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도인의 정치적 선택(2)
그리스도인의 정치 참여는 선택이 아니라 필수입니다. 정치 참여는 그 자체로 하나님의 창조세계를 위한 순종이기 때문입니다. 국가의 존재가 타락의 열매인지, 창조의 산물인지는 긴 시간의 토론이 있어 왔습니다. 어떠한 결론에 이르든 국가가 존재하고, 국가의 일원으로 살고 있다는 사실이 정치와 뗄 수 없는 관계가 되었습니다. 그렇다면 한 국가의 일원으로서 그리스도인은 누구보다도 정치 참여에 진심을 가져야 합니다. 물론 여기서 말하는 정치 참여는 직업으로서의 참여를 의미하지 않습니다. 직업으로서 소명을 받았다면 최선을 다하여 현실 정치에 뛰어 들 수 있습니다. 그러나 모두가 다 현실 정치인이 될 수 없습니다. 이곳에서 정치 참여를 말할 때는 위임을 전제로 하는 참여입니다. 정치 참여는 사회 참여보다 작은 의미입니다. 사회 참여 안에 정치 참여가 포함됩니다.
때로는 사회 참여와 정치 참여가 하나가 되기도 하고, 따로 존재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이 둘에 공통적으로 전제하는 것은 창조 명령과 이웃 사랑입니다. 하나님 나라를 다스리고 지키라는 창조 명령 혹은 문화 명령을 우리는 다 받았습니다. 이 땅에 우리가 존재하는 이유는 이 명령을 완수하기 위해서입니다. 창조경륜이 완성되는 그 날에 있을 영광을 바라보면서 나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여 순종하는 일입니다.
그러나 동시에 이웃과 함께 살아가는 사회 속에서 사랑과 정의와 자비함이 넘쳐나기 위해서 사회 참여와 정치 참여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합니다. 우리가 행하는 말과 행도 그리고 선택이 다 정치적이고 사회적입니다. 우연으로 존재하지 않습니다. 모든 것이 하나님의 명령을 순종하는 자발적이고 의지적인 행동입니다.
그 가운데 가장 직접적으로 위임하여 정치를 하는 것이 바로 투표입니다. 투표는 민주 공화정에서만 주어진 선물입니다.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입니다. 모든 주권이 국민으로부터 나온다고 헌법에 기록하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주권자인 국민의 투표는 강력한 힘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가볍게 투표를 할 수 없습니다. 또한 무정부주의자와 같이 포기하는 것 역시 합당하지 않습니다.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것이 창조 명령과 이웃 사랑을 실천하는 일입니다.
민주 공화국의 특징은 각 당이 존재하고 그 당이 추구하는 정책에 동의하는 것에 투표하는 일입니다. 그러므로 그리스도인들은 이러한 전제를 잘 인식하고 투표해야 합니다. 그리스도인이 가지고 있는 전제는 성경적 세계관입니다. 성경이 말씀하시는 것은 시대에 잘 적용하는 일입니다. 이 일은 쉽지 않습니다. 그러나 반드시 훈련받아야 할 일입니다. 많은 그리스도인이 고민하는 지점이 있습니다. 정책은 성경적이고, 높은 도덕성을 가지고, 삶의 진보를 위한 정책을 가진 정당과 정치인을 찾는 일입니다. 이것은 기독교가 국교인 나라에서는 조금은 쉽게 찾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다 종교 사회에서는 이러한 기준을 맞출 수 있는 정당과 정치인을 찾는 것은 어렵습니다.
장로 대통령의 타 종교에 참여하는 것을 힘들어하고, 불신 대통령의 샤머니즘을 따르는 것을 불편해하고, 로마 카톨릭 신자인 대통령의 급진적 정책도 반대합니다. 그래서 스스로 목사들이 정당을 만들어서 정치를 하려고 합니다. 그러나 도덕성도, 전문성에 의심을 갖습니다. 목사가 대통령이 되면 타 종교에는 가지 않고 완전 무시할 수 있을까요? 한 때 정치인의 서울을 하나님께 봉헌한다는 말로 인하여 극심한 종교적 분란을 겪은 적이 있습니다. 이렇게 다 종교 사회에서 정치 참여를 한다는 것은 매우 고통스러운 일입니다.
그러나 힘들다고 포기하는 것은 성경의 가르침이라 말할 수 없습니다. 선택에 있어서 최적의 조합을 찾아내는 것이 필요합니다. 『그리스도인의 정치 색깔(우리시대)』에서 15가지의 선택 기준을 제시한 적이 있습니다. 최근에 기윤실에서도 보편적인 선택 기준을 제시하였습니다. 이러한 기준을 잘 살펴서 나의 기준을 만들어야 합니다. 이것은 지방선거와 국회의원 선거 그리고 대통령 선거에 이르기까지 작용할 수 있습니다. 또한 선택한 정당과 정치인이 자신이 말한 것에 대하여 정직하게 행동하였는지 살펴야 합니다. 그것이 그리스도인의 책임있는 정치참여입니다.
이 땅에 하나님 나라가 완성되기를 기도하는 그리스도인은 성경의 정신이 잘 묻어있는 정책을 살피고 제시할 수 있어야 합니다. 탈도덕의 시대, 탈진실의 시대는 교회의 영향력이 작아집니다. 이때 도덕과 진리를 수호하면서 정직과 공의를 행하고, 약자들을 존중하고, 양극화의 문제를 가슴으로 아파하면서 자신을 헌신할 수 있으며, 문화 창조에 적극적인 정치인을 준비시키고 위임해야 합니다. 너무나 이상적인 소망이지만 기도합니다. 그리고 일반은총의 관점에서 그 가치에 조금이라도 가까이 가고 있는 일꾼을 선택해야 합니다.
첫댓글 그리스도인의 책임있는 선택이 중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