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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3] 제목 : ◈해피투게더◈ 12회 시나리오 (7/22)
#1. 식장 안
-얼굴에 시퍼렇게 멍든 필두, (달걀 문지르면서?) 깡패 하객들의 열렬한 환호(*기립박수 또는 깡 패식의 90도 굽힘절, 코믹하게) 받으며 입장한다. 깡패들 휘파람 불며 시끌벅적한데,
-신부측 하객, 달랑 혼자뿐인 윤주, 텅빈 좌석들 슬프다.
-신부입장 선언되고, 피아노 연주된다.
윤 주 : (돌아보는데, 반가운, 입엣말로) 오빠?
-근사한 양복차림의 태풍, 문주 손 잡고 입장한다. 오빠와 여동생이 다 울고 있다. (*태풍, 신발 은 운동화)
문 주 : (눈물 흐르는)
태 풍 : (눈물 흐르는)
문 주 : (아픈) 울지마. 울지마 오빠.
태 풍 : (끄덕이며 눈물 훔치는데)
- 태풍, 달랑 혼자 뿐인 윤주의 엷은 미소와 만나고 처연해져 누르던 울음이 또 터진다.
문 주 : 미안해. 내가 미안해 오빠.
태 풍 : (도리질하는, 뭔가 많이 서럽다)
-오누이의 서러운 입장, 오히려 문주가 태풍을 에스코트해 걷고있다!
-필두 신부 맞으러 나오고, 태풍 문주 넘겨주려는데,
필 두 : (맞은 데 만지며 노려보는)
태 풍 : (젖은 눈으로 노려보는, 못주겠다!)
필 두 : (팔짱 내밀며 얼른 못줘?)
태 풍 : (진짜 못주겠다!)
-깡패들 웅성웅성, 모두 일어나 태풍 향해 공격자세(?) 취하는...
필 두 : (열받은) 하이- 이 싸가지 없는 자식- 얼른 양도 못혀?
문 주 : (그렇게 하라고) 오빠. (나 잘할거야)
태 풍 : (깊게 보며 끄덕이는) ... (필두 향해) 잊지마. 내동생이야. 나한텐 너무 귀한 너무 귀중 한 내동생이야. 너 알아들어?
필 두 : (끄덕)
태 풍 : (문주 손 놓는다)
-깡패들 일시에 착석!
-문주, 필두의 팔짱 끼고 단상으로..
-태풍, 꽃길 한가운데 서서 슬프게 바라보고 있다.
#2. 지석 사무실
-창밖 향해 있는 지석의 무거운 등, 미동도 없다.
-황계장, 무슨 일인가? 갸웃, 말 붙이려다가 그 분위기에 눌려 그만둔다.
지 석 : (침울한 얼굴이 골똘한)
태 풍 : (E) 빚이 있어. 빚이 2천인데 아마 그것 때문에 그놈이랑 결혼 결심한 거 같아.
#3. 비전 (11부 #38)
문 주 : 그래두 한 번쯤 물어주면 안돼? 먼저 단정 짓지 말고 먼저 결론 짓지 말고 나 믿고 나 한 번만 믿어보구 어떻게 된일인지 내가 설명할 수 있게 물어봐주면 안돼? (끄덕끄덕) 어. 가께. 가주께. 안오는 건데 그랬어. 미안해. (간다)
#4. 지석 사무실
지 석 : (힘들다)
-지석, 책상으로 가 앉는다. 벽시계 보는... 1시 30분이다!
지 석 : (답답하고 막막하다)
황계장 : (조심스런) 무슨...걱정이라도..? 서검사님?
지 석 : (못듣고 정물처럼)
황계장 : 서검사님? (하는데)
지 석 : (O.L) 황계장님! 이태원 나이트클럽 OOO의 영업이사 조필두에 관해 알아봐주세요! 출 신, 전과, 소속, 성격, 어떤 놈인지 어떻게 생겨먹은 놈인지, 하나도 하나도 빠뜨리지말 고 상세하게 보고하세요.
#5. 식장 안
-가족사진 촬영중.. 필두와 문주 가운데 두고, 신랑측엔 시꺼먼 깡패들과 신부측엔 태풍과 윤주 만 쓸쓸하게.
-신엽, 깡패 무리에서 슬며시 나와 윤주 옆으로 가 서는데, 태풍과 필두가 동시에 주먹을 날린 다! ?해서 마주보는 태풍과 필두, 금새 시선 돌리나,
태풍,필두: (동시에 신엽 끌어내며) 이 깡패새끼가! 절루 못가? 절루 안가? 우리 윤주한테 눈길 두 주지마 너? (윤주 보호) / 치타 너 이 형님 손에 콱 죽고잡냐? 여근(윤주) 관계자 외 출입금지라 했어 안했어? 가 이 새꺄! 가!
필 두 : (태풍 향해 툭) 안심혀!
태 풍 : (얼결에 끄덕)
-진짜 너무들 한다! 깡패들 속으로 쫓겨가는 신엽.
-사진사, 촬영신호 보내고 모두들 포즈 취하는데,
박 하 : (E) 아,안돼! 태,태풍아! 무,문주야 기,기다려!
- 박하 땀이 밴 얼굴로 다급하게 달려온다. 오다가 미끄러지고.
태 풍 : 아이씨 아이씨 스톱! 스톱 기다려요! (쫓아가 일으켜주며) 왜 인제 와? 왜? (땀 보고) 하이 이 자식은 암튼! 너 임마 식은 안보구 여직껏 식당서 혼자 갈비탕 어 갈비탕 처먹 구 왔지? 아-해봐! 아-해봐 임마!
박 하 : (입 벌리는) 아-
태 풍 : (살피고 냄새 맡고)
박 하 : 아,안먹었어 가,갈비탕. 이,일찍 나,나왔는데 버,버스를 자,잘못 거,거꾸로 타,탔어. 저 아,아래 부,분당까지 가.갔다다 겨,겨우 와,왔어.
태 풍 : 어? 그럼 지금 분당서 오는 거야?
박 하 : (힘들다) 어어. 나,나두 히,힘들어 주,죽겠어.
-사진사, 시간 없다고 재촉, 태풍과 박하 위치로 가는데, 박하 깡패들 보고 놀라서 입을 쫙 벌린 다.
-촬영신호 떨어지면, 제각각 최선의 포즈 취하는 깡패들, 신엽, 박하, 태풍, 윤주. 그리고 필두와 문주. 사진들 코믹하게 한방 두방 세방!
-문주, 부케 던진다. 윤주 받으려는데, 그 부케 멍하게 서있던 박하에게로 날아간다!
#6. 웨딩홀 밖 (낮)
-웨딩카로 꾸며진 필두의 차! 필두와 문주, 오르기 직전, 하객들에게 인사중이다.
-문주, 인사하면서도 시선은 태풍을 찾는데, 태풍 좀 떨어져서 일부러 문주쪽 안보고 다른 데 쳐 다보고 있다.
