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스턴 언론 뿐만 아니라, 보스턴 지역 팬들, 야구 팬들이라면 누구나 김병현 선수의 vs.양키스 전적을 이야기 한다. 사실 김병현은 양키스와의 악연이 깊다. 2001년 월드 시리즈를 기점으로 올 시즌까지.
사람들은 좋은 모습은 대체적으로 오랫동안 기억을 하지 못한다. 다만, 안 좋은 모습 혹은 정말 경악할만한 사건만이 머릿속 깊이 남아 있을 뿐이다.
김병현도 마찬가지다. 김병현이 2002년 인터리그에서 양키스를 잠재우며 관중석을 향해 공을 던진 장면을 기억하는 팬들은 그리 많지 않다. 오직 "김병현은 양키스에 약해." "김병현의 양키스 악몽, 언제 끝나나?" "김병현, 양키스전 등판 힘들다." 라는 생각만을 했던게 사실이다.다음은 김병현 선수의 역대 양키스전 성적이다.
2001년 월드 시리즈 성적
10월 31일 2.2이닝 4피안타 3자책점
11월 1일 0.2이닝 2피안타 2자책점
2002년 정규 시즌 성적
6월 12일 2.0이닝 1피안타 1볼넷 4삼진 0자책점
2003년 정규 시즌 성적
7월 6일 1.0이닝 1삼진 0자책점
7월 7일 1.1이닝 2피안타 0자책점
7월25일 1.0이닝 1피안타 1자책점
7월26일 1.1이닝 2피안타 0자책점
7월27일 1.0이닝 1피안타 1자책점
8월30일 1.0이닝 2피안타 2자책점
8월31일 0.1이닝 1피안타 0자책점
정규시즌 9.0이닝 4자책점, 방어율 4.00
마무리로써 양키스전 성적이 좋은 편은 아니다.
김병현이 타 팀과의 경기에서보다 양키스전에 부담감이 생길수 밖에 없다
양키스는 결코 녹록한 팀도 아닐뿐더러, 김병현에게는 악몽과도 같은 월드 시리즈 역전 홈런 등을 날린 팀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보스턴의 리틀 감독, 왜 김병현을 등판 시키지 않고 있을까?크게 몇가지로 나눠 보고자 한다.
첫째는, 과연 구단 내부적으로 김병현을 등판 시키지 않는것인가?
둘째는, ESPN. CNN에서 보도한대로 김병현이 어깨 부상으로 인해 등판을
하지 못하는 것인가?
를 생각해 볼수 있다.
만일 전자가 그 이유라면, 김병현은 챔피언쉽 시리즈는 물론이거니와, 보스턴이 월드 시리즈에 진출한다고 해도 등판하기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대대적인 광고성 멘트는 여러 가지 정황들을 거론하지만, 김병현의 "음란한 제스처" 사건으로 이후 경기를 전부 등판시키지 않는다면 보스턴은 많은 어려움에 봉착하게 된다. 그 내용은 잠시 후 살펴보기로 하자.
후자의 경우라면, 김병현 선수가 하루 부상자 명단에 올랐다 OUT 된걸로 알고
있다. 그러면 양키스전에도 등판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근육이 뭉쳐진 어깨는 충분한 휴식과 마사지로 양키스전 등판에는 별 다른 무리가 없을것으로 보인다.
1. 보스턴의 딜레마
이 상황에서 보스턴은 몇가지 딜레마에 빠져있다. 보스턴 내에서 스타터와 릴리버 모두를 통합해서 과연 그의 위치는 어느 정도일까?
물론 선발, 마무리를 직.간접적으로 비교 자체가 무리지만,
그의 팀 기여도 측면은 페드로, 데릭 로 다음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보스턴은 아직 여러 사실을 생각 못하고 김병현의 소장 가치를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 김병현의 올 시즌 양키스전의 부진한 면만을 고려한채, 그의 잠재력을 그냥 스쳐지나가고 있다.
(개인적으로 김병현이 빅 스타로써의 가능성은 충분하다고 믿는다. 다만, 그러한 그의 실력과 팀에 쉽게 융화되며 어느 정도 위치에 오르면 팀의 리더가 될만한 부분이 반드시 필요함을 지적하고 넘어간다.)
김병현, 아직 20대 초반이다. 적어도 10년 이상 메이저리그 마운드에서공을 던질수 있는 창창한 나이다.
그리고 마무리가 됐든, 선발이 됐든 그의 2004시즌 성적은 2002년 그가 기록한 성적과 유사한, 혹은 그 이상을 기록할 것으로 예측된다.
김병현은 성장하고 있는 투수다. 만일 그가 노장 혹은 큰 부상 경력으로 쇠퇴하는 순간에 직면한 투수라면 상황이 다르지만, 그는 앞서 언급했듯이, 특별히 그가 성장할 만한 곳에 어떠한 구질 저하 혹은 그외 그가 하락세를 거둘만한 징조가 없다.그렇다면, 왜 보스턴은 딜레마에 빠졌을까?
