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를 위해 기도해주세요
고3기도회
수능 시험을 열흘 가량 앞둔 고3기도회에는 약 20명의 아이들이 모였다. 금년 초 적게는 30명 많이는 120명까지 모이는 고3 아이들이 수능 날이 다가올수록 숫자가 줄어드는 것은 수시 합격자가 늘어난 것과 학원, 과외 공부, 그리고 여러 사정에 의해 일찍 귀가하는 까닭이었다. 그러나 매주 모이는 인원과 관계없이 하나님께서는 이 고3기도회를 통하여 많은 은혜를 부어주셨다. 하나님의 사랑을 느끼게 해주시고 서로를 격려하도록 하여 주시고, 또 직접 예수님을 영접토록 인도하여 주셨다.
고3기도회에 온 아이들은 모두 울보가 되어 간다. 지쳐서 힘을 잃은 아이들이 기도를 통해 하나님의 격려를 맛보며 기도하는 모습은 그야말로 감동 그 자체이다. 기독교 학교가 아닌 영훈고등학교에서 매주일 예배실(기술실)에서 기도하는 고3 학생들. 이들을 하나님께서 인도하시고 영광을 받고 계셨다.
서로를 붙잡고 기도하라
하나님께서는 이 날 고 3기도회 때에는 모두들 둘러 앉아 말씀과 기도 제목을 나누며 서로를 위해 기도하라는 음성을 들려주셨다. 그래서 아이들이 오는 대로 자리를 정해주고 찬양하며 말씀을 나누었다. 나는 활짝 웃으며 말했다.
“얘들아, 이제 수능이 열흘 남짓 남았는데 많이 힘들지? 지치기도 하고 말야. 하지만 너희들은 고3 기도회에 빠지지 않고 꾸준히 기도하고 또 하나님께 나아가며 공부했으니까 분명한 인도하심이 있을 거야. 힘내고 더 기도하기로 하자. 오늘은 서로를 위해 기도하며 축복하면 좋을 것 같아. 그래서 돌아가며 기도 제목을 말하고 함께 붙잡고 기도하자. 응?”
이 가운데에는 교회에 나가지 않는 아이도 몇 있었다. 또한 기도하는데 붙잡고 기도하는 것에 익숙하지 않은 아이들도 있었다. 하지만 성령님께서 마음을 주신 것이 확실하다면 그것마저도 가능케 하신다. 결국 일을 계획하시고 진행하시는 분은 하나님이시기 때문이다.
대체로 아이들은 수능에 대한 두려움과 떨림이 없도록 기도를 요청하였고, 또 수시에 떨어진 아이들은 지난 것에 연연하지 않고 정시를 잘 치루게 해달라는 기도요청을 했다. 한 사람씩 기도 제목을 말한 후에 나는 그 아이를 가운데 의자에 앉도록 했다. 그리고 함께 붙잡고 기도했다.
엄마를 위해 기도해주세요
아이들이 입술을 열어 기도하면 항상 감격이 있다. 눈물이 있고 감동이 넘치는 것은 왜일까? 그것은 아이들 본연의 순수한 마음이 표현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거짓 입술로 눈물을 흘리며 기도할 수는 없는 것이기에 아이들의 힘겨움과 현실, 그리고 나아가야 하는 비전 위에 하나님의 인도하심이 있을 것이라는 믿음이 반영된 아이들의 눈물의 기도를 하나님께서 기뻐하시고 또 응답하시리라 믿는다.
돌아가며 기도하고 또 기도 제목을 들으며 가던 중, 형선이의 차례가 되었다. 빠짐없이 고3기도회에 참여하던 형선이의 입에서 나온 기도 제목은 대입 시험이 아닌 엄마에 대한 것이었다.
“저희 엄마를 위해 기도해주세요.”
엄마라는 말에 아이들이 숨죽인 듯했다. 형선이는 계속해서 말했다.
“저희 엄마가 뇌수술을 한 지 3년이 지났는데 지금도 많이 힘들어하세요. 제가 대학에 가는 것보다 사실은 엄마가 건강해지시는 것이 저에겐 일차적인 기도 제목예요...”
이 말을 하는 형선이는 이미 눈물을 흘리며 울고 있었고 아이들도 함께 울고 있었다. 뇌수술을 받은 엄마, 그리고 지금도 투병 중이신 엄마를 위해 고3기도회에 와서 기도 제목을 내건 딸. 수능시험보다 더 중요한 것이 바로 엄마의 건강이라고 고백하는 이 아이의 기도를 하나님께서 외면하지 않으시고 치유의 응답을 허락하시길 아이들과 함께 눈물로 기도했다.
하나님의 은혜
20명을 붙잡고 한 사람씩 기도하니 1시간 30분이 훌쩍 지나고 있었다. 마지막에는 아이들이 나를 붙잡고 기도하였다. 나는 기도회를 통한 하나님의 은혜를 이미 맛보며 아이들에게 이렇게 기도 제목을 말하였다.
“여러분들은 이제 몇 개월 후면 이 영훈고를 떠나지만 저는 또 여러분들 같은 후배들과 생활하게 될 겁니다. 선생님이 여러분들 후배들을 더 사랑할 수 있도록 하나님께서 힘을 부어주시기를 소망하며 기도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언제나 하나님의 사랑으로 살아가며 예수님을 잘 전할 수 있도록요...”
아이들의 손이 내 몸에 닿는 순간 전율이 느껴졌다. 그리고 함께 기도하며 감동의 순간을 체험했다. 아이들과 내 눈에서는 쉴 새 없이 눈물이 흘렀다. 하나님께서는 이 기도회를 통하여 큰 힘을 부어주고 계셨다. 모든 순서를 마친 후 나는 말했다.
“얘들아, 오늘 저녁 선생님이 낼 테니까 가자. X 데이 삼겹살 어때?”
아이들과 나는 영적인 기쁨과 더불어 육적인 즐거움도 누리는 시간을 가졌다. 삼겹살과 함께. 그리고 다시 학교로 돌아오는 교정 언덕길에서 지영이와 선민이가 말했다.
“선생님, 오늘 너무 감사해요. 그리고 사실은 저희들 둘 다 연세대 원주 캠퍼스 합격했어요. 최저 등급이 있긴 하지만 잘 될 것 같아요. 고3기도회에 와서 기도한 것이 정말 큰 힘이 되었고 또 하나님의 은혜라고 생각해요.”
“아! 그렇구나. 축하해. 얘들아! 그런데 왜 아까 기도할 때는 그 이야기를 하지 않았니?”
“네, 다른 아이들 수시가 안 된 아이들도 있고, 또 정시를 이제 볼 텐데 딴 아이들 생각해서요. 선생님 정말 고맙습니다.”
교정의 밤하늘과 갈바람은 유난히 따뜻하게 우리를 휘감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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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 ^^** 예수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
오랜만에요 잘 지내시나요?
네 ~ ^^
흐흐흐흐흐....글들이 다 전율을 타고 내려와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