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처: 함수곤의 `한밤의 사진 편지` 원문보기 글쓴이: 함수곤
한밤의 사진편지 제1757호 (12/10/19/금)
'한사모' 카페 'romantic walking'으로 가시려면 아래를 클릭하시면 됩니다. | |||
새로운 체험 - 몽골에서 말타기 (5)
글, 사진, 편집, : 한사모 운영위원 김소영
여름에도 초원의 밤은 춥습니다. 밤이 오면 게르 안에 있는 난로에는 장작불이 활활 타오릅니다. 간밤에도 불을 지펴주는 도우미 덕분으로 숙면을 하고나니 어제의 피로가 말끔히 가시는듯 합니다.
중앙아시아 고원지대에 위치한 몽골은 전형적인 대륙성 기후로 날씨의 변화가 심하고 매우 건조합니다.
일교차 연교차가 매우 크고 겨울이 길고 추우며 야간에는 -40도 까지 내려가는 반면 여름은 매우 짧고 33~38도까지 올라간다고 합니다.
1년 동안 맑은 날이 250일이 넘어 항상 높은 하늘을 볼 수 있어서 말타기 체험 기간 내내 좋은 날씨입니다.
오늘은 초원 명상을 하는 날입니다. 이른 새벽, 체험 가족들이 캠프 뒤에 있는 작은 언덕으로 떠날 채비를 하고 빈 게르만 캠프를 지키고 있습니다.
극심한 기후와 유목생활에 적합하게 발달한 게르(Ger), 다양한 용도의 거주 시설로 다른 지역으로 이동할 때에 새로 세우거나 정리할 때에 간편하며 초원과 참 잘 어울리는 아담한 천막형 주거지입니다.
캠프에 깃들어 사는 개 두마리가 앞장을 섭니다. 주인 없는 개이지만 누구도 이 개들을 쫓아내지 않습니다. 개들 또한 캠프와 온 들판이 자신의 집인 줄 압니다.
이곳의 개들은 날씬합니다. 들판을 천방지축 뛰어다니니 허리와 배에 군살이 붙을 리가 없습니다.
그들은 비만이라는 문명병 때문에 고심하는 동족들이 있다는 것을알 리가 없겠지요.
마부가 들판을 가로 질러 강가로 가고 있습니다. 이곳에서는 사람도 말도 자연의 일부가 됩니다.
이른 산책을 나온 한 무리의 소떼들, 평화로운 세상입니다.
이른 아침의 눈부신 햇살을 받으며 깨어나는 오논 강과 캠프입니다. 우리가 묵고 있는 캠프의 게르단지가 한눈에 들어오고 오논강이 S형 물도리동을 만들며 사행하고 있습니다.
매일 말타기를 마치고 선녀와 나무꾼이 되어 텀벙 들어간 곳이 저기로구나. 나는 한없이 작고 작아져 점으로도 남지 않는 것 같습니다.
헨티 산맥에서 시작하여 몽골내에서 445km를 흘러 러시아로 유입되는 808km의 오논강은 칭키스칸의 탄생지이자 유년기를 보낸 곳으로 알려진 헨티 아이막을 흐르고 있습니다.
몽골의 새벽 풍경은 날마다 새롭습니다. 푸른 들판을 배경으로 오논 강에서 수증기가 피어오르는 풍경이 한 폭의 수채화입니다.
완만한 언덕을 오르다 문득 뒤를 돌아봅니다. 눈부시게 깨어나는 아침! 눈물이 왈칵 쏟아질 것 같습니다.
오논 강을 굽어보는 언덕에서 아침명상을 시작합니다. 눈을 감습니다. 오감을 자극하는 싱그러운 느낌.... 낮게 흐르는 물소리, 벌레소리가 세상을 채웁니다.
귓전을 지나는 부드러운 바람, 일렁이는 허브향이 온몸을 감쌉니다. 자연과 내가 하나가 됩니다.
내 몸 안 깊숙히 숨어 있던 감정, 기쁨과 감사의 기도가 터져 나옵니다. '감사합니다' '사랑합니다'
강이 내 울음 안으로 흘러들고, 하늘이 내 가슴을 채웁니다. 행복한 초원명상입니다.
명상을 마친 뒤 현지 대학생 조교들이 단체로 선을 보여줍니다. 한 사람씩 각 조를 맡아 몽골의 생활을 도와준 담임과도 같은 고마운 사람입니다.
장차 몽골의 미래를 이끌어 나갈 일꾼들입니다.
우리에게 보여주려고 틈틈이 연습했다는 그들의 노래와 춤 솜씨는 대단합니다.
자연에 순화되어 살다보니 몽골인들은 거의 모두가 노래하는 가객이요. 자연을 음미하는 시인입니다. 이것 또한 우리들과 유사한 점입니다.
이번 체험에서는 연만들기 프로그램도 있습니다. 먼저 연에 그릴 그림과 내용을 고민해서 정해야 합니다. 매일 하루 일과를 마치고 틈틈이 모여서 그리고 만들고...
