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분야에서나 지도층들은 상당한 영향력을 가지게 마련이다. 정치 경제 사회 문화 예술 스포츠분야 모든 데서 그러하다. 특정 집단을 이끄는 인물이 미치는 파급효과는 이런 저런 다양한 분위기를 조성하고 그 분위기는 그 조직의 성격을 나타내게 된다. 그런 모든 상황을 영향력이라고 부른다. 영향력은 선하기도 하지만 악하기도 하다. 그 그룹의 리더가 어떤 성향인지에 따라 영향력은 선하게 또는 악하게 작용하는 법이다.
지금 스포츠에서 가장 핫하게 주목받고 있는 인물이 있다. 바로 손흥민선수이다. 영국 프리미어리그 토트넘 소속인 손흥민은 이번에 팀의 주장을 맡았다. 축구 종주국인 영국에서 그것도 세계 최대 프로축구 리그인 프리미어리그 구단에서 아시아인이 주장을 맡은 것은 역사상 처음이라고 한다. 주로 영국출신이거나 유럽 출신들이 주장을 맡는 것이 거의 불문률처럼 되어 왔기 때문이다. 하지만 토트넘의 새로 부임한 포스테코글루감독은 모든 편견과 불문률을 깨고 사실상 팀의 리더역할을 해온 손흥민을 주장자리에 앉혔다. 그에게 캡틴 완장을 채워준 것이다.
포스테코글루감독이 그를 주장으로 만든 것은 여러가지 요소가 있었겠지만 바로 손흥민의 선한 영향력때문이었다. 팀의 연장자인데다 축구에 대한 이해도와 경기 능력이 뛰어나기에 자연히 주변 선수들에게 영향력이 있겠지만 그 영향력가운데 주변을 발전적이고 유익하고 긍정적으로 변화시키는 바로 그 선한 영향력에 높은 점수를 준 것이다. 캡틴 손은 한국 출신이어서가 아니라 정말 나무랄 때가 없는 선수로 보인다. 그 정글같은 약육강식의 링위에서 오로지 실력과 힘으로 결정되는 그 처절한 경쟁속에서 그의 인성은
빛날 수밖에 없다.주위사람들에게 강한 영향력을 주고 있는 것이다. 무엇보다 자신보다 조직 즉 팀을 위하는 그 정신이 결정적이다. 그 대단한 스타플레이어들 가운데 캡틴 손이 빛나는 것은 바로 그 희생정신이다. 조금이라도 손해보지 않으려는 그 치열한 프로세계에서 자신의 것을 조금 희생하더라도 주변 선수들의 활약을 유도하는 그 태도가 바로 선한 영향력의 대표적인 예이다. 유럽에 숱한 프로축구 구단 캡틴가운데 대표적인 캡틴으로 손흥민이 거론되는 것은 바로 그런 자세와 세상을 살아가는 태도에 있다.
영향력에는 선한 것만 있는 것이 당연히 아니다. 악한 영향력도 너무 흔하게 목격된다. 아니 악한 영향력이 더욱 강하게 현대 사회를 지배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축구만 보더라도 일부 월클 선수가운데 자신의 능력만을 앞세워 주변을 피곤하게 하는 선수가 한두명이 아니다. 그 능력으로 구단을 지배하고 감독을 비롯한 구단 관련자들을 꼼짝못하게 하고 자신의 생각대로 팀을 좌지우지하려는 선수가 여기저기 눈에 띈다. 그들은 자신의 의도대로 움직여지지 않으면 온갖 수단을 동원해 상대를 짓밟거나 퇴출시키려고 한다. 견디다 못해 다른 구단으로 짐을 싸는 선수들을 우리는 지금도 보고 있다. 그런 인물들은 정말로 악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대표적인 사례이다.
정치적인 면에서는 더욱 그러하다. 정치에서 선한 영향력을 끼치는 리더는 지금 지구상에 거의 존재하지 않고 있다. 한때 존경을 받았던 남아공의 만델라 대통령이나 세계에서 가장 가난한 대통령이라고 불렸던 우루과이 무하카대통령같은 그런 선한 영향력의 정치 지도자는 이제 영영 나타나지 않을 수도 있다. 현재 세계를 지배하는 듯한 미국과 중국의 정치 리더들이 과연 선한 영향력을 가졌다고 보시는가. 그렇다고 답할 사람 결코 많지 않을 것이다. 차기 미국의 정치 지도자가 되려는 또 다른 인물은 법과 규범을 아예 무시하는 태도까지 보이고 있다. 자신에게 씌워진 위법사항을 인기많은 자신을 음해하는 짓이라고 언급하는 그를 추종하고 광신도처럼 따르는 그런 국민들도 숱하게 많은 것이 사실이다. 특정 리더들의 악한 영향력의 폐해라고 할 것이다.
조직이나 사회나 나라가 긍정적으로 발전하기 위해서는 선한 영향력의 리더들이 절실하다. 선한 리더들의 영향력이 절대적일 것이다. 힘들 때도 기쁠 때도 항상 조직원 내지 국민들과 함께 하고 국민을 속이려 하지 않고 자신의 잘못을 국민들에게 솔직히 사과하고 개선책을 발굴하고 나라를 조금이라도 더 발전시키고 국민들을 편하게 하려는 그런 마음을 가진 인물이 바로 선한 영향력의 리더라고 할 것이다. 국민들 위에 군림하려고 하고 대다수 국민들의 의사를 무시하고 특정 세력의 주장만을 수용해 정책을 삼으려는 인물은 결코 선한 영향력을 발휘할 수 없다. 정말 선한 영향력의 지도자가 그립다. 백마타고 오는 초인이 아니라도 좋다. 능력이 특출하지 않아도 국민들을 위해 헌신하고 어떻게 하면 국민들의 마음을 편한하게 해 줄 것인가만 생각하고 밤낮을 고민하는 그런 지도자는 그러지 말라고 해도 선한 영향력을 주변에 널리 끼칠 수밖에 없게 될 것이다. 선한 영향력의 지도자는 그냥 하늘에서 떨어지는 것이 아니다. 국민들이 만들어야 한다. 어릴 때부터 자신보다 주변을 더 생각하고 자신을 희생하면서도 주변인들의 편안을 위해 사는 인물을 높이 평가하고 우대하는 그런 사회분위기가 아니면 선한 영향력의 지도자는 나오지 않는다. 선한 영향력은 돈만 내면 자동으로 나오는 자판기가 아니다. 국민들이 갖춰야할 가장 기본적이고 가장 의미있는 작업이 바로 선한 영향력의 지도자를 만들고 그런 인물을 찾아 최고의 리더자리에 앉히는 것이다. 그래야 국민들이 조금 더 나은 미래로 향할 수 있다. 선한 영향력속에 살 수 있다는 것이다.
2023년 9월 7일 화야산방에서 정찬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