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제자훈련 과제 중에 일주일 삶을 살았던 시간계획표를 제출하는 숙제가 있다. 계획표라기 보다는 자신의 삶을 복기해서 어떻게 시간을 사용했는지를 파악하고 돌아보는 의미가 있는 숙제다.
직장을 다니고 퇴근하면 시간이 너무 부족하다는 말을 많이 듣고 아침에 말씀을 보고 기도를 하지만 저녁 시간이 잘 되지 않는다는 이야기를 듣고 있다. 그렇게 바쁜 시간이지만 일주일에 두 시간 늘 시간표에 들어가는 <눈물의 여왕>이 생소했고, 처음에는 웹툰 제목인줄 알았다.
2. 4월 21일 시사저널에서도 <K로맨스는 어떻게 세계인을 설레게 했을까?>라는 제목의 기사가 있기도 했다. 왜 사람들은 드라마와 영화에 열광하는 것일까? C.S.루이스는 천국을 향한 갈망이 있기 때문이라 말한다. <영광의 무게>에서 "어떤 책이나 음악 그 자체를 신뢰하고 그곳에서 아름다움을 찾고자 한다면 반드시 배신당하게 된다. 아름다움은 책과 음악 안에 있는 것이 아니라, 모든 아름다움은 영원하고 완전한 기쁨을 가리키는 화살표 역할을 한다."고 말했다.
드라마, 영화, 음악, 책이 좋아서 그곳에서 아름다움을 추구하면 결국 배신당하게 된다. 왜냐하면 그 모든 아름다움은 영원한 아름다움인 삼위일체 하나님을 가리키는 화살표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흔히 사람들이 말하기를 "좋아하는 취미를 직업으로 삼게 되면 더 이상 좋아지지 않는다." 라는 말을 하곤한다. 그래서 취미를 취미로 남겨두면 해결되는 문제가 아니다. 그곳에 진정한 아름다움이 있지 않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3. 팀 켈러도 왜 사람들이 동화나 지구를 지키는 어벤저스 같은 것에 열광하는지를 하나님과 멀어진 슬픔, 즉 천국을 향한 동경, 에덴의 향수라고 설명한다. "사람들이 동화같은 해피앤딩과 마무리로 끝나는 영화나 책을 보려고 몰려간다. 현대 사실주의 소설이 채우지 못하는 깊은 동경이 있기 때문이다. 죽음을 피하고, 영원히 사는 것, 요정이나 천사같은 다른 인격과 교류하는 것, 영혼이 치유되어 이별없이 사랑하는 것등이다. 동화를 통해 자신들의 열망을 성취하기 위해 동화에 눈을 돌린다."
결국 <눈물의 여왕>같은 드라마를 통해 우리가 바라는 갈망이 무엇인지를 알게 해주기 때문에 사람들은 매료된다. 그런 류의 드라마에서 등장하는 핵심은 영원한 사랑에 대한 동경과 완벽한 구원자에 대한 소망일 것이다. 끝까지 나를 사랑해주는 변하지 않는 사랑이 등장하고, 모든 일을 잘 처리해주는 나의 구원자가 등장한다. . 4. 인간은 하나님의 형상으로 지음받았기 때문에, 하나님의 형상의 특징 중의 하나는 '남자와 여자로 창조하시고' 즉 관계성이다. 그리고 땅을 다스리고 정복하는 문화명령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 인간은 끝없는 관계성, 영원한 사랑에 대한 향수가 있고, 지구를 지키는, 온 우주를 지키고 싶은, 피조세계가 그리스도 안에서 통일되는 것을 꿈꾸는 동경이 있다. 바울은 온 피조세계가 지금도 탄식하며 고통하고 있다고 표현했다.
백마를 탄 왕자님을 기다리는 드라마와 지구를 지키는 어벤저스를 동경하는 이유는 우리 안에 있는 천국의 물방울, 에덴의 향수 때문이다. 그래서 사람들은 유한한 인생이지만 사랑을 이야기할 때는 '영원' 이라는 말을 덧붙인다. 팀 켈러는 크리스마스 설교에서 왜 유한한 인간이 사랑을 이야기할 때는 '영원한 사랑'이라고 표현하는가에 대해 사랑이라는 것이 영원으로부터 왔기 때문이라 설명한다.
5. 사랑의 시작은 영원이다. 하나님이 사랑이시기 때문이다. 영원으로부터 사랑이 시작되었고 그 사랑은 결국 영원까지 우리를 인도할 것이다. 예수님을 만날 때 우리는 하나님의 사랑이 내가 모태에 있기 전 부터 하나님의 사랑 가운데 있었던 존재임을 알고, 내가 영원히 변하지 않는 사랑을 지금 받고 있고, 앞으로 영원히 그 사랑이 변치 않음을 확인하게 된다.
우리가 그토록 바라던 영원한 사랑에 대한 갈망이 그리스도 안에 있음을 알게 된다. 그래서 복음이 모든 것을 변화시키는 이유는 복음 안에서 인간의 모든 갈망이 채워지기 시작했음을 알게 되기 때문이다. 드라마에 매료되고, 영화에 푹 빠져 있지만 그것을 보지말고 성경을 봐야 한다고 말하기 보다, 영화나 드라마에 매료되는 이유가 영원한 사랑에 대한 갈망이고, 그 갈망은 영화나 드라마가 아니라 복음 안에 있음을 알게 해주어야 한다.
6. 진정한 사랑이 김수현이 아니라 그리스도이심을 알고, 이미 내 안에 영원한 사랑이 있음을 확인할 때 드라마에 중독되지 않고 드라마를 관조적인 자세로 즐길수 있고 조금씩 매료되던 강도도 희미해지게 된다. 세상에 있는 모든 아름다움은 결국 하나님의 아름다움으로 귀결되어야 한다.
채워도 채워도 채울 수 없는 갈증은 그리스도가 아닌 다른 곳에서 갈증을 채우기 때문이다. 영원한 사랑이 이미 내 안에 있고, 거룩한 하나님의 나라를 위해 우리는 부름을 받았다. 영적 어벤저스로 부름 받은 우리는 온 우주가 그리스도 안에서 통일되는 그 날을 꿈꾸며 모험으로 살아가고 있는 것이다. 우리가 그토록 추구하는 사랑과 모험은 결국 그리스도 안에서만 누릴 수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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