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년 12월에 초판이 발행되어 22년에 10월에는 22판이었으니 책 읽는 이들에게는 필독서 였겠습니다. 책을 구입하는 온라인 서점에서는 작가들이 추천한 21세기 최고의 책으로도 선정되었고요. 수 많은 리뷰에는 호평과 혹평이 즐비합니다. 일단은 제가 몰랐던 이야기이고, 권위있는 과학자의 삶을 작가 자신의 삶과 연결하여 전기이자 수기를 쓴 발상은 파도 아래에는 또 다른 심연이 유영하고 있다는 걸 알려줍니다. 으례 책을 만들면 내용과 관계없는 시시콜콜한 헛소리?도 쓰기 마련인데 마지막 페이지까지 공백을 채우기 위해 허투루 쓴 글자는 한 글자도 없는 것 같습니다. 물론 번역도 한 몫 했겠지요.
스스로를 '낙천성의 방패'라며 어깨를 으슥이던 과학자와 '세계는 출구없는 문'이라며 언젠가 빛나는 물건의 방아쇠를 스스로를 향해 당겨 볼 기회를 엿보는 작가. 작가 '룰루 밀러'는 매력적인 총구를 막아 줄 '데이비드 스타 조던'이라는 명칭의 방패가 절실하였을 겁니다. 어쩌면 그가 표본하던 물고기의 학명처럼 그녀도 자신의 진짜 이름을 발견하고 싶어했을지도 모르지요. 텍스트의 내용은 둘째치고 자신의 외면과 내면을 찾기위한 작가의 고군분투가 울림이 있습니다. 대중적인 셀러를 기록한 저서로 인해 작가의 삶이 윤택해지기를.
혼돈에 질서를 부여하는 일과 질서에 혼돈을 부여하는 일의 가치는 틀리지만 서로 다른 가치에도 공통점은 있습니다. '있는 그대로'의 세계는 원래의 질서가 있었고 '내던져진'의 세상은 원래의 혼돈이 계속되고 있다는 걸 명심해야 겠습니다. 원래의 질서를 인간은 혼돈이라 부르지만 우리가 질서라고 부르는 것들은 혼돈 아래에서 유영하는 지느러미들의 물살같은 것이라고 또 명심하게 됩니다.
정각, 봄입니다. 팔 없고 발 없는 물 속의 그네들을 우리가 무엇이라 부르든 여전히 존재는 살아 갈 이유를 찾습니다. 우리는 그것을 자존감이라고 부르기로 하였지요. 자존감있는 삶들이 되시기를.
첫댓글 저도 읽긴 했는데, 다시 읽어봐야 겠습니다.
늘 시간에 쫒기니 책 읽기가 장난이 아닙니다. 읽어셨군요 선생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