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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혁과시(馬革裹屍)
말의 가죽으로 자기 시체를 싼다는 뜻으로, 옛날에는 전사한 장수의 시체는 말가죽으로 쌌으므로 전쟁에 나가 살아 돌아오지 않겠다는 뜻을 말함이다.
馬 : 말 마(馬/0)
革 : 가죽 혁(革/0)
裹 : 쌀 과(衣/8)
屍 : 주검 시(尸/6)
출전 : 후한서(後漢書) 마원전(馬援傳)
이 성어는 후한서(後漢書) 마원전(馬援傳)에 나오는 이야기이다. 마원(馬援)은 후한(後漢) 광무제(光武帝) 때의 명장(名將)으로, 왕망(王莽)의 부름을 받고 무장(武將)으로 출사(出師)했다가 다시 광무제(光武帝) 휘하(麾下)로 들어간 사람이다.
일찍이 간쑤(甘肅) 방면의 강(羌), 저(氐)족을 토벌하고, 교지(交趾) 지방의 난(亂)을 평정하여 지금의 하노이 부근까지 진출했는데, 그 공으로 후(侯)에 봉하여졌다. 그는 뛰어난 맹장으로 다시 계속해서 남부지방 일대를 평정하고 수도 낙양(洛陽)으로 돌아왔을 때 많은 사람들의 찬사를 받았다.
환영 인파속에는 지모가 뛰어나기로 유명한 맹익(孟翼)도 있었는데 그도 판에 박은 듯한 인사말을 하자 마원은, “내 주위에는 모두 아첨꾼들만 있단 말인가. 내게 참다운 충고를 해주는 사람이 하나도 없구나. 옛날 복파장군(伏波將軍) 노박덕(路博德)은 남월(南越)을 평정하고 일곱 군(郡)을 새로 일으키는 큰 공을 세우고도 겨우 수백 호(戶)의 작은 봉토밖에 받지 못하였다. 그런데 지금 나는 별로 큰 공을 세우지도 못했는데 제후로 봉하여졌다. 상이 너무 과분하니 이대로 영광을 오래 누릴 수는 없을 것이다. 무슨 좋은 생각들이 없겠는가?”
맹익(孟翼)이 아무런 대안을 내놓지 못하자, 마원은 스스로 “지금 흉노와 오환(烏丸)이 북쪽 국경을 시끄럽게 하고 있으니 이들의 정벌을 천자께 청하리라.” 하고는 “대장부는 마땅히 싸움터에서 죽어 말가죽으로 시체를 싸 가지고 돌아와 장사(葬事)를 지낼 뿐이다. 어찌 침대 위에 누워 여자의 시중을 받으며 죽을 수 있겠는가” 하였다 한다.
여기서 마혁과시(馬革裹屍)란 군인이 군인답게 살아야 한다는 말로, 어느 곳에 있든지 자기 직무에 충실해야지 작은 공에 만족하여 일상에 안주해서는 안된다는 뜻이다.
마원이 자청하여 다시 싸움터에 나가게 되었을 때 황제 광무제(光武帝)는 조서를 내려 백관이 모두 그를 환송하도록 명했다 한다. 흉노와 오환의 토벌이 끝난 후에도 마원은 노구(老軀)를 이끌고 남방의 만족(蠻族)을 토벌하러 출정했다가 진중에서 병사(病死)하였다.
마혁과시(馬革裹尸)
자신이 좋아하는 일에 몰입되어 무아지경에 빠질 때가 가장 큰 행복감동을 느낄 때가 아닌가 한다. 그야말로 최상의 인생지미(人生之味)를 맛보고 있음이라 하겠다. 자기의 직업, 일에서 행복감동, 인생지미를 맛 볼 수 있는 지혜를 고사 성어인 마혁과시(馬革裹尸)에서 찾아보고자 한다.
마혁과시(馬革裹尸)는 '말가죽으로 시체를 싼다'는 뜻이다. 옛날에는 전쟁터에서 전사한 장수의 시신을 말가죽으로 싼다고 한다. 이 고사(故事)에는 장수가 전쟁터에서 죽을 각오를 하고 싸우겠다는 비장한 결의의 뜻이 담겨 있다.
