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대학에 다닐 때는 부산 상권이 광복동과 남포동이었다.
당시엔 영도다리 옆에 부산시청이 있었다.
주말에는 쇼핑 나온 사람들로 붐볐다.
남포동 좁은 골목길에는 구둣방들이 많았다.
어느 수제화 구둣방에서 장인이 심혈을 기울려 만든 작품을 쇼 윈도우에 전시해 놓았으나
일주일이 지나도록 값을 물어 보는 사람조차 없었다고 한다.
오기가 발동한 주인이 가격표에다 '0'을 하나 더 붙여 놓았더니
다음날 당장 팔렸다고 한다.
최근 코로나19 팬데믹으로 나들이가 제한을 받게 되니 홈술족이 늘어나 편의점에서도 와인이 많이 팔린다고 한다.
신문 기사에 의하면 지난해12월 잠실점에 문을 연 위스키 전문매장 '위스키바'에 반입된 '고든앤맥페일 글렌리벳 제너레이션스80년' 한 병이 2억5천만원이라는 고가에도 매장 전시와 동시에 예약 판매됐다고 한다. 영국 스코틀랜드산인 이 위스키는 가장 오래된 싱글몰트 위스키 중 하나로, 롯데백화점은 이 제품을 이달28일까지 위스키바에 전시한 뒤 구매 고객에게 전달할 예정이라고 한다.
앞서 초고가 와인도 팔렸다고 한다. 롯데백화점이 지난해 음력 설에 판매한 프랑스 부르고뉴의 대표 와인인 ‘로마네 꽁띠’ 세트의 가격은9100만원이었다. ‘로마네 꽁띠2006’‘로마네 꽁띠2013’이 함께 포장됐다. 지난해 연말엔 병당 가격이350만원인 일명 ‘킹스맨 와인’(모스카텔 데 세투발 빈티지1919)25병이 모두 팔렸다. 전 세계에500병뿐인 와인이다. 지난해 추석을 앞두고 판매한 ‘샤토 페트뤼스 버티컬 빈티지’ 와인 3병(400만~600만원)도 판매 공지를 한 지30분 만에 구매 예약이 완료됐다고 한다.
술은 기호 식품이다. 비싸다고 꼭 좋은 것은 아니다. 자기 입맛에 맞으면 그게 좋은 것이다.
나는 호주산 5리터짜리 종이팩에 든 싸구려 와인을 주로 사서 마신다. 병으로 사는 것보다 훨씬 싸다.
맛도 그런대로 괜찮다. 코로나19가 전세계로 확산되자 작년 유럽의 어느 와이너리에선 재고가 쌓여 와인을 소독제로 처리하기 위해 탱크롤리로 옮기는 사진이 실린 기사를 본 적도 있다. 한 병에 2억5천만원 하는 위스키 맛은 어떤 맛일까? 향이라도 한번 맡아봤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