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일보) 부산 아파트 전셋값 하락세 멈추나… 남구 반등
8월 2주 전셋값 -0.06% 기록
대표적인 매매 선행 지수 관심
강서구·기장군 등 6곳 하락 멈춰
전국도 전주 대비 0.03% 상승
하반기 물량과 고금리가 변수
최근 부산 일부 지역에서 전세 가격 하락이 멈추는 등 분위기가 변하고 있다. 부산의 한 부동산 중개사무소 앞에 매매와 전세 매물 안내문이 붙어 있다. 부산일보DB
부산 내 전세 가격 하락이 멈춘 지역이 늘어나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8월 둘째 주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에 따르면 부산 지역 전셋값은 -0.06%를 기록했다. 전체적으로는 여전히 하락세지만 일부 지역에서 전세 가격이 상승세로 돌아서거나 하락이 멈추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전문가들은 전세 가격이 대표적인 아파트 매매 가격의 선행 지수인 만큼 향후 시장 상황이 반등할 여지가 생겼다고 보고 있다.
■16개 구군 중 6곳 하락 멈췄다
부산의 전세 가격은 하락했지만 8월 둘째 주 부산 남구의 전세 가격은 0.03% 증가했다. 남구는 7월 넷째 주 0.01로 상승세로 돌아선 이후 8월 첫째 주 보합, 8월 둘째 주 0.03% 증가하는 등 꾸준히 증가하는 모양새다.
전세 가격이 증가한 곳은 남구뿐이다. 하지만 서구, 해운대구, 강서구, 기장군, 수영구 등 5곳이 하락을 멈췄다. 반면 부산진구(-0.22%)는 당감·부암동 구축 위주로, 북구(-0.12%)는 화명·만덕·금곡동 주요 단지 위주로, 사상구(-0.10%)는 학장·괘법동 위주로 하락하며 하락세 지속됐다.
한국부동산원 관계자는 “교통 및 학군 등 정주여건이 양호한 선호단지 위주로 저가 매물 소진 후 실수요자 중심의 상승거래 발생하며 상승이 이어지고 있다”며 “일부 지역 내 단지별 거래 관망세 지속되는 등 상승 폭이 크게 늘지는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전국적으로도 전세 가격 하락이 진정되는 분위기다. 전국 주간 아파트 전세 가격은 지난주(0.03%) 대비 상승 폭이 확대됐다. 수도권(0.09%→0.10%)은 상승 폭 확대, 서울(0.11%→0.11%)은 상승 폭을 유지했다.
부동산지인 문숙향 이사는 “과열 상태로 가고 있는 서울·수도권과 지역의 차이만큼 지역 내에서도 차이가 커 최근 선호 단지들은 이미 전세 가격이 반등했다고 보고 있다”고 “가을 이사철이 되면 계절적으로 전세 수요가 늘어나 이들 지역의 상승세가 가팔라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부산 지역 전세가격지수도 하락 폭이 줄어들고는 있다. 전국주택가격 월간동향에 따르면 지난 1월 부산아파트 전세가격지수는 93.3으로 -3.05%로 급락했었다.
2월 90.7(-2.77%), 3월 89(-1.90%), 4월 88.1(-1.07%), 5월 87.5(-0.64%), 6월 87.2(-0.39%), 7월 86.9(-0.3%)을 기록했다. 하락 폭 자체는 확실히 줄어들고 있다.
■고금리와 물량폭탄은 변수
전세 가격이 반등 조짐을 보이자 시장에서는 바닥을 찍고 반등만 남았다는 ‘바닥론’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여전히 신중히 시장을 바라볼 필요가 있다고 말한다.
‘부동산 플랫폼’ 부동산서베이 이영래 대표는 “지금의 반등은 초급매 매물이 빠지고 난 다음 급매 매물을 거둬들인 거라 시장 상승처럼 보이지만 과거 신고가를 갈아치우며 상승하던 형태는 아니다”며 “여전히 고금리 상황이라 시장이 활성화되기에는 어려움이 있다”고 말했다.
최근 연 7%를 목전에 뒀던 은행권 주택담보대출 금리 상단이 소폭 하락했으나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상태다.
물량 폭탄도 변수다. 하반기에는 많은 입주 물량이 쏟아진다. 부산 하반기 부산지역 입주 물량은 1만 6240가구다. 하반기 주요 입주 물량으로는 부산진구 양정포레힐즈스위첸 1338가구가 8월, 남구 대연동 대연푸르지오클라센트 1057가구가 9월, 연제구 레이카운티 4470가구가 11월, 부산진구 롯데캐슬골드센트럴 2195가구가 12월에 입주를 한다.
이 대표는 “최근 부동산시장에 급매 매물들이 모두 소진되며 살아나는 분위기가 있는데 입주 물량이 많아지면 시장 자체를 부정적으로 볼 수 있는 이유가 된다”며 “일시적인 시장의 흔들림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지금과 같은 고금리 상황에서는 충격이 더 클 가능성도 있다.
지난 1~2월에 전국에서 가장 많이 매매된 아파트는 지난해 12월 입주한 힐스테이트 사하역이였는데 고금리에 잔금을 치지 못해 저가에 매물을 내어 놓은 사람들이 많았기 때문이었다.
동의대 강정규 부동산대학원장은 “당장 부산 부동산 시장이 활성화되기까지는 금리 문제, 물량 문제 등이 많아 하반기는 보합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