10개의 조에서 만든 작품 설명회를 한 후 심사결과, 모두 대단한 솜씨를 발휘했지만 우리 9조가 1등입니다. 큰 언니의 든든한 뒷받침이라지만 우리 조원들 모두의 노력의 댓가입니다.
여섯 개의 연에 이번 여행의 핵심을 이야기로 엮어 그림을 그렸는데 멋진 해설 덕으로 가장 많은 점수를 얻게 된 것입니다.
이른바 스토리텔링의 진수라는 평입니다. 재환이와 세찬이의 당찬 꿈, 그리고 꿈 너머 꿈이 꼭 이루어지리라 믿습니다.
그래서 모두의 부러움 속에 1등 기념촬영을 하는 영광을 얻게 되었습니다.
연만들기와 함께 조별 재주발표가 긴장의 끈을 놓지 못하게 합니다. 다른 조가 보지 않는 뒷 마당에서 연습에 몰두합니다.
중요한 것은 조원 모두가 참여해야 합니다. 기획 하기를 수 차례, 드디어 뮤지컬에 도전,
현직 때의 경험으로 쓰고, 그리고, 만드는 것은 걱정이 없습니다.
우리 9조만의 방법으로 제목을 그럴듯하게 잘 써서 무대를 엽니다. 첫 느낌은 참 좋습니다.
하늘이 열리고 몽골이 열리고, 초원에 사는 동물들이 어울려서 평화롭게 잘 살고 있는 것을 코믹 뮤지컬로 엮어 보였는데 연기와 연습 부족으로 입상하지 못했습니다만 모두에게 한바탕 웃음을 선사한 것으로 만족합니다.
오페라, 댄스, 연극, 코믹드라마 등 기발한 생각으로 멋진 무대 펼친 다른 팀의 재주는 칭찬할 만하게 장르도 다양하고 내용 또한 재미있고 신선하여 박수가 아깝지 않습니다. 여러 날을 모두 한 마음이 되어 뭉친 모습은 피를 나눈 형제자매 못지 않습니다.
틈 나는 시간엔 초원을 모두 내가 가집니다. 젊음이 비상합니다. 하늘을 비상하는 젊은이들을 카메라로 잡는 상구님도 못말리는 극성입니다.
나는 이들에게서 많은 에너지를 얻습니다. 자연에서 얻은 에너지와 함께,
몽골에서의 마지막 날, 마음 나누기 시간입니다. 날이 밝으면 이 곳 헨티 아이막을 떠나 울란바타르로 가서 또 서울로 갑니다. 아쉬운 석별의 밤입니다.
나의 꿈은 무엇인가, 그 꿈을 이루기 위해서는 어떻게 할 것인가, 또, 꿈 너머 꿈은 무엇인가를 생각해 봅니다. 자연이 주는 말로 표현하기 힘든 벅찬 감동은 정말 멋진 경험입니다.
나에게 이러한 체험을 하게 해 준 몽골에게 감사하며 함께 즐겁고 보람있는 시간을 함께 한 체험식구들에게도 감사한 마음 가득합니다.
몽골의 향기가 그리워질 때 마다 눈을 감고 그때의 감각을 떠올리며 새로운 힘을 얻을 겁니다.
좋은 장면 잡아주신 인솔팀의 조송희님, 우리 9조의 상구님께도 깊이 감사인사 드립니다.
또한 체험기를 읽어주시고 격려를 해 주신 많은 회원님들의 관심과 사랑에도 감사드립니다.
|
|
출처: 함수곤의 `한밤의 사진 편지` 원문보기 글쓴이: 함수곤
첫댓글 말타기 체험 & 행복한 초원 명상 & 아담한 천막형 게르 & 마음나누기...
다양한 체험으로 에너지를 듬뿍 안고 귀국하신 김소영님 멋지시고 장하십니다.
끝까지 관심과 사랑으로 보아주신 삼가님, 감사합니다.
귀한 체험을 나누고 싶은 마음이었는데 간접적으로나마 전할 수 있는 기회가 되었나 봅니다.
그간 대충 읽어 넘겼던 소영님의 몽골 체험기 오늘 자세히 읽었습니다.
5회에 걸쳐 현장감 넘치는 사진과 함께 작업하시느라 수고 많으셨구요, 또한 보람이 크셨으리라 생각됩니다. 방대한 인원과 함께 초원에서의 특별한 체험들 행복해 보였으며 의미 있는 여행이었으리라 믿어집니다.
9박11일의 대여정이 재 정립 되었을 소영님의 몽골체험기에 큰 박수를 보냅니다.
거듭 수고 하셨구요. 잘읽었습니다.^^
관심없이 넘길 수 있는 글일수도 있는데 자세히 보시고 좋은 글 까지 주신 레아님의 성의 참 고맙습니다.
아름다운 자연에 매료되어 틈틈이 촬영한 사진자료 덕으로 작품(?)제작을 할 수 있었지요.
더러 얻어온 사진도 도움이 되었고요. 체험기를 완성하고 나니 은근히 자랑하고 싶기도 했어요.
많은 분들께 관심을 받으리라 생각 못했는데 공개하길 잘 한 것 같습니다.
언제나 사랑 주시는 레아님,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