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성 작가의 [리딩으로 리드하라]를 읽고나서 인문학에 대해 관심이 커졌다.
그러다 [에이트]를 읽을 때는 고2딸과의 갈등이 최고조에 이를 때였다.
또래보다는 늦은 사춘기를 맞이한 딸.
그나마 조금 하던 공부는 모두 내려놓고 밤새도록 핸드폰만 하고 화장을 시작하고
교복치마를 짧게 수선하고 시시때때로 아니 너무 자주 코인노래방을 가는 딸.
남들은 요즘 초딩들도 화장을 하고 옷을 자기맘에 드는 걸로 골라입곤 한다며
지금이라도 그런 과정을 거치는 게 나쁜지 않다고 말을 했다.
큰이모는 이런 조카를 보고 '지랄 총량의 법칙'을 이해하면 간단하다고 말하곤 했다.
김두식 교수가 쓴 책[ 불편해도 괜찮아] 에 나온 '지랄 총량의 법칙'.
이 책에 따르면 모든 사람은 쓰고 가야할 총량이 있는데 그게 사춘기의 삐딱한 친구라면
맘껏 삐딱하게 굴고 소진하면 정상으로 돌아온다는 것이다.
그러나 막상 삐딱한 딸과 보내는 부모로서 하루 하루는 힘에 겹다.
평상시 공부를 크게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은 편이지만 이제 졸업이 다가오는 딸아이를 보며
그래도 삶에서 뭔가는 좋아하는 걸 하고 살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
세상은 4차산업혁명이니 어쩌니 하며 너무나 빨리 변해가는데
맞이할 준비는 커녕 너무나 해맑게 사는 딸아이를 보며 염려가 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렇다. 바로 이러한 때에 [에이트]를 읽었다.
처음 듣은 표현들, 놀랄만한 사실들. 궁금해서 다른 책보다 빨리 완독했던 책이기도 하다.
이 책은 인공지능으로 대표되는 4차 산업혁명시대가 어떤 시대인지 잘 말해주고 있다.
* ' 단 한번도 경험하지 못한 시대가 오고 있다'
* '10년뒤에 당신의 자리는 없다'
* '인공지능에게 대체되지 않는 나를 만드는법 8'
늘 그랬든 이지성 작가는 항상 앞서서 책을 쓰다.
[리딩으로 리드하라]에서는 인문학을,
[에이트]에서는 인공지능으로 대표되는 4차 산업혁명시대를
말하면서 다가올 미래를 가늠해 보게 한다.
같은 책이라도 독자에게 따라 응답하는 메세지는 다르다고 본다.
나의 경우 [에이트]는 사춘기 딸을 바라보는 시선에서 '안온함'이었다.
사실 미래를 준비하지 않는 딸을 보는 내내 '두려움' 이 컸다.
'저렇게 미래를 준비하지 않고 어떻게 살려고 그러지?'
'저러다 평생 부모한테 의지하며 사는 거 아니야?'
'혹 직장을 구하지 못해 평생 집순이로 사는건 아닐까?'
그런데 이 책의 끄트머리쯤에서 난 희망을 발견했다.
p214. 진짜 철학하는 방법, 트리비움
저자는 진짜 철학하는 방법으로 '트리비움"
(* 트리비움은 '셋'을 뜻하는 라틴어 'tri'와 '길'을 뜻하는 'vium'의 합성어로
철학을 하는 세가지의 길, 즉 문법학,논리학,수사학을 의미한다.) 을 말한다.
'문법학'은 철학서를 읽고 내용을 이해하는 것이며,
'논리학'은 철학서에서 터득한 철학자의 사고법을 도구삼아 내 생각을 하는것, 즉 내 논리를 만드는것이며,
'수사학'은 내 생각을 글로쓰고 나누는 것, 즉 다른 사람들의 공감을 얻는 것이다.
1. 깊게 생각하는 능력.
2. 생각을 정밀하게 다듬는 능력.
3. 생각을 알기 쉽게 표현하는 능력.
4.다른 사람들과 공감하는 능력.
1.2는 창조적 상상력을 길러주고, 3.4는 공감능력을 길러준다.
미국,유럽, 일본의 미래형 학교들이 수사학을 교육과정의 핵심으로 삼고 있는데
위의 트리비움수사학을 하는 것만으로도 인공지능은 절대로 가질 수 없는 인간고유의 능력을 기를 수 있다고 한다.
[ 에이트] 에서 아마도 가장 중요한 표현은 " 공감능력과 창조적 상상력"일 것이다.
내가 발견한 희망이 바로 딸아이에게 있는 "공감 능력"이다.
새벽까지 왕따를 당한 친구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밤늦게라도 우울해 하는 친구가 만나자고 하면 부랴부랴 옷을 챙겨 입고 나가고,
몸이 아플때도 실연당한 친구를 위해 이야기를 들어주고 울어주고.
....
그 대상이 친구든 사촌지간이든
모두가 딸아이의 '공감능력'을 귀하게 생각한다.
약간의 안도감이 들었다.
이제 새로운 생각을 하고 자신의 생각을 글로 쓰고 다른 사람과 나누는 교육이 남아있는 셈이다.
필요한 때에 적합한 책을 만난것을 감사하게 생각한다.
https://blog.naver.com/owl1973/221851776632
첫댓글 리딩하는자가 리더가 된다 햐
멋집니다!
카페 처음 들왓는데 너무 읽고 싶은 책? 일어야 할 책?이 많은거 같습니다.
사춘기를 맞이하는 부모님들의 고민이지요
이 적절한 시기에 에이트를 만나신걸 축하드립니다~저도 빨리 읽고싶은 마음입니다.
꿈꾸는 다락방 10년전에 읽고 잊고있다가 유튜브보다 이지성 작가님의 에이트 저도 구매했습니다.
저도 읽었는데 다시 읽어 볼려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