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수진의 SBS 전망대] "전교조 노조해산? 유신시절 대표적 악법"
Q(한수진): 어제 판결 어떻게 받아들이시나?
A (하병수 전교조 대변인): 과거 유신 정권 시절이나 전두환 정권 시절에는 행정 관청이 노조가 마음에 들지 않으면 쉽게 취소를 할 수 있었습니다. 해산을 시킬 수 있었다는 거죠. 그 당시 대표적인 악법이라고 노조 해산 명령이라는 법이 있었습니다. 그 법은 87년도에 여야합의로 대표적 악법으로 폐지가 되었던 법인데, 88년 여소야대에서 국회 개원을 앞두고 국무 회의에서 이걸 시행령으로 즉, 행정 입법으로 부활시킨 것이 어제 부로 전교조를 노조 설립 취소를 시켰던 바로 일반 노조법 시행령 9조 2항입니다.
그래서 민주정부가 들어서고 한 번도 적용되지 않았던 노조 해산을 처음으로 박근혜 정부 들어와서 전교조를 노조 해산 시킨 거고 사법부가 그런 행정권력을 견제하지 못하고 승인해 준 꼴이 어제 사법부의 판결이라고 생각한다.
Q : 2010년 3월 즈음 당시 고용노동부가, '해직자 조합원으로 인정하는 규약을 고치라고 전교조에 통보한 것부터 시작. 이것을 받아들이지 않은 것이 발단?
A: 시행령 9조 2항은 사문화된 시행령, 한 번도 적용된 적 없다. 해직자가 노조, 노조라는 역할은 고용 관계에 있는 노동자뿐만 아니라 해직자를 다시 복귀시키고 그 다음에 그들의 노동권을 보호해주는 것이 기본적인 노조의 역할이다. 이 노조 역할 자체를 부정하고 저희들에게 규약 시정 명령을 내린 거기 때문에 당연히 거부를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Q: 사문화 된 법 규정을 들고 나와서 지금 전교조 해산을 노리고 있는 거다?
A : 박근혜 대통령의 전교조에 대한 미움은 이미 널리 알려져 있다. 2006년에 민주적 사립학교 법 개정 과정에서도 크게 대립각을 세웠었고, 정부가 들어서도 친일 독재 교과서라고 대표되는 교학사 교과서에 대한 반대 운동도 전교조 선생님들이 열심히 하셨죠. 그래서 실제 정부의 잘못된 정책에 대해서 비판적인 역할을 했던 전교조가 현 정부입장에서 가시처럼 여겼던 거고 행정 관청이 과거에 노조에 해산 명령을 내리듯 동일한 방식으로 행정부가 전교조를 내치려는 그런 의도이다.
Q: 전교조에 가입된 해직 교사가 모두 몇 분이나 되시나?
A: 고용노동부와 교육부가 공식적으로 문제 삼고 있는 해직 교사들은 9명이다. 현재 22명의 해직교사가 있다.
Q: 전체 전교조 조합원은 몇 분이나 계시나?
A: 6만 조합원이다
Q: 22명, 분들만 조합원에서 배제를 하면 논란이 쉽게 마무리되는 것 아닌가, 하는 주장도 있는데...
A: 이 분들은 저희 전교조의 결정사항과 참교육 운동을 가장 앞장서서 실천하신 분들이고 어쨌든 시대의 한계 속에서 부당 해고를 당하신 분들인데 이 분들을 저희들이 조합에서 내치라는 요구는 전교조의 역할 자체를 부정하는 거고 노조의 정체성을 부정하는 거다. 그건 어떠한 가치와도 바꿀 수 없는 많은 희생을 감수해야 하는 부분이고.. 그래서 6만 조합원들 총 투표를 통해서 9명의 해직 교사와 함께 가겠다, 라는 결정도 저희들이, 대부분의 조합원들이 인정한 부분이기 때문에 해직 조합원들은 전교조에서 내친다는 것은 상상할 수도 없는 일이다.