후한서(後漢書) 마원전(馬援傳)에 나오는 이 고사(故事)를 간략히 소개하면, 이 고사의 주인공인 마원(馬援)은 후한시대 광무제 때의 명장이다. 그는 맹장으로서 복파장군(伏波將軍)에 임명되어 지금의 베트남인 교지(交趾)지방의 난을 토벌하고 지금의 하노이 부근까지 평정하는 큰 공을 세웠다 그 공(功)으로 제후에 봉하여졌다.
그러나 마원은 공(功)으로 받은 제후의 벼슬이 불만이었다. 제후의 벼슬이 낮아서가 아니라 장군으로서 마땅히 해야 할 일을 했을 뿐인데 오히려 지나치게 높은 벼슬을 받은 것이 불만인 것이었다. 마원은 주위사람들에게 “옛날 복파장군 노박덕은 남월(南越)을 평정하고 일곱 군을 새로 일으키는 큰 공을 세우고도 겨우 수백호의 작은 봉토밖에 받지 못했다. 그런데 나는 큰 공을 세우지도 못했는데 제후로 봉해졌다. 상이 너무 과분하니 이대로 영광을 누릴 일만은 아닌 것 같구나”라고
자신의 충심을 토로하고는 결심한 듯이 다시 말했다. “지금 흉노와 오환이 북쪽 국경을 어지럽히고 있으니 이들의 징벌을 천자께 청할 것이다. 대장부는 마땅히 싸움터에서 죽어 말가죽으로 시체를 싸가지고 돌아와 장사를 지낼 뿐이다.(馬革裹尸) 어찌 침대위에 누워 여자의 시중을 받으며 죽을 수 있겠는가”하였다.
장수로서 전쟁터에서 죽기를 각오한 마원은 흉노와 오환을 정벌하고 다시 노구를 이끌고 남방의 오랑캐 족을 토벌하러 출정했다가 진중에서 병사했다. 그야말로 자신의 결의대로 마혁과시(馬革裹尸)한 장수가 된 셈이다. 위의 고사(故事)에서 세 가지 교훈과 지혜를 찾을 수 있다.
자신의 직분(職分)이나 임무에 사력(死力)을 다하라는 것이다. 마원은 “장수의 직분은 전쟁터에서 싸우다가 말의 가죽에 싸여진 시체로 돌아오는 것이지 침대에 누워서 편안히 죽는 것이 아니라” 하였다. 마원의 말에서 '자기의 직분이나 맡은 임무에 사력(死力)을 다 하라'는 교훈을 얻을 수 있다.
이 사회에는 자기의 일(직업)이나 맡은 임무에 대한 책임감과 사명의식을 가지고 평생을 일념으로 헌신하는 분들이 많이 있다. 이러한 분들은 전쟁터에서 최후를 마치는 마원처럼 자기 일터에서 마혁과시(馬革裹尸) 하는 것을 최고의 영광으로 삼는다. 나라의 발전, 행복한 국민생활은 바로 이러한 마혁과시하는 전문가들에 의해 이루어짐이 아니겠는가.
그런데 자기의 전문분야에서 명성을 날리고 있는 일부 전문가들 중에는 그 명성을 발판으로 더 큰 명성과 사욕(私慾)을 위해 또 다른 길인, 정치의 길로 가던 길을 바꾸는 전문가들을 보게 된다. 그러한 전문가들에게 마원의 지조(志操)를 본받을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
일의 성패나 경쟁의 승부에 너무 연연하지 말라는 것이다. 마혁과시(馬革裹尸)는 전쟁터에서 승리할 수도 있고 패배할 수도 있으므로 승패와 관계없이 전쟁터에서는 오로지 죽기를 각오로 싸우라는 교훈의 뜻이 담겨있다. 일이나 경쟁에서도 마찬가지다. 일에 대한 결과에 너무 기대하거나 경쟁에서의 승부에 너무 집착하지 말아야 한다.
