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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해 용문사 마애지장보살 점안식을 다녀와서
어제 용문사 마애지장부처님 점안식 행사에 참석을 하고 저녁 늦게 귀가하여 이미 과거가 돼버린 용문사와 성전스님, 그리고 도반들과의 5년 여 아련한 인연의 추억을 되새겨봅니다.
지난 2006년 6월 어느 날 아침설거지를 하던 집 사람이 불교방송 성전스님께서 진행하는 ‘행복하게 미소 짓는 법’을 애청하다 갑자기 하는 말이 “여보 남해 용문사에 템플스테이를 한다는데 인터넷에 들어가 신청을 해 보세요” 하는 것이었습니다.
당시 저는 이미 불법공부에 심취를 하고 있었지만, 불교신행에 소극적이던 아내가 갑자기 템플스테이에 참석을 하자는 말에 나는 귀가 번쩍해서 곧 바로 신청하여 1박 2일간의 사찰체험 행사에 참석했던 것이 용문사와 첫 인연을 맺게 된 계기였답니다.
저는 이미 다양한 사찰체험행사 경험이 있었지만, 절에서 아내와 함께 밤을 보낸 것은 처음이었기에 조석예불을 비롯하여 신행수행은 처음인지라 아내의 입장에선 모든 행사내용이 생소하고 서툴렀던 것으로 기억을 합니다.
저 역시 전국각지에서 모여든 생면부지의 사람들이 함께 어울려 선무도 체조를 할 때는 어리둥절하여 서투른 몸짓으로 따라 하긴 했지만, 함께한 도반들의 정도를 벗어난 천태만상의 춤사위가 박장대소를 자아내어 배꼽을 잡고 웃었던 기억은 5년이 지난 지금도 머물고 싶은 순간의 추억으로 남아있답니다.
그리고 그 다음해인 2007년 6월에는 사위와 딸, 손자까지 대동하고 두 번째 사찰체험행사에 참가를 했을 때는 처음에 느끼지 못했던 새로운 용문사의 분위기는 지금도 되살아나곤 한답니다.
호구(戶口)산자락의 용문사는 바다가운데 섬 속의 사찰이지만 일주문을 들어서는 순간 느낌은 심산유곡의 어느 사찰 못지않은 산세의 웅장함을 느낄 수가 있었답니다.
종무소 앞 샘터에 앉아 목을 축이면서 계곡의 물소리를 듣다 보면 무상심심하고 오묘한 비로자나 법신불이 화엄경을 독송하는 것처럼 들렸고,
능선과 계곡의 무성한 수목 잎은 바닷바람과 더불어 장삼에 고깔 쓴 스님을 대신하여 흔들흔들 바라춤사위를 연출하는 것 같이 보였고,
가람 안, 밖에 삼삼오오 모여 앉은 거사와 보살님은 기도삼매에 몰입되어 탐,진,치 시름을 완전히 놓은 신선들의 야유회 모습 그 자체였고,
대웅전 닷집 아래 좌선의 부처님은 자비로운 미소를 머금고 중생을 살피는 모습을 연출하는 용문사의 극락 같은 이 분위기,
바로 운치있는 이 분위기가 용문사를 찾는 이에게만 변함없이 느낄 수 있었기에 자꾸만 내 발길을 당기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 본답니다.
두 차례 템플스테이에 참여했던 날 고즈넉한 산사에서 바라본 밤하늘은 보석처럼 빤짝이던 은하수 별빛과 시리도록 영롱했던 만월의 아름다움, 조(朝),석(夕)예불 목탁소리와 조잘 되는 이름 모를 산새들의 합창과 뭇 곤충들이 토해내는 천연오케스트라의 화음(和音)은 도시에서 탐욕과 분노와 어리석음으로 혼탁해진 나의 안,이,비,설,신,의를 청정하게 씻어 주고도 거스름이 있으리라 싶었습니다.
특히 어제는 천년세월 용문사를 지켜온 바위에 마애지장부처님을 조성하고 전국각지에서 사부대중이 운집한 가운데 장엄한 점안(點眼)식을 올리는 뜻 깊은 행사를 계기로 앞으로 천년고찰 남해 용문사가 지장성지로의 한 단계 업그레이드된 것이 분명할겁니다.
그리고 행사가운데 성전스님의 스승이신 고산스님께서 친히 법좌에 오르셔서 “부처님의 가르침에 대하여 확실하게 믿고, 철저하게 이해하려 열심히 노력하고, 이해가 됐으면 반듯이 행동으로 실천하면, 필경에 무한의 가피가 증득된다.”는 설법은 운집한 사부대중의 신심을 견고하게 다지는 뜻 깊은 순간이었다고 저는 생각을 합니다.
저는 어제 여경보살님께서 주선한 용문사행 버스에 타기위해 집을 나서면서 그동안 행미방(幸美房)카페 인연으로 얼굴도 모르고 단지 웹사이트 닉네임만 아는 회원님들을 만나볼 기대에 가슴이 두근거렸답니다.
집결지인 부산교대 앞에서 구면의 해인님, 원봉님 내외와 여경보살님, 원명심보살님 등을 시작으로 용문사에 도착해선 서울의 한마음님, 오봉님, 우담바라님 등 여러 회원님이 다 초면이지만 백년지기 이상의 따뜻한 정감으로 법담을 논하는 시간은 참으로 행복했고, 앞으로도 그런 날이 거듭 재현되기를 이 순간 발원해봅니다.
한 가지 아쉬움이 있다면 제가 포교활동현장에서 자주 느끼는 사항으로, 어제와 같은 날 복중에 제일 좋은 인연을 복을 심고, 넓고 넓은 복전(福田)을 가꿀 수 있는 호기의 특전을 나만이 누리는 것 같은 생각이 들어 미안하고 송구스런 생각을 하게 된답니다.
평소 전국의 불교방송 애청자들에 행복한 미소를 지을 수 있도록 법음을 전해 주셨고, 또 어제와 같이 여법한 행사현장에 운집한 사부대중에게 행복을 만끽할 수 있는 법연을 베풀어 주신 용문사 주지 성전스님께 충심으로 합장경배를 올립니다.
아울러 미천한 저를 그 자리에 참석할 수 있도록 인도해 주신 오봉님, 한마음님 등 여러분에게 고맙다는 인사를 드립니다.
끝으로 부산 법우님들을 위하여 이른 새벽부터 차량과 간식마련 등 하루종일 헌신적 보살의 모습을 보여주신 예쁜 여경보살님께 지혜로운 부처님 이름 빌려 고맙다는 인사를 전합니다.
합장하고, 어제 마애지장보살 점안식 행사에 동참한 사부대중이 거룩하고 지혜로운 부처님의 무량한 가피를 받아 건강하고 화목하고 행복한 가운데 원만하게 성불하시기를 발원하겠습니다.
나무석가모니불~ 나무석가모니불~ 나무시아본사석가모니불~
수진 박 영 국 합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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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나무 석가모니불, 나무 석가모니불, 나무 시아본사 석가모니불_()_
대진포교사님! 잘 계시겠지요? 뵌지가 뜸하여 그립네요. 26일에는 뵐 수 있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