Q : 어쨌든 교원만 교원노조에 가입할 수 있도록 되어있는 것 아닌가? 그래서 어제 교총 같은 경우만 봐도, '현행법이 문제라면 판결에 불복할 것이 아니라 법을 고치도록 해야 한다.' 이렇게 주장을 했던데요, 이런 주장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하나?
A : 전교조에 대한 사실 시정 명령 이전부터 해직자에 대한 조합원 인정 부분은 국제 사회 관심거리였고. 국가 인권위원회도 2차례 걸쳐 권고한 부분이다. OECD가입 당시에도 약속이기도 했다. 이 사실은 ILO(International Labour Organization, 국제노동기구)가 너무 잘 알고 있는 상황이다. 13번에 걸쳐 이 관련된 법을 개정하고 해고자 뿐만이 아니라 구직자, 퇴직자 즉 노동 희망을 갖고 있는 노동자들의 노동권을 보장하라는 것이 ILO의 끊임없는 권고 사항이었다.
이 부분에 대한 법 개정을 소홀히 했던 것이 국회 역할이었고 행정부도 이 사실을 너무나 잘 알고 있는 부분이다. 그래서 단순히 잘못된 법을 놔두고 저희들한테 강요하는 것 보다는 기본적으로 국제 사회의 요구와 상식적인 판단에 의해서 해고자를 인정하는 법 개정이 우선이다.
Q: 국제노동기구 를 비롯해서 여러 국제기구에서는, '해고자도 노조원으로 인정을 해야 된다.' 이렇게 꾸준히 권고를 해왔다?
A : 그건 국제 협약, 약속이고. 지금 UN에 등록되어 있는 나라들이 200여개가 넘지만 세계 어느 나라도 해고자를 노동조합에서 내치거나 그걸 국가가 강요하거나 조합 스스로 자격을 결정하지 않고 국가가 이래라, 저래라 간섭하는 나라는 없다. 그래서 국제 사회는 이 부분이 한국 사회를 노동 탄압국이라는 오명을 씌우게 한 조항이기 때문에 그걸 계속 고치라는 요구를 계속 하고 있는 것이다.
Q: 국제적인 기준에 따르면 해직 교사를 조합원으로 인정할지 여부는 조합의 재량이다, 법이 관여할 일이 아니다?
A: 세계 모든 나라들이 공통적으로 그렇게 하고 있고. 언론인들도 해직 언론인이 있다. 그 분들을 조합원 자격을 박탈한다는 것 자체가 상상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한국노총에 3천 여 개 기업노조가 있고. 민주노총에 2천 여 개 기업 노조가 있다. 어느 노조든 사용자에 의해서 해고가 발생할 수밖에 없는 그런 상황이고 어쨌든 노동조합에서 그 해고자를 조합원에서 박탈시킨다는 것 자체는 노조 스스로 역할을 부정하는 것이다.
사용자의 말을 고분고분 따르라는 어용노조의 길을 걸으라는 그런 이야기와 다르지 않다. 유독 이런 노동 현실을 외면하고 전교조만 이 부분에 대해서 문제 삼는 것은 누가 보더라도 전교조를 내치려는 탄압의 일환으로밖에 해석할 수 없다.
Q: 15년 전에 전교조가 합법화 될 수 있던 계기가 바로 OECD가입이었고. 그 이후에도 이렇게 국제기구나 노동정치나 여기서 꾸준히 계속해서 관심을 갖고 이 문제를 지켜봤는데... 이번 판결이 국제적으로도 논란이 될 소지가 있다고 보나?
