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지난달 원유 초과생산
1월 앙골라 탈퇴 후 혼란 지속
감산주도 사우디 리더십 흔들
지난해 세계 원유 시장에서 '석유수출국기구 플러스(OPEC+)' 가 차지하는 비중이 2016년 이후
최저인 51%까지 떨어지며 영행력이 약해지자 올해 들어 내부 분열 움직임이 끊임없이 포착되고 있다.
OPEC+를 주도하는 사우디아라비아의 리더심도 흔들리고 있다.
막대한 자금이 드는 네옴시티 프로젝트를 계속 추진하기 위해 원유 감산을 통한 고유가 정책을 고수하고 있는데,
2010년대 이후 미국의 셰일석유 붐과 비OPEC 국가들의 원유 생산량 증가로 세계 시장점유율이 27%에 그치면서
목표를 달성하지 못하자 회원국들의 반발이 커졌기 때문이다.
11일 하이얀 압둘 가니 이라크 석유부 장관은 '다움달 초에 열리는 OPEC+ 회의에서 석유 감산 연장에 합의하지 않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는 OPEC+가 제안하는 어떤 감산 계획 연장에도 동의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OPEC+는 석유수출국기구(OPEC)에 러시아 등 OPEC비회원산유국들을 더한 단체다.
OPEC+는 일정 석유 가격 유지 및 급락방지, 경기 불황 고려 등을 이유로 석유 생산량 감축을 연장해왔다.
이라크는 OPEC내에서 사우디에 이어 산유량 2위로 국가 총수입의 90%를 원유와 가스 수출에 의존하고 있다,
사우디 주도의 감산으로 원유 수출량에 재한을 받자 향후 증산을 유도하겠다는 취지로 보인다.
이라크뿐만 아니라 우크라이나와 전쟁을 벌이고있는 러시아도 지난달 평균 원유 생산량이 941만8000배럴로,
OPEC+와 약속한 수준보다 31만9000배럴을 초과 했다고 보도했다.
글로벌 석유 과잉 공급을 막고 가격을 유지하기 위해 약속한 수준을 어긴 셈이다.
OPEC은 올해 1월 앙골라가 탈퇴한 이후 계속 혼란을 거듭하고 있다.
전체 사업비가 1조달러(냑1379조원)에 달하는 네윰시티 프로젝트를 우해 고유가를 유도하고 있는 OPEC 주도국
사우디의 원유 감산에 대한 고집이 회원국들로부터 반발을 사고 있기 때문이다.
사우디는 회원국보다 많은 양의 원유를 선제적으로 감산하며 시장을 주도하려 하지만 수출 제한에 걸리는 회원국들의
인내심이 한계에 도달하고 있다.
OPEC은 최근 수년간 회원국의 연쇄 이탈로 세계 석유시장에서의 존재감이 줄어들고 있다.
지난해 말 OPEC의 세계 원유 시장점유율은 27.4%이며, 올해는 27% 이하로 줄어들 전망이다.
1970년대에 50% 이상을 차지했고, 모로나19 팬터믹 전까지도 30%대 초반을 유지했던 시장 점유율이 급격히 하락하고 있다.
이는 2010년대 미국의 셰일석유 붐과 러시아의 생산량 증가 때문이기도 하지만 연이은 회원국 탈퇴가 가장 큰 역할을 미쳤다.
올해 1월 앙골라가 탈퇴하기 전 2016년 인도네시아, 2019년 카타르, 2020년 에콰도르가 차례로 OPEC를 떠났다.
OPEC 회원국은 현재 사우디와 이라크, 이란 쿠웨이트, 아랍에미레이트(UAE), 알제리 등 12개국만 남게 됐으며,
전 세계 일일 원유 공급량 약 1억200만배럴 중 2700만배럴 이하만 생산하게 됐다.
한편 OPEC+는 석유 가격을 배럴당 90달러로 유도해 고수익을 기대하고 있지만, 미국과 유럽 국가들은 코로나팬데믹 이후
발생한 인플레이션을 막기 위해 자체 원유와 대체에너지 생산량을 확대하면서 저유가를 유도하고 있다.
국제 유가는 2022년 2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배럴당 120달러까지 폭등했지만
미국의 생산량 확대와 비상 보유분 방출 및 산업 불황으로 약 80달러 선을 오르내리고 있다. 진영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