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가 서서히 더워지고 있다. 그럴 때도 됐지.
오늘은 중앙동에, 담당자가 참관수업을 두시간이나 하고 갔다하네
나도 언제 올지 모르니, 마음 속으로 준비는 하고 있어야겠다.
아침에 일하러 가면서, 나라가 보내 준 쌤소나이트 슈트케이스를 반품처리했다.
지딴엔 요즘 핫한 빨간색으로 택해서 보냈겠지만, 내 취향은 그게 아니다.
디자인도 중요하지만, 특히 색상에 민감한 시어머니 취향을 몰라서 그럴거야~
택배를 받아놓고, 일주일 내내 고민했지만, 역시 들고 나갈 자신이 없는 색깔이라~
여주의 친정엄마가 쓴다고 하니, 보내주라고 했지만, 깔끔하게 그냥 반품했다.
- 어머님~ 마음에 드는 색 골라서 제게 보여주시면, 제가 다시 보내드리겠습니다.
이번에 바퀴가 고장난 캐리어를 끌고 갔더니, 그게 좀 보기가 불편했나보다..
시간날 때, 아울렛에 한번 들러서 이것저것 살펴봐야겠다. 보내주는 것만해도
어딘데, 감사한 마음으로 넙죽 받았어야 마땅한데, 내가 그만 까탈을 부린건가?
언제부턴가 무난하면서도 싫증나지않는 블루그레이가 좋아 보였다.
그건 그렇고, 코딱지 만한 집에 큰 가방이 있으니, 둘데도 없고, 답답했는데
보내고 나니, 일단 속은 후련하다. 나도 참 웃긴다.
며칠 전엔 진희가 준 법랑냄비가 박살이 났다, 버려야지.. 버려야지 하면서도
크기가 딱 좋아서 계속 쓰고 있었는데, 깨진 그 날은 오히려 속이 다 시원했다.
" 그동안 우리집에 와서 멸치육수도 빼주고 국도 끓여주고, 일만 일만 하다가
마지막엔 산산조각이 나서 내곁을 떠나는 구나~ 그동안 고생했어~ 고마워~"
냄비를 보내고, 그의 업적을 기리기 위해, 99점 채우면 여행을 가기로 한
나만의 99통장에 당당한 3점을 기록해 두었다.
첫댓글 박곰님은 부엌아이템을 친근한 동료나 부관으로 여기시어 그들이 제 역할을 다할때 상을 내리시는 것 같습니다. 독일사람들이 옛것을 사랑하고 지키고 쓰고 쓰고 또 쓰고 근검절약하고 튼튼한 물건들을 만들어내 세계강국이 되었던 점과 비슷하네요. 오직 박곰님의 앞길에는 햇빛 만발한 창창한 대로가 펼쳐지길 바랍니다. 가만보면 요즈음 젋은 세대들에게도 배울점이 많은 것 같습니다. 늘 강건하시고 행복한 날들 되시길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