A: ILO사무총장도 지난 해 3번에 걸쳐서 긴급 개입을 했었고. 올해 3월도 ILO 기준적용 위원회에서, 고용노동부장관, 저희들 제소에 따라서 공식적으로 교육노조법 개정과 법외노조 통보 철회를 여러 차례 요구를 했다. 그래서 어제 판결도 아마 국제 사회에서 관심을 가졌던 부분이기 때문에, ILO 입장에서는 답답한 게 이 정도로 권고해서 행정부가 따르지 않는 나라가 없기 때문에 답답해하고 있는 상황이다. 그래서 매번 권고할 때마다 강도가 올라가게 하는데 저희들이 이제 ILO 사무총장의 방문 요청과 실태 사항을 정확하게 파악하도록 전문가 팀들의 방문 요청을 진행할 계획이고. 아마 국제 사회도 이 부분에 대해서는 예의주시했던 상황이기 때문에 그냥 지나치지 않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Q : 교육부는 후속조치에 착수 했다, 판결이 나오자마자 지금 노조 지위 박탈당하면서 사무실 보조금도 사라지게 되고, 상근자들도 학교로 복귀해야 하는 상황인데 어떻게 대응하실 생각인가?
A : 노조 전임자들이 72명 있다. 6만 조합원 현장 실천을 지원하는 방대한 사업을 하고 있는 조직인데 72명이 다 현장에 복귀하게 되면 전교조 사업이 전면 중단된다. 물론 현 정부는 이걸 의도했긴 했겠지만 저희 입장에서는 전교조 사업을 전면 중단하는 그런 사상 초유의 사태를 발생하는 것은 저희들이 견디기 어렵기 때문에 대의원들 뿐 아니라 전체 조합원들의 어떤 지혜와 뜻을 모을 계획이고. 어제 교육부가 후속 조치를 여러 가지 발표했는데 내용들을 보면 거의 저희들이 교원 노조법상의 지원을 받지 못하는 법외노조인데 거의 불법 노조로 취급한 후속조치였다.
심지어 학교 현장의 조합비 납부를 행정실이 지원해주고 있는데 그것조차도 지원해주지 말라는 지침을 내렸다. 학교에서는 일반 동호회 모임도 필요하면 회비 납부를 도와준다. 하물며 법외 노조, 불법 노조가 아닌 법외 노조인데 전교조의 회비 납부를 지원하지 말라고 요구하는 것 자체가 정상적인 후속조치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렇기 때문에 계속해서 전교조를 무력화시키려는 의도가 아닌가, 그렇게 해석할 수밖에 없다.
Q: 각 시도 교육감 어떻게 대응할지도 관심인데 특히 전임자 복직 여부는 교육감에게 권한이 위임되어 있나?
A: 노조 전임의 휴직사유가 소멸되기 때문에 사실 교육감도 재량의 범위가 법 테두리 안에 있어서 그 부분에 대한 고민은 깊을 것이지만, 교육부의 후속 조치의 여러 가지를 무조건 사실 탄압의 일환으로 저희들은 보고 있기 때문에 그 교육감의 판단에 따라 충분히 신뢰관계를 유지할 수 있는 부분들은 남아있다고 생각한다.
Q: 지방 선거에서 당선된 13명의 진보 교육감 이미 탄원서를 제출하기도 했다. 아마 이 진보 교육감 측에서도 조치에 대해서 나름 할 수 있는 모든 조치는 다 할 것 같다. 관련해서 전교조와 합의가 가능할까?
A: 저희들하고 공식적인 협의의 자리를 갖기는 어렵고. 진보 교육감의 공약 자체가 6.4 지방 선거를 통해서 국민들의 여망들을 많이 담은 내용들이다. 그런 내용들은 전교조가 오랫동안 현장에서 실천했던 내용들하고 거의 대부분 지향성이 일치하는 부분이다. 그래서 진보교육감의 탄원서의 배경을 전교조를 지지하겠다는 선언이라기보다도 본인들의 정책과 공약을 성실히 이행하는데 있어서 전교조라는 절대적인 파트너는 필요하기 때문에 그렇게 한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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