윤 주 : 언니가 오빠 찾아.
태 풍 : 알아. 탔어 차에?
윤 주 : 아직. (끌며) 보내구나서 후회하지 말고 가보자. 얼른.
-태풍, 윤주에게 밀려 문주에게로 간다.
문 주 : (바라보는)
태 풍 : (바라보기만)
윤 주 : 뭐라구 좀 해봐. 잘 살아라. 행복해라. 아님 그냥 축하한다 그러든지. 오빠가 엄마아빠 대신이잖아. 얼른 오빠?
태 풍 : (찬찬히 본다) ... (가만히 안는다)
문 주 : ... (눈물 흐르는)
태 풍 : 우리문주 이렇게 보내면 안되는 건데 이렇게 쓸쓸하게 보내면 안되는 건데, 우리 엄마 아부지 맘이 많이 아프시겠다. 오빠 안잊을게. 너 이렇게 보낸 거 오빠 안잊을게 문주 야. 지금 못해준 거 지금 안해준 거 살면서 살아가면서 해줄게. 꼭 오빠가 꼭 해줄거야.
윤 주 : (아프다)
필 두 : (E) 가자 서문주! 후딱 안오구 뭐혀? 얼른 타!
태 풍 : 가.
문 주 : 응. (윤주 한 번 보고 간다)
-문주, 차에 오르고, 필두차 출발한다! 그 모습들 위에,
윤 주 : (소리) 고마워 언니. 언니 결혼하는 모습 나두 볼수 있게 해줘서... 오래오래 기억하께. 엄마랑 아빠 만나면 오늘 언니가 얼마나 이뻤는지 꼭 말해줄게. 결혼... 축하해 언니.
-웨딩카 휑하니 달려나가고, 태풍과 윤주 남는다. 두사람 모두 시선 떨구고 있다.
#7. 예식장 식당 안
-하객 몇 안남은 식당 안, 박하 땀 뻘뻘 흘리며 갈비탕 열심히 먹고 있다. 테이블 위엔 부케!
#8. 식장 안
-예식 끝나고 청소중인...
-'신랑 조필두 신부 서문주' 종이 뜯어지고 있다.
-텅빈 하객석에 앉아 그 광경 지켜보고 있는 찬주, 처연하다.
-찬주, 일어나 나간다.
#9. 식장 계단
-윗층에서 내려오던 배부른 박하와 계단으로 들어서던 고개 푹 숙인 찬주, 부딪힌다. 찬주 잘못 이다. 그 바람에 문주부케 떨어진다!
찬 주 : 미안합니다. (부케 주워 건네는데, 울고 있다)
박 하 : 괘,괜찮아요. (받는데 어? 갸웃, 알겠다!)
-박하, 참외 먹으면서 울던 찬주 모습, 기억난다!
박 하 : 또,또 우,우네.
찬 주 : (어?본다, 알겠다!) 안녕...하세요. (부케 보며) 이쁘네요. 결혼식...오셨나봐요.
박 하 : 예. 치,친구 도,동생이 겨,결혼 했어요.
찬 주 : 네에. 지난번에 주신 참외 잘 먹었어요.
박 하 : (끄덕) 그,근데 오,오늘은 가,갈비탕 머,먹구 우,우는 거예요? 난 벼,별루 마,맛 어,없던 데.
찬 주 : (엷은 미소) 가볼게요. 그럼.. (가는데)
박 하 : 이,이봐요. (따라 내려간다)
찬 주 : (보는) 왜...?
박 하 : (부케 건네며) 이,이쁘면 가,가져요.
찬 주 : (?)
박 하 : 가,가져요.
찬 주 : (받는다)
박 하 : 기,길에서 우,울지 마,말라고 주,주는 거예요. 다,담에 마,만날 땐 꼬,꼭 우,웃어요. 꼬, 꼭 우,웃어요? (내려간다)
찬 주 : (뒷모습 보다가, 물끄러미 부케 내려본다, 따뜻한 미소 인다)
#10. 아이스크림점 앞 (낮)
-태풍과 윤주, 걸어온다.
태 풍 : (침울)
윤 주 : (침울) 왜 안왔을까 오빠?
태 풍 : (? 본다)
윤 주 : 사직동 언니 오빠. 오빠랑 내 결혼식두 아니구 문주언니 결혼식이잖아. 왜 안왔을까 오 빠?
태 풍 : (굳어서 뭔가 골똘하다)
윤 주 : ... 나 오빠가 걱정돼. 많이 걱정돼.
태 풍 : (멈춰선다)
윤 주 : (시선 떨구는) 나중에 나중나중에 오빠 옆에 나두 없으면... 그땐 오빠 혼자 어떡하지?
태 풍 : 임마 시집 안간다며? 오빠하구만 오래오래 살겠다며? 그새 맘이 바뀐거야?
윤 주 : (가로젓는) 그래두 혹시... 사람일은 모르는 거니까...
태 풍 : 안돼! 못줘! 아무한테도 안줄거야! 병신새끼처럼 맥없이 보내는 거 오빠 다신 안해! 윤 주 너, 오빠 허락없인 아무데도 못가? 알아들어?
윤 주 : (슬프다) 어.
태 풍 : 자 배신 안때린다고 약속해. 자.
윤 주 : (손가락 거는데 눈물 날 것 같다!)
태 풍 : 들어가.
윤 주 : 야구장 빠지기루 했다며? 오빠두 들어가자. 괜히 혼자서 쓸쓸해하지말고 나랑 같이 쓸 쓸해 하자 어? 오빠 기분-
태 풍 : (O.L, 좀 굳어서) 갈 데가 있어.
윤 주 : 어디? 박하오빠 찾으러? 길이 어긋났나본데 가게로 벌써 갔겠지.
태 풍 : 저녁에 보자. 눈치 봐서 앉아있기두 하구 그래. 종일 서있지만 말고 어?.
윤 주 : 응. 가 그럼.
태 풍 : (돌아나간다, 홱 굳어지는)
윤 주 : (보고 섰는데)
-어디선가 나타난 신엽, 태풍한테 안들키게 신문 또는 헬맷으로 얼굴 가린 채다!
신 엽 : (낮은) 윤주야! 윤주야!
윤 주 : 너?
신 엽 : (얼굴 보이며 쉬-조용하라는)
#11. 엄지만화방 안
-찬주, 문주부케 물끄러미 보고 있다. 아프고 심란하다.
-그때 문 열린다.
찬 주 : (보는데)
-굳은 태풍이다!
찬 주 : ...
태 풍 : 좀 들어가께. (들어온다)
찬 주 : ...
태 풍 : 문주 결혼, 잘 끝났어.
찬 주 : ...
태 풍 : 안궁금해?
찬 주 : 안궁금해. 그거 알리러 온 모양인가 분데, 됐어. 별루 알구싶지 않아.
