가끔은 이성에 충실해야 할 때가 있어요. 십년 된 친구를 영원히 잃느냐 마느냐란 중요한 문제 앞에선 이성이
앞서야 한다는 생각이 드네요...
윤아 표정.
지영 저.. 바쁘다고 하시지 않으셨어요?
현우 어! 맞다! 주세요. (받고는) 고마워요!
현우, 목록 들고 바쁘게 뛰어간다.
윤아, 지영 아리송하다.
씬/ 방송국 외경 (N)
씬24/ 방송국 더빙실 (N)
현우, CD 가득 쌓아놓고, 찾고, 적고,
녹음한거 들어보고, 정신없다. 이때, 선배 들어오며,
선배 야.. 저녁 안 먹냐? 나가자.
현우, 시계를 보더니 미친 듯이 달려나가며,
현우 새벽에 올 것 같아요!
선배 야! 어디가는데?
씬25/ 거리일각 (N) -ENG
미자, 기다리고 있다가,
리어카에서 파는 머리핀을 본다.
미자 (들고서) 예쁘다.. (하는데)
현우 (OFF) 미자씨!
미자, 보면, 숨을 헉헉 고르고 있는 현우 서있다.
미자 (핀 내려놓고, 미소) 왔어요?
현우 네.. (태연하게) 가요!
미자 네..
미자, 현우 가는데,
현우, 흘낏, 머리핀을 본다.
씬26/ 영화관 (N) -ENG
미자, 현우 영화보고 있는데,
현우, 너무너무 졸려 미치겠다.
눈이 감길 듯 하다가.. 다시 부릅 떴다가.. 감겼다가.. 떴다가..
그러다 이내.. 고개가 뒤로 확! 젖혀진다.
미자, 보면,
현우, 얼른 목운동하듯, 목을 한바퀴 돌리며,
현우 목이 뻐근해서요..
미자 네..
현우, 하.. 쪽팔리다.
눈 부릅뜨고 보다, 이내 다시 존다.
현우, 얼른 자신의 볼도 꼬집어보다가, 안되겠는지,
짝! 자신의 볼을 때린다.. 그러나.. 이런!! 소리가 너무 컸다!
미자, 놀라서 보면,
현우 .....근육이 뭉쳐서요..
미자 네.. (하다, 갸웃) 얼굴도 근육이 뭉치나..?
현우, 뻘쭘.. 휴.. 한숨.
씬/ 집 외경 (N)
씬27/ 할머니방 (N)
영옥, 들어오는데, 마침 전화 걸려온다.
영옥 (받고) 여보세요? 어.. 왜? (하다) 뭐? 또 바껴?
할3(F) 어! 필리핀 보라카이라나.... 여행사 다니는 셋째 놈이 싸게 해서 보내주겠대, 그리구 이건 다른 동남아
싸구려 여행이랑은 질적으로 다른 거래.
영옥 (짜증) 아우.. 난 안갈래! 돈두 없구.. 지금 그럴 정신두 아냐~!
할3(F) 돈은 그냥 우리 이번 회비로 충분하대요. 당신 말대루 우리가 이번 아니면 언제 움직여 보겠어? 암튼 알지?
우린 미자 할미만 믿구 가는거...
영옥 어..? (하다) 아니.. 아무리 그래도 너무 멀잖아..
할3(F) 거긴 제주도랑은 완전히 틀리대. 바다빛깔이 일곱가지 색이라지, 그냥 천국도 그런 천국이 없대.
영옥 (한숨 쉬고) 암튼.. 알았네.. (끊고 돌아버리겠다) 하.. 보라카이.. 천국..? 차... 지금 나한텐
지옥이다 지옥이야!
순간 영옥 머리위로,
띵! 보라카이 해변이 쫙~ 펼쳐진다.
영옥 (자기 변명) 그래.. 내 이런 마음으로 어딜 간다구 거기가 천국이겠어? 지옥이지.. 암.. 지옥이야. (의뭉)
... 지옥가서 실컷 벌이나 받고 오는 거지 뭐... (슬쩍 짐 더 챙긴다)
씬28/ 까페 (N)
미자, 현우 와인 마시고 있다.
미자 와인은요 칠레 와인이 맛있는거 같아요. 값도 싸고, 맛도 깊고 부드러워요..
현우, 사랑스럽게 보고 있는데..
미자 (보다) 피곤해보이는 것 같아요...
현우 아니에요...
미자 술 마셔두 괜찮겠어요?
