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에 읽은 책들〗『시 창작 수업』외 - 강남국

[청죽]

『시 창작 수업』

공광규 지음 강남국 읽음

    이 책은 참고자료를 빼고도 무려 700페이지나 된다. 소설책이 아니고 제목 그대로 시창작 수업 책인데 이렇게 재밌게 읽긴 처음이다. 솔직히 그동안 읽었던 책들 -실명을 거론해서 죄송-홍문표의 『시창작원리』나 오규원의 『현대시작법』을 탐독했지만 지루하고 힘들었던 것이 사살이었다. 하지만 이 책을 통해 시 창작교재도 얼마든지 재밌다는 것을 배웠다. 특별히 저자가 이 책에서 강조한 것은 시는 창작능력을 지닌 전문 시인과 연구하는 학자의 전유물이 아니라는데 초점을 맞췄다는 것이다. 그래서 더 쉽게 접근할 수 있었다는 점이다. 꼬박 한 달에 걸쳐 밑줄을 그어가며 읽은 보람이 크다. 시는 인류가 남긴 최고의 문화유산이며 감성의 보물창고란 저자의 생각에 많은 공감을 했다. 이 책은 제1부 창작원리; 이론적 접근과 제2부 창작실천; 제재적 접근으로 구성돼 있다. 총 15주차로 세분화 시켰는데 이런 강의를 직접 듣는다면 얼마나 좋을까 싶은 생각이 내내 들었다. 말과 글(언어)는 “인류 최고의 발명품”이라고 프랑스의 지한파 소설가 르 끌레지오가 말했던가. 한자 ‘詩’는 말(言)의 절(寺)란 뜻이다. 여기서 寺는 손을 나타내는 기호로 손을 움직여 일한다, 만든다는 창작한다는 뜻이란다. 이 책을 통해 정말 많이 배웠다. 좋은 시를 함께 읽었던 것은 순전히 덤의 축복이 아닐 수 없다.

『다시, 봄』

장영희 쓰고 김점선 그림

    장영희 교수 5주기를 맞아, 한 일간지에 〈장영희의 영미시 산책〉이라는 제목으로 1년간 연재되었던 120편의 칼럼 중 계절에 관한 시 29편을 담아 샘터 사에서 책으로 엮었다. 이해인 수녀님이 추천의 글을 쓴 이 책은 월별에 맞춰 1〜2편씩을 골라 재편집한 책인데 전에 『생일』이나 『축복』에서 느끼지 못했던 영시(英詩)의 깊은 맛을 다시 맛볼 수 있어 좋았다. 여기에 실린 시들은 우리 독서회에서 매달 한 편씩 다룰 참이다. 고인의 향기가 올올히 느껴지는 책이다.

『봄 술이나 한 잔하세』

이규보 지음 서정화 옮김 

문집으로 『동국이상국집』

이 있는 고려시대를 대표하는 이규보(1168〜1241)는 시인이거니와 산문에서도 뛰어난 능력을 보인 작가이다. 그의 산문은 일상생활에서 볼 수 있는 흔한 소재를 채택하여 썼다는 것이 우리와 다르지 않지만, 그 깊이는 남달랐던 것 같다. 한마디로 여유가 있고, 익살스럽다고나 할까. “우리 집에서 최근 술을 빚었는데, 자못 술 익는 냄새가 솔솔 풍겨 먹을 만하니, 차마 그대들과 함께 마시지 않겠습니까?”

2014. 5. 26

청죽

[청우시인]

문학을 하는 독자들에게는 많은 도움이 될듯 합니다.
저도 구해서 꼭 읽어보아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