태 풍 : 신랑감이 깡패놈이야 누나. 안궁금해?
찬 주 : 안궁금해.
태 풍 : 그동안 문주 혼자서 저 혼자서 참 힘들었어. 누나 안궁금해?
찬 주 : 뭐 하자는 거야?
태 풍 : (O.L) 결혼식 내내 기다리구 또 기다렸어! 우리문주, 누나하고 지석이 오길 내두룩 기 다렸어. 오늘 그 자식이 얼마나 힘들었는지 얼마나 쓸쓸했는지 누나 정말 안궁금해?
찬 주 : 안궁금해. 하나두 안궁금해. 그러니까 가. 가줘.
태 풍 : 그럼 이건 이건 어때 누나? 우리윤주, 누나 막내동생 윤주가 누날 만나구 싶어해. 누 나하구 지석이 보구싶어 해! 이것두.. 안..궁금해?
찬 주 : (놀라서 멍해지는)
태 풍 : 근데 우리꼬맹인 누나가 궁금하대. 너무 어려서 아무것두 누나얼굴도 기억이 안나는데 누나랑 지석이가 궁금하대. 한데 못데려오겠어. 누나가 우리윤주 모른체 할까봐 못데려 오겠어 누나. 이게 뭐야? 우리 사는 꼴이 왜 이래야 돼? 어떻게 만났는데 얼마나 그리 워하면서 살았는데 다들 왜 이러는 거야? 왜?
찬 주 : ...
태 풍 : 누나, 누나잖아. 누난, 모른다 그럼 안돼잖아. 문주 이렇게 보내는 거 아니잖아 누나? 누나 정말루.. 진짜루...안..궁금한거야? 그래?
찬 주 : 응. 난 안궁금해. 겨우 겨우 잊었어. 난 다신 옛날루 안돌아갈거야. 난 안궁금해. 가.
태 풍 : (화나서 끄덕끄덕) 태지...곧 데리구 가께. 며칠만 더 부탁해. (홱 간다)
찬 주 : ...
태 풍 : (문 앞에서 멈춰선다, 안보고) 그거 알아? 나 일곱 살때 누나랑 지석이 첨 만난 날... 누나한텐 내가 덤이구 혹이구 창피스러웠겠지만, 나한텐 누나랑 지석이가, 태어나서 처 음으루 가져보는 소중한 내 가족이었어. 그랬어 난. (나간다, 문 쾅-!)
찬 주 : ...
#12. 엄지만화방 앞 (낮)
-태풍, 참 많이 고통스럽다.
#13. 병원, 혈액투석실
-혈액투석중인 환자들.
-나오고 들어가는 피. 혈액투석중인 윤주, 그 피 뚫어지게 쳐다보고 있다.
신 엽 : (조심스런) 왜? 무서우면 보지마. 나 봐. 내 얼굴 쳐다봐 윤주야.
윤 주 : 나 병원 안오구 싶어 신엽아. 니가 하두 난릴 부려서 오긴 왔는데, 이러구 있으니까 내 가 진짜 아픈 사람 같아서 싫어. 기분이 안좋아.
신 엽 : 너 진짜루 아픈 사람이야. 아픈 사람 맞아. 너 많이 아파 바보야. 이거 안하면 안된대. 이것두 안하면 너-
윤 주 : 죽는..다구? 근데 평생 이러구 어떻게 살아? 난 그게 더 무서워. 언제 죽을지 몰라 전 전긍긍하면서 언니오빠들한테 상처주면서 평생 이러구 사는 게 난 더 무서운데?
신 엽 : 니가 왜 왜 죽어? 너 죽는다는 소리 내앞에서 다시 하면 진짜 나한데 죽을줄 알아 어? 수술...수술하면 된대잖아. 빨리 오빠한테 말하자. 어? 문주 형수님한테두 말하자 어?
윤 주 : 말해서...말해서 검살 했는데 아니면...아니면 어떡해? 그럼 우리오빠 어떡해 신엽아? 나땜에 우리오빠 가슴이 아파서 어떡해? 나 안할래. 그렇겐 안할래 신엽아. 나 못해...
#14. 묘소 (낮)
-문주와 필두, 나란히 서 있다. 준비해 간 술잔과 과일 놓여져 있는..
문 주 : 인사해. 우리 엄마 아버지야.
필 두 : (?) 그럼 아까 벽제껀 뭐여? 아버지 묘라 그랬잖여?
문 주 : 응. 거기 계신 분은 날 낳아준 아버지 여기 계신 분은 날 길러준 아버지. 아버지한테 먼저 결혼신고 하자. 어쩜 우리아버진 너 좋아해주실지 몰라. (무덤 물끄러미 보는)
필 두 : 그려. 하나 둘 셋하면 절혀고, 흠흠 내가 요렇게 두번 흠흠 신호를 보내면 그때 일어나. 아까처럼 질서없이 너 따로 나 따로 하면 안돼. 알것냐? 자고로 부분말여 일심..(뭐더 라?) 일심.. 암튼 일심이여 어? 자 차렷 해! 차렷-! 하나, 둘, 경례~ (절한다)
문 주 : (절 한다) ... (엎드려 있는)
필 두 : (엎드려 있는) 안죽 멀었어. 돈 드는 것두 아닌데 인사 실컷 혀.
문 주 : ...
필 두 : ... 흠 흠. (일어나는)
문 주 : (그 자세 그대로)
필 두 : 흠 흠! 뭐혀? 서방님이 신호했는데 안일어나고. 퍼뜩 일어나. 부부 일심이라구 방금 그 랬구만.
문 주 : (무너져 엉엉 운다)
필 두 : (?)
-문주 토해내는 울음소리 길고 서럽다! (*5남매 모두의 울음이다!) (F.O)
#15. 서울지검 건물 입구 (낮)
-지석, 퇴근차림으로 나온다. 멈춰서고.. 선뜻 발걸음 떼지지 않아서 멍하니 서있다.
지 석 : (갈 데가 없다)
-황계장, 퇴근차림으로 나온다.
황계장 : (?) 왜요 뭐 잊구 나오셨어요?
지 석 : (씁쓸) 아뇨.
황계장 : 어디루 댁으루 가시게요? 검사님두 참 일요일인데 다른 사람들처럼 데이트두 좀 하시구 안그러시구.
지 석 : (쓸쓸) 예. 안그래두 집으루 가긴 싫구.. 어디루 갈까.. 생각..중이예요. 괜찮으시면 황 계장님 저하구 술 한잔 하실래요?
황계장 : 어이구 저두 그러고는 싶은데요 얘들하구 수영장 가기루 며칠 전서부터 약속을 해놔서 요. 오늘은 안되겠는데요.
지 석 : 네-에. 일요일까지 출근하시게 해서 미안해요.