결과에 너무 기대하게 되면 자칫 들뜨게 되어 오히려 일을 그르치게 되고 승부에 너무 집착하게 되면 불안 초조로 오히려 나쁜 결과를 초래할 수 있게 된다. 그러므로 결과나 승부에 연연하지 말고 장수가 죽기를 각오로 전쟁에 임하듯이 무조건 그 일이나 경쟁에서 최선을 다할 뿐이다. 그리고 그 결과는 하늘의 명에 따르는 진인사대천명(盡人事待天命)이 가장 지혜로운 방법이 아니겠는가.
논공행상(論功行賞)이나 대가(代價)에 초월하라는 것이다. ‘마원은 큰 공을 세우고도 오히려 그에 대한 상(賞)이 너무 과분하다 여기고 오로지 장수로서의 직분에만 최선을 다했다. 그러기에 장수로서 명예로운 삶을 마칠 수 있게 된 것이다. 역사 속 개국공신들 중에 논공행상에 불만을 품다가 그만 자기의 命을 재촉하게 된 경우를 많이 보아왔다. 그래서 선현들은 자기가 공(功)을 세웠다는 사실 자체를 잊어버리라 했다.
그렇다. 자기의 일(직업)에 대한 결과나 대가에 연연하지 말고 그 일(직업)에 마혁과시(馬革裹尸)의 각오로 몰입하라. 그 속에서 행복감동, 인생지미(人生之味)를 찾게 될 것이다.
▶️ 馬(말 마)는 ❶상형문자로 말의 모양으로 머리와 갈기와 꼬리와 네 다리를 본떴다. 개는 무는 것을, 소는 뿔을 강조한 자형(字形)이지만 말의 경우에는 갈기를 강조하고 있다. 부수로 쓰일 때 말과 관계가 있음을 나타낸다. ❷상형문자로 馬자는 ‘말’을 그린 글자이다. 갑골문에 나온 馬자를 보면 말의 특징을 표현하기 위해 큰 눈과 갈기가 함께 그려져 있었다. 그러나 소전으로 넘어오면서 머리와 갈기는 간략화 되었고 해서에서는 다리가 점으로 표기되면서 지금의 馬자가 만들어지게 되었다. 말은 고대부터 사냥과 전쟁에 이용되었지만 주로 먼 거리를 달리는 용도로 쓰였다. 그래서 馬자가 부수로 쓰인 글자들은 주로 ‘(말을)타다’나 ‘가다’, 말의 행위, 동작과 관계된 의미를 전달하게 된다. 그래서 馬(마)는 (1)성(姓)의 하나 (2)말 등의 뜻으로 ①말(말과의 포유류) ②벼슬의 이름 ③산가지(수효를 셈하는 데에 쓰던 막대기) ④큰 것의 비유 ⑤아지랑이 ⑥나라의 이름, 마한(馬韓) ⑦크다 따위의 뜻이 있다. 용례로는 마구간을 마사(馬舍), 말의 똥을 마분(馬糞), 말을 타는 재주를 마술(馬術), 말이 끄는 수레를 마차(馬車), 말을 부리는 사람을 마부(馬夫), 말을 타고 떼를 지어 다니는 도둑을 마적(馬賊), 말의 몇 마리를 마필(馬匹), 말의 다리를 마각(馬脚), 말을 매어 두거나 놓아 기르는 곳을 마장(馬場), 경마할 때에 파는 투표권을 마권(馬券), 말을 타고 나감으로 선거에 입후보함을 출마(出馬), 수레와 말을 거마(車馬), 자기가 사랑하는 말을 애마(愛馬), 타는 말이나 말을 탐을 기마(騎馬), 걸음이 느린 말이나 둔한 말을 노마(駑馬), 걸음이 썩 빠른 말 한마를 준마(駿馬), 말에서 떨어짐을 낙마(落馬), 말이 빨리 달리는 것을 겨룸을 경마(競馬), 말을 탐으로 사람이 말을 타고 여러 가지 동작을 하는 경기를 승마(乘馬), 대나무를 가랑이 사이에 끼워서 말로 삼은 것을 죽마(竹馬), 기차를 말에 비유한 일컬음을 철마(鐵馬), 말의 귀에 동풍이라는 뜻으로 남의 비평이나 의견을 조금도 귀담아 듣지 아니하고 흘려 버림을 이르는 말을 마이동풍(馬耳東風), 말의 다리가 드러난다는 뜻으로 숨기려던 정체가 드러남을 이르는 말을 마각노출(馬脚露出), 말의 가죽으로 자기 시체를 싼다는 뜻으로 옛날에는 전사한 장수의 시체는 말가죽으로 쌌으므로 전쟁에 나가 살아 돌아오지 않겠다는 뜻의 마혁과시(馬革裹屍), 말이나 소에 의복을 입혔다는 뜻으로 학식이 없거나 예의를 모르는 사람을 조롱해 이르는 말을 마우금거(馬牛襟裾), 달리는 말은 말굽을 멈추지 않는다는 뜻으로 지난 성과에 안주하지 말고 더욱 발전하고 정진하자는 뜻의 마부정제(馬不停蹄), 말도 갈아타는 것이 좋다는 뜻으로 예전 것도 좋기는 하지만 새것으로 바꾸어 보는 것도 즐겁다는 말의 마호체승(馬好替乘) 등에 쓰인다.
