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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작년 연말에 엑시옴으로부터 연말 선물을 받아 지킬앤하이드 X50.0(두께 2.1)을 사용하게 되었습니다. 지킬앤하이드 V52.5(MAX)에 이어 X50.0을 2개월 정도 잘 사용하다가 지금은 Z52.5(MAX)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이 사용기는 진작부터 쓰려고 했지만 바쁜(?) 일상에 쫓겨 이제야 작성하게 되었습니다.
저는 10년 가까이 강남에서 지역 6부에 머물러 있는 펜홀더 사용자로 다이남 스페셜 특주 라켓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지킬앤하이드 시리즈가 나오기 전에는 도닉의 블루스톰 러버 시리즈를 줄기차게 사용하다가 빠빠빠 이벤트를 통해 지킬앤하이드 V52.5(MAX)를 사용해보게 되면서 지금은 지킬앤하이드 시리즈 덕후가 되었습니다. 지킬앤하이드 X50.0(두께 2.1)을 사용하기 직전에 사용한 러버는 V52.5(MAX)이고, 지금은 X50.0을 떼어내고 Z52.5(MAX)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지킬앤하이드 X50.0을 두 달 넘게 사용하면서 느낀 점을 정리해보고자 합니다.
일단 무게는 펜홀더 기준 43g으로 그리 무겁지도 가볍지도 않은 편이었습니다. 이전에 사용한 V52.5가 46g으로 무거운 편이었는데 X50.0으로 바꾸었더니 아주 조금은 가벼워진 느낌이었습니다. 3g이 가벼워졌다는 생각만으로도 어깨가 한결 편해졌습니다.
지난 번에 올린 일주일 사용기에서 언급했던 것처럼 지킬앤하이드 X50.0은 ‘낮고 빠르다’라는 말로 그 특징을 요약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이 러버는 회전 중시형으로 제작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회전 중시형의 경우 높은 호선을 그리게 되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알고 있는데 이 러버는 오히려 낮게 깔리는 듯한 느낌을 주었습니다. 게다가 공이 묵직하다는 느낌보다는 날카롭고 빠르다는 느낌을 주었습니다. 이것은 아마도 짧게 끊어 때리듯 드라이브를 거는 저만의 타법 때문인 것 같습니다.
- 스매시
V52.5에서 X50.0으로 바꾸고 나서 아쉬움을 많이 느낀 부분 중 하나입니다. 두 러버 사이의 이질감 때문인지 네트에 걸리거나 오버미스가 나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스매시했을 때 공의 묵직함이 V52.5가 워낙 탁월하였기 때문에 X50.0으로 스매시했을 때는 오히려 공이 생각보다 가볍게 느껴졌습니다. 게다가 V52.5보다 X50.0이 공의 궤적이 낮게 형성되어서 네트에 걸리는 경우가 많아 조금은 높게 공을 보내야만 했습니다. 그러다보니 오버미스가 나는 경우도 종종 생겼습니다.
- 드라이브
X50.0으로 바꾸고 나서 가장 마음에 드는 부분이 바로 드라이브였습니다. 이 러버를 사용하였을 때 회전을 주는 것이 굉장히 편해졌습니다. 시합 중에 짧은 커트볼을 과감하게 드라이브 걸어보았는데 ‘어라, 이게 들어가네.’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멋진 공이 자주 구사되었습니다. 그것도 낮고 빠른 구질이어서 상대방이 당황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회전량도 많아서 옆으로 휘어져 가는 각도 커졌고 상대방이 블록을 했을 경우에도 많은 회전량으로 인해 실책을 유발하는 경우가 많아졌습니다. V52.5만큼 쭉쭉 뻗어나가는 느낌은 없었지만 낮은 궤적과 빠른 스피드, 많은 회전량으로 인해 V52.5와는 또다른 위력을 보여주었습니다. 중진에서 드라이브를 구사할 때는 파워 면에서 V52.5에 밀린다는 느낌이 들었지만 전진에서는 무시무시한 스피드와 회전으로 인해 상대방을 압박하기에 충분했습니다. 전진에서 순간적으로 끊어치는 듯한 타법으로 드라이브를 구사할 수 있는 사람이라면 이 러버를 적극 추천해 드립니다. 총알같은 스피드로 낮게 날아가 상대방 코트에 스치듯 꽂히는 짜릿함을 경험하실 수 있을 것입니다. 중진에서 파워 넘치는 드라이브를 구사하는 사람이라면 이 러버보다는 V52.5를 권하고 싶습니다.
