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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신보수정권으로 친미보수대연합, 친미보수대연정
이회창이 '올드 라이트'(구수구파)라면 이명박은 '뉴 라이트'(신수구파)고 박근혜는 그 중간쯤 된다. 한나라당내 주도권은 이명박이 후보가 되고 대선에 승리하면서 신수구파가 완전히 장악했다. 이명박파와 박근혜파의 당권대권분리와 공천권을 둘러싼 권력다툼은 계속되겠지만 한나라당과 이명박정권의 신수구적 흐름과 신수구파의 주도권을 바꾸진 못할 것이다. 한나라당은 이명박의 등장과 승리로 미국의 공화당식 보수정당으로 환골탈태중이며, 이 대세에 반하는 세력은 한나라당을 탈당해 이회창당으로 흡수될 것이다.
이명박은 노무현, 검찰, 삼성의 결정적 도움으로 BBK위기를 극복하고 오히려 결정적인 승기를 잡았다. 삼성특검으로 '당선축하금'의 발목을 잡힌 노무현과 이명박특검으로 'BBK주가조작'의 족쇄가 채워진 이명박의 야합은 앞으로 더욱 심화될 수밖에 없다. 이명박과 노무현은 친미사대성과 신자유주의정책에서 완전히 일치하고 실용주의적인 대북정책에서도 별 차이가 없다. 미국은 1990년 노태우, 김종필이 김영삼을 끌어들여 3당야합을 이룬 것처럼, 이명박, 박근혜가 노무현을 끌어들이는 3자야합으로 친미보수대연합을 만들어보려고 획책하고 있다. 조미, 남북 관계의 급진전으로 격동하는 코리아정세속에서 미국은 친미보수대연합, 친미보수대연정만이 친미보수세력의 동요를 막고 친미대리정권을 오랫동안 안정시킬 수 있을 것이라 보고 있다.
2. 한미FTA국회비준으로 신자유주의정책 가속화
미국의 국제경제전략에서와 임기말의 부시정부입장에서 한미FTA는 결정적으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미국에게 한국총선에서 한미FTA지지자가 과반당선되고 한미FTA국회비준이 원만히 진행되는 것은 사활적으로 중요하다. 국회에서 비준이 안되거나 비준되더라도 반FTA투쟁이 반미반정부투쟁으로 폭발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 미국으로서는 특단의 대책이 필요했고 그런 맥락에서 진행된 것이 17대대선이었다.
이번 대선에서 이명박이 압도적으로 당선되고 이회창이 부활하고 창당하며 반신자유주의의 진보정당이 지지율이 하락한 결과, 미국의 내년 총선구상 즉 한미FTA지지세력 승리의 가능성이 결정적으로 커졌다. 미국 뜻에 충직한 한나라당 등 범수구파가 국회과반을 차지하거나 적어도 FTA를 지지하는 노무현파를 비롯 신자유주의개량파까 합쳐서 국회과반을 차지하게 만드는 것이 관건이기 때문이다. 또 이번 대선의 쟁점을 BBK으로 몰아가면서 FTA의 초점을 흐리게 만든 것도 내년의 FTA비준과 무관하지 않다.
3. 보안법 유지 및 공안체계 복구
지난 김대중-노무현정권 10년간 비롯 보안법이 개폐되지는 않았지만 실질적으로 상당히 무력화됐다. 공안사건도 현저히 줄었으며 보안법위반 구속자수도 격감했다. 이는 6.15공동선언발표 이후 남북관계가 결정적으로 전환되고 미흡하나마 부르주아민주주의적 가치가 사회에 상대적으로 고취되며 진보개혁세력이 반민주악법, 파쇼폭압기관의 철폐투쟁을 강력히 벌여왔기 때문이다. 미국과 친미보수세력은 조미, 남북 관계발전에 못지않게 이대로 가면 식민대리정권 스스로 무너질 수 있다는 위기감을 가질만 했다.
이명박이 당선되자마자 터져나온 한나라당 심재철의원의 '적출'발언이 단적으로 보여주듯이 한나라당과 미국은 지난 10년간 정부에서 무너졌던 공안체계를 복구하고 공안정국으로 회귀할 뜻을 노골화하고 있다. 이후 국정원, 기무사, 보수대, 공안검찰 등은 다시 '간첩단'조작에 열을 올릴 것이고 진실화해위 등의 진상규명활동은 사실상 중단될 것이다. 미국의 식민대리체계를 유지하기 위한 파쇼적 공안체계의 복구는 미국이 한나라당정권을 세우며 가장 중요한 노림수 중 하나다.
4. 민주노동당 분열, 약화
수구와 개량이 정권을 다투고 진보가 아직 미약한 조건에서 국민들에게 개량정권의 문제는 개량파당만 아니라 진보정당에게도 여파를 미치게 된다. 노무현정권의 인기도에 따라 신당만이 아니라 민주노동당의 지지도가 달라지는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닌 것이다. 일반국민들에게 노무현은 '진보' '좌파'로 인식돼 있으며 신당과 민주노동당의 관계는 신당과 한나라당의 관계보다 가깝게 여겨진다. 결국 노무현정권에 대한 심판이 이뤄진 17대대선에서 득표율이 절반으로 떨어진 신당과 함께 민주노동당도 유판을 맞아 득표율이 떨어지는 타격을 받았다. 또 '사이비진보' 문국현이 등장해 민주노동당의 지지층을 대거 분리흡수하고 막판에 '사표론'으로 작용한 '이명박동영상' '이명박특검'도 민주노동당표를 떨어뜨리는데 한몫했다.
민주노동당의 득표율이 하락하자 당내 정파갈등과 주도권다툼이 재연되고 있다. 소수정파가 '대선책임론'을 제기하며 다수정파를 지도부에서 제거하고 비례대표, 당지도부 선거에서 주도권을 행사할 수 있는 호기로 보고 있는 것이다. 민주노동당내 대선평가가 어떻게 이뤄지고 당내분쟁이 어떻게 수습되는가에 따라, 당의 단합과 진보대연합, 총선투쟁의 성패가 크게 좌우될 것이다. 반미연북, 반신자유주의의 민주노동당이야말로 미국과 친미보수세력에게 늘 눈엣가시다. 이번 대선에서 '노무현을 치고 이명박을 밀어준' 미국이 '민주노동당 죽이기'를 중요한 노림수의 하나로 삼은 이유가 여기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