황계장 : 하이 검사님도. 그럼 들어가보겠습니다. (간다)
지 석 : (바쁜 황계장 뒷모습 쳐다본다) ... (어디로 갈까) ...(갈 데가 없다, 되돌아 안으로 들어 간다)
#16. 지석사무실 앞 - 복도
-축처진 지석, 온다.
-지석, 문 바라보고 섰다. 한숨 내쉬며 문 열고 들어가려던 지석, 언뜻 어떤 생각으로 문 다시 닫고 걸어나간다. (*서두르지는 말고)
#17. 채림사무실 복도
-지석, 어느 방 앞에서 멈춰서는데 '조사부 윤채림 검사'방이다!
지 석 : (노크한다)
-아무 대답없다.
-지석, 문 열어보는데 잠겨있다.
지 석 : (긴 복도 훑어본다)
-적요한 복도. 일요일이다!
지 석 : (쓴 미소, 걸어나가려다 고개 돌려 '조사부 윤채림 검사' 쳐다본다, 왜 여기로 왔을까?)
-지석, 그 생각 털어내며 걸어나간다. 텅빈 복도를 추적추적...지석 외롭다!
#18. 채림사무실 복도 - 엘리베이터 앞
-지석, 고개 푹 숙이고 걸어온다.
-엘리베이터 문 열리고, 지석 깊은 한숨 푹 내쉬며 고개 드는데,
-엘리베이터 안 채림이다!
채 림 : (어?)
지 석 : (어? 빤히 뚫어지게 오래 본다)
#19. 수하 유치원 앞 (낮)
-우울한 태풍, 온다. 돌아보면 고요한 일요일 낮의 유치원.
태 풍 : (외롭다, 한숨 푹 내쉬는데, 문득 들어오는)
-수하의 자전거 세워져있다!
태 풍 : (? 가까이 가서 유심히 보고는, 급하게 안으로 들어간다)
#20. 유치원 복도 - 교실
-다급한 태풍, 두리번거리며 수하를 찾는다.
-사무실과 교실들, 하나 하나 살피는 태풍의 마음이 초조하고 바쁘다.
-아무데도 수하 없다!
태 풍 : (낙담)
-축처져 나오던 태풍, 구석에 아이들 용으로 낮게 마련된 공중전화 들어오고, 가까이 간다.
태 풍 : (망설이다가 수화기 들고 핸드폰 번호 누른다)
수 하 : (F) 여보..세요?
태 풍 : ... (벽에 기대고 앉는다)
수 하 : (F) 여보..세요? 오빠..야? 지석오빠..구나?
태 풍 : (쓴) ...미안해요. 지석이 전화...기다리구 있었어요?
수 하 : (F) 태풍씨...
태 풍 : (한숨 푹) 그냥 한번 해본 거예요. 끊을게요 수하씨.
수 하 : (F) 잠깐만요 잠깐만요 태풍씨.
태 풍 : ...
수 하 : (F) 무슨..일..있어요? 목소리가... 어디예요 지금?
태 풍 : 아니예요. 무슨 일은요. 야구장이예요 지금. 여기 야구장인데요 청소하다가 그냥 해본거 예요. 끊어요 수하씨. 저쪽에서 나 막 불러요. 끊어요. (급하게 끊는다) ... (쓸쓸하다, 고개 푹 떨군다)
-그때, 핸드폰 든 수하 들어오다가 고개 숙이고 있는 태풍 발견한다.
수 하 : (??) ... (다가간다) 태풍씨...?
태 풍 : (움찔 고개 드는데, 놀란 눈이 젖어있다)
#21. 시외 도로, 달리는 채림 차안 (낮)
-지석, 창밖 보며 혼자만의 생각에 빠져있다.
채 림 : 핸드폰은 왜 꺼둬? 1분만 늦었어두 어긋났잖아. 난 니사무실로 넌 내사무실로. 그래두 기분은 좋다야. 나 보구싶어서 니가 내 사무실로 다 찾아오구. (보는데)
지 석 : (그 자세 그대로)
채 림 : 야 서지석?
지 석 : (그제사 본다) 응.
채 림 : (암튼!) 근데 계속 달리기만 하면 되는 거야? 어디루 가?
지 석 : 아무데나.. 그냥 좀 달리자.
채 림 : 무슨...일 있어?
지 석 : 없어. (창밖으로 시선 준다)
#22. 수하 유치원 교실 안
-적당한 곳에 각각 떨어져 앉아있는 태풍과 수하.
태 풍 : 문주 그 나쁜 자식... 기분이 영 이상해요 수하씨. 머릿속 가슴속이 다 텅빈 거처럼 그 냥 그냥 생각없이 걷다보니 여기예요.
수 하 : 잘 오셨어요. 오늘은 내가 태풍씨 친구해 드릴게요. 나갈래요? 나가서 맛있는 것두 사 먹구 시끌벅적 사람들 많은 데루 가요.
태 풍 : 에이 안할래요. 난 괜찮으니까 지석이한테나 가봐요. 수하씨 아까부터 내가 문주얘기 꺼낼 때부터 지석이 걱정 하구있는 거 나 다 알아요. 가봐요. 난 괜찮아요.
수 하 : (움찔) ...(짐짓) 아녜요. 오늘은 내가 태풍씨 위로해주구 싶어서 그래요. 맨날 태풍씨 위로 받기만 했잖아요. 나가요 어서요?
태 풍 : (망설이는데)
수 하 : (태풍 손을 잡아 끈다) 나가요 태풍씨 네?
태 풍 : (딸려 일어나며 그 손 내려보는)
#23. 시내(종로) 몽따쥬 (낮)
-사람들 속에 태풍과 수하, 좀 거리를 두고 걷고 있다. 수하, 태풍을 즐겁게 해주기 위해 노력한 다.
-극장 앞, 수하 영화 보자고 하는데 태풍 가로젓는다.
-음식점 앞, 수하 들어가 먹자고 하는데 태풍 가로젓는다.
-그러는 가운데 수하는 문득문득 핸드폰 확인하고, 태풍은 또 문득문득 수하를 아파서 쳐다본다. 동생의 여자다!
-수하, 실내야구 연습장 발견하고 태풍 끌고 간다.
#24. 실내 야구연습장 - 밖 (해질무렵 - 밤)
-태풍, 타격 폼 잡는데,
수 하 : (태풍의 신발 보고 어?해서 훑는다, 근사한 양복에 운동화다!)
태 풍 : (수하 보고 미소)
수 하 : (짐짓) 태풍씨 화이팅이예요!
태 풍 : (배트 휘두르는데, 그 눈빛이 매섭다)
-태풍의 매서운 방망이질 계속 된다. 태풍, 문득 수하 보는데,
-수하, 핸드폰 받으며 저쪽으로 가는 중이다!
태 풍 : (쳐다보며 우울해진다)
-태풍, 무섭게 방망이 휘두른다.
-시간경과 되고... 주위 껌껌해진다.
태 풍 : (주위 둘러보는데)
-수하 없다!
