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53.0봉
의정부역에서 6시 20분 첫 기차로 전곡에서 내려 편의점을 찾아 삼각 김밥을 몇 개 산 후 택시를 타고 진군교가 있는 배모루로 간다.
대충 지형을 살펴보고 군자농장 왼쪽 넓은 흙 길로 들어가다 무덤들을 지나니 길이 없어지지만 잡목들을 잠시 헤치면 흐릿한 족적이 나타난다.
가파르게 이어지는 잡목 숲을 올라가다 사면으로 족적을 따라가면 밑에서 올라오는 뚜렷한 등로와 만나는데 밧줄도 걸려있는 것으로 미루어 밑의 군 부대에서 올라오는 길일 것이다.
암봉을 우회하며 바위 지대에 오르니 군 부대에서 아침 조회를 하며 구령을 외치는 장병들이 내려다 보이고 고소성리 일대가 한 눈에 들어와 대뜸 전략적 요충지라는 생각이 든다.
암릉 지대를 따라가다 전망대 같은 절벽에 서면 보장봉과 그 너머로 불무산이 우뚝 솟아 보이고 보장봉으로 이어지는 능선위로는 맑은 가을햇볕이 부채살처럼 내려온다.
뚜렷한 길따라 군 초소와 통신 시설이 있는 봉우리를 지나고 커다란 암릉을 우회하며 353.0봉에 오르니 오래된 삼각점(336 FODP,17-8692)이 보이고 "과천 김영오"의 표지기 한개가 걸려있다.
(전망대바위에서 바라본 보장산과 불무산)
(군초소가 있는 봉우리)
(삼각점이 있는 353.0봉)
- 보장산
한적한 잡목 숲 따라 능선을 걸어가면 뚜렸한 길은 봉우리를 우회하며 왼쪽으로 내려가고 쓰레기가 널려있는 봉우리에서 오른쪽으로 보장산쪽 능선이 갈라진다.
암봉 하나를 우회하며 능선으로 붙어 칡 넝쿨과 덤불들을 헤치며 안부로 내려서니 신흥리에서 올라오는 왼쪽 길에는 청량산악회 표지기가 붙어있고 이후 등로가 좋아진다.
무덤 봉을 넘고 새들이 지저귀는 아침 길을 여유롭게 걸어가면 나뭇가지 사이로 종자산의 암봉들이 나타나고 어디선가 울리는 기적 소리가 산객의 마음을 애잔하게 만든다.
바위 지대를 따라 암봉에 올라서니 보장산이 전면에 모습을 보이고 창옥병으로 이어지는 오른쪽 흐릿한 등로를 지나면 아주 가파른 사면길이 기다린다.
진땀을 흘리며 된비알을 오르고 암릉 지대를 휘돌아 넘으니 놀고있던 흑염소 가족들이 기겁을 하고 도망치며 보장산이라 쓰인 사각돌 위로 1500산 김정길님의 비닐코팅판이 걸려있다.
이리저리 파 헤쳐진 참호들을 따라 조금 더 올라가면 넓은 공터에 철판 삼각점이 있는 보장산(555.0m) 정상이 나오며 시야가 트여 바로 앞으로 지장산과 종자산이 멋진 모습을 보여준다.
(보장산)
(보장산 정상 뒤로 보이는 지장산과 종자산)
- 밤골고개
정상을 내려가면 헬기장이 나오고 넓은 비포장 군사 도로를 내려가다 오른쪽 숲으로 능선이 이어지고 표지기도 몇개 붙어있다.
잡목 숲을 따라 봉우리들을 오르내리고 군 쓰레기들이 널려있는 능선을 따라가면 군 전화선이 나타나고 등로는 급하게 떨어진다.
표지기들을 보며 남쪽으로 내려가다 능선 갈림길을 지난것 같아 10여분간 다시 올라오니 참호가 있는 낮은 봉우리에서 동쪽으로 흐릿하게 능선이 갈라져 나가는데 신경 쓰지 않으면 찾기 힘든 곳이다.
잡목들을 헤치고 거미 줄을 걷어가며 급하게 떨어지는 사면을 내려가면 임도가 나오고 임도를 건너 숲을 헤치니 참호 너머로 숨은 능선길이 나타난다.
상큼한 솔 향을 맡으며 북동 쪽으로 등로를 따라가니 폐 타이어로 만든 참호와 빈 막사가 있는 봉우리가 나오고 나무 등걸에 앉아 삼각 김밥을 먹고 있으려니 지형이 어려운 곳을 통과했다는 사실에 마음이 편해진다.
군 전화선을 따라 능선을 내려가면 헬기장과 무덤이 나오고 넓은 황토길을 따라서 87번 국도가 지나가는 밤골고개로 내려서니 전차 방호벽이 서있고 빈 도로에는 가을 햇살이 가득하다.
(밤골고개)
- 271.5봉
참호와 군 시설물들을 지나고 능선에 붙어 잡목들을 헤치며 낮은 봉우리에 올라 북동 쪽으로 능선길을 이어가니 기름통 같은 커다란 녹슨 구조물들이 버려져있다.
