맞춤법에 어긋나기 쉬운 말
맞춤법이 어렵다고 하는 이야기를 자주 듣는다. 그러나 맞춤법은 하나의 약속이요 말 그대로 하나의 법이기 때문에 우리는 그것을 지켜야 한다. 약속을 어기면 일상생활에 지장을 초래한다. 원만한 교류가 어렵게 된다. 또 법은 보편성을 그 밑바탕으로 삼는다. 가장 합리적인 원칙이기 때문에 지키지 않으면 안 된다.
우리는 수많은 법 가운데서 살아간다. 그러나 그 많은 법을 다 알 수는 없기 때문에 틀리는 경우가 생긴다. 그중에서 가장 많은 빈도를 차지하고 있는 말들을 찾아 적어 본다.
⦁ㄹ는지
‘ㄹ는지’는, 뒤 절이 나타내는 일과 상관이 있는 어떤 일의 실현 가능성에 대한 의문을 나타내는 연결 어미이다. ‘그 의문의 답을 몰라도’, ‘그 의문의 답을 모르기 때문에’ 따위의 의미를 나타낸다. 이 ‘ㄹ는지’를 흔히 ‘ㄹ른지’나 ‘ㄹ런지’로 쓰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그런 어미의 표기는 없다.
비가 올는지 습한 바람이 불기 시작했다.
손님이 올는지 까치가 아침부터 울고 있다.
‘하게’할 자리나 ‘해’할 자리에 두루 쓰여, 어떤 불확실한 사실의 실현 가능성에 대한 의문을 나타내는 종결 어미에도 마찬가지다.
그 사람이 과연 올는지.
그가 훌륭한 교사일는지.
자네도 같이 떠날는지.
‘하게’할 자리나 ‘해’할 자리에 두루 쓰여, 앎이나 판단·추측 등의 대상이 되는 명사절에서 어떤 불확실한 사실의 실현 가능성에 대한 의문을 나타내는 종결 어미도 또한 그렇다.
무슨 일이 일어날는지를 누가 알겠니?
반드시 ‘올는지, 떠날는지, 일어날는지’로 써야 한다.
⦁ㄹ게
‘해’할 자리에 쓰여, 어떤 행동에 대한 약속이나 의지를 나타내는 종결 어미다.
다시 연락할게.
오늘은 나 먼저 갈게.
이때의 ‘-ㄹ게’를 흔히 ‘ㄹ께’로 적는다. 즉 ‘연락할게’, ‘갈께’로 잘못 쓰고 있다.
‘-ㄹ게’는 ‘ㄹ’로 시작하는 어미는 뒷말이 된소리로 소리 나더라도 예사소리로 적는다는 규정(한글 맞춤법 제53항)에 따라 ‘-ㄹ께’로 적지 않고 ‘-ㄹ게’로 적는다.
그런데 ‘-ㄹ게’는 ‘-ㄹ 게’와 구별하여 적어야 한다. ‘-ㄹ게’는 하나의 어미이므로 ‘동생을 위해 과자를 남겨 둘게.’와 같이 붙여 쓴다. ‘-ㄹ 게’는 ‘-ㄹ 것이’가 줄어든 말이므로 ‘동생이 할 게 없다.’와 같이 띄어 쓴다.
⦁ㄴ바
‘ㄴ바’는 뒤 절에서 어떤 사실을 말하기 위하여 그 사실이 있게 된 것과 관련된 과거의 어떤 상황을 미리 제시하는 데 쓰는 연결 어미로, 앞 절의 상황이 이미 이루어졌음을 나타낸다. 또 뒤 절에서 어떤 사실을 말하기 위하여 그 사실이 있게 된 것과 관련된 상황을 제시하는 데 쓰는 연결 어미인데, ‘-ㄴ데’, ‘-니’ 따위에 가까운 뜻을 나타낸다.
서류를 검토한바 몇 가지 미비한 사항이 발견되었다.
우리가 가는 곳은 이미 정해진바 우리는 이제 그에 따를 뿐이다.
그는 나와 동창인바 그를 잘 알고 있다.
너의 죄가 큰바 응당 벌을 받아야 한다.
위의 예에서 보는 바와 같이 이때의 ‘ㄴ바’는 어미이기 때문에 ‘검토한바, 정해진바, 동창인바, 큰바’와 같이 붙여 써야 한다.