-태풍, 여기저기 수하 찾는다! 근처엔 없다!
태 풍 : (낙담) ...
-태풍, 핸드폰 받으며 가던 수하모습 떠오른다!
태 풍 : (기운 빠진다)
#25. 시내 (밤)
-태풍, 처연해져 추적추적 밤거리 걸어나간다. 힘들다.
수 하 : (E) 태풍씨! 태풍씨!
태 풍 : (움찔 멈춰선다, 선뜻 안돌아봐지고)
수 하 : (숨가쁜) 혼자 가면 어떡해요? (?) 태풍씨?
태 풍 : (천천히 돌아본다, 수하다! 지석한테 간게 아니다!)
수 하 : 왜.. 그래..요?
태 풍 : (반갑고 슬프고 복잡한데)
수 하 : (혼자 중얼) 어디서 신어보지? (주위 어떤 장소를 물색한다) 어! 절루 절루 잠깐만 가 요. (간다)
태 풍 : ...
#26. 상가건물 안 출입계단
수 하 : 이거(구두 쇼핑백)...
태 풍 : (?)
수 하 : 태풍씨 오늘 양복은 근사한데 신발이 영 아니잖아요. 지난번에 사이즈 70이라구 그래서 70으루 샀는데, 한번 신어봐요.
태 풍 : (바라보기만, 눈빛 흔들리는)
수 하 : 싼 거예요. 비싼 거 아니예요. 지난번에 태풍씨한테 받은 선물두 있구... 안신어봐요?
태 풍 : (안타깝다!) ... (더 못보겠고 뒤돌아서 버린다)
수 하 : (??) 태풍씨...?
태 풍 : (많이 아프다!)
#27. 시외 한적한 강가나 유원지 (밤)
-지석, 먼 데 시선 주고 있다. 오래된 듯 고집스럽다.
-몇걸음 뒤에서 지켜보고 있던 채림, 옆에 나란히 선다.
지 석 : ...
채 림 : 이렇게 오랫동안 니가 뭘 생각하구 있는 지 난 짐작도 안돼. 그 고민덩이 나한테두 좀 나눠줘.
지 석 : 철들면서 지금껏 줄곧 하늘 높이 날아오르고 싶다는 생각을 해왔어. 돌아가신 어머니한 테서 무거운 누나한테서 그늘진 내동생한테서... 가능하면 멀리 가능하면 높게... 어떻 게 하면 날수 있을까 고민해봤지. 부모두 없구 한달 먹거리 고민하구 살아야될 만큼 가 난하구, 믿을 건 나밖에 내머리밖에 없다 싶었지.
채 림 : 응. 그래서 죽어라 공부만 했구, 일등이 아니면 수석이 아니면 못견뎌했어.
지 석 : (끄덕) 고시 패스하구 계획대로 강력부 발령나구, 이제 다됐구나, 이대루 달리기만 하면 되겠구나, 싶었어.
채 림 : 너 지금 잘 하구 있어 임마.
지 석 : 나두 그런 줄 알았어. 느이아버지 앞에 내가 사윗감으루 소개되기 전까지는...
채 림 : 무슨 뜻이야 그게?
지 석 : 한학기 끝나구나면 다음학기 등록금 걱정으로 전전긍긍하던 때랑 하나두 달라진 게 없 다는 뜻이야. 나 다시 불안해졌어.
채 림 : 왜 이런 얘길 하는 거야?
지 석 : 고해성사 하는 거야 윤채림한테.
채 림 : (?)
지 석 : (아픈) 나.. 수하 사랑해. 아주 많이 사랑해. (그렁해서) 이맘 죽을 때까지 갖구갈지두 몰라. 못잊을거 같아. 나 걔가 안잊혀질거 같아. 그래두... 괜찮겠어? 이런 맘으루 니가 내민 손 잡아두 괜찮겠어?
채 림 : ... 결정한 거니?
지 석 : 이 지경이 됐는데 아무일두 없던 것처럼 수하얼굴 못보겠어. 아냐. 솔직히 말하께. 나, 내가 계획한 대루 흔들림없이 차질없이 달리구 싶어. 날구... 싶어.
채 림 : (다가가 안는다) 좀 쓸쓸하긴 한데 괜찮아, 내가 사랑하니까. 내가 너 사랑하니까...
지 석 : ... (안는다)
#28. 도로, 달리는 버스 안 (밤)
-태풍과 수하, 각기 다른 의자에 앉아있다. 태풍, 구두쇼핑백 옆자리에 놓고서...
수 하 : (태풍이 좀 이상하다)
태 풍 : (화난 듯 굳어있다)
#29. 수하동네 - 채림 차안 (밤)
-태풍과 수하, 걸어온다.
태 풍 : (화난 듯 굳은) ...
수 하 : 태풍씨..제가 뭐 잘못한...일이래두...
태 풍 : (시선 정면 향하고) 그런거 없어요.
수 하 : (? 걱정) 저기 태풍씨...?
태 풍 : (멈춰서고) 나한테 너무 잘해주지 마요. 원래 정에 굶주린 고아원 출신들은요 다른사람 이 조금만 잘해 줘도-(하는데)
-클랙슨 소리 울린다!
-태풍과 수하, 돌아보는데, 채림 차다!
-네사람 서로를 알아본다!
수 하 : (차안의 두사람 차례로 본다, 안믿긴다)
지 석 : (수하와 태풍을 본다)
태 풍 : (지석을 쏘아본다)
채 림 : 어떻게 해? 그냥 가? 세워?
지 석 : 세워. 넌 내리지말구 그냥 가. (내린다)
-지석 다가오고, 수하 조용히 걸어나간다.
태 풍 : (수하 뒷모습 보는)
-태풍, 지석 향해 매서운 주먹을 날린다.
-지석, 고꾸라진다.
태 풍 : (울분으로 노려보다가 홱 걸어나간다)
-지석, 일어날 생각 안하고 그대로 주저앉아 있다.
-차안의 채림, 그대로 보고만...
-지석, 고통스럽다! (F.O)
#30. 강화도 소재의 관광호텔 (아침)
#31. 룸
-아침햇살 부서지는...
-문주, 필두 팔베개 하고 나란히 잠들어 있다.
문 주 : (스스르 눈 뜨고, 어?, 빙 둘러보다가 홱 놀라서 일어난다, 문득 옆 내려보면)
-필두, 곤하게 잠들어 있다.
문 주 : (실반지 보며 결혼 실감한다, 언뜻)
#32. 비전 (9부 #44)
문 주 : (착찹하다)
필 두 : (E) 야 서문주! 야?
문 주 : (안돌아보고 건너는데)
필 두 : (E) 내가 너 산다! 아무데로도 안보내! 야 서문주, 2000만원이면 되겠냐 어?
문 주 : (돌아보는)
필 두 : (고함) 어려운 말 아냐 이 가시내야! 이참에 너하구 나 호적정리 해버리잔 말이야!