▶️ 革(가죽 혁, 중해질 극)은 ❶상형문자로 가죽을 손으로 벗기고 있는 모양으로 改(개)나 更(갱)과 음과 뜻이 모두 관계가 깊어 새롭게 하다, 새로와지다의 뜻으로 쓰여진다. ❷상형문자로 革자는 ‘가죽’이나 ‘펴다’, ‘고치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革자는 동물의 가죽을 그린 것으로 금문에서는 총 두 가지 형태가 등장하고 있다. 하나는 동물의 가죽을 펼쳐놓은 모습을 그린 것이고 다른 하나는 손으로 동물의 가죽을 펼치는 모습을 그린 것이다. 이 두 종류 모두 동물의 가죽을 가공하는 단계를 표현한 것이다. 예로부터 동물의 가죽은 옷이나 신발을 만드는 재료로 쓰였었다. 그러니 革자는 필요에 맞게 사용하기 위해 가죽을 펴고 무두질을 하는 모습을 그린 것이라 할 수 있다. 革자가 皮(가죽 피)자와 구별이 되는 것은 가공단계의 가죽을 그린 것이라는 점이다. 그러다 보니 ‘펴다’나 ‘고치다’와 같은 뜻도 파생되어 있다. 그래서 革(혁, 극)은 (1)짐승의 가죽을 바라서 만든 타악기(打樂器). 팔음(八音)의 하나임 (2)혁괘(革卦) 등의 뜻으로 ①가죽 ②가죽의 총칭(總稱) ③가죽 장식(粧飾) ④갑옷, 투구(쇠로 만든 모자) ⑤피부(皮膚) ⑥북(팔음의 하나) ⑦괘(卦)의 이름 ⑧날개 ⑨늙다 ⑩(날개를)펴다 ⑪(털을)갈다 ⑫고치다(=改, 更), 그리고 ⓐ중(重)해지다, 위독해지다(危篤)(극) ⓑ엄(嚴)하다(매우 철저하고 바르다), 심(甚)하다(정도가 지나치다)(극) ⓒ지독(至毒)하다(극) ⓓ빠르다(극)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될 화(化), 고칠 개(改), 바꿀 역(易), 고칠 경(更), 살갗 부(膚), 껍질 각(殼), 갑옷 갑(甲), 가죽 피(皮), 겉 표(表), 변할 변(變)이다. 용례로는 일체의 묵은 제도나 방식을 고쳐서 새롭게 함을 혁신(革新), 낡아서 못 쓰게 된 것을 개혁하여 없앰을 혁파(革罷), 새롭게 뜯어 고침을 혁개(革改), 제도나 법령 따위에서 묵은 것을 고침을 혁고(革故), 겉모양만 고치고 속은 고치지 아니함을 혁면(革面), 마음을 고쳐 바꿈을 혁심(革心), 나라의 왕조가 바뀜을 혁세(革世), 묵은 것을 고치고 새롭게 나아감을 혁진(革進), 직책을 박탈하여 내쫓음을 혁추(革追), 이전의 규정을 고쳐서 책임이나 의무를 다른 데로 옮기어 넘겨 줌을 혁부(革付), 묵은 법의 폐해를 없애 버림을 혁거(革去), 새롭게 고치어 낡은 것을 없애 버림을 혁거(革袪), 가죽으로 만든 띠로 바지 따위가 흘러내리지 않게 허리의 옷 부분에 둘러매는 띠를 혁대(革帶), 가죽으로 된 그 본바탕을 혁질(革質), 가죽으로 예술적인 물품을 만드는 일을 혁공(革工), 가죽으로 지은 신을 혁리(革履), 가죽처럼 빳빳한 모양을 혁상(革狀), 일자리나 직무를 물러나게 함을 혁직(革職), 새롭게 뜯어 고침을 개혁(改革), 급격하게 바뀌어 아주 달라짐을 