현우 (자신만만하게) 당연하죠~
씬29/ 방송국 편집실 (N) -ENG
현우, 술 취한 듯, 눈 풀린채 무엇인가를 노려보고 있다.
보면, 일하고 있는 중이다.
이내 고개 흔들다가.. 다시 노려보며 일하다가..
다시 고개 흔들다가.. 이젠 도저히 안되겠다는 듯,
엎드리는데, 이때, 핸드폰 울린다.
현우 (받고) 여보세요? 미자씨..?
미자(F) 어머! 현우씨.. 잤어요?
현우 아니에요.. 잘 들어갔어요? 저도요.. 네..
현우, 초췌하지만, 행복하게 전화통화한다.
씬/ 집 외경 (D)
씬30/ 거실 (D)
우현, 부록, 영숙, 혜옥 TV 보고 있는데,
영옥, 눈치보며 나와서,
영옥 (크게) 허.. 참나! 사람 아주 미치게 만드네...
일동, 바라보며,
혜옥 왜? 그 계주가 또 튀었대?
영옥 (반갑게) 그러게~ 이번에도 또 튀었다네..
영숙 (뚱) 그놈의 계주는 하루에 몇 번을 튀누?
부록 이번엔.. 어디로..?
영옥 그.. 뭐? 보라이칸가? 보라카인가? 이년이 이번엔 글루 튀었다네..
일동, 표정.
영옥 (슬쩍) 필리핀이 제주도에서 가까운가 봐? 난 잘몰라서..
우현 아뇨. 필리핀은 제주도보다 훨씬 멀어요.
영옥 그래? (한숨) 그래도 어쩌겠나.. 멀어도 잡아와야지. 그 돈이 어떤 돈인데?
혜옥 언닌 좋겠다.. 그 계주가 튀는 데는 다~ 경치 좋은 여행지네...
영옥 (뜨끔하지만) 아 내가 놀러가? 응? (구박하며) 넌 어떻게 하는 소리마다 그렇게 생각이 없냐?
영옥, 흠흠 거리며, 눈치 살핀다.
씬31/ 방송국 더빙실 (D)
현우, 정말 정말 초췌한 모습으로 열심히 일하고 있다.
이때, 선배 들어오며,
선배 일 다 했어?
현우 (벌떡 일어나며) 네..
선배 야.. 수고했다. 빨리가서 눈 좀 붙여. 도대체 며칠동안 밤 샌거야?
현우 (핸드폰 거는) 여보세요? 미자씨? 네 끝났어요. 거기서 만나요. 네.. (후다닥~ 나가고)
선배, 벙찐 표정.
씬32/ 거리일각 (D) -ENG
현우, 걸어 가다가,
리어카에서 미자가 만지작 거렸던 핀을 본다.
현우 (잠시 보다가) 이거 싸주세요..
상인, 네.. 하며 핀 포장하는 동안,
현우, 행복한 미소로 꾸벅꾸벅 존다.
상인 저기요! 다 됐어요!
현우 (놀라며) 네.. (받아서 가고)
씬33/ 까페 (D)
테이블 위로 건네지는 핀!!
미자, 감격어린 눈망울..
앞에 현우, 초췌한 얼굴로 앉아있다.
미자 어떻게 알았어요?
현우 (피식) 다 알아요..
미자 (보다, 걱정스러운 듯) 그런데 현우씨 며칠 밤 샌 사람 같아요..
현우 그래요? 이상하다.. 왜 그러지?
미자 대따 피곤해 보이는데?
현우 나.. 멀쩡한데..
미자 오늘 윤아네 집에 가기로 한거 취소할까요?
현우 아니에요.. 저 멀쩡해요..
미자, 갸웃하며 안쓰럽게 바라본다.
씬34/ 거실 (D)
영옥, 여행채비 하고 있고, 일동 서로 눈치본다.
부록 (고민하다가) 어머님! 아무리 생각해봐도 너무 멉니다. 저랑 같이 다녀오시죠.
영옥 (화들짝) 아냐.. 아냐..
우현 맞아요. 관광 가시는 것도 아니고, 사람 찾으러 가시는 건데, 말도 안 통하시고.. 힘드셔서 안돼요. 차라리
제가 갈게요.
영옥 (당황) 아냐. 아냐! 나 혼자 갈수 있어! 말도 다 통하게 돼있어.
혜옥 내가 갈까? 나 사람 잘 찾는 거 언니두 알잖우?, 형부 노름빚 때메 도망다닐때두 내가 찾았잖수..