#33. 룸
-문주, 잠든 필두 내려보며 미소 짓고 있다.
문 주 : 열심히 살자 우리. 여태 잘못하구 산거까지 합쳐서 이제부턴 정말루 열심히 살자.
필 두 : (눈 뜬다) 어? 시방 몇시여?
문 주 : 9시 넘었어. 왜?
필 두 : (일어난다) 하이 이 가시내 좀 봐라. 내가 해뜨는 거 보면서 부부일심하여 새로운 각오 를 다지자 했냐 안했냐? 서방님이 하자, 선언했으면 니가 알아 깨워야 될거 아니냐? 그 래두 오늘이 우리 첫날인디.
문 주 : 여기 서해야 서해. 해뜨는 데 아니구 해지는 데야. 너 무학이라구 애 놓으면 애하구 같 이 가르쳐야 될거라구 치타가 그러던데 사실이야? 정말루 학교 안다녀봤어?
필 두 : 왜,왜 안다녀? 다녔어 나두 학교.
문 주 : 어디 학교? 어디까지 다녔어? 중학교 고등학교?
필 두 : 아니. 그런 학교말구 어 내가 다닌 학교는 특수학교여 특수학교.
문 주 : 특수..학교?
필 두 : 그려. 종교계통인디, 여름성경학교라고 주기도문 잘만 외면 빵두 한꺼번에 두개씩 주고 그랬어.
문 주 : 뭐 여름 성경학교? 그게 전부야?
필 두 : 그런디. (일어서는데)
문 주 : (문신 보고) 야 야 조필두! 너 등이 등이 왜 그래? 어? 일루 와 앉아봐. 얼른.
필 두 : (앉는다)
문 주 : (기막히다, 찰싹찰싹 때리며) 니 등이 무슨 스케치북이야? 여기가 낙서장이야? 흉하게 이게 뭐야 너? 그림두 어쩜 이렇게 유치하니 어?
#34. 윤주 현관
-태풍, 방에서 나온다.
태 풍 : 임마! 너 늦었서 빨리 해. (운동화 신다가 문득 보면)
-수하가 선물한 구두상자 보인다!
-태풍, 들고 열어본다. 심란하다. 떠오르는...
#35. 비전
-12부, #26 구두 선물하던 수하 모습!
-12부, #29 채림차에서 내려 다가오던 지석에게 주먹을 날리던 태풍 장면!
#35. 윤주 현관
-태풍, 굳어서 구두상자 닫아 놓고 나간다. 태풍 나가고 나면,
윤 주 : 오빠 같이 가. 같이 가 오빠! (신발 신는데)
-윤주, 휘청하며 풀썩 주저앉는다. 호흡 힘들고 고통스럽다.
태 풍 : (E) 서윤주 빨리 나와! 늦었어 뭐해?
윤 주 : (억지로 일어난다, 신발 신기조차 힘들다)
#36. 윤주 마당 (아침)
-윤주, 가까스로 걸어나온다.
태 풍 : 너 임마 요즘 왜 이렇게 게으름을 부려? 공부도 통 안하고.
윤 주 : 가자 오빠.
-두사람 걸어나간다.
태 풍 : 가만보자. 수능 얼마나 남았어? 한 4,5개월 남았나? 너 꼭 붙어야 돼 어?
윤 주 : (그 자리에 앉는다, 힘들다)
태 풍 : 왜 그래? 윤주야 왜?
윤 주 : 아냐 아냐 오빠. 약간 어지러워서 그래.
태 풍 : 어지러워? 어떻게 어떻게 어지러워 어? 약 약 사오까? 오빠가 가서 약 사오까 윤주야? 어디가 어떻게 안좋은지 오빠한테 말해봐. 어서?
윤 주 : (그런 태풍 기운없는 눈으로 빤히 보고 있다, 슬프다)
태 풍 : 왜 빤히 보구만 있어. 말을 해야 오빠가 알지.
윤 주 : 나 오빠 등에 업구 가자. 저 앞에 정류장까지만.
태 풍 : 자식! (등 대며) 자!
윤 주 : (업힌다)
-윤주 업은 태풍, 걸어나간다.
윤 주 : (등에 얼굴 묻는다)
태 풍 : 좋아?
윤 주 : 응. 너무 좋아.
#37. 윤주동네
-윤주 업은, 태풍 걸어온다.
윤 주 : 오빠.
태 풍 : 왜?
윤 주 : 나 오빠랑 하고싶은 게 참 많은데...
태 풍 : 뭐가 하고 싶은데? 하고 싶으면 하면 되지 임마. 하나씩 주욱 읊어봐.
윤 주 : ...
태 풍 : 뭐해? 생각 안나?
윤 주 : 너무 많아서...오빠랑 하고 싶은 게 너무 많아서 그래.
태 풍 : 머릿속에 떠오르는 것부터 말해봐. 쉬운거만 말해 어? 오빠가 들어줄수 있는 거루.
윤 주 : 오빠랑 바이킹두 타구싶구 바다에두 가구싶구... 여름바다에두 가구싶구 가을바다에두 가구싶구 겨울바다 봄바다에두 가구싶은데...
태 풍 : 임마 너무 쉬워서 싱겁다 싱거워. 바다 가는게 뭐 어려워서. 좋아. 철 바뀔 때마다 가 자 어? 그리구 뭐 바이킹? 것두 좋아! 오늘 가 오늘. 너 마치구 야구장으루 아냐아냐 7 시까지 우리 바이킹 앞에서 만나자 어?
윤 주 : (슬픈)
태 풍 : 태지하구 박하두 부르자. 태지 이자식 무지 좋아하겠다 어?
윤 주 : 응.
#38. 버스정류소 근처 사진관 앞
-태풍과 윤주 나란히 걸어온다.
-윤주, 사진관 앞에서 걸음 멈춘다. 사진들 보다가 'O분 완성'에 가 눈이 멎고..
태 풍 : 왜?
윤 주 : 우리 사진 찍자 오빠.
태 풍 : 지금? 너 지금 가두 지각이야 임마. 나중에 찍어.
윤 주 : 난 지금 찍을래. 지금 찍구싶어.
태 풍 : (?)
윤 주 : (들어간다)
태 풍 : (??)
#39. 사진관 안
-태풍과 윤주, 사진 찍는 의자에 앉아있다. 사진사, 포즈 교정중이다! 이것저것 주문.
윤 주 : 이쁘게 잘 찍어주세요! 우리 잘 찍으셔야 돼요 아저씨!
-사진사 신호하고, 찰칵 찍히는 태풍과 윤주 사진!
#40. 엄지만화방 밖 (낮)
고 모 : (E) 아니 이게 이게 그래 무슨 일이냐 그래?
#41. 지석방
-지석, 식은땀 투성이로 아파서 누워있다. 잠든듯...
-찬주, 물수건으로 땀 닦아낸다.