변혁(變革), 변천되어 온 내력으로 지나온 경과를 연혁(沿革), 잠깐 동안 고침을 잠혁(暫革), 용감하게 고침을 용혁(勇革), 폐지하여 없애 버림을 폐혁(廢革), 오래된 폐단을 갑자기 고치거나 버려서 없앰을 거혁(遽革), 폐단이 되는 일을 모두 새롭게 고침을 돈혁(頓革), 고쳐서 새롭게 좋게 함을 경혁(更革), 금지하여 없애 버림을 금혁(禁革), 면도칼 따위를 가는 데 쓰는 가죽을 연혁(硏革), 병이 위독하게 됨을 병혁(病革), 병세가 매우 위중함을 질극(疾革), 옛 것을 고쳐서 새롭게 하려고 꾀한다는 말을 혁구도신(革舊圖新), 마음을 바르게 고치고 면모를 바꾼다는 말을 혁심개면(革心改面), 말의 가죽으로 자기 시체를 싼다는 뜻으로 옛날에는 전사한 장수의 시체는 말가죽으로 쌌으므로 전쟁에 나가 살아 돌아오지 않겠다는 말을 마혁과시(馬革裹屍), 피를 흘리지 아니하고 평화적인 방법으로 이루는 혁명을 무혈혁명(無血革命), 성씨를 바꿔 천명을 혁신한다는 역성혁명(易姓革命) 등에 쓰인다.
▶️ 裹(쌀 과)는 형성문자로 뜻을 나타내는 옷 의(衣=衤; 옷)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果(과)로 이루어졌다. 그래서 裹(과)는 ①싸다 ②얽다 ③그치다 ④꾸러미 ⑤꽃송이 ⑥풀의 열매, 따위의 뜻이 있다. 용례로는 포장지를 달리 이르는 말을 과지(裹紙), 상중에 여자 상제가 양쪽 뺨을 싸서 가리는 데 쓰는 상복을 과시(裹顋), 염할 때 시체의 머리를 싸는 수의를 과두(裹頭), 염할 때 시체의 배를 싸는 수의를 과두(裹肚), 전사자의 시체를 싸는 말가죽을 과혁(裹革), 두려워서 앞으로 나아가지 못함 또는 먼 길을 걸어서 여행함을 과족(裹足), 먼 길을 다닐 때에 양식을 싸가지고 가거나 옴이나 양식을 쌈을 과량(裹糧), 잔칫집에 온 손님들이 돌아갈 때에 음식물을 싸서 몫몫이 돌려 주는 봉지를 과봉(裹封), 찹쌀을 쪄서 설탕이나 대추 따위를 넣고 큰 댓잎에 싼 다음 다시 쪄 만든 음식을 과증(裹蒸), 물건을 꾸러미를 싸서 동이어 맴을 결과(結裹), 안에 넣는 물건을 쌈을 내과(內裹), 신발 뒤축의 싸개를 북과(北裹), 한데 합쳐 쌈을 합과(合裹), 겉을 둘러 쌈을 주과(周裹), 겉을 쌈을 외과(外裹), 상복에 갖추는 관이나 띠를 베로 싸는 일을 포과(布裹), 요나 깔개 등의 속을 쌈을 소과(槊裹), 물건을 꾸리어 쌈 또는 그 꾸러미를 포과(苞裹), 물건의 귀퉁이를 쌈을 우과(隅裹), 물건을 싸서 봉함을 봉과(封裹), 물건을 꾸리어 싸는 일을 포과(包裹), 가죽에 싼 시체라는 뜻으로 전쟁에서 싸우다 죽은 시체를 이르는 말을 과혁지시(裹革之屍), 말의 가죽으로 자기 시체를 싼다는 뜻으로 옛날에는 전사한 장수의 시체는 말가죽으로 쌌으므로 전쟁에 나가 살아 돌아오지 않겠다는 뜻을 말함을 일컫는 말을 마혁과시(馬革裹屍), 띠로 얽고 종이로 싼다는 뜻으로 격식에 어울리지 않음을 비유하여 이르는 말을 모전지과(茅纏紙裹) 등에 쓰인다.
