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소형보다 공간이 넓고, 중형보다 분양가가 저렴한 '틈새평형'이 인기다.
최근 다양한 주택 수요에 맞춰 건축 시공 기술이 발달하면서 같은 공간을 좀 더 폭넓게 활용할 수 있는 새로운 평면 설계가 연이어 등장하고 있다. 특히 분양시장이 실수요자 중심으로 재편되면서 중소형 아파트는 거듭 진화하고 있다.
틈새 평형은 소형(전용 59㎡), 중형(전용 84㎡), 대형(전용 114㎡)을 제외한 나머지 평형을 일컫는다. 대게 중소형 면적을 전용 69, 72, 76㎡ 등으로 세분화하거나, 중형과 대형 사이의 전용 99~102㎡ 등이다. 이 같은 '틈새아파트'는 확장형 발코니 등 효율적인 평면설계로 중대형 못지않은 널찍한 공간에서 편안하게 생활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틈새평형의 인기는 우수한 청약성적으로 이어지고 있다. 지난달 296가구에 대한 1순위 청약을 진행했던 경주 황성KCC스위첸은 모든 주택형이 평균 15.61대의 경쟁률을 기록하며 마감됐다. 이 중 64가구를 모집한 전용 75㎡는 1597명이 몰리며 24.95대 1의 최고경쟁률을 기록했다.
같은 달 전 주택형 순위 내 청약 마감을 기록한 동천 자이는 전용 74㎡B형이 44가구 모집에 865명이 지원해 19.66대 1의 경쟁률을 나타냈다.
지난 4일 청약접수를 받은 e편한세상 안동 강변은 평균 14.05대 1의 경쟁률로 당해 지역에서 1순위 마감했다. 최고경쟁률은 전용 78㎡로 28.07대 1을 기록했다. e편한세상 안동 강변은 전용 59㎡ 114가구를 제외한 4개 주택형(279가구)이 전용 77~116㎡ 틈새평형이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건설사들이 수요자들의 요구에 발맞춰 분양가 부담을 낮추고 중대형처럼 쓸 수 있는 중소형 틈새평면을 다양하게 내놓고 있다”며 “가구 구성의 변화 등에 따라 획일화된 구조가 아니라 자신의 라이프 스타일에 맞춰 선택할 수 있다는 점이 장점”이라고 설명했다.
내년 초 전국에 틈새평형 아파트 분양이 이어진다. 대우건설·현대산업개발·삼성물산 등이 짓는 6개 단지, 5037가구다. 전용 59㎡ 소형부터 전용 145㎡ 대형까지 다양한 평형을 선보인다.
대우건설은 내년 2월 경기 고양시 일산서구 탄현동 100-1번지에 일산 에듀포레 푸르지오를 분양한다. 단지는 지하 3층~지상 25층 16개 동, 전용면적 59~99㎡ 총 1690가구로 지어진다.
주택형별로 전용 59㎡ 306가구, 62㎡ 91가구, 74㎡ 367가구, 84㎡ 784가구, 99㎡ 142가구다. 틈새 평형이 전체 35% 가량을 차지한다. 일산동고, 호곡초·중 등이 단지 바로 앞에 있다. 황룡산과 탄현근린공원이 가깝다.
충남 천안시 서북구 신당동 576-2번지에서 한국토지신탁은 내년 1월 중 e편한세상 천안부성을 공급한다. 지하 2층~지상 12층, 10개 동 규모로 전용면적 59~72㎡ 609가구다. 이 중 72㎡는 총 264가구로 전체 43% 가량이다. 단지 바로 옆에 공주대학교 천안공과대학이 자리한다.
충남 천안시 서북구 성성동 성성지구 A1블록에 들어서는 천안시티자이 1646가구가 내년 1월부터 주인을 찾는다. 지하 2층~지상 39층 12개 동에 전용면적 59~84㎡1646가구 규모로 계획되었다. 전용면적별로 59㎡ 396가구, 74㎡ 405가구, 84㎡ 845가구다. 군인공제회가 시행을 맡았으며, 공제회원을 우선으로 분양을 진행한다.
내년 1월 코오롱글로벌은 천안시 서북구 쌍용동 445번지에 천안 쌍용역 코오롱하늘채를 선보인다. 4개 건물에 전용면적 59~136㎡ 454가구가 들어선다. 전용 59㎡ 274가구, 70㎡ 90가구, 84㎡ 85가구, 91㎡ 3가구, 111㎡ 1가구, 136㎡ 1가구다.
현대산업개발이 내년 1월 경기도 평택시 비전동 용죽지구 A1-1블록에서 비전 아이파크 평택을 분양한다. 단지는 지하 1층~지상 27층 7개 동, 전용면적 75~103㎡ 585가구로 구성된다. 세부적으로 전용 75㎡ 198가구, 84㎡A 231가구, 84㎡B 76가구, 103㎡ 80가구 등이다.
내년 1월 삼성물산은 서울 광진구 구의1구역 단독주택 허물고 새로 짓는 래미안 구의 파크스위트를 공급할 계획이다. 지하 3층, 지상 10~23층 12개 동으로 전용면적 59~145㎡ 총 854가구다. 전체 건립가구 중 조합원 몫을 제외한 502가구가 일반에 분양된다. 이 중 전용 75㎡ 80가구, 102㎡ 18가구, 117㎡ 27가구, 122~145㎡ 6가구가 틈새평형이다.
향·배치 좋지 않은 곳에 자투리로 끼워놓은 경우 있어
하지만 전문가들은 틈새평형 청약에 나설 때는 가구 수, 주택 향, 동 배치, 분양가 등을 꼼꼼히 살펴봐야 한다고 조언한다. 단지 내에서 차지하는 가구 수가 적은 틈새평형은 시세가 제대로 형성되지 않는 단점이 있다. 단지 전체 설계에 맞추기 위해 향·배치가 좋지 않은 곳에 자투리로 끼워놓은 경우도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다양한 수요자 선호도를 반영하는 틈새평형은 희소가치가 있지만 면적당 분양가가 얼마인지부터 확인해야 한다”며 “비슷한 평형대 아파트보다 분양가만 높고 실제 활용면적이 적은 아파트도 있다는 점을 유의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