그러나 의존명사 ‘바’는 띄어 쓴다. 즉 앞에서 말한 내용 그 자체나 일 따위를 나타내는 말이나, 일의 방법이나 방도를 가리키는 말이다.
평소에 느낀 바를 말해라.
각자 맡은 바 책임을 다하라.
나라의 발전에 공헌하는 바가 크다.
어찌할 바를 모르다.
나아갈 바를 밝히다.
눈 둘 바를 모르다.
⦁으라고
앞의 내용이 뒤의 내용에 대한 목적임을 나타내는 연결 어미다. 이 ‘으라고’를 ‘어라고’로 적는 경우가 많다.
우리 딸 맛있게 먹으라고 엄마가 이렇게 요리한 거야.
양반의 고명따님, 무남독녀 금지옥엽 어여쁘고 애중한 여식의 이름에 종의 팔자 닮으라고 이름을 붙인 그 어머니 심정이 짚일 듯도 하였다. ≪최명희, 혼불≫
또 어미 ‘-으라’에 인용을 나타내는 격 조사 ‘고’가 결합한 말에도 마찬가지다.
어머니가 밥을 먹으라고 말씀하셨다.
사람들에게 손을 씻으라고 하시오.
⦁위 글/윗글
수능 언어영역의 발문을 보면 2003학년도까지는 '윗글'을 쓰다가 2004학년도부터 지금까지는 '위 글'을 쓰고 있다.
표준국어대사전 초판에 ‘윗글’이라는 단어가 없었던 것을 근거로 ‘위 글’로 바꾼 것으로 추정하는데, 지금의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에는 ‘윗글’이 ‘바로 위의 글’이란 뜻으로 등재되어 있고, 국립국어원에서 제공하는 '우리말 바로 쓰기'에서도 '위 글'과 '윗글'중 '바로 위의 글'을 뜻하는 말은 '윗글'이라고 명시하고 있다.
그러므로 ‘위 글’과 ‘윗글’은 어느 것을 써도 무방하다
⦁이, 히
부사를 만드는 접사인 ‘-이’를 쓸 것인지 ‘-히’를 쓸 것인지 헷갈릴 때가 더러 있다.
‘솔직이’인지 ‘솔직히’인지 구분이 잘 되지 않을 때가 있다. ‘번번하다’라는 말이 있는데 왜 ‘번번히’로 적지 않고 ‘번번이’로 적을까?
이것을 규정한 것이 한글 맞춤법 제51항인데 그 내용은 이러하다.
부사의 끝음절이 분명히 ‘이’로만 나는 것은 ‘-이’로 적고, ‘히’로만 나거나 ‘이’나 ‘히’로 나는 것은 ‘-히’로 적는다.
ㄱ. ‘이’로만 나는 것
가붓이 깨끗이 나붓이 느긋이 둥긋이
따뜻이 반듯이 버젓이 산뜻이 의젓이
가까이 고이 날카로이 대수로이 번거로이
많이 적이 헛되이 겹겹이 번번이
일일이 집집이 틈틈이
ㄴ. ‘히’로만 나는 것
극히 급히 딱히 속히 작히
족히 특히 엄격히 정확히
ㄷ. ‘이, 히’로 나는 것
솔직히 가만히 간편히 나른히 무단히
각별히 소홀히 쓸쓸히 정결히 과감히
꼼꼼히 심히 열심히 급급히 답답히
섭섭히 공평히 능히 당당히 분명히
상당히 조용히 간소히 고요히 도저히
여기서 유의할 것은 3번째 규정이다. ‘이, 히’ 두 가지 소리가 다 나는 말은 ‘히’로 적는다는 것이다. ㄱ의 말들은 전부가 통상 ‘이’로 나는 말이고, ㄴ의 말은 다 ‘히’로 나는 말임을 쉽게 인지할 수가 있다. 그런데 ㄷ의 말들은 ‘이, 히’ 두 가지로 나기 때문에 혼란을 가져오는 것들이다. 이런 경우에는 다 ‘히’를 붙여 쓰면 된다고 할 수 있다.
첫댓글 언론인도 '~ㄹ런지'로 쓰는 분들이 있더라고요. 또 대부분의 사람들이 다 이렇게 쓰고 있습니다. 저도 힘껏 홍보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