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기사를 읽다가 '오불관언'이란 단어가 툭 튀어 나왔다.
'오불관언'이라 가만 있자. 이게 무슨 말인가? 공자 같은 성인도 모르는 것은 물어라고 했다. 세상에 다 알고 태어난 사람은 없다.
먼저 스마트폰으로 국어사전을 찾아봤다. 한자로는 '吾不關焉'으로 나와 있다. 나 오, 아니불, 빗장 관, 어찌 언자로 이루어진 4자성어다. 뜻으로는 '나는 그 일에 상광하지 아니함'으로 돼 있다. 한자의 뜻 풀이대로다. 한자를 병기했더라면 쉽게 알 수 있었을텐데도 한자로 된 단어를 우리말로만 표기를 하니 그 뜻을 알 수가 없는 경우가 허다하다. 더구나 한글세대는 한자를 배우지 않았으니 더욱 그럴 수밖에 없을 것이다. 나라의 어문정책이 잘못되고 있음을 여실히 나타내는 표징이 아닌가 생각된다.
비슷한 말로 '수수방관(袖手傍觀)'이 있다. 팔짱을 끼고 보고만 있다는 뜻으로, 어떤 일을 당(當)하여 옆에서 보고만 있는 것을 말한다. 한자를 보면, 소매 수, 손 수, 곁 방, 볼 관자로 소매 속에다 손을 넣고 곁에서 보기만 한다는 뜻이다.
옛날에는 옷에 주머니가 거의 없었으므로 소매가 의복의 주머니 역할을 하였다. 아무런 생각 없이 습관적으로 가만히 있을 때나 날씨가 추운 날에는 주머니 대신에 소매에 손을 넣기도 하였다. '수수방관'은 소매에 손을 넣는다는 뜻의 수수(袖手)와 곁에서 바라보기만 한다는 방관(傍觀)이라는 말에서 유래하였다. 가까운 곳에서 큰일이 일어났으나, 해결하려고 하지 않고 관심 없이 팔짱을 끼고 바라보기만 한다는 뜻이다.
용례를 찾아보니 아래와 같다.
완고한 축들은 도대체 청년회란 것이 무엇 말라비틀어진 것이냐고 오불관언의 태도를 취하였다. <<이기영, 고향>>
서희는 본연 스님의 설법을 귀로는 듣되 마음은 오불관언이었다. <<박경리, 토지>>
[출처 : 표준국어대사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