3개 째 기름통을 지나고 가파르게 능선을 오르면 역시 기름 통 하나가 놓여있는 271.5봉인데 삼각점은 보이지 않는다.
계속 지루하게 이어지는 잡목 숲을 따라가니 군에서 세운듯한 삼각점 같은 콘크리트 구조물이 있는 336봉이 나오고 군 전화선을 따라가다 너무 급하게 떨어지고 길이 사라져 되돌아 온다.
북동 쪽으로 이어지는 능선을 따라가다 보면 저절로 밭으로 내려가게 되고 가파른 사면을 힘겹게 치고 옆 능선으로 붙어보니 역시 기름통이 보이고 전화선도 따라온다.
북쪽으로 뚜렷한 등로를 따라가다 동쪽 능선으로 꺾어져 내려가니 비포장 임도가 나오고 오른쪽 옆으로 불무산으로 이어지는 능선이 보이며 정상 쪽의 험준한 바위지대가 인상적으로 보인다.
마침 작 전나온 군인들과 지도를 맞춰보고 336봉을 지나쳐 대회산리로 잘못 내려왔다는 결론을 내리고 농가 뒤로 이어지는 임도를 타고 올라가기로 한다.
(336봉 ?)
- 불무산
한동안 잡초가 우거진 묵은 임도를 따라가다 왼쪽 능선으로 붙으니 희미하게나마 족적이 보이지만 덤불과 넝쿨들이 꽉 차있어 통과하기 힘들다.
잡목들을 헤치며 가파른 봉우리를 올라가면 산 넘어 어디에선가는 한창 포 사격을 하고있어 바람을 가르는 포탄소리가 가슴을 섬뜩;하게 하고 뒤이어 폭탄 터지는 소리가 지축을 울린다.
밑에서 올려다 보이던 뾰쪽 솟은 암봉에 올라서니 앞은 절벽을 이루고 있어 오금이 저리지만 336봉에서 339봉을 지나 이곳으로 이어지는 능선이 한 눈에 들어오고 내가 올라온 지능선과 합류하는데 워낙 낮은 능선들이 자주 갈라져 길 찾기가 어려운 곳임을 알수있다.
등로에 주저앉아 간식을 먹고 중화기의 사격 소리를 들으며 억새와 싸리나무들이 무성한 오르막을 오르면 곧 나올 것 같은 불무산 능선은 쉽게 나타나지 않는다.
희미한 족적 따라 가슴까지 차는 억새들을 헤쳐가며 주능선에 올라 돔형 벙커가 서있는 648봉으로 가보니 대사동에서 이어지는 길다란 능선이 잘 보이고 폭탄 터지는 소리가 귓청을 울려댄다.
아직도 멀리있는 불무산을 바라보며 북동 쪽으로 올라가면 암릉지대가 나타나고 바위에 시멘트로 쌓아놓은 참호를 지나고 칼바위같은 날카로운 암릉을 조심스레 넘는다.
계속 나타나는 암봉들을 우회하며 능선에 놓여있는 군삼각점을 지나고 넓은 헬기장을 통과해 가파르게 능선을 올라가면 돔형 병커가 서있는 불무산(668.8m)인데 삼각점은 볼 수 없고 표기기 몇장과 군인들이 걸어둔 작은 플래카드만이 정상 임을 알려준다.
(암봉에서 바라본, 보장산으로 이어지는 능선)
(686봉)
(불무산 정상)
- 도내지고개
쓰레기들이 버려져있고 한쪽으로 43번국도만 일부 보이는 답답한 정상에서 계속 능선을 타고 내려가면 밧줄이 걸린 급경사 비탈길을 지나고 등로가 편해진다.
깃대봉이 꽂혀있는 봉우리로 내려가니 전방에 공군부대가 모습을 드러내고 오른쪽으로는 야미리로 내려가는 지능선이 갈라져 나간다.
편안한 능선 길을 따라가다 지뢰 경고판을 무시하고 계속 들어가 보아도 다시 지뢰 경고판과 원형 철조망이 나오며 더 이상은 진행 할 수가 없다.
오른쪽으로 꺾어져 밧줄을 잡고 쭉쭉 미끄러지는 급 경사 비탈 길을 내려가다 너덜지대를 건너고 능선으로 붙는다.
길도 없는 사면을 잡목들을 헤치고 바위지대들을 우회하며 한동안 내려가다 덤불지대를 통과하고 군 전화선이 걸려있는 건천지대로 내려선다.
전화선 따라 마른 계곡을 이리저리 내려가면 소로가 나타나고 임도와 만나 밭을 가로지르니 민가와 탱크부대가 나타난다.
부대 철조망을 빠져나와 넓은 길 따라 불무사 입구를 지나서 43번 국도로 내려가니 왼쪽 바로 위는 깃발들이 펄럭거리는 도내지고개이다.
야미리 보건진료소 앞의 직행버스 정류장으로 내려와 젖은 옷을 추스리고 서 있으니 불무산 위로 가을 하늘은 파랗게 펼쳐지고 햇살도 따뜻하게 내리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