고 모 : 검찰청에다간 연락했어?
찬 주 : 했어요.
고 모 : 찬주야 이거 큰병 있는 거 아니냐? 우리 지석이가 웬만큼 아파서 결근까지 할 얘냐?
찬 주 : (걱정된다)
-지석, 약하게 신음 흘러나온다.
#42. 수하 유치원 교실 안 (수업 끝난..)
-수하, 기운없이 앉아있다. 창백하고 아파 보인다.
#43. 비전
-12부, #29 채림차에 앉아있던 지석!
#44. 유치원 교실 안
-수하, 힘들어서 엎드린다.
-가방 맨 태지, 다가온다.
태 지 : 선생님 아파요? (손 이마에 대어본다) 어~? 열두 나네! 선생님 많이 아파요?
수 하 : 아니 안아파. 그냥 선생님 마음이 조금 아파서 그래.
태 지 : (걱정) 삼촌두 아픈데, 열두 펄펄 나는데... 그럼 지석이삼촌두 선생님처럼 마음이 아픈 거예요?
수 하 : (놀라서) 삼촌이...아파?
태 지 : (근심스러워하며 끄덕끄덕)
수 하 : (걱정된다)
태 지 : (잠시 고민하다가) 이따가 박하아저씨 오면 나 놀이동산 갈건데요 선생님두 우리랑 같 이 갔으면 하구요... 역시 아파서 안되겠죠?
수 하 : (벌떡 일어나 나간다)
#45. 유치원 밖 (낮)
-수하, 급하게 달려나간다. 마음이 바쁘다.
#46. 엄지만화방 앞
-수하 달려오다가 채림차 발견하고 멈춰선다!
수 하 : (힘들다)
-문 열리고 채림 나온다! 고모와 찬주, 채림을 배웅한다.
-멍한 수하, 되돌아 걸어나간다.
#47. 수하집 앞
-수하 멍해서 걸어오느라, 반대쪽에서 오는 필중 못알아본다.
수 하 : (멍하니 계단으로 향하는데)
필 중 : (부르려다말고, 수하 오던 방향 보고 수하 보고, 뭔가 짐작 된다)
#48. 수하방
-필중 들어온다.
-벽 향해 모로 누워있는 수하, 필중 들어온 거 모른다.
수 하 : (가늘게 흐느껴 운다)
필 중 : (바라보고만)
#49. 지석방
-앓고있는 지석.
-필중, 물끄러미 보고 있다.
-필중, 보다가 일어나는데, 지석 눈을 뜬다.
지 석 : (가물가물) ... (알아보고 놀라서 억지로 일어나려는)
필 중 : 그냥 누워있어. 괜찮아.
지 석 : (일어나 앉는다)
필 중 : ... 이놈아! 내 여기 올땐 니녀석 귀싸대기라도 한 대 날리려구 왔다만...(한숨 푹)... 안 다. 너 봐온 세월이 얼만데 내가 니놈을 모르겠냐? 안다. 그래 안다. (일어난다)
지 석 : ...
필 중 : 몸 조리 잘해. 빨리 일어나 이놈아. (나가다가 멈춰서고) 너한테 정작 중요한 게 뭔지 그것만 생각해. 인생 안짧아. 길어. 짧다는 건 다 산 사람들이나 하는 얘기구. 긴 니 인 생 두고두고 후회 안생기게 잘 잘 생각해봐.... (나간다)
지 석 : ...
-지석, 기운 안남은 제 몸 벽에 갖다 기댄다. 몸도 마음도 젖어든다. 기어이 눈물 떨어지고...
#50. 아이스크림점 (낮)
-윤주, 아침에 찍은 사진 보면서 울고 있다. 자꾸만 눈물 흐른다.
-전화벨 울린다. 눈물 닦으면서 윤주 전화 받는다.
윤 주 : 여보세요?
태 풍 : (F) 오빠야.
윤 주 : (금새 눈물) 응.
태 풍 : (F) 일 하다가 가만 생각해보니까 그냥 바이킹 앞에서만 만나자구 했지 어느 놀이공원 인가는 얘기 안했잖아. 놀이공원이 어디 한두군 데냐?
윤 주 : 응.
태 풍 : (F) 오빠 잠실에 있으니까 잠실 있는 놀이공원으루 가자. 7시까지 바이킹 앞! 오케이?
윤 주 : 응.
태 풍 : (F) 우리 윤주하고 우리 태지하고 그리고 박하사탕까지, 첨이야 어? 오빠 웬종일 소풍 날 받아놓은 어린애 같이 7시만 기다려지는 거 있지. 근데 7시가 왜 이렇게 안오냐 어? 윤 주 : (벽시계 보며) 얼마 안남았는데 뭐.
태 풍 : (F) 흐흐. 앞으루 2시간 24분 후! 임마 있다가 보자.
윤 주 : 응. 있다가 봐 오빠. (끊고)
-윤주, 사진 속 태풍 내려보며,
윤 주 : 무서워 오빠. 자꾸만 무서워. 나 어떡해. 오빤 또 어떡해?
#51. 롯데월드 매표소 앞
-태풍과 박하, 태지 온다. 세사람 모두 신났다!
-입장료 간판 보고, 입이 딱 벌어지는 태풍과 박하!
태 지 : 아저씨 나는 자유이용권으루 할래요.
태 풍 : 박하사탕 너 얼마 있냐?
박 하 : 나,나? 그,글세...
태 풍 : 뒤져봐 뒤져봐 얼른? 있는 거 다 다 꺼내나봐.
박 하 : 어,어. (구석구석 뒤진다, 주머니마다 빵이며 사탕 등 군것질거리 나온다)
태 풍 : (주머니 뒤져보지만 천원짜리 서너장 정도 뿐이다!)
박 하 : 자 여,여기. (역시 천원짜리 몇장 뿐이다!)
태 풍 : 야 임마 이걸루 어떻게 들어가? 바이킹은 고사하구 입장두 안돼잖아 입장두!
박 하 : 뭐,뭐가 이,이렇게 비,비싸 태,태풍아?
태 풍 : 하이- 나 바이킹 무지 타구 싶은데!
박 하 : 나,난 바,밤바카! 유,윤주 오,올 때까지 기,기다리자. 유,윤준 도,돈 가,갖구 오,올 거 아,아냐?
태 풍 : 임마 내가 데리구 간댔다 말이야. 글구 저 안에서 만나기루 했어. 어후 어떡하냐? (돈 세어 보고, 입장료 보고) 나하구 태지하구 하면 OOO원이니까, 야 박하사탕 너 너 그냥 집에 가라 어? 사람들 뽁닥거리기만 하구 재미 하나두 없어. 자 이거 지하철비 줄테니 까 그냥 집에 가 어?
박 하 : 어? 시,싫어. 나,나두 가,갈거야.
태 풍 : 가 좀. 가 임마.
