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품이 판매된 후에 발생하는 여러 가지 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해 형성된 2차 시장을 총칭하여 애프터 마켓(Aftermarket)이라 부른다.
2003년 한 해, 가장 주목받았던 가전제품을 꼽으라면 디지털 카메라를 들 수 있다. 이른바 ‘디카 열풍’으로 지난 해에만 약 65만대의 디지털 카메라가 판매되었고, 웹상에는 수많은 ‘디카’ 동호회와 ‘블로그(Blog)’가 생겨났다.
그런데 이러한 디지털 카메라 시장의 성장에 힘입어 동반 성장하고 있는 시장이 있다. 바로 고객이 웹으로 전송한 디지털 사진을 인화하여 고객에게 배달해주는 디지털 인화 서비스 시장이다. 2003년 200억 규모로 성장한 국내 디지털 인화 서비스 시장은 2005년에는 1000억을 넘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애프터 마켓(Aftermarket)이란?
이처럼 제품이 판매된 후에 발생하는 여러 가지 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해 형성된 2차 시장을 총칭하여 애프터 마켓(After-market)이라 부른다. 가전제품의 애프터서비스, 자동차의 정비, 수리, 가옥의 보수 관리, 디지털 인화 서비스 등이 이에 해당된다.
미국에서는 이미 70년대 이후부터 하나의 산업 분야로 자리잡았지만, 한국에서는 최근 대기업들이 온라인 중고차 시장, 텔레메틱스 시장 등 자동차 관련 애프터 마켓에 진출하면서 주목을 받고 있다.
왜 애프터 마켓에 주목해야 하는가?
첫째, 막대한 시장규모 때문이다. 차량을 한 대 파는 것보다 이를 관리하는 애프터 마켓의 수익 규모가 2.5~5배에 이른다고 알려져 있다. 대표적인 자동차 관련 애프터 마켓인 텔레메틱스 시장은 2003년 약 1,300억원 규모로 추정되며, 2010년에는 7조원의 시장을 형성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러한 사실은 왜 국내 대기업이 자동차 애프터 마켓에 경쟁적으로 진출하는 지 설명해 준다. LG정유와 야후가 공동으로 설립한 온라인 중고차 시장인 ‘얄개닷컴’, SK의 자동차 정비사업인 ‘스피드 메이트’ 등이 그 대표적인 예이다.
둘째, 브랜드에 대한 로열티를 높일 수 있다는 점이다. 최근 한 시장조사기관의 조사에 의하면 중국 소비자들이 가전제품을 선택할 때, 가장 먼저 고려하는 기준은 애프터 서비스를 제대로 받을 수 있는지라고 한다. 1차 제품과 밀접한 관련성을 가지면서 고객과의 접점에 있는 애프터 서비스의 특성상, 서비스에 대한 만족은 1차 제품에 대한 브랜드 로열티까지도 증가시킬 수 있다. 가전업체들이 서비스 가맹점의 교육을 철저히 시키고 있는 것도 바로 이런 이유이다.
셋째, 상대적으로 시장 개척이 용이하다. 애프터 마켓은 대개 1차 제품시장과 유사한 성장 곡선을 그리게 된다. 이는 1차 제품의 시장이 어느 정도 형성되었다면 애프터 마켓 역시 유사한 규모로 빠르게 성장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게다가 1차 제품시장에서 시장 점유율을 충분히 확보한 기업이라면 애프터 마켓 진출 시, 2차 제품을 자사의 브랜드에 특화시킴으로써 1차 제품의 시장점유율을 고스란히 이어 받을 수도 있다. 프린터 제조업체들이 잉크 카트리지 시장으로 다각화하는 것이 바로 그러한 예이다.
충분한 시너지를 발휘할 수 있는 시장에 집중해야
그런데 이러한 애프터 마켓의 매력도는 동시에 위험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애프터 서비스의 불만은 그대로 제품에 대한 신뢰도를 추락시키면서 브랜드 로열티를 약화시킬 수 있다. 또한 1차 제품과 동반 성장할 수 있다는 것은 동반 하락할 수 있다는 위험 또한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 만약 2차 제품이 자사 1차 제품에만 특화되어 있다면 그 위험은 더더욱 커진다.
이러한 1차 제품과의 밀접한 관련성으로 인해 애프터 마켓에 대한 보다 신중한 접근이 요구된다. 시장의 위험요인을 면밀히 분석하고 자사가 충분한 시너지를 발휘할 수 있는 분야를 집중 공략하는 것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