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암산 정암사와 불암사
부처님이 웅크리고 있는 형상이라는 불암산 이기에
볼 것도 많고 비하인드 스토리도 많다.
정암사에 들어섰다.
인적 없는 암자석탑 앞, 짙푸른 숲속에 펼쳐지는 강북시가지는
도봉산과 북한산을 병풍으로 휘둘러 장대한 사생화를 만들었다.
▲정암사 대웅전과 석등앞에서 조망한 시가지▼
정암사의 속살은 대웅전 뒤 벼랑의 바위굴속의 산신전과 관음전일 것이다.
찾는 이 뜸한데다 장마로 음습하고 으스스하여 얼른 들어서기 뭐하다.
▲바위 동굴 속의 관음전과 산신전▼
일주일, 많아야 보름 남짓 살아가는 매미들의 짝을 찾는 절박한 울음인데~!
7년여를 땅 속에서 내공들인 청음(淸音)이라 열창은 애절하기까지 하다.
석천암 느티나무의 매미들 세레나데는 파란 하늘만큼 맑고 울림이 크다.
그래선지 마애불들의 얼굴에 미소가 번지고 있었다.
석천암입구
임진왜란 때 사명대사는
마곡사와 남한산성에서 수련 중인 승병들을 이끌고와
수락산과 불암산 학도암에 진을 치고
한양으로 침입하는 왜군들을 막아내는 승전고를 울렸다.
학도암엔 1819년에 조성된
청신여월영의 탑과 취근선사의 탑 - 마애부도 2기가 있는데,
6.25전란에 호랑이유격대와 유격전을 벌리던
북한괴뢰군의 총탄에 마애부도 일부가 총탄에 파손돼
취근선사의 당호를 영구불명케 했다.
▲석천사의 암벽불상은 각기 다른 표정과 모션이 절묘하고 아름답기 그지없다▼
▲단애불상 위의 삼성각처마의 아름다움과 해일처럼 밀려오는 바위파도도 압권이라▼
풍화작용으로 바위에 구멍이 뚫린 풍화혈 거암에 암장이 몇 군데 보인다.
만허당상균(좌), 안석연대선사(우)부도탑.
바위에 사각구멍을 뚫어 화장재나 사리를 넣고
사각덮개 돌로 입구를 막은 부도탑은
자연친화적이며 반영구적인 장례문화가 아닐까?
불암산 계곡 바위부도밭은 암장하기 좋은 바위가 널려있는 암산이라
자연훼손염려가 적어 관리하기도 좋을 것이다.
암장면적을 통일하고, 취사를 금지한다면
바위부도밭을 자연친화공원으로도 훌륭하리란 생각을 하게 된다.
지금처럼 공원묘역이나 납골당이 빚는
자연훼손 내지 과도한 유지비용을 줄일 수가 있다.
불암사
불암사(佛巖寺)경내에 들어서자 공사가 한창이다.
지중국사가 창건, 도선국사가 중건한 후 무학대사가 삼창했다니
고승들 이름만으로 숙연해진다.
특히 1673년 지십(智十)스님이 석가모니 일대기와 불법전파 사실을
목판에 새긴<석씨원류응화사>가 보물제591호로 지정 장경각에 보관돼 있단다.
장경각 앞면의 ‘大雄殿’ 현판글씨는 한석봉이 썼다.
불암사가 조선조 때까지 우리나라 삼대사찰에 들었다니 위세를 가늠해 볼만하다.
불암사종루
▲마애삼존불▼
오층석탑 뒤로 불암산정상이 보인다
장경각과 십이지상
학이 내려앉아 노니는 자연동굴이 있어 학도암(鶴到庵)이라 부르는 암자엔
명성황후의 애환이 서린 곳이다.
조선시대 무공대사(無空大師)가 세웠다는 학도암 뒤 거대한 단애에
관세음보살좌상이 있다.
높이 13,5m가 넘는 관세음보살상엔 내밀한 사연이 있다.
명성황후는 16살(1866년)에 왕비간택을 받아 15살의 고종과 가례를 올렸다.
허나 고종은 이미 후궁 귀인 이씨와 사랑에 빠져 첫날밤도 귀인 이씨와 딍굴었다.
명성황후의 발원과 후원에 조성 된 학도암 관세음보살좌상
더구나 이태 후엔 이씨가 고종의 첫 아들 완화군을 낳자 맘고생이 극심했다.
이때 어느 궁녀가 부처님을 만들어 기도를 하면
가피로 소원하는 바 이룰 수가 있다고 진언했다.
명성황후는 경복궁을 복원하던 석공들을 불러 명당으로 회자 되는
불암산 학도암 큰 바위에 관세음보살을 조성하는 불사를 열었다.
그래 선가? 고종의 사랑의 발길도 잦아져 왕자 이 척을 낳으니 애가 곧 순종이라.
사랑을 이루고 자식을 얻어 그 자식의 성공을 기원하면 성취된다는
영험한 마애불은 기도도량으로 유명세를 탄다
관세음보살상은 명성황후에게 고종의 사랑에 이어
왕자까지 얻어 세자에 오르는 가피를 주었다.
사랑과 자식과 자식의 성공이란 세 가지 행운을 준다는
관음상의 영험이 인구에 회자되어 ‘명성황후 마애불’로도 불리는데,
장안의 부인들과 목하 연애중인 연인들이 사랑을 결실을 기원하는 기도처가 됐다.
첫째 사랑을 얻고, 둘째 자녀를 낳으며, 셋째 자녀가 성공하기 비는
참배객들 속엔 수험생 학부모들도 많단다.
천연문양 바위, 부도탑으로 훌륭한 이런 바위는 불암골짝에 널려 있다
학도암 뒤 암벽도 클라이머들의 요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