태 지 : (한심, 한숨 푹 내쉬곤 가방에서 만원짜리 두장 꺼내 건넨다)
태 풍 : 야 아들? 와아 이 자식 이거! (아들이 자랑스럽다!) 내아들이다 박하야! 내아들이야.
-무지 기쁜 태풍과 박하, 한심해 하는 태지, 표 끊고 안으로...
#52. 잠실 역사 내
-지하철 들어와 멎고, 윤주 내린다. 시간 확인하면서 바쁘게 간다.
#53. 잠실역 지하상가
-사람들로 붐비는... 윤주, 걸음을 서두른다.
-윤주, 어지럽다. 멈춰서는데, 진열된 상품들 지나가는 사람들이 다 어지럽다.
-윤주, 호흡 가다듬고 억지로 걸어나간다. 윤주, 불안해 뵌다.
#54. 롯데월드 안
-태풍과 박하, 태지, 신났다. 이리저리 둘러보며 좋아죽겠다.
태 풍 : 어! 저기 저기가 바이킹이다! 야 야 뭐해? 나중에 봐 나중에. 윤주 기다리잖아.
-태풍, 박하와 태지 잡아끌고 바이킹 향해 신나서 간다.
#55. 잠실역 지하상가
-윤주, 휘청휘청 가까스로 걸어간다.
-저쪽 '롯데월드'안내판이 흔들려서 보인다.
-윤주, 그 안내판 향해 힘겹게 걸어간다.
-어느 순간, 윤주 퍽 하고 그 자리에 쓰러진다.
윤 주 : 오빠. (사그러 드는)
#56. 롯데월드 바이킹 앞
-함성 요란한데, 태풍 걱정이다!
태 풍 : 몇시냐 박하야?
박 하 : (바이킹 구경하느라 정신이 없다)
태 풍 : 야 박하사탕? 몇시 몇시냐니까?
박 하 : 어? (보고) 이,일곱시 사,삼십분인데.
태 풍 : 벌써 7시 반이나 됐어? 근데 우리윤주 왜 안오냐? 있어봐. 전화 걸어보구 오께. (가면 서) 딴데 보지말고 윤주 오나 안오나 잘 살피구 있어 어?
#57. 잠실역 지하상가
-쓰러져있는 윤주 향해 웅성웅성 사람들 모여든다.
윤 주 : (죽은 듯 실신해 있다)
-그 모습 위로,
윤 주 : (E) 나 오빠랑 하고싶은 게 참 많은데...
태 풍 : (E) 머릿속에 떠오르는 것부터 말해봐. 쉬운거만 말해 어? 오빠가 들어줄수 있는 거루.
윤 주 : (E) 오빠랑 바이킹두 타구싶구 바다에두 가구싶구... 여름바다에두 가구싶구 가을바다에 두 가구싶구 겨울바다 봄바다에두 가구싶은데...
태 풍 : (E) 임마 너무 쉬워서 싱겁다 싱거워! 바다 가는 게 뭐 어려워서. 좋아. 철 바뀔 때마다 가자 어?
#58. 롯데월드
-태풍과 박하, 태지, 축 처져 나란히 벤치에 앉아있다.
태 풍 : 몇시야?
박 하 : (보고) 여,여덟시 바,반.
태 풍 : (걱정, 무슨 일이지?)
#59. 잠실역 지하상가
-윤주 쓰러져있던 자리엔 윤주가방만... 가까이 가보면 아침에 찍었던 사진 떨어져있다.
-사진 속의 태풍과 윤주, 환하게 웃고 있다! (F.O)
#60. 엄지만화방 앞 (밤)
#61. 지석방
-지석, 열이 끓고 많이 아프다! 찬주, 물수건 교환해 준다.
고 모 : 얘 아무래두 병원 가야겠다! 무슨 감기몸살을 이렇게 심하게 해? 병원차 부르까? 부르 자 어?
지 석 : (힘없는 눈 가까스로 뜨고, 기운없이 손 흔들며) 됐..어요. 저 괜..찮으니까..나가들.. 보 세요.
찬 주 : (좀 깊게 내려본다) 정말 괜찮..겠어?
지 석 : (끄덕) 혼자..있구 싶어.. 누나.
찬 주 : (잠시 보다가 끄덕인다) 나가요 고모.
고 모 : 아픈 앨 혼자 두구 어딜 나가?
찬 주 : 그냥 나가요 고모. (끌고 나간다)
-지석 혼자다!
지 석 : (눈 감았다 눈 떴다) ... (문득 손 들고 약혼반지 바라본다)
-그 모습 위로, 다정했던 수하와의 장면들 흐른다. 10년이다. 추억이 참 많다!
지 석 : (눈물 흐른다)
#62. 수하방
-핸드폰 스티커 사진 보고있는 수하. 그 모습 위로,
수 하 : (E) 찡그리지 말구 웃어 오빠. 웃어? 나중에 우리애 낳으면 걔들한테두 보여줄거니까 오빠 잘해 응? 이제 누른다. 누른다 오빠?
#63. 비전 (과거 잠실 야구장)
수 하 : (엄청 떨린다) ... (눈 감아버린다)
지 석 : (사랑스럽다!) ... (이마에 소중하게 입 맞춘다)
수 하 : (어~어? 눈 뜨고 바라보는)
지 석 : 난 모른다 수하야. 내가 널 얼마나 많이 좋아하구 있는지 난 몰라. 근데 넌...알구 있 지? 오빠가 너 얼마나 사랑하고 있는지 응?
#64. 수하방
-수하, 자꾸만 눈물 난다.
수 하 : (순간 어떤 생각으로 일어난다)
지 석 : (E) 가지마. 가지마라. 니가 잡으면 나 멈추께. 멈출 수 있어. 나 잡아. 니가 꽉 잡아 수하야.
-수하, 급하게 뛰쳐나간다.
#65. 수하집 마당 - 대문 밖 (밤)
-수하, 뛰쳐나온다.
-계단 뛰어내려오는 수하의 발걸음이 몹시 바쁘다.
-저멀리 지석, 걸어온다.
-수하, 지석 먼저 알아보고 멈춰선다.
수 하 : (힘들게 걸어오는 지석 바라보고 섰는)
지 석 : (고개 드는데, 수하다!)
수 하 : (지석 모습이 아픈) 얼굴이 왜 이 모양이야?
지 석 : 임마 넌 어떻구?
수 하 : 아프지마.
지 석 : 너두 아프지마.
수 하 : (눈물 흐른다)
지 석 : (눈물 흐른다) ... (가만히 안는다)
수 하 : ...
지 석 : 수하야.
수 하 : 응.
지 석 : 수하야 우리...
수 하 : (몸 빼고 지석 바라보는) 그래 우리...
지 석 : 헤어..지자.
수 하 : (짐작했지만 그래도 충격이다!) ...어?
지 석 : 헤어지자...우리.
-제 12부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