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달반 동안 기다리던 2박 3일 소청도 낚시 여행을 21일 떠나게 되었다. 얼마나 설레이고 들뜬 마음으로 기다렸던 시간인가! 마누라의 모진 구박과 협박 그리고 벌금으로 감수한 한달반.. 참으로 길면 길었다는 긴 시간 이었다고 생각한다. 초등학교때 처음으로 소풍을 가던 기분 바로 그 기분을 30이 넘어 새롭게 느낀다는 것이 참 신기할 따름이다. 소청도 낚시를 준비하는 동안 날씨를 매일 매일 체크해가며 마음 조리고 낚시는 될까? 않될까? 생각도 많았고 이런저런 고민들이 나를 즐겁게 했다. 이것이 낚시하는 사람들의 마음이 않인가 싶다. 무엇을 준비하고 떠난다는 것, 결과야 어떻든 과정 속에서 나를 열심히 불태운다는것이 우리네 삶과 비슷하다는 느낌이든다.
21일 11시에 터미널 낚시에 모여 여러가지 물품과 간식거리 및 개인 용품을 준비하고 대합실에서 승선명부를 쓰고 티켓을 끊었다. 바다에 주의보가 내려 5일공안 배가 출항을 하지 못해서 그런지 대합실은 인산인해다. 여기저기 표를 구느라 바쁜모습이고 미쳐 표를 구하지 못한 원주민과 낚시객들은 매표소에서 소란을 떤다. 우리일행은 한달전부터 예약을 해놓은 상태라 쉽게 표를 구할수 있었다. 12시에 라면과 김밥으로 배를 채우고 12시 40분 즈음 배에 승선하여 출항을 기다렸다.
선장님의 안내 방송이 나온다. "데모크라시호에 승선하신 승객여러분 감사합니다....바람은 초속 8 - 10 m/s로 불겠고 먼바다 파도 높이는 2-3m"
방송을 들었을때는 몰랐다. 그것이 멀미로 이얼질 것이라는 것이 라는 것을.. 배를 타고 30분쯤 지났을까! 배가 널을 뛰기 시작한다. 덩달아 내 뱃속도 널을 뛴다. 아.. 점심은 괜히 먹었다는 생각이 머릿속을 어지렵힌다. 그리고 멀미약은 왜 안챙겨 먹었을까? 정말 후회가 많이 됐다. 왝...왝.....여기 저기서 난리가 났다. 비닐봉지에 한바탕들 한다....ㅜㅜ; 나도 미치겠는대 "왝....왝..." 소리가 나의 뱃속을 자극한다. 않되겠다 싶어 밖으로 나갔다. 나도 비닐 봉지에 점심과 그전날 먹었던 것들까지 모조리 쏟아 부었다. 왜그리 많이 나오는지... 많이 먹지도 않았는대.. 한번으로 끝나지 않고 서너번 그러고 나니 속이 괜찮은듯 싶었다. 결국승객실에 들어가지 못하고 밖에 나가서 3시간 이상을 달달 떨며 천국과 지옥을 왔다갔다 했다. 그때 우리 마누라의 말이 생각났다. " 한번 가봐 고생꽤나 할꺼?" 우라질넘의 마누라...가만두지 않으리라... 너무 배멀미를 심하게 해서 이런 생각도 했다. 하나님이 주일 빼먹고 낚시가서 나에게 이런 시련을 주시는가! "하나님 용서해 주세요"라는 말이 입밖으로 나올 정도였다.
저 멀리 소청도가 보인다. 정말 반가웠다. 그런대 섬은 보이는대 왜이리 시간이 안가고 거리가 좁혀지지 않는지... 그때의 마음은 정말 죽고싶다는 마음뿐 이었다.
사람의 마음이 얼마나 간사한가! 배에서 내리자 마자 멀미 안녕이다. 배에서는 담배도 못피우고 왝...왝....거리시던 분들도 안도의 한숨과 함께 담배를 한대 맛나게 피우신다. 난 저녁 밥도 못먹을줄 알았다. 그만큼 속이 않좋았다. 선장님댁에 도착하자 마자 식욕이 생긴다. 저녁을 맛나게 먹은뒤 샤워를 하고 바로 잠자리에 들었다. 그런데 왜그리 잠이 않오던지... 나뿐만이 않인가 싶다. 같이 같던 일행들도 잠을 못자고 뒤척인다. 그대도 잠을 자야 내일을 기약할 수 있기에 잠을 청했다.