- 백 쇼트 및 백 푸쉬
이 러버는 고경도임에도 불구하고 컨트롤이 매우 용이하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물론 이러한 특성은 포핸드 스매시나 드라이브에서 파워 부족이라는 단점이 되기도 하지만 저와 같은 6부들에게는 단점보다는 장점으로 작용한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백핸드 쇼트나 푸쉬의 경우 미묘한 컨트롤이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하는데 X50.0은 고경도이면서도 컨트롤이 용이해서 정말 좋았습니다. 낮고 빠르다는 이 러버의 특성은 백 쇼트와 백 푸쉬에서도 동일하게 나타났습니다. 평범한 볼을 평범하게 처리할 경우 컨트롤은 쉬웠지만 쇼트나 푸쉬로 순간적인 힘을 가하여 강하게 처리할 경우 극과 극의 결과를 가져왔습니다. 상대방을 당황하게 만드는 경우와 네트에 쳐박히는 경우가 거의 50:50이었습니다. 잘 다룰 수만 있다면 백핸드 쇼트나 푸쉬만으로도 상대방을 압박할 수 있지만 그렇게 하는 것이 쉽지만은 않다는 것이 사실이었습니다. 결국 아무리 좋은 러버라도 내가 잘 다룰 수 있을 때에만 좋은 러버가 될 수 있다는 것을 다시 한번 느낄 수 있었습니다. V52.5와 비교해 보았을 때 X50.0이 위력도 있었고 실수할 확률도 더 낮아서 좋았습니다.
- 커트 및 서비스
회전 중시형 러버답게 커트 및 서비스에서 회전을 주는 것이 매우 용이하였고 회전량도 많아서 만족스럽웠습니다. V52.5로 커트할 경우 길게 나가서 오버미스하는 경우가 많았던 것과 달리 X50.0으로 커트를 구사할 경우 낮고 짧게 가서 커트 랠리에서 실수를 범하는 경우가 줄었을 뿐만 아니라 회전량도 많아서 상대방의 실수를 유발하는 경우도 많았습니다. 서비스도 낮고 빠른 커트 서브와 낮고 빠른 너클 서비스가 위력을 발휘하였습니다. 리시브를 할 때도 고경도 러버지만 컨트롤하기 좋아서 네트 바로 앞에 살짝 떨어뜨리는 것도 그리 어렵지 않았고 쿡 찍어 보내서 상대방 범실을 유도하기에도 좋았습니다.
- 가성비
지킬앤하이드 시리즈가 그러하듯 이 러버도 비싼 편입니다. 그래도 내구성이 좋은 편이라서 가성비가 나쁘다고 할 수는 없습니다. 다만 V52.5와 비교해 보았을 때, 내구성이 V52.5보다는 떨어지는 것 같았습니다. 비슷한 시간을 사용하였을 때 러버의 성능이 확연히 떨어지는 시점이 V52.5보다 X50.0이 좀더 빨랐습니다.
- 주의할 점
중진에서 파워 드라이브를 주무기로 사용하시는 분이라면 이 러버를 선택하실 때 먼저 자신의 타법이 어떤지 생각하시길 바랍니다. 스매시 때리듯 라켓 각을 열어서 치는 분에게는 비추입니다. 파워 넘치는 한방으로 해결하시려는 분도 비추입니다. 라켓 각을 닫아서 얇게 채듯 드라이브를 거는 분이라면 이 러버가 매우 좋습니다. 스피드와 회전량이 좋아져서 상대방을 충분히 당황시킬 수 있을 것입니다. 밀어치듯 때리는 타법은 오버미스 확률이 매우 높습니다. 반면에 긁어주는 듯한 타법은 많은 회전량을 만들어서 위력을 높여줍니다. 이점을 고려하셔서 자신의 전형에 맞게 V52.5와 X50.0 중에서 고르시는 것이 좋습니다.
