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달에 단합대회 비슷하게 소풍을 갔다와서 거의 6개월 정도 만에 현장학습을 갔다.
이번 주 월요일에 우연히, 천재형이 그냥 뭐 현장학습 비슷한 거 가자고 했다. 나는 그냥
천재형이 집에 빨리 가려고 혹은 좀 편안하게 하루를 지내려고 장난으로 의견을 냈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선생님이 기획안만 잘 써서 내면 갈 수 있다고 하셔서, 천재형이 그날 부터 어디 가야 좋을지
그리고 어떻게 시간을 보내면 좋을지 생각하다가 내가 반구대 암각화 박물관에 가자고 해서
우리끼리 대충 의견을 모으고, 거기로 가기로 했다.
나도 거기를 예전에 간 적이 있었다. 박물관 규모도 작고 그에 비해 관람도 쾌적하게 했던 곳이라
거기로 가자 했다. 거기다 박물관이 있는 근처에 반구대 암각화와 천전리 각석이 있다고 해서
선생님들도 교육적인 곳을 잘 골랐다고 거기로 가기로 했다.
솔직히 나는 한 2주일 정도는 있다가 가서 구경하는 건 줄 알았지만, 천재형이 이번 주 금요일에
가자고 해서 그냥 그렇게 하기로 했다. 그래서 오늘은 특별히 아침에 산책을 가지 않고 적당히 각자
공부를 하기로 했다. 그리고 밥을 먹은 후엔 가서 먹을 라면과 유뷰초밥 등을 챙기고 출발했다.
반각화 박물관은 울산에 있어서 가는데 시간이 좀 걸렸다. 금빛 선생님이 일부러 국도로 돌아가신 것도
시간이 오래 걸리는데 큰 이유였다. 기장에서 울산까지 국도로 갔는데 오랜만에 내가 지내던 곳으로
오니 나름 감회가 새로웠다. 어쨌든 기장을 넘어 울산에 들어가자 마자 한 20분 정도 잤다.
자다 깨서 조금만 더 가보니 벌써 울산 언양에 도착해 있었다. 도착해서 반구대 박물관 부터 먼저 갔다.
한 2년 만에 왔는데 역시 좋았다. 지난번과는 많이 다르게 역사 해설자 분이 계셔서 좀 더 잘 관람했다.
하지만 완벽한 건 무리였는지 유치원에서 견학을 와 많이 떠들었다. 그렇게 화가 나거나 그러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시끄러웠다. 나도 어렸을 때 저랬을까 싶은 마음도 들었다. 그래도 애들도 계속
떠드는 건 아니라서 그럭저럭 들어줄 수 있을 정도였다.
반구대 박물관을 나와서 바로 1.2km 떨어져 있는 반구대 암각화가 있는 곳으로 갔다. 천재형이
인터넷에서 찾았을 때는 천전리 각석 까지 걸어서 6~7km라고 해서 겁먹었지만 사실은
둘 다 1.2km 거리에 있어서 편하게 갔다. 가는 길의 풍경도 너무 좋았고, 특히 반구대 암각화가
있는 산의 모습이 거북처럼 생긴 걸 확인해서 좋았다. 그런데 막상 도착하니 내가 2년인지
아니면 3년전에 왔었을 때랑은 많이 달랐다. 그 때는 직접 볼 수 있게 되어있었고 거기다 연도 날렸지만
오늘 가보니 바리케이트(?)가 있었다. 그래도 멀리서 구경할 수 있게 설치해둔 공짜 망원경은
좋았다. 비록 역광이라서 반구대 암각화에 있는 그림은 제대로 보지 못 했지만. 그래도 좋았다.
반구대 암각화를 보고 와서 근처에 있는 정자에서 점심을 먹었다. 라면과 유부초밥, 그리고 닭 삶은 걸
먹었는데, 맛있었다. 그런데 너무 추워서 그런지 밥을 다 먹고 돗자리를 개는데 손이 얼어서
잘 펴지지 않았다. 그래도 밥을 맛있게 먹고 과일 같은 후식도 잘 먹어서 좋았다.
그 다음에 바로 천전리 각석으로 갔다. 가는 길이 산길이라 좀 멀고 거기다 추웠지만 가다 보니 금방
도착했다. 도착했는데 왠 방송을 찍고 있었다. 천전리 각석 발견 40주년 기념으로 역사 스페셜로 하는
촬영이었는데 천전리 각석을 제일 처음 발견한 교수님도 계셨다. 만리장성을 발견한 할아버지가
사인을 해주는게 기억나서 나도 그 분께 사인을 받을까 했지만 그냥 넘겼다.
어쨌든 촬영이 있어서 그런지 원래 있던 바리케이트도 치우고 가까이서 볼 수 있었다. 비록 촬영한다고
그렇게 자세히 보지는 못 했지만. 그리고 근처에 있는 내(川)에서 물수제비를 했다.
내가 져서 땡꼬를 맞았지만 어쨌든 즐거웠다.
차에 도착해서 원래는 박제상 유적지를 가려고 했으나 시간 관계상 가지 않고 근처에 있는
600년 된 은행나무를 보기로 했다. 나무가 크긴 컸지만 양평에서 본 은행나무를 보고 나서
그 나무를 봐서 그런지 그렇게 대단하게 느껴지지는 않았다. 그래도 간단하게 보고 가는걸로는
만족스러웠다.
오랜만에 현장학습 비슷한 걸 가서 좋았다. 장소 선택이 적절한 것도 좋았지만, 산책 코스 비슷한 길이
엄청 잘 되어있어서 서로 얘기도 하면서 가고 하니 좋았다. 다음에도 이런 기회가 자주 생겼으면 한다.
첫댓글 호연지기를 기를 수 있도록 그렇게 하면 좋겠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