22일 토요일 아침 새벽 다들 일찍일어나 수선을 떤다. 아침먹고 짐을 챙겨 차에 실어 드디어 출발. 그런데 바람이 분다. 불길한 느낌을 지울수 없다. 계절이 겨울로 접어들어서 인지 6시 40분이 되었는 대도 날이 어둡다. 그래도 마음을 다잡고 출발... 40여분을 달려 포인트로 이동하는 동안 파도가 어제와 마찬가지로 널을뛴다. 다행이 오늘은 멀미약을 단단히 미리준비해서 다행이었다. 바람이 옷깃을 스치는 기분이 상쾌했다. 이런바람은 인천에서 맞아볼수 없는 것이었다. 포인트로 이동하는동안 파도때문에 힘은 들었지만 포기할수는 없었다. 마음속으로 화이팅을 외쳤다. 포인트에 도착하자마자 준비한 채비를 물속에 담궜다. 두두둑..두두둑...입질이 바로 이어졌다. 날씨는 좋지 않았지만 입질은 좋았다. 인천과 홍원항 그리고 어은돌로 많이 다녀봤지만 확실히 소청도 대청도에는 우럭이 많은것 같았다. 하루종일 잡은 조과는 40여마리 그래도 손맛은 본샘이다. 같이 동행했던 맛과멋님은 70여마리 정도 했다. 같이 갔던 일행들중 2등은 했다. 배가 선착장에 도착했다. 여기저기서 쿨러 내리는 사람들.. 서로 탐색전이 벌어진다. 싱글라인은 북성호를 탔는대 쿨러가 만땅이다. 여기저기서 시파...시파..소리가 들려온다. 조황차이가 나다보니 그런가 싶다. 하지만 조황 차이가 많이 나더라도 그날에 조황에 만족하고 빨리 털어 버려야 내일을 기약할수 있기에 선장님댁에 토착해 그날 잡은 우럭을 배를 갈라 냉동실에 넣었다. 참힘든 하루였다. 그런대 이상한것은 배에서 내리자 마자 하늘이 도는 것이었다. 그게바로 육멀미 란다. 육멀미가 배멀미 보다 무섭다며 선장님이 충고를 하신다. 에라 모르겠다. 빨리씻고 잠이나 자자...
22일 새벽 4시 일행들이 왔다갔다 정신없다. 다큰어른들이 애들처럼 분주하게 왔다갔다 하면서 오늘의 조황에 기대를 건다. 아침에 일어나서 제일먼저 확인한 것이 바람이다. 선장님말씀은 바람이 불어도 어제처럼 파도는 치지 않는다는 말씀이시다. 정말 바다는 어제보다 상황이 좋았다. 우리 일행은 어제처럼 낚시 배에 몸을 싣고 40여분을 이동해 포인트에 도착해서 낚시를 하기 시작했다. 어제도 느낀것이지만 소청도 대청도 낚시에는 거취대가 꼭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거취대에 낚시대를 올려놓고 줄을 풀어 주며 낚시를 해도 입질은 좋았다. 여기저기서 히트...히트...어제 많이 잡지 못한 일행들도 기분이 좋은가 보다. 씨알은 작았지만 오늘도 입질왕성...기대작렬... 오늘도 입질이 활발하다. 오전까지 한 3시간 낚시를 했는대 20여마리를 채웠다. 입질이 왕성하자 일행들은 오후까지 연장 하자며 난리다. 그런데 누가 그랬던가 오후부터 돌풍이 분단다. 맞아 어제 은하호선장님이 귀뜸해 주었는대...귀가 앏은 사람들이 많아서 그대로 철수 하기로 결정 했다. 많이 아쉬었다. 아마 오후까지 낚시 했으면 100마리는 채웠을 것 같았다.
아쉬움은 다음의 기대를 낳는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쉽지만 그만둘때를 아는것이 맞다는 생각이 들었다. 오는배편에 몸을 싣고 잠을 청했다. 낚시가 피곤하긴 피곤한가 보다. 오는 내내 잠을 잤는대 잠깐 잔것 같았는대 벌써 인천이다. 인천에 내리자마자 조리형이 나를 반긴다. 사실 내차를 조리형이 가지고 있어서..^^ 미안했어요 형님.. 집에 오는 길에 운전대를 잡고 운전을 하는대 감이 없다. 좌회전 우회전 감이 정말 없다. 악셀레이더를 밟았는대 속도를 낼수 없다. 바로 육멀미..ㅠㅠ
2박 3일이라는 시간동안 원없이 낚시를 했다. 소청도에서의 좋은 추억을 간직하고 올해 낚시를 마감하고 싶다. 사실은 애엄마의 강력한 조치로 인한 것이지만. 손맛은 많이 봤기에 아쉬움으로 한해 낚시를 접을까 한다. 앞으로 날씨가 많이 추워 진단다 이번년에 경제적으로 육체적으로 많이 힘든 시기였지만 내년을 기약하면 좋은 기분 건전한 생각으로 새로운 해를 맞이하고자 한다.
첫댓글 그래도 손맛 많이 보셨으니 다행이네요...축하드립니다.
고생 많으셨습니다. 출조후기 실감나게 잘 앍었습니다. 아~ 소청도여 내년까지 잘 있거라...
넘 글을 재미나게 잘쓰시네요, 축하 드립니다, 기억에 남겠네요
추카추카 고생은 했지만 재미는 봤네.... 난 언제 소청도 가보나 ....
쿨러 빌려줘서 고맙다..쓰긴 잘 썻는대 스크레치가 쫌 났다..ㅠㅠ
바람이 손맛 잘봤네 축하 축~~카
축하 합니다 ~~ 출조 후기 실감나게 잘 보았습니다
어떻배 무슨호여??
대성호 탔습니다. 동명호 보다 배가 쫌 크던대요
기상악조건에하루반낚시.평균삼분에일수준수확백이십수에두마리부죽.소.대청낚시언..이십여년세월.꼭숙지상황은선주만의저금통을열어야하며.계절별채비며...지형을만이알고.선장을몰고단이며낚시을해야만좋은결과만족함.단전주와선장이다른배는금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