- 사족
V52.5와 X50.0을 거치고 난 후 지금 저는 Z52.5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비싼 러버가 꼭 좋은 러버는 아닐 거라고 생각해 왔던 저이지만 Z52.5를 사용하고 난 후 생각이 조금 바뀌었습니다. 비싼 러버는 비싼 이유가 다 있다는 생각이 들게 되었습니다. Z52.5는 V52.5와 X50.0의 장점을 두루 갖추고 있는 동시에 컨트롤하는 것도 매우 용이한 러버였습니다. 지금까지 사용한 러버 중에서 만족도가 가장 높은 러버입니다. 물론 이 러버는 다른 비싼 러버들이 그러하듯 수명이 짧았습니다. 이때 수명이라 함은 러버를 못 쓰게 되어 버리게 될 때까지를 말하는 것이 아니고 러버가 그 기능을 제대로 발휘할 수 있는 기간을 말합니다. Z52.5는 한 달이 되기도 전에 뭔가 러버 성능이 처음만 못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처음에 러버의 성능에 감탄하다가 3~4주 지나면서 다른 러버들과 비슷해졌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공장 부스팅 효과 때문이었을까요?
중요한 것은 좋은 러버는 자신의 타법과 잘 맞는 러버, 러버의 특성을 잘 알고 그 특성을 잘 활용할 수 있는 러버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면서도 가격이 착하면 대박이겠지만 좋은 성능에 좋은 성능을 기대하는 것 자체가 욕심이겠지요? 용품 방황을 오래 하지 않고 저에게 잘 맞는 러버를 빨리 찾아서 빠르게 적응하시길 바랍니다. 아니면 러버부터 정하고 그 러버에 맞게 자신을 변화시키시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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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펜홀더 후기 감사합니다~~^^
소중한 후기 감사합니다. 혹시 V52.5 펜홀더 사용 후기는 안 쓰시나요? ㅎㅎ 펜홀더 후기를 찾을 수가 없네요.
허접한 글이지만 예전에 V52.5 사용기 작성해서 올린 적 있습니다.ㅋㅋ
@탁구치는푸우쌤 감사합니다. 찾아서 보고 왔네요.
사용후기 잘보았습니다~~굿굿
Z 52.5 가 더욱 좋다는 말에
더 눈이 가네요 ㅎㅎ
부스팅 없이 그냥 사용하신거죵?
Z52.5를 교체해야될 시점까지 아직도 쓰고 있지만, 저는 Z52.5가 부스팅 없다는 전제하에 현존 최고의 러버라고 생각합니다.
테너지05가 불러 일으킨 것에 준하는 러버계의 크나 큰 진보라고 여겨질 정도로, Z52.5는 좋은 러버임에 틀림 없습니다.
@Bigpool 지난번 쓰신 댓글에서 백핸드에 좋다고 하셨는데..
전 포핸드는 고경도, 백핸드는 상대적 저경도를 써야한다고 생각했는데
빅풀님 글 보고 제 고정관념을 버렸네요
그 느낌이 너무너무 궁금해요
주변에 쓰는분이 없어서, 제가 사야 할 것 같습니다 ㅎㅎ;
@효빈앓이 부스팅 없다는 전제하에서는, Z52.5는 현존 백핸드 최고 중의 최고입니다.
다만, 테너지05의 돌기밀도를 가지고 있지만 그 돌기 기둥이 약간 가늘어서 나오는 높디 높은 콘트롤에 비해, 포핸드 쪽에서 한방을 노리기에는 다소 연약한 면이 드리워져 있는 것도 맞습니다. 52.5도 스펀지라고 하지만, 라잔터 R50이나 오메가7 시리즈 등에 대비해서는, (라잔터 R53/48 들이 그런 것과 비슷하지만 맥락은 달라서) 실제로는 탑시트의 구성의 변화 때문인지 전반적으로는 Z52.5는 48도 정도로 체감됩니다.
그래서, 제 경우에는 보르카 815 이너포스에서는 포핸드에서는 DNA Pro H를 쓰고 싶어졌고, W968 숫자 및 영문 버전에서는 오메가7 투어 양면이 더 적합했습니다. 하지만, W968에서도 막상 실전에서 실수 없는 경기 운영을 위해서는 Z52.5가 비록 포핸드에서 앙칼진 강력한 손맛은 부족할지라도 더할 나위 없을 수도 있습니다. 물론, 마찬가지로 실수를 줄이고 승리를 가져오기 위해서는 (제게는 비스카리아보다 더 적합한) 815보다 W968이 그리고 허리케인 롱5나 R-type가 더 적합할지도 모릅니다.
@Bigpool 저도 전적으로 공감하는 내용입니다.
경도에 비해 매우 부드럽게 느껴져서 좋았습니다. 위의 내용처럼 고경도치고는 파워가 조금은 아쉬운 면이 있었습니다. 이렇게 느끼는 것은 제 실력이 부족해서라는 생각이 지배적입니다.
그래도 제가 사용해본 러버 중에서는 최고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