이번 ALDS에서 보스턴의 가장 큰 위기는 바로 투수들의 체력 문제다.
체력이 소진된 투수는 아무리 구위가 뛰어나고 구질이 좋다고 하더라도
많은 문제들을 야기시킨다. 체력이 뒷받침 되지 않는 볼은 그다지 크게 위협적이지 못하게 된다는 것이다.
만일 보스턴이 오클랜드를 스윕하며 가볍게 제압했더라면, 상황이 달라질수도 있다. 불펜들의 방어율도 이번 시리즈에서 안정세를 보였고, 집단 마무리 체제를 선호했던 팀이니 만큼 경기의 마지막을 이끌고 갈만한 투수들은 있다.
그럼 몇가지 내용을 살펴보자.
#10월 2일 (한국 시간)
마이크 팀린 (1이닝 투구수:13개)
김병현 (0.2이닝 투구수: 15개)
앨런 엠브리 (0.1이닝 투구수:5개)
스캇 윌리암슨 (1이닝 투구수:18개)
데릭 로 (1.2이닝 투구수: 42개)
#10월 3일(한국 시간)
앨런 엠브리 (1이닝 8개의 투구수)
스캇 윌리암슨(1이닝 20개의 투구수)
#10월 5일(한국 시간)
마이크 팀린 (3이닝 33개의 투구수)
스캇 윌리암슨(1이닝 14개의 투구수)
#10월 6일(한국 시간)
팀 웨이크필드(1.2이닝 18개의 투구수)
스캇 윌리암슨(2이닝 28개의 투구 수)
#10월 7일(한국 시간)
앨런 엠브리 (0.2이닝 4개의 투구수)
마이크 팀린 (0.1이닝 4개의 투구수)
스캇 윌리암슨(0.0이닝 12개의 투구수)
데릭 로 (1이닝 17개의 투구수)
보스턴과 양키스의 ALCS(아메리칸 챔피언쉽 시리즈)는 10월 9일(한국시간) 시작된다. 불과 휴식을 취할수 있는 시기는 단 하루다.
불펜에서 충분한 휴식을 취하며 대기하고 있는 투수는 브론슨 아로요, 스캇 사우어벡, 김병현 세명이다.
보스턴은 2003년 162경기를 소화하며 단 하루도 편하게 경기를 치루지 못한 팀중에 하나다.(줄곧 동부지구 선두 경쟁과 시즌 막바 지 와일드 카드 경쟁으로 매 경기에 매진했던게 사실이다.)
아울러 이번 디비전 시리즈가 5차전까지 피말리는 접전으로 이어지면서 더욱 체력적인 부담감은 커질수 밖에 없다.
원포인트 릴리버인 앨런 엠브리와 마이크 팀린, 그리고 현재 팀의 마무리 역할을 맡고 있는 스캇 윌리암슨. 이번 디비전 시리즈에 서 좋은 성적을 올리고 있지만 언제 어디서 무너질지 모른다는 불안감이 상존하는게 사실이다.
원포인트 릴리버라 할지라도, 잦은 등판은 구위 저하 및 로케이션에도 영향을 미칠수 밖에 없다.
마지막 5차전에서 그동안 대부분의 경기를 잘 마무리 지었던 스캇 윌리암슨 역시 흔들리는 모습을 보였다. 단 1아웃도 잡지 못하고 2볼넷을 허용하며 강판됐다.
이런 요소들은 보스턴 팬들이 "우리의 마무리는 윌리암슨이다."라는 주장을 외친다 할지라도, 불안감을 씻을수는 없다.
2. 김병현, 등판할 수 있을까?
ALCS에서 양키스와의 7차전이 그들을 기다리고 있다. 양키스는 충분한 휴식을 취하며 전열을 재정비했고, 보스턴은 디비전 시리즈에서 강호 오클랜드를 맞아 힘겹게 올라왔다. 특히, 보스턴 선발 투수들은 충분한 휴식을 취하지 못하게 되었고 이로 인해 불펜진의 역할이 그 어느때보다 중요한 시점이 되었다.(더 많은 이닝을 소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1차전의 승부가 다른 경기에도 많은 영향을 준다는 것을 감안한다면, 보스턴은 양키스와의 1차전에서 총력을 기울일 것이다.
이 때도 과연 김병현을 벤치에 앉혀둘수가 있을까?
선발투수까지 중간 계투진으로 기용하는 상황에서 김병현 선수를 벤치 워머로써 쉬게 하기에는 너무 많은 희생이 뒤 따르게 된다.
김병현은 분명 보스턴 불펜에서 최고의 성적을 올렸다. 그가 아무리 양키스전에 여러차례 불안한 투구를 보였다 할지라도, 리틀 감독은 김병현을 등판시키지 않을 수 없다.