▶️ 屍(시)는 회의문자로 尸(시)는 동자(同字)이다. 尸(주검 시)와 死(죽을 사)의 합자(合字)이다. 屍(시)는 주검, 시체를 뜻한다. 용례로는 죽은 사람의 몸을 이르는 말을 시신(屍身), 사람이나 생물의 죽은 몸뚱이를 시체(屍體), 사람의 죽은 몸뚱이를 시구(屍軀), 시체를 간음함을 시간(屍姦), 시체가 있는 방을 시실(屍室), 살해를 당한 사람의 친척을 시친(屍親), 사람이 죽은 뒤 6~12시간이 지나서 피부 조직에 생기는 자줏빛 얼룩점을 시반(屍斑), 입관하기 전에 시체를 얹어 놓는 평상을 시상(屍床), 땔 나무와 마실 물을 시수(屍水), 시체가 박테리아의 작용으로 분해될 때 생기는 유독물을 시독(屍毒), 시체를 검안한 증명서를 시장(屍帳), 시체에서 나는 썩는 냄새를 시취(屍臭), 자기 자신을 죽여서까지 임금에게 간언함을 시간(屍諫), 시체를 넣는 관을 시구(屍柩), 얼어 죽은 송장을 동시(凍屍), 추워서 얼어 죽은 송장을 강시(僵屍), 변사자의 죽은 원인을 알기 위해 시체를 검사함을 검시(檢屍), 지난날 죽은 사람의 목을 베던 일 또는 그 형벌을 육시(戮屍), 집터를 가릴 때 흉살이 든다고 하여 꺼리는 자리의 하나를 강시(扛屍), 시체를 내다 버림 또는 그 내다 버린 시체를 기시(棄屍), 태 안에서 죽은 태아의 시체를 태시(胎屍), 피가 아직 식지 않은 갓 죽은 시체를 혈시(血屍), 예수의 시체를 일컫는 말을 성시(聖屍), 송장의 머리와 팔다리를 바로잡음을 수시(收屍), 유기된 시체를 유시(遺屍), 시체를 해부함을 해시(解屍), 송장을 무서워함을 외시(畏屍), 겹겹이 쌓인 시체를 적시(積屍), 말의 가죽으로 자기 시체를 싼다는 뜻으로 옛날에는 전사한 장수의 시체는 말가죽으로 쌌으므로 전쟁에 나가 살아 돌아오지 않겠다는 뜻을 말함을 일컫는 말을 마혁과시(馬革裹屍), 가죽에 싼 시체라는 뜻으로 전쟁에서 싸우다 죽은 시체를 이르는 말을 과혁지시(裹革之屍), 죽은 뒤에 큰 죄가 드러난 사람에게 극형을 추시하던 일을 일컫는 말을 부관참시(剖棺斬屍), 집안이 몹시 가난하여 죽은 사람은 장사지내지 못함을 이르는 말을 적시재상(積屍在床), 묘를 파헤쳐 시체에 매질을 한다는 뜻으로 통쾌한 복수나 지나친 행동을 일컫는 말을 굴묘편시(掘墓鞭屍), 전쟁터에서 먹고 마실 식량과 물이 떨어져서 죽은 사람의 시체를 먹고 자기의 오줌을 받아 마심을 이르는 말을 식시음뇨(食屍飮尿) 등에 쓰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