영옥 아 왜 들 이래? 내가 간다니까.. (난감한데)
서로, 자기가 가겠다고 한다.
영숙 빤히 보다가, 방으로 들어간다.
영숙 (OFF) 뭐라구요? 그 여편네가 죽어요?
일동, 놀라며.. 조용..
영숙, 문 쾅! 닫고 나온다.
영숙 그 계주라는 여편네 죽었대요. 바다에서 상어한테 물려 죽었대나 뭐래나?
영옥, 찔끔해서 영숙 보면..
영숙 (다 알고 있다는 듯, 영옥보며) 그러니까 이제 아무도 갈 필요없어! 언니두 그만 잊어요! 됐죠?
영옥, 뻘쭘한 표정.
씬35/ 원룸 (N)
(피곤한) 현우, 정민 앉아있다.
정민 (살피며) 어제 밤샜어? 눈도 때끈한게.. 나이 들어보인다.
현우 .. (외면하는데)
윤아, 지영, 미자, 동직 음식 나르며 나온다.
동직 야.. 진짜 고맙겠다. 인터넷 검색순위 16위에 오른 탤런트가 음식을 직접 날라다준다..
지영 치..! 빨리 나르기나 해~ 윤아야! 넌 수저 놓고..
미자 지영이가 특별히 만든 요리니까 맛있게 드세요.
미자, 지영, 동직 들어가고,
윤아, 여전히 수저 놓고 있는데,
정민 참.. 어떻게 됐어? 그 친구랑 사귀기로 했어?
윤아 (이내, 미소) 아니.. 일단 친구로 계속 만나자고 했어. 십년동안 친구로 지내온 애랑 사귄다는게어색하고..
웃기기두 해서...
현우 (정민의식하며, 살짝 오바) 잘 생각하셨네요.
정민, 보면,
현우 친구는 친구로 간직하는게 좋은 거죠.
윤아 그건 모르는거죠.
현우 (당황) 네?
윤아 남녀 관계란 모르는거거든요. 우정이 사랑이 될지.. 사랑이 우정이 될지.. (미소 지으며 가자)
현우 (약간 혼란스러운)
정민 (피식) 아직도 느끼지?
현우 (찌릿) 네..? 뭘요?
정민 라이벌의식.. 느끼지? 나한테?
현우 (당황) 식겠어요.. 드시죠.
정민 어쩐지.. 라이벌 의식때문에 고민하느라 요즘 잠도 못자는구나?
현우, 노려보다가.. 음식 먹고,
정민, 헤죽.. 미소.
씬36/ 미자집 앞 (N)
현우, 미자를 데려다 주고 있다.
현우 (한숨) 아.. 너무 힘들고 긴 며칠이 간거 같아요..
미자 그래요? 왜요?
현우 그럴일이 있었어요.. 그런데.. 한가지 깨달은건..
미자 ??
현우 아무리 힘들어도 미자씨만 옆에 있어주면.. 전혀 힘들지 않을거라는거... 고마워요.. 미자씨..
미자, 수줍게 현우 보고..
현우 들어가요..
미자, 아쉬운듯 들어가면..
현우, 미소지으며 서있는데,
순간 현우 코에서 코피가 찍! 난다.
코피 나는지도 모른채, 그저 미소짓는 현우모습에서.
F.O
씬37/ 거실 (N, 에필로그)
F.I 되면, 영옥, 할머니방에서 목을 쓱~ 빼고선,
이리저리 살피고, 아무도 없자, 짐 가방들고 나와,
후다닥~ 좌우 살피며, 신발신고 나간다.
씬38/ 마당 (D)
영옥, 좋아라 나오는데,
이런.. 부록, 우현, 영숙, 혜옥 밖에서 들어선다.
영옥 (당황) 잉? 외식하러 간다며..? 안 갔어?
우현 문을 닫았더라구요.. 어디 가세요?
혜옥 언니! 어디가?
하며, 영옥의 가방 잡는데 내용물이 쫙 흩어진다.
수영복, 화장품 등..
영옥 (에라 모르겠다, 가방 싸며) 가야돼.. 내 그 년을 지옥끝까지라도 쫓아가서 잡아야지. 억울해서 그냥 못
보내~ (하고 가려다 영숙에게 막히곤)
흑! 하며 쪼그려 앉아, 울기 시작한다.
부록 어머님.. 도대체 돈이 얼마길래 그러세요? 제가 드릴께요? 네?
영옥 그저... 울기만 하고..
사람들, 영옥 달래는 모습에서 엔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