개인적으로는 김병현 선수가 반드시 경기의 마지막 이닝에 등판시킬 거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또한 김병현 선수도 중간, 마무리의 역할을 따질 겨를이 없다. 그 과정이 어찌 되었든 그가 관중들을 향해 "음란한 제스처"를 취한 것은 사실이고 또한 잘못이다.
그런 한 순간의 감정표출로 인한 사과는 양키스 전의 완벽한 투구 내용으로 충분히 만회할 수 있으리라 생각해본다.
지금은 그 상황의 잘잘못을 가리기 전에 더 중요한 상황에 보스턴은 직면해 있다.
3. 김병현을 등판 시켜야 하는 이유
앞서 언급한 내용과 일치하는 부분이 많다.
간략히 요약하면 다음의 사항을 지적할수 있겠다.
(1) 김병현에게 스스로 위기를 해소할수 있는 기회 제공
보스턴 구단이 이번 사건을 해결하기 위해 적극적인 자세로 임했다는 내용이 있었다. 만일 보스턴 구단및 코치진이 2004시즌에도 김병현을 팀의 선수로 기용하기 위해서는 단지 그의 등판을 막기 보다는 오히려 그를 등판시켜 이러한 문제들을 김병현 스스로가 매듭 지을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 김병현 선수의 실력으로 충분히 부정적 인식을 상쇄시킬 필요성이 느껴진다.
(2) 보스턴 불펜 투수들의 체력 저하 및 가용 투수 부족
(3) 김병현의 월드 시리즈 경험
김병현이 트레이드 될 당시부터 이런 포스트 시즌의 경험들은 높게 평가 되어졌다. 이러한 경험은 마운드에서의 위기 관리 능력과도 연관된다.
(4) 9월의 상승세
포스트 시즌에 가장 근접해 있는 9월. 이 시기의 페이스는 포스트 시즌과 가장 밀접해 있기 때문에 4,5월과는 확실히 선수 기용 측면에 있어 변화가 생기게 된다.
그럼 보스턴 불펜의 9월 성적을 살펴보자.
김병현: 13.0이닝 6안타 0자책점 1볼넷 11삼진 ERA 0.00M.팀린: 9.0이닝 6안타 6 자책점 3볼넷 4삼진 ERA 6.00
엠브리: 4.0이닝 8안타 4자책점 0볼넷 4삼진 ERA 9.00
윌리암슨:7.1이닝 7안타 7자책점 4볼넷 10삼진 ERA 8.82
9월 한달동안 김병현의 방어율은 0이다. 다른 불펜 투수의 성적은 6~9점대에 이르는 방어율을 기록하고 있다. 포스트 시즌에 들어서 좋은 기록을 보여주고 있지만, 앞서도 언급했듯이 보스턴 불펜에 안정감을 주지 못하는 원인이 된다.
(5) 마운드에서의 경기를 지배하는(dominant) 측면
김병현 - BB:Ks= 1 : 5.0 , K/9= 16.2
M.팀린 - BB:Ks= 1 : 7.2 , K/9= 7.02
엠브리 - BB:Ks= 1 : 2.8 , K/9= 7.29
윌리암슨-BB:Ks= 1 : 2.2 , K/9= 10.44
보스턴의 불펜 중 가장 타자를 압도할 만한 투수는 96~97마일의 강속구를 던지는 윌리암슨이 아닌 김병현이다. 그외 피안타율과 출루율(OBP),장타율(SLG)를 비교해도 김병현이 마무리로 전향한 이후의 성적을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글을 맺으며..
보스턴은 해묵은 "밤비노의 저주"를 씻을수 있는 절호의 찬스가 왔고, 현재 중간 지점까지 안착했다. 보스턴의 테오 엡스테인 단장은 김병현을 "밤비노의 저주"를 풀기 위한 카드로 그를 애리조나 디백스에서 데려왔다. 그러나 지금 김병현의 "음란한 제스처" 한번으로 보스턴 구단은 갈등하고 있다.
김병현의 투지를 감안한다면, 양키스전 7차전 모두 등판하려고 할지 모른다. 그만큼 김병현의 투지는 다른 불펜들과는 분명 차이가 있고 김병현은 "밤비노의 저주"를 풀 열쇠임에 분명하다.
그 열쇠로 자물쇠를 여느냐, 마느냐는 보스턴 구단과 리틀 감독의 손에 쥐어져 있다.
첫댓글 잉,.. 배병철님이 명예기자였군. 오홍..^^;
좋은글 올려주셔서 감사.
마지막 사진의 그 모습을 양키와의 마지막 경기에서 재연했으면 조켔네요.
개인적으로 스포츠 신문의 몇몇 명예기자는 맘에 드는 사람들이 있더군요..(특파원과는 질적으로 틀린것 같슴다..) 이글도 어느 정도 객관적인 측면에서 꼼꼼히 분석한 느낌이 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