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상적이며 감미로운 첫입맛춤은 종종 달콤한 초콜릿 맛에 비유된다. 입담 좋은 사람들이 뭐라고 하든지 2월14일 바렌타인데이는 연인들의 기념일로 자리잡고 있다.
발렌타인데이의 유래는 로마의 성발렌타인(St. Valentine)에서 시작되었다고 한다. 로마 황제 클라디우스는 젊은 청년들을 군대로 끌어들이고자 결혼금지령을 내렸다. 이에 반대하고 사랑하는 연인들을 결혼시켜준 죄로 A.D. 269년 2월 14일에 순교한 사제의 이름이 발렌타인이다. 그는 당시 간수의 딸에게 " love from Valentine"이라는 편지를 남겼는데, 발렌타인데이에 사랑의 메시지를 전하는 풍습의 기원이 되었다.
연인들에게는 영원한 사랑을 맹세하게하고, 사랑을 꿈꾸는 이에게는 기대와 기회가 되는 바렌타인데이. 상술에 휘둘린다는 곱지 않은 시선에도 초콜릿만큼 진한 사랑의 마음을 전하려는 사람들로 바렌타인데이는 들뜬다.
음식도 일종의 문화이다. 자신의 정체성을 확인하고 표현하는 방식으로 초콜릿을 사용하여 해방감과 행복을 느낀다고 보아야 한다. 그런데 왜 하필 초콜릿인가?
"사랑이란 아주 분별하기 어려운 광기, 숨구멍도 막히는 고집인가 하면 또 생명을 기르는 감로이기도 하다."고 세익스피어는 말했다. 흔히 "사랑에 빠졌다."고 말하는데 사랑은 본인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포로가 되는 일종의 행복한 질병인 것이다.
사랑하는 사람의 뇌에는 '페닐에틸아민'이라는 물질이 왕성하게 생성되는데, 실연하게되면 생성이 중지된다. 초콜릿은 페닐에틸아민을 가장 많이 함유한 식품으로 실연의 아픔을 치유하는 효과가 있다.
일생에 120여명의 여자와 사랑을 나누었다고 하는 카사노바는 ' 관능의 폭발지점'을 음식에서 찾았고 맛있는 유혹으로 아름다운 여성들의 사랑을 얻었다. 카사노바는 사람의 마음을 끌어당기는 무기로 원숙한 연인을 위해서는 샴페인을 준비하고, 어린 아가씨들을 유혹할 때는 초콜릿을 나눠 마셨다. 달콤한 초콜릿은 사랑의 묘약이었던 것이다. 카사노바는 목숨을 건 결투의 대가로 쵸콜릿을 대접받고는 이런 말을 남긴다. "가엾은 인류가 빈궁과 무료함과 그칠줄 모르는 분쟁을 견딜 수 있는 것은 세상에 바로 이런 맛이 있어서인 듯하다."
초콜릿은 카카오 열매로 만든 과자나 음료로 <신의 음식>을 뜻한다. 초콜릿은 영양,강장,스트레스해소에도 효과가 있는데 주성분은 설탕과 유당이다. 이들 당은 대부분 뇌가 활동하기 위한 에너지원이 된다. 또한 초콜릿에 포함되어 있는 데오브로민은 뇌를 부드럽게 자극해서 사고력을 올려준다. 그렇다면 초콜릿을 대신할 우리의 과자는 없는가?
한과( 韓菓)인 과정류는 우리 고유의 조리법으로 개발한 전통음식이다. 신라, 고려시대에는 불교를 숭상하는 사조가 고조되어 국가적 대행사와 제사에 필수음식이었다. 조선시대에도 왕실과 반가에서 의례음식, 기호음식으로 발달되었다.
전남과학대학호텔조리과는 주) 담양한과명진식품과 산학협약을 맺고 한과초콜릿을 개발하였다. 약과의 부드럽고 단맛, 강정의 바삭한 맛, 호도와 잣의 고소함에 초콜릿의 달콤쌉싸름함이 만난 '퓨전한과초콜릿'이다. 동양과 서양의 맛이 만나 새롭게 빚어낸 한과초콜릿은 한과와 코컬릿의 장점을 상호보완하여 아름답고 맛있다.
한과의 자료는 깨, 잣, 찹쌀, 꿀, 대추 등 각광받는 건강식품으로, 버터·크림을 넣는 초콜릿보다 칼로리가 낮아 다이어트식으로도 합리적이다.
음식문화는 오랫동안 지켜온 식습관과 주변의 새로운 생활양식이 융화되면서 변해간다. 세계화에 발맞춰 각국의 음식이 고유영역의 틀을 깨고, 사람들의 입맛과 문화도 이국적인 취향에 맞춰지고 있다. 사랑과 행운을 기원하는 초콜릿 선물에 한과코콜릿이 선호되고, 건강식, 미용식으로 외국인의 입맛까지 잡기 바란다.
'고려의 유밀과는 입 속에서 살살 녹을 듯하다'고 중국과 몽고에까지 솜씨를 칭송받았던 것처럼. 매혹적인 사랑의 맛을 머리로 그릴 수만은 없지 않은가. '백문이불여일식(百聞이 不如一食)'이라 했으니 먹어봐야 맛을 알 수 있으리니 .